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책 소개
에스본의 단짝 친구 할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에스본의 곁을 떠나 버렸지요.
에스본의 엄마는 할아버지가 천사가 되었다고, 아빠는 흙이 될 거라고 했지만...
아니예요,틀렸어요.
할아버지는 유령이 되었어요!
유령이 된 할아버지는 벽도 마음대로 드나들고 우후후후 하는 이상한 소리도 아주 잘 낸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왜 유령이 되어 에스본 앞에 나타난 것일까요?
▣ 신문 서평
할아버지, 이젠 안녕!
아이들이 ‘죽음’이란 사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책은 많지만 이 그림책처럼 웃음과 동시에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책은 드물 것 같다.
‘단짝 친구’나 다름없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에스본은 슬프고도 궁금하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엄마는 천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갔다고 그랬다가, 땅 속으로 들어가 흙이 될 거라고 말하지만 에스본은 어느 것도 믿어지지 않는다.
그날 밤 유령이 되어 에스본 앞에 나타나는 할아버지. ‘빠뜨리고 간 게 있어서 유령이 되었다’는 할아버지와 함께 에스본은 그 물건을 찾아나선다. 그러는 동안 할아버지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 있었던 아름다운 추억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인다. 에스본 역시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날들을 되살린다.
할아버지가 빠뜨리고 간 건 바로 손자와의 ‘작별 인사’였던 것이다. 초등 1년 이상.[2005.1.28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얘야, 죽음은 잠깐의 슬픔이란다”
이렇게 비유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림책 ‘유령이 된 할아버지’는 어린이들에게 죽음이라는 어렵고 무거운 문제를 쉽고, 따뜻하고,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낸 존 버닝햄의 ‘우리 할아버지’(비룡소)의 뒷이야기쯤으로 볼 수 있다.
죽음을 다룬 그림책중 수작으로 평가받는 ‘우리 할아버지’는 어린 손녀와 점점 병약해져가는 할아버지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며 함께 꽃씨를 심고, 의사놀이를 하고 낚시를 하는 모습을 한컷 한컷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아무런 설명없이 언제나 할아버지가 앉아 있던 의자가 텅 비어있는 그림으로 끝난다.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 같은 시간은 이렇게 끝이 나고, 그 순간 앞서 봤던 할아버지와 손녀의 따뜻한 시간은 추억이 된다.
‘유령이 된 할아버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해 ‘우리 할아버지’처럼 담담하고 따뜻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에스본의 단짝친구였던 할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엄마는 할아버지가 천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가셨다지만 천사 할아버지를 상상할 수 없고, 또 땅속에 묻힌 할아버지가 흙이 된다지만 흙이 된 할아버지 모습 역시 떠올릴 수 없다.
바로 그날 밤. 할아버지 유령이 에스본을 찾아온다. 그리고 둘은 이 세상에서 뭔가를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죽은 사람이 유령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가 끝내지 못한 일을 찾아나선다. 할아버지의 집과 거리와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는 자신의 어린시절, 청년기의 사랑, 가정을 꾸렸던 시절을 더듬어내고, 박제한 코끼리가 있던 커다란 박물관, 재미있게 봤던 권투경기, 지독히 맛없던 개구리 요리 등 소소한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러다 결국 할아버지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마무리 못한 일을 찾아낸다.
바로 에스본에게 작별의 인사를 못한 것이다. 할아버지는 에스본에게 자신과 함께 했던 일들을 떠올려보라고 한다. 멀미날 때까지 놀이기구 탄 일, 나무 심으려고 할아버지 집 마당에 큰 구멍을 판 일, 예쁘게 가꾼 튤립 화단에 공을 차서 할아버지가 소리치던 일들, 재미없는 영화를 보다 둘 다 잠들어 버린 일, 할머니 요리가 맛이 없다며 같이 투덜대던 일, 할아버지가 간지럼 태웠던 일과 그때의 그 세세한 감각들까지. 할아버지는 “그래 바로 그거야. 네가 말한 그 모든 일들, 그리고 말하지 않은 다른 것들. 너와 작별 인사하는 걸 빠뜨리고 갔더구나, 사랑하는 내 손자 에스본”이라고 말한다.
그림책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는 어둡고, 무겁고, 답답하고, 대면하기 싫은 문제를 담담하게 보여주며 결코 무거움에 빠지지 않도록 애쓴다. 오랜 세월 함께한 시간과 그 기억과 추억들을 담담히 풀어내면서 죽음이 어쩔 수 없는 삶의 마지막 과정임을 그려낸 것이다. 그래서 그림책은 이들이 옛 시간속 추억을 꺼낸본 뒤 부둥켜 안고 우는 장면에서도 ‘에스본과 할아버지는 서로 껴안고 잠깐 같이 울었답니다’라고 ‘잠깐’이라고 쓰고 “할아버지는 에스본에게 착한 아이가 되라고 했어요”라면서도 “하지만 지나치게 착할 필요는 없고요”라는 ‘쿨한 말’을 덧붙여 감정의 벼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그림 역시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과 선들로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김영선 옮김.[2005.1.28 문화일보 최현미기자]
에스본의 단짝 친구 할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에스본의 곁을 떠나 버렸지요.
에스본의 엄마는 할아버지가 천사가 되었다고, 아빠는 흙이 될 거라고 했지만...
아니예요,틀렸어요.
할아버지는 유령이 되었어요!
유령이 된 할아버지는 벽도 마음대로 드나들고 우후후후 하는 이상한 소리도 아주 잘 낸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왜 유령이 되어 에스본 앞에 나타난 것일까요?
▣ 신문 서평
할아버지, 이젠 안녕!
아이들이 ‘죽음’이란 사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책은 많지만 이 그림책처럼 웃음과 동시에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책은 드물 것 같다.
‘단짝 친구’나 다름없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에스본은 슬프고도 궁금하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엄마는 천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갔다고 그랬다가, 땅 속으로 들어가 흙이 될 거라고 말하지만 에스본은 어느 것도 믿어지지 않는다.
그날 밤 유령이 되어 에스본 앞에 나타나는 할아버지. ‘빠뜨리고 간 게 있어서 유령이 되었다’는 할아버지와 함께 에스본은 그 물건을 찾아나선다. 그러는 동안 할아버지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 있었던 아름다운 추억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인다. 에스본 역시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날들을 되살린다.
할아버지가 빠뜨리고 간 건 바로 손자와의 ‘작별 인사’였던 것이다. 초등 1년 이상.[2005.1.28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얘야, 죽음은 잠깐의 슬픔이란다”
이렇게 비유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림책 ‘유령이 된 할아버지’는 어린이들에게 죽음이라는 어렵고 무거운 문제를 쉽고, 따뜻하고,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낸 존 버닝햄의 ‘우리 할아버지’(비룡소)의 뒷이야기쯤으로 볼 수 있다.
죽음을 다룬 그림책중 수작으로 평가받는 ‘우리 할아버지’는 어린 손녀와 점점 병약해져가는 할아버지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치며 함께 꽃씨를 심고, 의사놀이를 하고 낚시를 하는 모습을 한컷 한컷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아무런 설명없이 언제나 할아버지가 앉아 있던 의자가 텅 비어있는 그림으로 끝난다.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 같은 시간은 이렇게 끝이 나고, 그 순간 앞서 봤던 할아버지와 손녀의 따뜻한 시간은 추억이 된다.
‘유령이 된 할아버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해 ‘우리 할아버지’처럼 담담하고 따뜻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에스본의 단짝친구였던 할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엄마는 할아버지가 천사가 되어 하늘나라로 가셨다지만 천사 할아버지를 상상할 수 없고, 또 땅속에 묻힌 할아버지가 흙이 된다지만 흙이 된 할아버지 모습 역시 떠올릴 수 없다.
바로 그날 밤. 할아버지 유령이 에스본을 찾아온다. 그리고 둘은 이 세상에서 뭔가를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죽은 사람이 유령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할아버지가 끝내지 못한 일을 찾아나선다. 할아버지의 집과 거리와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 과정에서 할아버지는 자신의 어린시절, 청년기의 사랑, 가정을 꾸렸던 시절을 더듬어내고, 박제한 코끼리가 있던 커다란 박물관, 재미있게 봤던 권투경기, 지독히 맛없던 개구리 요리 등 소소한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러다 결국 할아버지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마무리 못한 일을 찾아낸다.
바로 에스본에게 작별의 인사를 못한 것이다. 할아버지는 에스본에게 자신과 함께 했던 일들을 떠올려보라고 한다. 멀미날 때까지 놀이기구 탄 일, 나무 심으려고 할아버지 집 마당에 큰 구멍을 판 일, 예쁘게 가꾼 튤립 화단에 공을 차서 할아버지가 소리치던 일들, 재미없는 영화를 보다 둘 다 잠들어 버린 일, 할머니 요리가 맛이 없다며 같이 투덜대던 일, 할아버지가 간지럼 태웠던 일과 그때의 그 세세한 감각들까지. 할아버지는 “그래 바로 그거야. 네가 말한 그 모든 일들, 그리고 말하지 않은 다른 것들. 너와 작별 인사하는 걸 빠뜨리고 갔더구나, 사랑하는 내 손자 에스본”이라고 말한다.
그림책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는 어둡고, 무겁고, 답답하고, 대면하기 싫은 문제를 담담하게 보여주며 결코 무거움에 빠지지 않도록 애쓴다. 오랜 세월 함께한 시간과 그 기억과 추억들을 담담히 풀어내면서 죽음이 어쩔 수 없는 삶의 마지막 과정임을 그려낸 것이다. 그래서 그림책은 이들이 옛 시간속 추억을 꺼낸본 뒤 부둥켜 안고 우는 장면에서도 ‘에스본과 할아버지는 서로 껴안고 잠깐 같이 울었답니다’라고 ‘잠깐’이라고 쓰고 “할아버지는 에스본에게 착한 아이가 되라고 했어요”라면서도 “하지만 지나치게 착할 필요는 없고요”라는 ‘쿨한 말’을 덧붙여 감정의 벼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그림 역시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색과 선들로 전체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김영선 옮김.[2005.1.28 문화일보 최현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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