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천재들의붉은노을

고객평점
저자칼 쇼르스케
출판사항생각의나무, 발행일:2010/02/05
형태사항p.507p. 46배판:26cm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460002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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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세기말’에 대한 가장 풍부한 해석

지금까지 인류가 겪었던 스무 번의 세기말 가운데, 가장 화려하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세기말’. 이 책은 ‘허무와 절망, 퇴폐와 음울’로 대변되는 세기말의 전형적인 풍경을 창조와 변혁, 생산의 열정으로 바꿔놓았던 19세기말 비엔나의 풍경에 대한 세밀화이다.
19세기말 비엔나는 그야말로 열병을 앓고 있었다. 화려한 제국의 바로크 양식으로 치장했던 도시는 몰락하는 구체제 유럽의 모순을 압축하며 분열과 해체의 광풍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러나 제국의 몰락은 현실과 꿈의 간극 속에 감춰진 불안과 허위의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는 미학적 시도들을 폭발시켰다. 썩어가는 정치, 사회체제와 주류 자유주의 가치체계에 대한 집단적 반항으로 도시는 격변의 풍랑 속에서도 유례없는 창조적 열기로 들끓었고, 체념과 공허에 몸을 맡겼던 도시인들은 전통과 권위에 대항한 전복적 변형과 비판적 개조를 시도했다. 정치, 사회사상은 물론, 회화, 음악, 문학, 건축 등 예술의 전 분야에서 새로운 열기를 분출해낸 19세기말 비엔나는, ‘예술적 자아’의 정신이 가장 생생하게 살아 숨 쉰 무대이자 새로운 문명을 예고한 비옥한 토양이었다.
저자 칼 쇼르스케는 비엔나가 잉태한 이러한 사회, 문화적 기류의 고유한 발전 과정을 최대한 추적하면서 각 분야에서 직ㆍ간접적으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문화생산 주체들의 상호 작용을 풍부하게 기술했다.

제국의 도시에서 가장 급진적인 현대의 도시로!

도시는 시대정신이 구현된 공간이다. 따라서 도시를 만드는 이들의 사고와 가치가 돌연 변화했다는 사실은, 그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사회적 경험과 공간의 의미가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링슈트라세’로 대변되는 비엔나 공간은 19세기 중엽 이후 진행된 압축적인 정치, 사회적 변화를 그대로 체득하고 있었다. 자유주의자의 부상과 함께 황제의 궁전 밖으로 대학과 국회의사당이 나란히 위용을 자랑하는 광경은 이러한 비엔나가 경험한 과도기의 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필요만이 예술의 여주인”이라는 모토로 ‘양식’이 아닌 ‘실용’의 건축을 추구한 세기말 비엔나 건축가들은, 정치, 사회, 문화, 예술의 모든 영역에까지 이루어진 급격한 정신적 ‘변혁’을 도시의 얼굴인 ‘건축’에 그대로 투영했다. 그리고 이들의 선언은 곧 ‘너무 오래 살아남은 구세대의 전유물, 링슈트라세 시대’의 종말과 함께 합리적이고 현대적인 도시문명의 시작을 알렸다. 격변의 도시공간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주체들의 상호작용을 생생한 드라마로 구축해낸 비엔나 건축가들은 유럽 건축문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현대적인 비엔나’를 창조해낸 최고의 모더니스트이다. 인간이 집을 짓지만 그 집이 그 속에 사는 인간을 규정한다는 말의 진실성은 이 시대 비엔나에서 그대로 입증된 셈이다.
저자 칼 쇼르크케는 한 도시 내에서 이루어지는 물질적 생활과 문화 활동, 사고 유형에 관한 수많은 관점을 살펴봄으로써 그 도시가 무엇인가에 대한 일종의 전체적 감각을 전해주고자 했다. 어떤 도시를 관찰할 때, 단편적이고 제한적인 관점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에 대한 이해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저자가 추구하는 바이다. 이 책은 단편적인 조각에 대한 연구를 통해 비엔나라는 도시, 말 그대로 20세기에 꽃피운 수많은 사조들이 싹튼 온상이었던 그 도시 공간을 이해하려는 가장 훌륭한 시도이다.

프로이트, 클림트, 바그너, 쇤베르크, 코코슈카를 한 도시에서 만나다

20세기 지성사의 격변을 주도한 지그문트 프로이트, 현대건축의 개념을 정립한 오토 바그너, 조성을 깨부순 현대음악의 창시자 아르놀트 쇤베르크, 인간 내면세계를 미술에 투영하며 황금빛 문화의 정점을 보여준 구스타프 클림트, 진정한 표현주의 예술가 오스카 코코슈카, 이들은 모두 19세기말 비엔나의 자식들이었다. 이들 비엔나 문화제작자들은 정치, 사회, 문학, 미술을 거쳐 가장 추상적인 예술이라 할 수 있는 음악에 이르기까지 변혁을 시도하면서, 아버지 세대에 저항하여 썩어가는 황제의 도시를 개조하고자 했다.
다른 도시와 달리 비엔나에서는 신문화 형성이 각 분야의 전문 주체가 아닌 다방면에 걸쳐 관심과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관심 속에서 추구되었다. 이 도시의 젊은 지식인들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냈고, ‘청년파’라는 용어는 생활 영역에 확산되어 있는 이들 혁신적 혁명가를 지칭하는 일상어였다. 지식인들은 르네상스적 교양인에 빗댈 수 있을 만큼 다재다능했고,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관심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면서 ‘종합예술’적인 인간을 추구했다. 과학자가 아마추어 화가가 되고, 직업 의사가 성악가로 활동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실제로 건축가 카밀로 지테는 아마추어 첼리스트였고, 음악가 쇤베르크는 뛰어난 화가이자 탁월한 극작가였다. 이러한 전방위적 인간들이 일궈놓은 도시의 다채로운 도시의 면모, 이것이 여러 분야를 포괄하는 연구를 하기에 19세기말 비엔나라는 시공간이 매력적인 이유이다.
저자 칼 쇼르스케는 문학, 건축, 정신분석학, 회화, 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인물들의 행적을 세밀하게 연구함으로써, 이 ‘새로운 자아’들이 남긴 흔적을 도시 곳곳에서 발견해낸다. 그리하여 이들의 활동이 20세기 역사에서 차지하는 고유한 의미를 거시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혼란과 격변의 시기를 살았던 각 인물들의 정신적, 심리적 고뇌와 희열의 자취 또한 깊이 있게 탐구하여 그 작업이 예술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세심하게 밝힌다.

전방위적 교양인, 칼 쇼르스케의 탁월한 학문적 위업

현대의 문화연구는 점점 더 작은 단위로 분절되고 있다. 학문 분야가 점점 세분화되면서, 인문학 연구의 방법은 점차 무역사적이고 현상적인 분석에 몸을 맡기고 있다. 이러한 연구 풍토에 문제점을 제기한 저자 칼 쇼르스케는 하나의 문화사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그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 위에서 다양한 문화적 변형의 출발점을 깊이 있게 파고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포스트니체 이후의 모든 문화현상은 결코 피상적으로나마 일반화되지 못했고, 설득력 있게 변증법적으로 통합되어 역사적 과정으로 이해되지도 못했다”고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현대 인문학의 연구방식과 문제의식을 우려했다.
쇼르스케는 이 책에서 통시적 분석을 하는 역사가의 역할과 공시적 분석을 하는 문화분석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자 한다. 이 둘의 교직으로 절묘하게 짜여진 직조물을 완성해냄으로써 그는 진정한 문화+사(文化史)를 쓰고자 했다. 스스로 자신의 연구방식을 ‘포스트 홀링(post-holing)’, 즉 ‘눈밭에 허리춤까지 푹푹 빠지는 발을 한 발 한 발 끌어당기면서 걸음을 옮기는 전진 방식’에 비유한 것만 봐도 자신의 연구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각 분야의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에 최고 수준의 것은 되지 못하더라도 전체의 무늬를 드러내는 데는 충분할 정도로 가는 실을 손수 자아내어야 이 시대의 풍경과 문제점을 제대로 그려낼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저자 칼 쇼르스케가 보여준 탁월한 지성사, 문화사 연구는 가장 독창적이고 종합적이며 매혹적인 인문학 연구의 표본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칼 쇼르스케
1915년에 뉴욕에서 태어나 콜롬비아와 하버드 대학에서 문화사를 공부했다. 주 연구 분야는 19세기 후반 이후의 유럽이며, 미국 예술과과학아카데미 회원이자 미국 역사학회 위원을 지냈다. 웨슬리언 대학, 캘리포니아-버클리 대학, 프린스턴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쳤다. 하버드 대학 교환교수로 있었으며 현재 프린스턴 대학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역자 : 김병화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쇼스타코비치의 증언』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카루소』 『이 고기는 먹지 마라?』『공화국의 몰락』『모더니티의 수도, 파리』 등이 있다. 기획?번역 집단 ‘사이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1장 정치와 프시케: 슈니츨러와 호프만슈탈
2장 링슈트라세와 그 비판자, 그리고 도시적 모더니즘의 탄생
3장 새로운 조성의 정치: 오스트리아 삼총사
4장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나오는 정치와 부친 살해
5장 구스타프 클림트: 회화와 자유주의적 자아의 위기
6장 정원의 변형
7장 정원에서의 폭발: 코코슈카와 쇤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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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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