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책 소개
우리 민족의 정서와 역사를 깊이있게 담아 낸 뛰어난 문학 작품을 엄선하여 정통 회화풍의 그림으로 표현해 만든 그림책 시리즈인 <길벗어린이 작가 앨범>으로, 현덕의 대표작인 「나비를 잡는 아버지」를 새롭게 꾸몄습니다.
뚝심 있으면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보이는 주인공의 내면 세계를 섬세한 대나무펜 터치와 화면의 점층적 변화로 담아내어 미묘하고 다양한 심리 변화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벗어나 꿈과 상상 속으로 도피하려 하지 않고 현실의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고 이해하려 했던 저자 현덕의 시각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마치 오래 된 흑백 가족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김환영 선생님의 모노톤 작업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먹색과 황색을 주조색으로 펼쳐지는 과거 농촌의 풍경과 인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과거의 소박했던 한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 저자 소개
저자 : 현 덕
1909년 서울에서 태어난 현덕 선생님은 제일고등보통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192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달에서 떨어진 토끼』가 일등으로 뽑혔고, 193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고무신』이 가작으로 뽑혔습니다. 해방 뒤, 일제 시대에 발표했던 작품들을 묶어서 동화집『포도와 구슬』『토끼 삼형제』, 소년소설집『집을 나간 소년』, 소설집『남생이』를 펴냈습니다.
그림 : 김환영
1959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난 김환영 선생님은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1992년 첫 개인전「벽+프로젝트」전을 열었고, 그린 책으로는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이 있습니다.
▣ 신문 서평
주인집 아들 위해 뒤뚱뒤뚱. 아 아버지
밤나무 그늘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바우는 속이 상하다. 서울에서 온 경환이의 행동이 영 거슬린다. 같이 학교를 다닐 때는 자기보다 못하던 녀석이 서울로 유학을 가더니 훨씬 멋있어 진 것 같다. 나만 시골에서 땅이나 파며 살게 되는 건 아닐까. 모든 걸 경환이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마름의 아들과 소작인의 아들이라는 현실의 무게는 무겁다. 바우는 자기네 밭에서 나비를 잡는다고 참외 줄기를 망치는 경환이와 싸운 덕분에 소작을 떼일 위기를 맞고, 사과하라는 아버지의 말을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집을 나와 뒷산에 올라가니 아버지에 대한 야속함과 노여움이 더하다.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그런데 멀리서 나비를 잡으려 뛰어 다니는 사람이 보인다. 경환이인가, 그 집 머슴인가, 가까이 가니 걸음도 똑똑지 못한 아버지였다. 아! 아버지….
좋은 문학 작품은 시대를 뛰어넘는 힘이 있다. 1930년대 쓴 작품이지만 아직도 이 작품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현덕’이라는 작가가 가진 우리말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쉬운 말로 썼지만 결코 그 내용은 가볍지 않고 더구나 어른들의 생뚱한 교훈적인 가르침이 드러나지도 않는다.
요즘 많은 어린이 책이 쏟아지면서도 크게 눈에 띄는 책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린이 책을 단지 쉬운 읽을 거리로만 생각하는 때문은 아닐까.
이미 중학교 대체 교과서로 나온 ‘우리 말 우리 글’에도 실릴 만큼 많이 읽혀진 작품이지만 김환영의 그림과 함께 보는 맛은 또 색다르다. 30년대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한 건조한 색채와 한없이 고개가 움츠러들지만 ‘정자나무통처럼’ 뻣뻣하기도 한 바우의 모습이나 다른 또래 보다 목 하나는 크지만 건방이 몸에 밴 희뜩한 모습의 경환의 그림은 그림 작가가 해석한 동화의 모습인 것 같아 재미있다.
특히 다른 아이들과 비교되는 바우의 눈매는 그림 작가의 주인공에 대한 애정인듯하다. 그 눈매가 마지막 서툴게 나비를 잡는 아버지의 눈매와 너무 닮아 가슴이 아프다. 바우는 아버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살아 갈 것이다. 그런데 혹여 아버지의 고달픈 삶을 그대로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은 유아용이라는 편견이 있다. 그런 편견을 가진 사람에게 이 책은 참 어려울 것 같다. 아버지의 삶에도 한번 관심을 가지는 나이의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이다. 큰 아이들에게도 그림책이 주는 또 다른 재미를 흠뻑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2001.10.13 동아일보]
우리 민족의 정서와 역사를 깊이있게 담아 낸 뛰어난 문학 작품을 엄선하여 정통 회화풍의 그림으로 표현해 만든 그림책 시리즈인 <길벗어린이 작가 앨범>으로, 현덕의 대표작인 「나비를 잡는 아버지」를 새롭게 꾸몄습니다.
뚝심 있으면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보이는 주인공의 내면 세계를 섬세한 대나무펜 터치와 화면의 점층적 변화로 담아내어 미묘하고 다양한 심리 변화를 적절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벗어나 꿈과 상상 속으로 도피하려 하지 않고 현실의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고 이해하려 했던 저자 현덕의 시각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마치 오래 된 흑백 가족 사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김환영 선생님의 모노톤 작업을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먹색과 황색을 주조색으로 펼쳐지는 과거 농촌의 풍경과 인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과거의 소박했던 한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 저자 소개
저자 : 현 덕
1909년 서울에서 태어난 현덕 선생님은 제일고등보통학교에서 공부했습니다. 192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달에서 떨어진 토끼』가 일등으로 뽑혔고, 193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고무신』이 가작으로 뽑혔습니다. 해방 뒤, 일제 시대에 발표했던 작품들을 묶어서 동화집『포도와 구슬』『토끼 삼형제』, 소년소설집『집을 나간 소년』, 소설집『남생이』를 펴냈습니다.
그림 : 김환영
1959년 충청남도 예산에서 태어난 김환영 선생님은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1992년 첫 개인전「벽+프로젝트」전을 열었고, 그린 책으로는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이 있습니다.
▣ 신문 서평
주인집 아들 위해 뒤뚱뒤뚱. 아 아버지
밤나무 그늘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바우는 속이 상하다. 서울에서 온 경환이의 행동이 영 거슬린다. 같이 학교를 다닐 때는 자기보다 못하던 녀석이 서울로 유학을 가더니 훨씬 멋있어 진 것 같다. 나만 시골에서 땅이나 파며 살게 되는 건 아닐까. 모든 걸 경환이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마름의 아들과 소작인의 아들이라는 현실의 무게는 무겁다. 바우는 자기네 밭에서 나비를 잡는다고 참외 줄기를 망치는 경환이와 싸운 덕분에 소작을 떼일 위기를 맞고, 사과하라는 아버지의 말을 절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집을 나와 뒷산에 올라가니 아버지에 대한 야속함과 노여움이 더하다.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
그런데 멀리서 나비를 잡으려 뛰어 다니는 사람이 보인다. 경환이인가, 그 집 머슴인가, 가까이 가니 걸음도 똑똑지 못한 아버지였다. 아! 아버지….
좋은 문학 작품은 시대를 뛰어넘는 힘이 있다. 1930년대 쓴 작품이지만 아직도 이 작품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현덕’이라는 작가가 가진 우리말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쉬운 말로 썼지만 결코 그 내용은 가볍지 않고 더구나 어른들의 생뚱한 교훈적인 가르침이 드러나지도 않는다.
요즘 많은 어린이 책이 쏟아지면서도 크게 눈에 띄는 책이 보이지 않는 것은 어린이 책을 단지 쉬운 읽을 거리로만 생각하는 때문은 아닐까.
이미 중학교 대체 교과서로 나온 ‘우리 말 우리 글’에도 실릴 만큼 많이 읽혀진 작품이지만 김환영의 그림과 함께 보는 맛은 또 색다르다. 30년대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듯한 건조한 색채와 한없이 고개가 움츠러들지만 ‘정자나무통처럼’ 뻣뻣하기도 한 바우의 모습이나 다른 또래 보다 목 하나는 크지만 건방이 몸에 밴 희뜩한 모습의 경환의 그림은 그림 작가가 해석한 동화의 모습인 것 같아 재미있다.
특히 다른 아이들과 비교되는 바우의 눈매는 그림 작가의 주인공에 대한 애정인듯하다. 그 눈매가 마지막 서툴게 나비를 잡는 아버지의 눈매와 너무 닮아 가슴이 아프다. 바우는 아버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살아 갈 것이다. 그런데 혹여 아버지의 고달픈 삶을 그대로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은 유아용이라는 편견이 있다. 그런 편견을 가진 사람에게 이 책은 참 어려울 것 같다. 아버지의 삶에도 한번 관심을 가지는 나이의 아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이다. 큰 아이들에게도 그림책이 주는 또 다른 재미를 흠뻑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2001.10.13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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