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이 책은
“변화하지 않는다면 공원도 녹지도 절대선이 될 수 없다.”
현재 공원은 도시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앞으로 공원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공직에서 20년 넘게 공원을 가꿔온 저자가 바라본 현재의 공원은 평화롭고, 늘 푸르며, 광활하고, 변함없고, 정적이고, 엄격하며, 지루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변화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이 무궁하다. 제약 없는 상상력으로 채운 여섯 개의 장에는 공원에 대한 저자의 믿음과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저자는 공원의 ‘공공성’에 초점을 맞춘다. 공원이 환경에, 도시에, 아이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문화와 경제에, 심지어 민주주의에, 그리고 공원 자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질문하고 끊임없이 탐구한다. 저자의 제안은 때론 현실적이어서 구체적인 제도의 난맥을 지적하는 데 그치기도 하지만, 때로는 황당할 정도로 엉뚱하고,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져 무릎을 탁 내려치게 한다.
생태계와 반려견에 대한, 옥상녹화와 도시재생에 대한 제도 개선을 위해, 여러 기관이 절차의 번거로움을 무릅쓰고라도 협력해야 할 때가 왔다는 저자의 외침은 시원하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커다란 돔을 씌운 실내 공간을 공원에 설치하거나, 공원의 에너지 자립을 위해 이용자들 스스로 발전기를 돌릴 수 있는 시설을 도입하거나, 빗물이 모여 머무르다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도시의 기울기를 맞추자는 주장은 긴요하다. 공원 옆에 대형마트를 유치해 주말에 마트에 오는 가족들이 손잡고 공원을 찾게 하거나, 공원이 먼저 적극적으로 ‘잘 팔리는’ 프랜차이즈와 손을 잡고 ‘돈을 벌자’는 (정확하게는 공원에서 돈을 쓰고 싶게 하자는) 아이디어는 신선하다. 가로수는 더 심자면서 공원의 나무는 베어내자는 일견 모순되어 보이는 의견도,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절로 수긍이 된다. 공원에 납골당처럼 분골 공간을 마련하여 ‘무덤을 파자’거나, 대형공원의 땅을 나누어 그곳에 주택을 짓자는, 누군가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제안도 서슴없다.
얼핏 중구난방으로 보이는 서른 가지 제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변화와 유연성, 포용력이다. 저자의 말처럼 ‘공원의 양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공원은 오랜 세월 유지해 온 낡은 옷을 갈아입고,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의 너른 품을 열어야 한다. 체면도 절차도 권위도 내려놓으면 ‘만찬 테이블에 놓인 멋진 그릇’처럼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
이 책이 던지는 물음은 간명하다. “우리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 공원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공원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관이, 제도가, 전문가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양보하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의 마음속에도 각자의 ‘공원’이 그려질 것이다. 그 마음속 공원에 대한 바람이 간절할수록, 미래의 공원은 2050년이 아닌 2040년에, 아니 2030년에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작가 소개
관악산서 태어나 자랐고, 커서 낙산, 남산, 북악산, 인왕산 자락에 살다, 최근 응봉 자락 가회동에 자리 잡았다. 배봉산서 원예학과 생태학을 공부했고, 1999년 서울시에 입사해 푸른도시국 공원과, 조경과, 자연생태과, 공원녹지정책과에서 정책을 즐기고, 월드컵공원, 선유도공원, 남산공원, 관악산, 노들섬과 서울로 7017에서 현장을 누볐다. 늘 도시에서 푸르름을 재료로 한 유쾌한 전복을 꿈꾼다.
목 차
책을 펴내며
환경을 살리는 공원
미세먼지를 막자
동물을 배려하자
물을 담자
생물과 함께 살자
숲을 가꾸자
도시를 살리는 공원
공원을 나누자
입체로 쓰자
울타리를 걷자
용산공원에 참여하자
도시재생에 나서자
녹색을 살리는 공원
정원을 넣자
텃밭을 품자
4D 녹지로 채우자
가로수를 더 심자
나무를 베자
문화를 살리는 공원
예술을 즐기자
체육을 섞자
마켓을 허하자
놀이를 살리자
무덤을 파자
민주주의를 살리는 공원
제도를 바꾸자
민간이 운영하자
마을을 지키자
일자리를 만들자
의자를 놓자
공원을 살리는 공원
브랜드를 디자인하자
돈을 벌자
스마트를 깔자
에너지를 자립하자
유니폼을 입자
책을 덮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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