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스토리

고객평점
저자크리스토퍼 히버트
출판사항$a서울; $b생각의 나무, 발행일:$c2001
형태사항p.446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8498029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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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주요목차

1부 권력의 탄생 15세기
1장 피렌체와 피렌체인들 2장 메디치 가의 등장
3장 알비찌 가의 적들 4장 추방자와 지배자
5장 대주교와 건축가들 6장 전쟁과 평화
7장 예술가와 애도가들
2부 위대한 메디치 1464~1492
8장 통풍 걸린 피에로 9장 젊은 로렌조
10장 교황과 파찌 11장 피렌체의 구세자
12장 이탈리아 나침반의 바늘 13장 로렌조 : 후원자. 수집가. 시인
3부 메디치 드라마 1492~1537
14장 피에로 디 로렌조 데 메디치와 페라라 출신의 수도자
15장 파문자 16장 메디치 가의 귀환
17장 파파 레오네! 18장 로마로의 행진
19장 포위와 살해
4부 제국의 몰락 1537~1743
20장 공작 코지모 1세
21장 코지모의 후계자들
22장 페르디난도 2세와 프랑스의 공주
23장 코지모 3세와 태공 페르디난도
24장 메디치 가의 최후

▣ 책소개

거대한 권력, 눈부신 사치, 우아한 취미 그리고 장려한 추락
인문주의의 정점 르네상스를 이끈 위대한 가문의 스펙터클한 흥망사

드라마와 유혈극, 로맨스와 미학이 함께 뒤얽힌 역사 드라마!
전세계의 돈을 거머쥔 채 학문과 예술을 후원하고, 패션을 선도한
우아하고도 괴팍한 부자 가문의 역사상 전무후무한 권력이야기..

윈저 가와 케네디 가 그리고 록펠러 가를 합친 것과도 같았던 부.패션.권력의 왕조 메디치가, 그들은 3백년 간 유럽의 지도를 구획하고 유럽의 정치.과학, 예술 심지어는 교황까지도 조정하였다. 메디치 가의 사람들은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갈릴레오의 후원자였으며, 피렌체로부터 전지구적인 권력의 중심으로 나아갔고, 마침내 모든 것을 잃었다.

이 책은 이탈리아 르네상스로부터 근대 전반기에 대한 이야기이자, 15세기 부터 3세기 간의 서구 유럽 문명의 역사이다. 저자는 실증적인 광범위한 사료와 수십 장의 도판. 특유의 문체를 통해 자아도취와 성적 방종으로부터 자기 파괴로 이어진 피렌체 황금 시대 메디치 가문의 편력을 한 편의 대하소설처럼 써 내려간다. 저자의 박식함과 성실함은 메디치 가의 슬픈 쇠망의 연대기를 넘어 한 시대의 성숙을 그리는데 부족함이 없다.

▣ 신문 서평


“만유의 중심은 인간이다.” 프로타고라스의 말이다. 메디치 가의 코시모라면 이렇게 덧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을 움직이는 건 돈일세.” 일찍이 세네카는 “사랑이 모든 것을 이긴다”고 했지만, 메디치가 보기엔 사랑도 하나의 거래 품목에 지나지 않았다.

근대는 돈의 가치와 효용에 대한 긍정적 인식에 눈뜨기 시작한다. 황금을 보고 더럽다고 손사래쳤던 중세의 베르나르두스가 들었으면 귀를 헹궈냈을 소리다. 그런 점에서 금융사업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간파했던 메디치는 근대의 발걸음을 남들보다 한 호흡 앞서갔다. 메디치는 재산도 엄청 모았지만 모은 돈을 풀어서 권력과 영화를 사는 데도 통이 컸다. 물론 경쟁 가문의 원한과 질시도 도매금으로 따라왔다. 전쟁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재빨리 동맹을 샀다. 전쟁이 오래 끈다 싶으면 웃돈을 좀 얹어서 적군까지 사버리면 그만이었다.

교황하고 사이가 틀어져서 파문 당했을 땐 파문 교서에다 이자까지 붙여서 상환했고, 손때 묻은 회계 장부에는 하느님 이름까지 또박또박 기입해두었다. 그것도 채무란에다가. 만약 천사하고도 만날 기회가 있었더라면 메디치 은행 바티칸 지점을 맡아달라며 날개라도 붙들고 늘어졌을 것이다. 15세기 이탈리아는 오랜 경영 무능에 빠져서 파산에 직면한 종교와 철학과 예술이 앞다투어 황금 나귀의 젖을 빨던 시대였다.

메디치가 관여한 사업 가운데 제일 짭짤한 장사는 아무래도 르네상스하고 직거래를 텄던 일이었다. 보티첼리,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같은 빛나는 재능들을 차용증 한 장 안 써주고 평생동안 거두었다. 덕분에 예술의 자본금도 착실히 불어났다.

폴리치아노, 란디노, 포지오같은 명석한 두뇌들한테는 애지중지하던 장서 도서관 열쇠를 내주었다. 그러자 만년 부진을 못 벗어나던 인문학이 대뜸 경쟁력을 회복한다. 신학의 뒷전에 밀려서 천년 넘게 비상장 종목으로 맥을 못 추던 인문학이 단박에 장내에서 주목받는 블루칩으로 떠올라 수지타산을 쏠쏠히 맞추게 된 건 다 메디치 돈줄 덕이었다.

메디치의 널찍한 식탁에는 저녁때마다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이 인문학자와 성직자들하고 같이 둘러앉아서 한 솥 밥을 먹었다고 한다. 시인, 음악가, 정치가, 수학자, 수사학자도 숟가락들을 챙겨들고 끼니자리에 끼었다.

이런 데서 나온 미술은 이전 시대하고 비교해서 크게 달라졌다.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먼저 미술과 수학이 만나자 원근법이 나왔다. 르네상스 원근법은 중세 미술의 묵은 더께를 박박 벗겨내고 시원하게 트인 회화적 공간을 선보인다. 꽃의 도시 피렌체 시민들은 벽에 구멍이 뚫린 듯한 그림을 보면서 이거야말로 기적이라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르네상스 예술가들은 두오모 종탑 부조에 새겨진 다이달로스처럼 과학과 인문학의 날개를 양쪽 어깨에 걸어 매고 단숨에 고대의 하늘까지 비상한다. 르네상스를 고대의 부활이라고 부르는 내력이 여기서 나왔다.

한편, 신학과 수사학이 만나자 재앙이 왔다. 도미니크 수사 사보나롤라가 등장한 것이다. ‘암탉 한 마리도 설득 못하던’ 어설픈 설교가 갑자기 입심이 붙더니 피렌체 시민의 가슴에다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그의 설교가 예술에 대해 금치산 선고를 내리자 시뇨리아 광장은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다. 산더미처럼 쌓아올린 그림이랑 조각작품들을 죄다 불사르고 난 뒤, 보티첼리같은 화가는 다시 붓을 들지 않았다고 한다.

신국의 건설을 부르짖던 사보나롤라는 때마침 이탈리아에 쳐들어온 프랑스 왕 샤를 2세하고 뒷거래를 튼다. 메디치는 평소 유랑수사한테 밉보였던 죄목으로 고향 도시에서 추방되어 되레 유랑을 떠나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가 머물던 산 마르코 교회에 막대한 헌금을 투자했던 메디치로서는 떡고물은커녕 속고쟁이 장사 밑천까지 다 앗긴 셈이다.

돌다리 폰테 베키오가 유유히 흐르는 아르노 강에 푸른 그림자를 적시는 것처럼 메디치도 피렌체의 역사에다 명운의 그림자를 띄워보냈다. 1743년 가계의 마지막 혈통이 끊어졌다. 그러나 예술의 후원자 메디치의 명성은 끊어지지 않았다. 마치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예술 애호가들 가슴에다 영구 보장성보험을 들어둔 둔 것처럼.

「메디치 가 이야기」(The House of Medici)는 한 금융가의 집안 이야기다. 도시의 흥망과 역사의 성쇠에 관한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노련한 헤지 펀드처럼 역사의 광장에 몰아치는 미친 바람의 보이지 않는 실세들을 잘도 포착한다. 그러나 장터 좌판 아줌마처럼 착 구겨 앉아서 역사의 뒷골목에서 일어나는 짜잔한 사건들도 일일이 침을 발라가면서 알뜰하게 챙긴다. 역사책을 읽는 일이 다 이렇게 믿음 가는 흥정처럼 흐뭇하면 얼마나 좋을까? 옮긴이의 에누리없는 번역도 눈에 착착 감긴다. [2001.04.21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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