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그녀는 지금 ‘남자’라는 물건이 필요하고
그래서 나를 부른 것이다.
나는 지금 그녀 앞에 배달된 하이에나다.”
도시의 바닥에 처한 ‘대역 인간’들의 고독한 삶
인간적일 수 없고 인간적이어서도 안 되는 현대인의 아이러니를 소묘하다
199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후 장편소설 [외로운 사람들은 바다로 간다], [숨비소리] 등을 선보이며 유토피아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방황, 고뇌와 좌절을 그려 온 소설가 박석근의 첫 번째 소설집 [남자를 빌려 드립니다]가 출간되었다. “허구의 이미지를 통해 현실의 배후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미지의 허구를 폭로”(문학평론가 김진수)해 온 그의 작업은 이번 소설집에서 현대 도시와 도시인을 조준한다. 소설집에 실린 일곱 편의 단편들은 자본주의적 도시의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성을, 자존감을 버려야 하는 벼랑 끝에 몰린 ‘대역 인간’들을 통해 자본의 폭력에 일상을 잠식당한 사회적 약자들을 조명하고 있다. 유토피아적 삶의 역설, 즉 유토피아적 삶을 견디지 못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불안과 소외를 추적하는 박석근의 이 목격담에서 독자들은 삶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경험할 것이다.
정체성도, 주체 의식도 상실한 채 욕망만이 명멸하는 도시인의 삶
박석근은 외딴섬 등대지기의 삶을 그렸던 [외로운 사람들은 바다로 간다]와 마라도 등대지기의 삶을 취재하기 위해 제주도로 향한 잡지사 편집자의 이야기를 담은 [숨비소리]에서 ‘바다’로 상징되는 유토피아적 공간을 제시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그러한 유토피아와 대비되는 공간, 바로 자본주의적 도시의 현실을 파고든다.
“지옥 훈련 따위나 강요하는”(''강변의 추억'') “쓰레기장 같은 이 더러운 세상”(''미성년'')에는 자주적인 삶을 거세당한 대역 인간들이 가득하다. 감옥과도 같은 도시, 그 도시의 바닥에 처한 대역 인간의 삶은 표제작 ''남자를 빌려 드립니다''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실직과 이혼, 감옥살이를 겪은 후 ‘빌려 쓰이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주인공의 삶은 가난과 고독과 상실로 점철되어 있다. 주인공이 ‘쓰이기’ 위해 접속하는 인력 소개 사이트는 홍보 문구를 “인부를 소개해 드립니다.”에서 “남자를 빌려 드립니다.”로 바꿔 달자 문의가 폭증한다. 자본주의 규율의 폭력에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난 주변인들은 이렇게 하나의 물건처럼 ‘필요’한 사람들에게 ‘배달’되어 ‘소비’되고 만다.
박석근은 혼곤한 자본주의적 현실을 사는 대역 인간의 삶을 다양하게 변주해 낸다. 부를 이룬 사람들은 번듯하고 전망 좋은 전원주택으로 이사하지만 흐르는 강물을 보며 현재를 망각하고 오히려 과거적 삶에 빠져들고(''전망 좋은 집'') 꽤 실력 있는 경제 연구원은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 아바타 연인을 진짜 배우자와 다름없이 여기며 현실과 가상을 혼동한다.(''아바타를 사랑한 남자'') 옛 사람들이 남긴 양식(樣式)과 스타일에 집착하며 상실한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장삿속을 채우는 고가구 판매상도 있다.(''장군 의자'') 즉 대역 인간들이 꿈꾸는 유토피아적인 공간이 현실의 고독과 소외를 극복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현실 사회에서의 대화와 소통을 방해하는 수단이 되어 역유토피아의 상황을 초래함을, 작가는 꼬집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성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등단작이기도 한 ''전망 좋은 집''은 인간 역시 현대 자본주의의 규칙, 물질에 대한 집착에 길들여져 이상적인 유토피아 상황을 배겨 내지 못함을 여실히 보여 준다. 자유란 불확실한 미래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불확실성이 던지는 불안의 그림자는 자유라는 빛이 던지는 동전의 이면이다. 문제는 이 불확실성을 감당하면서까지 유토피아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느냐 하는 것.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전망 좋은 집을 나가 버리고 마는 거주자들의 행태를 부동산 중개인인 등장인물은 이렇게 분석한다. “휴식과 몽상이 경제 활동에 장애가 되고 그러다간 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도태되고 말 거라는 강박 관념 때문이지.” 박석근의 소설 세계는 역설의 형식으로 모순된 우리 세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한다. 우리는 자유와 휴식이 자본주의적 일상과 도시적 삶에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역설, ‘전망 좋은 집’이 도리어 ‘정신병적 공간’이 되는 역설 속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석근
1962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장편소설[외로운 사람들은 바다로 간다],[숨비소리], 청소년 예술지식 소설[수상한 화가들]이 있다. 제주도가 주최한 2010년 전국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주요 목차
전망 좋은 집
남자를 빌려 드립니다
미성년
강변의 추억
아바타를 사랑한 남자
그림자
장군 의자
작가의 말
작품 해설|허구의 이미지와 이미지의 허구_ 김진수(문학평론가)
“그녀는 지금 ‘남자’라는 물건이 필요하고
그래서 나를 부른 것이다.
나는 지금 그녀 앞에 배달된 하이에나다.”
도시의 바닥에 처한 ‘대역 인간’들의 고독한 삶
인간적일 수 없고 인간적이어서도 안 되는 현대인의 아이러니를 소묘하다
1995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후 장편소설 [외로운 사람들은 바다로 간다], [숨비소리] 등을 선보이며 유토피아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열정과 방황, 고뇌와 좌절을 그려 온 소설가 박석근의 첫 번째 소설집 [남자를 빌려 드립니다]가 출간되었다. “허구의 이미지를 통해 현실의 배후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미지의 허구를 폭로”(문학평론가 김진수)해 온 그의 작업은 이번 소설집에서 현대 도시와 도시인을 조준한다. 소설집에 실린 일곱 편의 단편들은 자본주의적 도시의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성을, 자존감을 버려야 하는 벼랑 끝에 몰린 ‘대역 인간’들을 통해 자본의 폭력에 일상을 잠식당한 사회적 약자들을 조명하고 있다. 유토피아적 삶의 역설, 즉 유토피아적 삶을 견디지 못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불안과 소외를 추적하는 박석근의 이 목격담에서 독자들은 삶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경험할 것이다.
정체성도, 주체 의식도 상실한 채 욕망만이 명멸하는 도시인의 삶
박석근은 외딴섬 등대지기의 삶을 그렸던 [외로운 사람들은 바다로 간다]와 마라도 등대지기의 삶을 취재하기 위해 제주도로 향한 잡지사 편집자의 이야기를 담은 [숨비소리]에서 ‘바다’로 상징되는 유토피아적 공간을 제시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그러한 유토피아와 대비되는 공간, 바로 자본주의적 도시의 현실을 파고든다.
“지옥 훈련 따위나 강요하는”(''강변의 추억'') “쓰레기장 같은 이 더러운 세상”(''미성년'')에는 자주적인 삶을 거세당한 대역 인간들이 가득하다. 감옥과도 같은 도시, 그 도시의 바닥에 처한 대역 인간의 삶은 표제작 ''남자를 빌려 드립니다''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실직과 이혼, 감옥살이를 겪은 후 ‘빌려 쓰이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주인공의 삶은 가난과 고독과 상실로 점철되어 있다. 주인공이 ‘쓰이기’ 위해 접속하는 인력 소개 사이트는 홍보 문구를 “인부를 소개해 드립니다.”에서 “남자를 빌려 드립니다.”로 바꿔 달자 문의가 폭증한다. 자본주의 규율의 폭력에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난 주변인들은 이렇게 하나의 물건처럼 ‘필요’한 사람들에게 ‘배달’되어 ‘소비’되고 만다.
박석근은 혼곤한 자본주의적 현실을 사는 대역 인간의 삶을 다양하게 변주해 낸다. 부를 이룬 사람들은 번듯하고 전망 좋은 전원주택으로 이사하지만 흐르는 강물을 보며 현재를 망각하고 오히려 과거적 삶에 빠져들고(''전망 좋은 집'') 꽤 실력 있는 경제 연구원은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 아바타 연인을 진짜 배우자와 다름없이 여기며 현실과 가상을 혼동한다.(''아바타를 사랑한 남자'') 옛 사람들이 남긴 양식(樣式)과 스타일에 집착하며 상실한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장삿속을 채우는 고가구 판매상도 있다.(''장군 의자'') 즉 대역 인간들이 꿈꾸는 유토피아적인 공간이 현실의 고독과 소외를 극복하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현실 사회에서의 대화와 소통을 방해하는 수단이 되어 역유토피아의 상황을 초래함을, 작가는 꼬집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성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등단작이기도 한 ''전망 좋은 집''은 인간 역시 현대 자본주의의 규칙, 물질에 대한 집착에 길들여져 이상적인 유토피아 상황을 배겨 내지 못함을 여실히 보여 준다. 자유란 불확실한 미래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불확실성이 던지는 불안의 그림자는 자유라는 빛이 던지는 동전의 이면이다. 문제는 이 불확실성을 감당하면서까지 유토피아적인 삶을 추구할 수 있느냐 하는 것.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전망 좋은 집을 나가 버리고 마는 거주자들의 행태를 부동산 중개인인 등장인물은 이렇게 분석한다. “휴식과 몽상이 경제 활동에 장애가 되고 그러다간 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도태되고 말 거라는 강박 관념 때문이지.” 박석근의 소설 세계는 역설의 형식으로 모순된 우리 세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한다. 우리는 자유와 휴식이 자본주의적 일상과 도시적 삶에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역설, ‘전망 좋은 집’이 도리어 ‘정신병적 공간’이 되는 역설 속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 작가 소개
저자 : 박석근
1962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장편소설[외로운 사람들은 바다로 간다],[숨비소리], 청소년 예술지식 소설[수상한 화가들]이 있다. 제주도가 주최한 2010년 전국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 주요 목차
전망 좋은 집
남자를 빌려 드립니다
미성년
강변의 추억
아바타를 사랑한 남자
그림자
장군 의자
작가의 말
작품 해설|허구의 이미지와 이미지의 허구_ 김진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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