▣ 김윤환의 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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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
*제85회 - " 성공의 조건은 협상을 잘 하는 것이다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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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5
대화, 토론, 협상은 사회생활의 필수요소다. 그것을 기술과 무기로 활용해야하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통쾌한 협상을 했다는 기록은 없다. 무모한 소모전으로 시간을 보내고 다음 선거를 맞는다. 골병드는 것은 국민이지만 국민은 그저 먼 나라 이야기로 간주해버린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화의 과정이 인생이다. 개인과 개인은 물론 국가와 국가간에도 협상은 주요 일상이다.
온갖 논란과 우여곡절을 겪은 한미 FTA 협상에서 협상의 기술을 온국민이 생생하게 공부했다. 공부는 실생활에 적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미국측은 카란 바티아(Karan Bhatia)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각각 협상 대표였다. 두 사람은 콜롬비아 로스쿨 동문이다. 실무자 수석대표로는 대한민국은 김종훈 대사와 미국은 웬디 커틀러(Wendy Cutler) 미 무역대표부 한국 일본 APEC 대표보(補)가 맡았다. 외신기자들은 이번 협상을 "웬디와 종훈의 전쟁(Battle rounds by Wendy and Jong-Hoon)'으로 불렀다. 김종훈 대사만 외무고시 출신의 외교관이며, 나머지 셋은 모두 미국 변호사이다.
국회비준 등 절차가 남았지만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로 EU, 인도, ASEAN 등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갑자기 FTA 협상 요청을 해옴으로써 정부가 추진했던 '동북아시아 FTA 허브'국가로의 도약에 발판이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가족과 회사도 끊임없는 요구되고 필요한 것이 협상이다. 가정교육, 학교교육에 협상력 기르기가 있어야 한다. ‘싫단 말이야. 왜 나보고 그걸 하라는 거야?' 몸에 나쁜 패스트 푸드 대신 청국장이나 비빔밥을 먹으라고 하거나,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면 아이들은 즉각 반발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이처럼 불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왜요?‘하고 저항하기도 한다.
자식한테 이기는 부모 없다. 맞는 말이다. 달리 말하면 최강의 협상가는 바로 아이들이다. 왜 아이들은 협상을 잘할까?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우선 아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고 있다. ‘부모가 무어라고 하건 나는 햄버거를 먹겠다.’ ‘5000원짜리 블루클럽에서는 절대로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인터넷 게임을 해야 한다.’ 아이들의 협상 목적은 대부분 명료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렇지 않다. 협상의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느냐고 물으면 50% 이상이 ‘협상 경험이 별로 없다’고 대답한다. 협상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협상을 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서 협상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냥 ‘대충’ 넘어간다. 하지만 인생의 8할이 협상인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지 못하니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 한 좀처럼 양보하지 않는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하다.
최씨 가문의 이야기다. 어린 손자가 콜라를 사달라고 마구 때를 쓴다. ‘콜라는 어린 아이들이 자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꾸 보채면 맞는다.’ 아버지가 이렇게 타일러도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한 대 때린다. 보통의 아이는 어른이 이렇게 말하고 한 대 때리면 자신의 요구를 접는다.
하지만 최씨집 손자는 한 대를 맞은 뒤 자신의 요구를 접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머리를 벽에다 마구 찧는다.’ 콜라를 사달라라는 요구에 자신을 올인한 셈이다. 아버지가 오히려 기겁을 한다. 애 다칠까 서둘러 요구를 들어준다. 최고집이란 그래서 빈 말이 아니다. 최씨 가문의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을 때 양보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습득한 셈이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가 결국은 자신들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협상의 상대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부모는 그치지 않는 샘의 원천이고, ‘마르지 않는 자동현금 인출기’이다.
세 살 먹은 꼬마가 일요일 아침 부모님 침대에 기어오르며 한마디 한다. “아빠 나 좋아해?”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며 하는 이 말에 부모는 그냥 ‘뿅 가 버린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럼’ 하고 말하는 순간 아이의 요구가 나온다. “아빠 나 초코렛 먹고 싶어.” 당신이라면 이런 아이의 요구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아이들은 고집을 부릴 줄만 아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상대방을 띄우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와의 협상에 관한한 최강의 협상가다.
하지만, 그 아이들도 자라면서 변한다. 부모와의 협상에 있어서는 막강하지만 학교에 나가면, 사회에 나가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집을 부릴 때 상대방도 고집을 부리면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갈등만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콜라를 사달라고 머리를 벽에 찧는다면 다른 아이들은 경찰이나 병원에 신고할 것이다.
자신의 목적이 아무리 분명해도 그 목적이 합리적이지 않을 경우 가끔씩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는 자신의 고집이 뚱뚱한 몸매로 인해 무산되기도 하고, 인터넷 게임을 해야 한다는 고집이 성적 때문에 저절로 철회되기도 한다. 삶의 현실을 알아갈수록 어릴 때 가지던 고집과 맹목이 점차 약해진다.
하지만, 정작 협상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할 때는 이 때부터다. 맹목적인 부모와의 관계에서 행하던 협상 경험을 잊어버리고 협상이 무엇인지를 아는 ‘합리적인’ 협상가로 거듭 나야 한다.
합리적인 협상가는 최강의 협상가가 사용하는 전략보다는 협상이 이루어지는 ‘맥락’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다. 예컨대, 양보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원칙을 지켜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목표를 고집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별할 줄 안다.
하지만, 역설적인 것은 어른이 된 뒤에도 ‘최강의 협상가’가 사용하는 협상전략이 종종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사업, 우정, 가정, 연애 등 삶은 협상의 연속이다. 물론 최상의 협상은 상호간 윈(win)-윈(win) 하는 것이다.(*)
온갖 논란과 우여곡절을 겪은 한미 FTA 협상에서 협상의 기술을 온국민이 생생하게 공부했다. 공부는 실생활에 적용하라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미국측은 카란 바티아(Karan Bhatia)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각각 협상 대표였다. 두 사람은 콜롬비아 로스쿨 동문이다. 실무자 수석대표로는 대한민국은 김종훈 대사와 미국은 웬디 커틀러(Wendy Cutler) 미 무역대표부 한국 일본 APEC 대표보(補)가 맡았다. 외신기자들은 이번 협상을 "웬디와 종훈의 전쟁(Battle rounds by Wendy and Jong-Hoon)'으로 불렀다. 김종훈 대사만 외무고시 출신의 외교관이며, 나머지 셋은 모두 미국 변호사이다.
국회비준 등 절차가 남았지만 한미자유무역협정 체결로 EU, 인도, ASEAN 등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갑자기 FTA 협상 요청을 해옴으로써 정부가 추진했던 '동북아시아 FTA 허브'국가로의 도약에 발판이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가족과 회사도 끊임없는 요구되고 필요한 것이 협상이다. 가정교육, 학교교육에 협상력 기르기가 있어야 한다. ‘싫단 말이야. 왜 나보고 그걸 하라는 거야?' 몸에 나쁜 패스트 푸드 대신 청국장이나 비빔밥을 먹으라고 하거나, 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넷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면 아이들은 즉각 반발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이처럼 불평만 하는 것이 아니라 ’왜요?‘하고 저항하기도 한다.
자식한테 이기는 부모 없다. 맞는 말이다. 달리 말하면 최강의 협상가는 바로 아이들이다. 왜 아이들은 협상을 잘할까?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우선 아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고 있다. ‘부모가 무어라고 하건 나는 햄버거를 먹겠다.’ ‘5000원짜리 블루클럽에서는 절대로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인터넷 게임을 해야 한다.’ 아이들의 협상 목적은 대부분 명료하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렇지 않다. 협상의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느냐고 물으면 50% 이상이 ‘협상 경험이 별로 없다’고 대답한다. 협상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협상을 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래서 협상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냥 ‘대충’ 넘어간다. 하지만 인생의 8할이 협상인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지 못하니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 한 좀처럼 양보하지 않는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런 경향은 더 심하다.
최씨 가문의 이야기다. 어린 손자가 콜라를 사달라고 마구 때를 쓴다. ‘콜라는 어린 아이들이 자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꾸 보채면 맞는다.’ 아버지가 이렇게 타일러도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한 대 때린다. 보통의 아이는 어른이 이렇게 말하고 한 대 때리면 자신의 요구를 접는다.
하지만 최씨집 손자는 한 대를 맞은 뒤 자신의 요구를 접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머리를 벽에다 마구 찧는다.’ 콜라를 사달라라는 요구에 자신을 올인한 셈이다. 아버지가 오히려 기겁을 한다. 애 다칠까 서둘러 요구를 들어준다. 최고집이란 그래서 빈 말이 아니다. 최씨 가문의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을 때 양보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습득한 셈이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가 결국은 자신들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협상의 상대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부모는 그치지 않는 샘의 원천이고, ‘마르지 않는 자동현금 인출기’이다.
세 살 먹은 꼬마가 일요일 아침 부모님 침대에 기어오르며 한마디 한다. “아빠 나 좋아해?” 생글생글 미소를 지으며 하는 이 말에 부모는 그냥 ‘뿅 가 버린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럼’ 하고 말하는 순간 아이의 요구가 나온다. “아빠 나 초코렛 먹고 싶어.” 당신이라면 이런 아이의 요구에 대하여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아이들은 고집을 부릴 줄만 아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상대방을 띄우는 것이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안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와의 협상에 관한한 최강의 협상가다.
하지만, 그 아이들도 자라면서 변한다. 부모와의 협상에 있어서는 막강하지만 학교에 나가면, 사회에 나가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고집을 부릴 때 상대방도 고집을 부리면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갈등만 커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콜라를 사달라고 머리를 벽에 찧는다면 다른 아이들은 경찰이나 병원에 신고할 것이다.
자신의 목적이 아무리 분명해도 그 목적이 합리적이지 않을 경우 가끔씩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는 자신의 고집이 뚱뚱한 몸매로 인해 무산되기도 하고, 인터넷 게임을 해야 한다는 고집이 성적 때문에 저절로 철회되기도 한다. 삶의 현실을 알아갈수록 어릴 때 가지던 고집과 맹목이 점차 약해진다.
하지만, 정작 협상이 무엇인가를 배워야 할 때는 이 때부터다. 맹목적인 부모와의 관계에서 행하던 협상 경험을 잊어버리고 협상이 무엇인지를 아는 ‘합리적인’ 협상가로 거듭 나야 한다.
합리적인 협상가는 최강의 협상가가 사용하는 전략보다는 협상이 이루어지는 ‘맥락’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다. 예컨대, 양보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원칙을 지켜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목표를 고집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별할 줄 안다.
하지만, 역설적인 것은 어른이 된 뒤에도 ‘최강의 협상가’가 사용하는 협상전략이 종종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사업, 우정, 가정, 연애 등 삶은 협상의 연속이다. 물론 최상의 협상은 상호간 윈(win)-윈(win)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