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그들은 왜, 악마가 내민 금단의 열매에 그토록 열광했을까?
18세기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헬파이어 클럽,
의혹과 스캔들에 둘러싸인 귀족들의 사생활 그리고 그들만의 비밀결사체!
학문적 품위와 재미를 겸비한 최고의 책! 당신이 누구든, 이 책을 한 번 펼쳐 읽기 시작한다면 중도에 다시 놓지 못할 것이다. ―〈버밍엄 포스트〉
산뜻한 구성, 정교한 글쓰기! 나무랄 데 없는 역작이다. ―〈선데이 타임스〉
숱한 왜곡과 과장으로 도배돼 있던 헬파이어 클럽의 진짜 얼굴을 세상에 드러내는 매혹적인 역사 교양서! ―데이비드 머니(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
18세기 영국을 강타한 비밀클럽들
계몽운동의 시대로 대표되던 18세기. ‘헬파이어 클럽’이라 통칭되던 일단의 비밀결사체와 관련된 추문이 터지면서 영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매춘부를 동원한 질탕한 술판과 온갖 신성모독적인 행동 그리고 엽기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입회식 등 대중의 상상을 뛰어넘는 극단적 제의들을 둘러싼 스캔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세상은 뜨겁게 달구어졌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이런 클럽들을 조직하고, 운영하고, 거기에서 악마가 내민 금단의 열매에 지속적으로 매혹되었던 사람들이 영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장관과 상원의원, 웨일스의 왕자 등 귀족들이라는 점이었다. 신문과 잡지들은 앞다투어 헬파이어 클럽에 관한 추측 기사를 쏟아놓았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대중의 상상력과 결합해 더욱 선정적으로 부풀려졌다.
무릇 장막 뒤에 가려진 스캔들일수록 더욱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는 법. 헬파이어 클럽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후 수많은 논문과 소설, 영화의 소재가 되었고, 맨슨 패밀리(1960~1970년대 찰스 맨슨이 이끌던 사이비 종교 조직, 희대의 연쇄살인 행각을 통해 미국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등 공포와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폭력 조직들이 나타나 헬파이어 클럽의 후예임을 자처했다.
헬파이어 클럽에 대한 최종 보고서
이 책 《헬파이어 클럽Hell-fire Club》은 바로 이 이야기, 이른바 ‘위대한 클럽의 시대’라 불리는18세기 영국 귀족들에 의해 만들어져 유럽 전역 및 인도와 아메리카 등 식민지로까지 퍼져나갔던 비밀 클럽의 전모를 최종적으로 들려주는 역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잉글랜드 지역 및 종교사학자로 일해온 저자 이블린 로드는 이 은밀한 클럽들을 둘러싼 숱한 선정적 소문들을 걷어낸 뒤, 이 클럽들이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져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이 같은 클럽들이 당시에 우후죽순처럼 나타났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울러 벤저민 프랭클린의 보호 아래 식민지 아메리카까지 퍼져나가게 된 배경과 과정이 무엇인지를 정밀하게 파헤친다.
클럽, 계몽운동의 전초기지이자 합리적인 사회의 자유공화국
저자는 우선 헬파이어 클럽의 실체를 찾아가는 단서로 18세기의 사회문화적인 특성에 눈을 돌린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18세기 유럽은 계몽운동의 시대였다. 정치, 문화, 종교적 차원에서 각성의 물결이 몰아치면서 사람들은 지식과 사교를 생의 최고 덕목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대학 교육을 받고 대륙여행 경험까지 갖추었던 당시의 젊은 한량들. 그들에게는 각자가 보고 듣고 충격적으로 경험한 새로운 세계를 공유할 벗이 필요했다. 취향과 경험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커피하우스나 술집에서 만나 특정 정치이념, 혹은 특정한 예술적 취향을 고양시키는 모임이 빈번해졌고, 이런 모임들이 일정한 규약과 형식을 갖추면서 자연스레 ‘그들만의’ 친목단체로 자리잡았다.
로이 포터가 지적했듯이 이런 클럽들이야말로 ‘계몽운동의 전초기지이자 합리적인 사회의 자유공화국’이었다. 헬파이어 클럽은 바로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배태한 결과물인 셈이었다.
헬파이어 클럽의 여러 갈래들
변화와 전진의 시대에 태어나 억누를 수 없는 지적 욕구와 남성적 욕망을 파괴적인 방식으로 분출해냈던 헬파이어 클럽의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저자는 17세기부터 여러 이름을 내걸고 나타나기 시작한 영국 비밀결사체의 역사를 추적해간다.
가톨릭과 성공회가 숨 막히는 권력싸움을 벌이던 17세기. ‘저주받은 선원들’과 ‘티타이어 화요일’ ‘볼러스’ ‘모호크’ 등이라고 불리는 젊은 방탕자 무리가 런던 밤거리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런 시기에 스스로 사탄의 화신이라도 되는 양 온 생애를 방탕과 위악으로 소진한 불세출의 난봉꾼이 등장했으니 로체스터 백작 2세인 존 윌머트였다.
18세기 초의 거리는 젊은 회의주의자와 삐딱한 상류계급 신사들이 지배했다. 시간과 돈이 남아돌던 그들은 정치적 격동기를 널판 삼아 이리 뛰고 저리 내달리며 권위를 조롱하고 신성을 모독했다. 와튼 공작 필립이 만든 ‘헬파이어 클럽’은 이런 비밀결사체의 대표 주자였다.
18세기 중반이 되자 비밀 클럽들은 한적한 수도원이나 지방 성주의 정원으로 숨어들었다. 그런 곳이야말로 대중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채 오로지 그들만의 문화적?성적 일탈에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상원의원이자 클럽의 핵심 멤버였던 존 윌크스와 샌드위치 백작(로체스터 백작 존 윌머트의 손자) 사이가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해) 틀어지지 않았다면 그 오래된 수도원에서 ‘멘드멘햄의 수도사’들이 벌인 충격적 제의가 떠들썩한 스캔들로 비화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공적 인사들의 사적 악행, 그 아래 포진한 여러 상황들
이와 함께 저자는 남성주의와 우정이 지배하던 계몽주의 시대의 사회적 속성 및 가파르게 굽이치던 당대 유럽의 정치?문화?경제적 지형을 개관하는 한편 숨 막히는 정치현장에 몸담았던 귀족들이 공적 영역에서 수행한 역할과 그들의 정치적 역학 관계를 밑그림으로 보여준다. 또 당대 계급과 클럽 사이의 결정적 연관성, 벤저민 프랭클린이 (‘메드맨헴의 수도사들’을 창립한) 프랜시스 대시우드를 만나고 그 둘의 만남이 아메리카 프리메이슨 및 이신론과 연결되는 과정, 헬파이어 클럽들에 대항한 신주류의 반작용이 이들 클럽을 압도하는 18세기 말의 풍경까지 차분히 들려줌으로써 무책임한 풍문 아래 묻혀 있던 진실들의 명과 암을 살필 수 있도록 돕는다.
신화 사이로 흩어진 사실의 퍼즐 조각 맞추기
런던 중심가의 커피하우스와 선술집에서 시작해 지방 영주의 한적한 정원과 폐허가 된 수도원, 스코틀랜드의 드릴성과 아일랜드의 달키왕국을 거쳐 인도와 북아메리카 등 식민지를 아우르는 비밀 클럽의 역사, 당대의 정치?사회적 조건 및 클럽 구성원들의 사회적 역할과 개인적 악행의 궤적까지를 살펴보는 작업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지적 탐험에 다름 아니다.
오랜 세월 영국의 지역 및 종교사학자로 일해온 저자 이블린 로드는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겹으로 덧칠되어온 헬파이어 클럽의 신화를 깨뜨리고 허구가 아닌 사실의 눈으로 이 클럽들을 재조명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왜곡과 과장으로 물든 신화와 전설은 종종 역사를 왜곡하며 공정하지 못한 결과를 역사에 주입하기 때문이다.
지나간 역사에 대한 ‘진실 복원’을 주장하는 대신 꼼꼼하게 채집한 자료를 근거로 ‘진실에 근접하는 해석’을 시도하려는 저자의 성실성은 책의 구성과 서술에 고스란히 반영돼 전문가들로부터 “헬파이어 클럽의 수수께끼를 최종적으로 설명하는 명작”이라는 상찬을 들었다. 또한 책을 읽는 독자에게 지금 이곳의 사회적 조건 및 인간 내면의 복잡한 층위를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책속으로
7장_ 공적인 사람들의 사적인 악행
‘메드멘햄의 수도사들’은 대부분 귀족이거나 국회의원으로 공직에 있었다. 헬파이어 클럽들과 18세기의 다른 비밀 클럽 회원들은 일반적으로 다 그랬다. 로체스터 백작과 와튼 공작 그리고 그의 친구들은 궁정 대신이거나 육군 혹은 해군의 고위층이었다. 아일랜드 헬파이어 클럽의 회원들 역시 아일랜드 의회의 의원이었고, 18세기에 추문이 터졌을 때에도 그들은 사임 압력을 받지 않았다. 얼마 동안은 조롱거리가 되었겠지만, 정부와 같은 편에 서 있었기 때문에 이들은 얼마든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본문 213쪽
8장_ 스코틀랜드와 헬파이어 클럽
스코틀랜드의 여러 클럽들은 신성모독을 하지 않았고 악마를 숭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헬파이어 클럽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비밀결사였던 건 사실이다.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비밀결사는 정부를 뒤집으려는 집단이었다. -본문 281쪽
9장_ ‘비프스테이크’ ‘미치광이들’ 달키 왕국‘ 그리고 식민지 아메리카의 클럽들
영국 헬파이어 클럽들과 식민지 아메리카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인물은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그는 프랜시스 대시우드 및 ‘메드멘햄의 수도사들’과 친했다. 1721년 프랭클린의 형 제임스가 발행하는 신문을 코튼 매더가 공격하면서 싸움이 벌어졌는데, 나중에 매더가 프랭클린 형제와 친구들이 ‘헬파이어 클럽’의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본문 309쪽
결론
18세기가 저물면서 무책임하고 난잡한 생활 방식도 스러지기 시작했다. 연이은 나폴레옹 전쟁으로 인해 옷을 화려하게 차려입는 일이나 비밀클럽에 관한 일은 사람들의 머리에서 지워졌다. 이제 사람들은 자기 나라를 지키고 적국의 침입을 막는 일에 관심을 쏟았다. 한가하게 목가적인 생활을 하며 어슬렁거리던 귀족들이 멀쩡한 정신을 가진 책임 있는 지도자로 바뀌기 시작했다. 신을 두려워하는 중간계급들 즉 의사, 변호사, 제분업자 그리고 기업가들은 지배계급의 태도와 도덕경제를 바꾸는 일을 도우러 나섰다. -본문 319쪽
▣ 작가 소개
저자 이블린 로드Evelyn Lord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거쳐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세 이후 영국의 지역사, 특히 종교사를 연구하고 관련 저술활동을 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최근작으로 《영국 성전기사단The Knight in Britain》(2002년) 《스튜어트 왕가의 비밀The Stuart Secret Army》(2004년)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헬파이어 클럽 관련 연보
옮긴이의 말
서문
1장_ 헬파이어 클럽의 서막
2장_ 신사 클럽, 언론의 난도질, ‘모호크’ 그리고 변화
3장_ 헬파이어 클럽
4장_ 대륙여행과 ‘딜레탕트회’ 그리고 ‘디방 클럽’
5장_ ‘메드멘햄의 수도사들’
6장_ 『여자에 대한 에세이』세상에 드러난 ‘메드멘햄의 수도사들’
7장_ 공적인 사람들의 사적인 악행
8장_ 스코틀랜드와 헬파이어 클럽
9장_ ‘비프스테이크’ ‘미치광이들’ 달키 왕국‘ 그리고 식민지 아메리카의 클럽들
10장_결론
본문에 등장하는 헬파이어 클럽 계열의 여러 클럽들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그들은 왜, 악마가 내민 금단의 열매에 그토록 열광했을까?
18세기 영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던 헬파이어 클럽,
의혹과 스캔들에 둘러싸인 귀족들의 사생활 그리고 그들만의 비밀결사체!
학문적 품위와 재미를 겸비한 최고의 책! 당신이 누구든, 이 책을 한 번 펼쳐 읽기 시작한다면 중도에 다시 놓지 못할 것이다. ―〈버밍엄 포스트〉
산뜻한 구성, 정교한 글쓰기! 나무랄 데 없는 역작이다. ―〈선데이 타임스〉
숱한 왜곡과 과장으로 도배돼 있던 헬파이어 클럽의 진짜 얼굴을 세상에 드러내는 매혹적인 역사 교양서! ―데이비드 머니(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
18세기 영국을 강타한 비밀클럽들
계몽운동의 시대로 대표되던 18세기. ‘헬파이어 클럽’이라 통칭되던 일단의 비밀결사체와 관련된 추문이 터지면서 영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매춘부를 동원한 질탕한 술판과 온갖 신성모독적인 행동 그리고 엽기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입회식 등 대중의 상상을 뛰어넘는 극단적 제의들을 둘러싼 스캔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세상은 뜨겁게 달구어졌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이런 클럽들을 조직하고, 운영하고, 거기에서 악마가 내민 금단의 열매에 지속적으로 매혹되었던 사람들이 영국 사회를 이끌어가는 장관과 상원의원, 웨일스의 왕자 등 귀족들이라는 점이었다. 신문과 잡지들은 앞다투어 헬파이어 클럽에 관한 추측 기사를 쏟아놓았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는 대중의 상상력과 결합해 더욱 선정적으로 부풀려졌다.
무릇 장막 뒤에 가려진 스캔들일수록 더욱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는 법. 헬파이어 클럽과 관련된 이야기는 이후 수많은 논문과 소설, 영화의 소재가 되었고, 맨슨 패밀리(1960~1970년대 찰스 맨슨이 이끌던 사이비 종교 조직, 희대의 연쇄살인 행각을 통해 미국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다) 등 공포와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폭력 조직들이 나타나 헬파이어 클럽의 후예임을 자처했다.
헬파이어 클럽에 대한 최종 보고서
이 책 《헬파이어 클럽Hell-fire Club》은 바로 이 이야기, 이른바 ‘위대한 클럽의 시대’라 불리는18세기 영국 귀족들에 의해 만들어져 유럽 전역 및 인도와 아메리카 등 식민지로까지 퍼져나갔던 비밀 클럽의 전모를 최종적으로 들려주는 역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잉글랜드 지역 및 종교사학자로 일해온 저자 이블린 로드는 이 은밀한 클럽들을 둘러싼 숱한 선정적 소문들을 걷어낸 뒤, 이 클럽들이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져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이 같은 클럽들이 당시에 우후죽순처럼 나타났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울러 벤저민 프랭클린의 보호 아래 식민지 아메리카까지 퍼져나가게 된 배경과 과정이 무엇인지를 정밀하게 파헤친다.
클럽, 계몽운동의 전초기지이자 합리적인 사회의 자유공화국
저자는 우선 헬파이어 클럽의 실체를 찾아가는 단서로 18세기의 사회문화적인 특성에 눈을 돌린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18세기 유럽은 계몽운동의 시대였다. 정치, 문화, 종교적 차원에서 각성의 물결이 몰아치면서 사람들은 지식과 사교를 생의 최고 덕목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명문가의 자제로 태어나 대학 교육을 받고 대륙여행 경험까지 갖추었던 당시의 젊은 한량들. 그들에게는 각자가 보고 듣고 충격적으로 경험한 새로운 세계를 공유할 벗이 필요했다. 취향과 경험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커피하우스나 술집에서 만나 특정 정치이념, 혹은 특정한 예술적 취향을 고양시키는 모임이 빈번해졌고, 이런 모임들이 일정한 규약과 형식을 갖추면서 자연스레 ‘그들만의’ 친목단체로 자리잡았다.
로이 포터가 지적했듯이 이런 클럽들이야말로 ‘계몽운동의 전초기지이자 합리적인 사회의 자유공화국’이었다. 헬파이어 클럽은 바로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배태한 결과물인 셈이었다.
헬파이어 클럽의 여러 갈래들
변화와 전진의 시대에 태어나 억누를 수 없는 지적 욕구와 남성적 욕망을 파괴적인 방식으로 분출해냈던 헬파이어 클럽의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저자는 17세기부터 여러 이름을 내걸고 나타나기 시작한 영국 비밀결사체의 역사를 추적해간다.
가톨릭과 성공회가 숨 막히는 권력싸움을 벌이던 17세기. ‘저주받은 선원들’과 ‘티타이어 화요일’ ‘볼러스’ ‘모호크’ 등이라고 불리는 젊은 방탕자 무리가 런던 밤거리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이런 시기에 스스로 사탄의 화신이라도 되는 양 온 생애를 방탕과 위악으로 소진한 불세출의 난봉꾼이 등장했으니 로체스터 백작 2세인 존 윌머트였다.
18세기 초의 거리는 젊은 회의주의자와 삐딱한 상류계급 신사들이 지배했다. 시간과 돈이 남아돌던 그들은 정치적 격동기를 널판 삼아 이리 뛰고 저리 내달리며 권위를 조롱하고 신성을 모독했다. 와튼 공작 필립이 만든 ‘헬파이어 클럽’은 이런 비밀결사체의 대표 주자였다.
18세기 중반이 되자 비밀 클럽들은 한적한 수도원이나 지방 성주의 정원으로 숨어들었다. 그런 곳이야말로 대중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채 오로지 그들만의 문화적?성적 일탈에 전념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상원의원이자 클럽의 핵심 멤버였던 존 윌크스와 샌드위치 백작(로체스터 백작 존 윌머트의 손자) 사이가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해) 틀어지지 않았다면 그 오래된 수도원에서 ‘멘드멘햄의 수도사’들이 벌인 충격적 제의가 떠들썩한 스캔들로 비화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공적 인사들의 사적 악행, 그 아래 포진한 여러 상황들
이와 함께 저자는 남성주의와 우정이 지배하던 계몽주의 시대의 사회적 속성 및 가파르게 굽이치던 당대 유럽의 정치?문화?경제적 지형을 개관하는 한편 숨 막히는 정치현장에 몸담았던 귀족들이 공적 영역에서 수행한 역할과 그들의 정치적 역학 관계를 밑그림으로 보여준다. 또 당대 계급과 클럽 사이의 결정적 연관성, 벤저민 프랭클린이 (‘메드맨헴의 수도사들’을 창립한) 프랜시스 대시우드를 만나고 그 둘의 만남이 아메리카 프리메이슨 및 이신론과 연결되는 과정, 헬파이어 클럽들에 대항한 신주류의 반작용이 이들 클럽을 압도하는 18세기 말의 풍경까지 차분히 들려줌으로써 무책임한 풍문 아래 묻혀 있던 진실들의 명과 암을 살필 수 있도록 돕는다.
신화 사이로 흩어진 사실의 퍼즐 조각 맞추기
런던 중심가의 커피하우스와 선술집에서 시작해 지방 영주의 한적한 정원과 폐허가 된 수도원, 스코틀랜드의 드릴성과 아일랜드의 달키왕국을 거쳐 인도와 북아메리카 등 식민지를 아우르는 비밀 클럽의 역사, 당대의 정치?사회적 조건 및 클럽 구성원들의 사회적 역할과 개인적 악행의 궤적까지를 살펴보는 작업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지적 탐험에 다름 아니다.
오랜 세월 영국의 지역 및 종교사학자로 일해온 저자 이블린 로드는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겹으로 덧칠되어온 헬파이어 클럽의 신화를 깨뜨리고 허구가 아닌 사실의 눈으로 이 클럽들을 재조명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왜곡과 과장으로 물든 신화와 전설은 종종 역사를 왜곡하며 공정하지 못한 결과를 역사에 주입하기 때문이다.
지나간 역사에 대한 ‘진실 복원’을 주장하는 대신 꼼꼼하게 채집한 자료를 근거로 ‘진실에 근접하는 해석’을 시도하려는 저자의 성실성은 책의 구성과 서술에 고스란히 반영돼 전문가들로부터 “헬파이어 클럽의 수수께끼를 최종적으로 설명하는 명작”이라는 상찬을 들었다. 또한 책을 읽는 독자에게 지금 이곳의 사회적 조건 및 인간 내면의 복잡한 층위를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책속으로
7장_ 공적인 사람들의 사적인 악행
‘메드멘햄의 수도사들’은 대부분 귀족이거나 국회의원으로 공직에 있었다. 헬파이어 클럽들과 18세기의 다른 비밀 클럽 회원들은 일반적으로 다 그랬다. 로체스터 백작과 와튼 공작 그리고 그의 친구들은 궁정 대신이거나 육군 혹은 해군의 고위층이었다. 아일랜드 헬파이어 클럽의 회원들 역시 아일랜드 의회의 의원이었고, 18세기에 추문이 터졌을 때에도 그들은 사임 압력을 받지 않았다. 얼마 동안은 조롱거리가 되었겠지만, 정부와 같은 편에 서 있었기 때문에 이들은 얼마든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본문 213쪽
8장_ 스코틀랜드와 헬파이어 클럽
스코틀랜드의 여러 클럽들은 신성모독을 하지 않았고 악마를 숭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헬파이어 클럽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비밀결사였던 건 사실이다.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비밀결사는 정부를 뒤집으려는 집단이었다. -본문 281쪽
9장_ ‘비프스테이크’ ‘미치광이들’ 달키 왕국‘ 그리고 식민지 아메리카의 클럽들
영국 헬파이어 클럽들과 식민지 아메리카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인물은 벤저민 프랭클린이다. 그는 프랜시스 대시우드 및 ‘메드멘햄의 수도사들’과 친했다. 1721년 프랭클린의 형 제임스가 발행하는 신문을 코튼 매더가 공격하면서 싸움이 벌어졌는데, 나중에 매더가 프랭클린 형제와 친구들이 ‘헬파이어 클럽’의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본문 309쪽
결론
18세기가 저물면서 무책임하고 난잡한 생활 방식도 스러지기 시작했다. 연이은 나폴레옹 전쟁으로 인해 옷을 화려하게 차려입는 일이나 비밀클럽에 관한 일은 사람들의 머리에서 지워졌다. 이제 사람들은 자기 나라를 지키고 적국의 침입을 막는 일에 관심을 쏟았다. 한가하게 목가적인 생활을 하며 어슬렁거리던 귀족들이 멀쩡한 정신을 가진 책임 있는 지도자로 바뀌기 시작했다. 신을 두려워하는 중간계급들 즉 의사, 변호사, 제분업자 그리고 기업가들은 지배계급의 태도와 도덕경제를 바꾸는 일을 도우러 나섰다. -본문 319쪽
▣ 작가 소개
저자 이블린 로드Evelyn Lord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이다.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거쳐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세 이후 영국의 지역사, 특히 종교사를 연구하고 관련 저술활동을 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최근작으로 《영국 성전기사단The Knight in Britain》(2002년) 《스튜어트 왕가의 비밀The Stuart Secret Army》(2004년)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헬파이어 클럽 관련 연보
옮긴이의 말
서문
1장_ 헬파이어 클럽의 서막
2장_ 신사 클럽, 언론의 난도질, ‘모호크’ 그리고 변화
3장_ 헬파이어 클럽
4장_ 대륙여행과 ‘딜레탕트회’ 그리고 ‘디방 클럽’
5장_ ‘메드멘햄의 수도사들’
6장_ 『여자에 대한 에세이』세상에 드러난 ‘메드멘햄의 수도사들’
7장_ 공적인 사람들의 사적인 악행
8장_ 스코틀랜드와 헬파이어 클럽
9장_ ‘비프스테이크’ ‘미치광이들’ 달키 왕국‘ 그리고 식민지 아메리카의 클럽들
10장_결론
본문에 등장하는 헬파이어 클럽 계열의 여러 클럽들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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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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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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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