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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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와카미 가즈토
출판사항글항아리사이언스, 발행일:2020/06/29
형태사항p.293 국판:23
매장위치농축산식품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735788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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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어느 날부터,
새가 새로
 보이지 않았다!


이 책은 외딴 섬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며 조류를 연구하는 학자가,
조류와 공룡의 밀접한 유연관계를 근거로 조류의 진화를 재해석하고
 공룡의 생태를 복원하고자 한 무모한 시도다. 하지만 공룡학에 던지는 도전장은 아니다. 주제넘게 바치는 러브레터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쥐라기공원> 등 일련의 공룡 블록버스터가 만들어진 2000년대 초반 이후 공룡에 대한 열기는 다소 꺾인 모습이다. 근 10년 사이 깃털공룡의 화석이 발견되고 공룡이 조류의 선조라는 증거가 많아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으나 공룡 르네상스는 이제 좀 지나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흥분된 공룡 탐사가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말하다』는 일본의 조류학자가 쓴 공룡 안내서다. 사실 뼈를 살피다보면 공룡과 조류는 닮은 점이 많다. 게다가 깃털에 부리, 날기 위해 만들어진 가슴뼈의 모양 등 일일이 프로파일링을 해나가다보면 그 유연관계에 매혹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공룡에 푹 빠져든 조류학자가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공룡에 대한 애정을 고백한 마니아적 일기이자, 공룡 생태의 전 과정이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공룡 화석과 현생 조류의 비교를 통해 추적을 거듭해본 프로파일링 노트다.
최근 10년 동안 공룡학은 눈부시게 발전해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여겨봐야 할 점은 계속되는 깃털 공룡의 발견과 그에 따른 조류와 공룡의 유연類緣 관계에 대한 재검토다. 이제는 조류가 공룡인지 공룡이 조류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그들의 관계는 밀접해졌다. 사람들이 공룡학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미지의 거대 생물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하지만 공룡학은 뼈 화석만으로 모든 것을 유추해야 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비해 조류학은 형태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는 현대 동물 중 가장 가까운 종인 악어의 습성을 통해 공룡의 생활을 유추해왔다. 하지만 악어는 물속 생활을 하는 한편 지상에선 납작 엎드려 기어 다니는 동물로, 두 다리로 지상을 유유히 활보하던 공룡과 같은 선상에서 논의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화석은 외형이나 행동, 계통 등 생물의 흥미로운 분야에 대해 짤막한 정보만 줄 뿐 결정적인 해답을 주지 않는다. 조류학자가 공룡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을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이러한 증거자료의 불충분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장에서는 공룡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소개했다. 조각류, 용각류, 수각류 등의 분류부터 공룡의 진화적 특징, 사족보행과 이족보행 등 다양한 정의와 논란이 정리되어 있다. 1825년 이구아노돈의 화석 이후 공룡학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일별해볼 수 있는 점은 유용하다. 이어서 1장에서는 이 책을 읽기 전에 공유해야 할 새와 공룡의 기본적인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까지가 워밍업이다. 2장에서는 공룡과의 유연 관계를 바탕으로 조류의 진화를 해석했다. 3장에서는 현대 조류의 생활을 바탕으로 공룡의 생활상을 상상했고, 4장에서는 생태계 안에서 공룡이 담당했던 역할에 대해 담았다.


화석을 통한 공룡 형태와 종 추정의 한계


 자연현상 중에 남쪽으로 갈수록 생물의 색이 짙어진다는 글로저 규칙Gloger’s rule이 있다. 쉽게 설명하면 남쪽은 자외선이 강하기 때문에 검은색을 띠는 멜라닌 색소를 많이 축적한 개체가 살아남기 쉽다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코퍼긴꼬리꿩이 이 규칙에 딱 들어맞는다. 그리고 베르그만의 법칙Bergmann’s Rule이라는 것도 있다. 북쪽에 사는 개체일수록 몸집이 더 커진다는 이론이다. 추운 곳에서는 체온을 빨리 빼앗기는 몸집이 작은 개체보다 큰 개체가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곰 중에서 가장 큰 북극곰과 왜소한 말레이곰을 떠올려보면 된다.
이런 지식은 꽤 유용한데 공룡학에서 말하는 종이란 형태의 차이로 판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른 개체와의 교배 가능 여부를 화석으로 판단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또한 지금까지 공룡 화석에서 D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대부분의 DNA는 즉시 분해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공룡 화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형태와 관련된 정보뿐이다.
그래서 같은 종에 두 개의 이름이 붙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다른 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같은 종으로 판명 나는 경우다. 이럴 때는 먼저 붙인 이름을 따르는 것이 규칙이다. 브론토사우루스가 유명한 사례다. 과거의 공룡 도감에서 이 이름은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아파토사우루스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고 있다. 브론토사우루스라는 이름이 지어진 때는 1879년이고, 아파토사우루스는 1877년에 지어졌다. 트리케라톱스의 경우도 그렇다. 이 공룡은 1889년에 새로운 종으로 발표되었으며, 머리에 방패 같은 프릴과 뿔이 달린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는 이 프릴 형태의 차이점을 바탕으로 10여 종의 트리케라톱스속이 등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트리케라톱스의 프릴 모양은 개체나 나이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최근에는 1종 또는 2종으로 통합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최근에는 다른 속으로 알려졌던 토로사우루스도 트리케라톱스와 같은 종이라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으며, 어디까지를 동종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뜨거운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주장은 수없이 많다. 예를 들어 소형 수각류인 나노티라누스는 어린 티라노사우루스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 용처럼 머리에 뾰족한 뿔을 가진 드라코렉스나 스티기몰로크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새끼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조류 중에도 새끼일 때와 성장했을 때의 형태가 크게 다른 종이 있다. 남미에 사는 호아친은 새끼 시절에는 날개에 두 개의 발톱이 있는데 성장하면 없어진다. 성조成鳥와 유조幼鳥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종으로 보이지만 우리는 조류의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이다.


시조새 논쟁, 육식공룡과 조류의 공통점과 차이


 공룡과 조류의 관계를 살펴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상은 당연히 시조새다. 1861년 독일의 어느 시골에서 시조새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시조새의 몸길이는 총 50센티미터 정도며 그중 절반이 꼬리다. 날개깃이 달린 날개가 인상적이며, 현 조류에서는 퇴화된 발가락이 날개에 달려 있다. 부리는 없고 이빨이 있으며, 꼬리에는 뼈가 있다. 이는 공룡의 형질을 그대로 이어받은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시조새는 공룡에서 새로 진화하는 과도기에 존재했던 원시 조류다. 그러나 현존하는 조류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다. 시조새는 현존하는 조류의 공통 조상에서 분기한 다른 부류로 보고 있다.
시조새는 날지도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용골돌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관상 시조새의 날개는 무척 훌륭하다. 날개깃도 비행에 적합한 좌우 비대칭이다. 게다가 현생 조류의 뇌와 비교해볼 때 비행을 제어할 만한 능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도의 날개와 골격을 갖춘 것으로 볼 때 시조새는 날갯짓까지는 아니어도 활강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공룡과 조류가 유연 관계라는 사실을 최초로 발표한 사람은 토머스 헉슬리였다. 그는 1868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시조새와 소형 수각류 콤프소그나투스의 골격이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조류와 파충류의 유연 관계를 암시했다. 토머스 헉슬리는 ‘다윈의 불독’이라고 불릴 만큼 진화론의 신봉자였다. 그 후 조류와 공룡의 관계에 관한 논의는 100년 동안 지연되었다. 공룡에게서 차골次骨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골이란 좌우 두 개의 쇄골이 융합하여 생긴 V자형 뼈로 날개의 운동을 돕는다.
그러다가 1969년 존 오스트롬에 의해 수각류 데이노니쿠스가 발견되었다. 새와 수각류의 발목 형태가 공통적인 특징을 지녔다는 사실에 기초하여 수각류 공룡이 새의 조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다가 차골도 발견되었다. 수각류인 티라노사우루스에서도 V자형의 차골이 발견되었는데, 이러한 모양의 뼈가 새가 되기 전에 진화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다음으로 문제가 된 것은 1986년에 발표된 프로토아비스의 존재다. 미국 텍사스의 2억25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지층에서 발견된 프로토아비스는 시조새보다 7500만년이나 앞선 시대에 살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새가 등장한 시기는 공룡의 등장 시기로부터 그리 멀지 않다. 즉 프로토아비스의 시기가 사실이라면 조류가 공룡의 후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기 때문에 이 발표를 둘러싸고 논쟁이 일었다. 오히려 새가 먼저 등장했으며 그중 날지 못하는 개체가 진화한 것이 수각류 공룡이라는 주장이 BCF(Birds Come First) 측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토아비스의 화석은 단편적이며 조류로 판단하기에는 증거가 충분치 않은 만큼 지금으로서는 두 종의 동물 화석이 섞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트라이아스기의 조류 화석은 발견된 적이 없기에 당시에는 그러한 새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매듭지어졌다.
그렇다 해도 새가 출현한 시기를 따져볼 때 수각류 기원설은 앞뒤가 안 맞는 구석이 있다. 논의는 계속되었다. 시조새가 발견된 지층은 약 1억5000만 년 전이고, 조류가 공룡에서 진화했다면 조류와 비슷한 공룡은 그 전에 출현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존 오스트롬이 조류와 근연 관계라고 주장한 데이노니쿠스는 그로부터 4000만 년이나 지난 지층에서 발견되었다. 1990년대부터 잇달아 발견된 깃털 공룡들도 대부분 시조새 등장 이후인 백악기 시대의 개체로 밝혀졌다. 조류가 공룡에서 진화했다는 이론은 뒤집히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 시조새 이전 쥐라기 후기 지층에서 깃털을 지닌 안키오르니스 헉슬리아이가 발견되자 뒤집혔던 이론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또한 조류와 근연 관계가 아닌 계통의 종에서도 깃털이 발견되어 원시 깃털을 지닌 다양한 공룡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거대한 케찰코아틀루스, 익룡의 등장과 소멸


 또한 이 책은 ‘날개’ ‘보행’ ‘깃털’ 등의 키워드를 통해 공룡과 조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세밀하게 짚어보고 있다. 가령 티라노사우루스의 앞발이 기형적으로 보일 정도로 짧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족보행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몸 중심에서 먼 부위에 불필요한 기관이 달려 있으면 민첩한 이족 보행이나 중심 잡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팔이 길면 달릴 때 무게중심이 불안정하고 활동에서 불편하기 때문에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짧아진 것이다.
중생대 하늘의 정복자 익룡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닌 최초의 동물이다. 그렇다면 익룡은 조류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계통적으로는 조류나 공룡과 전혀 다르다. 익룡이 최초로 등장한 시기는 약 2억25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후기다. 이 무렵의 익룡으로는 프레온닥틸루스나 유디모르포돈 등이 있다. 익룡은 깃털이 아니라 피막을 통해서 날았다. 익룡이 날아다니던 때에 하늘에는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었으므로 제 마음대로 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피막보다 훨씬 우수한 비행기관인 ‘깃털’을 갖고 있는 조류가 먼저 진화하여 하늘에서 맹활약하고 있었다면 익룡은 하늘에 나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즉 익룡이 하늘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먼저 진출했기 때문이다.
천적이 없었던 익룡은 거대화되었다. 익룡의 거대화는 다소 과대평가된 것 같기도 하다. 유명한 케찰코아틀루스는 텍사스에서 발견된 날개의 일부 뼈의 크기로 미루어봤을 때 날개를 펼친 길이가 20미터라고 주장한 견해가 있었지만, 지금은 10미터 정도였다는 게 일반적이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거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익룡은 거대화의 길을 걷게 되면서 다양성을 잃었다. 백악기 전기에서 후기로 갈수록 종의 수가 감소했으며, 특히 소형종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거대해진 익룡은 날갯짓보다는 활강에 적응하게 되었을 것이다. 조류 중에서 몸이 크고 날개가 긴 알바트로스나 콘도르 등도 비행할 때 활강을 많이 이용한다. 에너지 효율 면에서 활강은 탁월하지만 날갯짓보다는 민첩하지 못하다. 익룡은 쇠퇴기를 맞아 비행에 적합한 형태를 갖춘 조류에게 공중 우세권을 내주었을 것이다. 소형 익룡이 사라지게 된 것도 이 틈새시장을 조
 류에게 빼앗겼기 때문인지 모른다.


공룡의 꼬리는 무슨 역할일까


 공룡의 꼬리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가 있다. 옛날 복원도에는 공룡의 꼬리가 땅에 드리워져 있었다. 50년 전으로 돌아가, 티라노사우루스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라. 그토록 큰 꼬리라면 땅에 끌리도록 그릴 수밖에 없었던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그림을 보면 몸통을 지면과 평행하게 유지하고 꼬리가 들려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티라노사우루스를 비롯하여 이족 보행을 하는 공룡은 전체적으로 머리가 크고 머리를 지지하는 목과 몸통이 상당히 두껍다. 두 다리로는 이런 상체를 지탱하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추錘의 기능으로써 굵고 긴 꼬리가 뒤로 뻗어 있는 것이다. 옆에서 보면 야지로베에의 모양과 같다. 또 꼬리가 땅에 끌리면 지면 마찰이 커서 움직임에 방해만 될 뿐이다. 실제로 세계 각지에서 많은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고 있지만 꼬리가 끌린 흔적은 볼 수 없다. 결국 복원도의 그림처럼 꼬리를 들고 다닌 게 맞는 것 같다.
나아가 티라노사우루스류나 오르니토미무스류의 꼬리를 단순한 추로 보는 것은 꼬리에 대한 과소평가라는 반론도 있다. 동물의 대퇴부에는 운동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여러 근육이 붙어 있다. 그리고 티라노사우루스 등의 꼬리에서 시작된 큰 근육은 대퇴골까지 연결되어 다리를 움직인다. 즉 꼬리는 단순한 추가 아니라 공룡을 달리게 만드는 거대한 근육의 격납고이자 커다란 몸을 움직이는 근력의 발생 기관인 것이다. 그렇다면 공룡의 꼬리는 추진 장치의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공룡의 멸종, 조류의 시대 개막


 이 책은 이외에도 공룡의 색깔, 울음소리, 육식공룡이 독을 갖게 된 이유, 수각류의 계절 이동, 나무 위에서 살아간 공룡의 종류, 공룡의 밤 활동 등 다양한 측면들을 통해 공룡의 생태를 짚어보고 있다. 함께 실린 공룡 그림과 다양한 새의 해부도 등은 내용 이해를 충분히 돕고 있다.
공룡이 멸종했다는 사실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생태계에서 지배자 위치에 있던 생물이 갑작스레 자취를 감추게 되자 남겨진 자들에게는 여백의 시간이 찾아왔다. 그와 동시적으로 익룡이나 수장룡도 사라졌다. 어룡은 한 발 먼저 백악기 중기에 멸종했다. 소행성 충돌과 함께 많은 조류도 공룡과 함께 멸종했다. 살아남은 조류의 일부는 지금의 조류와 이어져 있는 비행에 특화된 그룹뿐이었다. 이미 이빨은 사라지고 부리가 생겼으며 앞다리는 날개로 진화한, 현대 조류처럼 비행 능력이 특화된 형태였다. 어쩌면 대형 포식자가 갑자기 사라진 생태계에서 공룡의 직계 후손인 조류가 대두하게 된 것은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비행에 적응한 조류 중에서는 이른바 공포새라 불리는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가 진화하게 되었다. 공룡이 활보하던 시절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포식자와 경쟁자로부터 해방된 조류는 드디어 새로운 진화의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가와카미 가즈토
1973년 오사카에서 태어나 도쿄대학 농학부 임학과를 졸업, 같은 대학 농학생명과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중퇴하였으나 어쨌든 박사는 취득하여 어엿한 농학박사. 현재는 국립연구개발법인 삼림종합연구소 주임연구원으로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사는 조류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연구하고 있다. 화산 분출 중인 니시노시마가 조사지역 중 한 군데이며, 심지어 조사지역이 용암으로 인해 녹아 사라지는 등의 희귀한 체험을 끊임없이 겪고 있다. ‘화산의 여신님, 이제 이만하면 됐으니 적당히 좀 해주세요’라고 기도하고 있는, 어쨌든 조류학자다.

독특한 외모나 말투는 도저히 학자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조류학자니까 분명 어려서부터 새를 좋아했겠죠?’라는 질문 역시 자주 듣지만, 어릴 때부터 벌레라면 질색했고, 우연히 대학의 생물 동아리에 들어가기 전까지 ‘새’를 제대로 본 적도 없었다.

새 연구는 독도 약도 되지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 새 연구의 매력과 조류학자의 알려지지 않은 실태를 고발(?)하고, 조류학자의 보호(?!)에도 적극 나서기로 결심했다.

《조류학자, 무모하게도 공룡을 이야기하다》, 《아름다운 새, 기묘한 새》, 《태초에 섬에 진화가 있으시어》 등의 책으로 이미 눈썰미 밝은 독자들 사이에서는 말도 안 되게 웃기면서 기가 막히게 글을 잘 쓰는 조류학자로 소문이 났으며,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로 일약 (한 줌밖에 안 되지만) 조류학자계의 스타로 발돋움하였다.

 

그린이 : 에루시마사쿠
다마미술대학 일본회화학과 졸업. 박물학을 테마로 한 티셔츠 브랜드 ‘파이라이트스마일’의 일러스트레이터. 여러 매체에 삽화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생물과 광물을 좋아한다.

 

옮긴이 : 김선아
경희대 관광학부 관광일어통역과를 졸업했고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와 특허법률사무소에서 일본 클라이언트를 담당했다. 현재는 U&J 소속 잡지와 도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산다는 것』 『회사도감: 증권』 『영재퍼즐: 사칙연산』 등이 있다.

 

목 차

여는 글_ 조류학자는 깃털 공룡을 꿈꾸는가

 프롤로그_ 공룡이 세계에 탄생을 고하다
 공룡이란 어떤 생물일까?
공룡학, 탄생하다

1장 공룡은 이윽고 새가 되었다
 생물의 종이란 과연 무엇인가?
공룡의 종, 조류의 종
 공룡이 새가 되는 날
 깃털 공룡이 말해주는 것

2장 조류는 하늘의 정복자가 되었다
 새답게 만드는 것
 깃털 공룡이라도 반드시 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족 보행이 새를 하늘로 이끌었다
 시조새 화석이 주는 메시지
 새는 익룡의 하늘을 난다
 꼬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부리의 이야기의 시작은 비행이다

3장 무모하게도 새에서 공룡을 찾다
 공룡 생활 프로파일링
 흰색 공룡으로 가는 길
 익룡은 갈색도 아니고 알록달록도 아니다
 하드로사우루스는 관현악을 좋아해
 강한 공룡에게는 독이 있다
 공룡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
 수각류는 철새를 꿈꾸었을까?
고대 지구의 워킹법
 공룡은 왜 나무 위에 둥지를 튼 것일까?
가족의 초상화
 육식 공룡은 밤에 사랑을 나눈다

4장 공룡은 순수하게 생태계를 구축한다
 세계는 공룡 안에서 돈다
 공룡 앞에는 숲, 공룡 뒤에는 길
그리고 모두 사라지다

에필로그_ 조류학자는 깃털 공룡 꿈을 꾼 것일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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