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겨울이면 꽃눈이 내리고, 봄이면 꽃잎이 흩날린다.
여름이면 꽃물이 노닐고, 가을이면 꽃바람이 분다.
‘꽃심을 지닌 땅, 전주’에서 언제나 차고 명석하게 일렁이는 꽃바람 병수 씨.
병수 씨는 전주의 거리와 시장과 동네를 걷다보면 한 번쯤 마주칠 법한 사람이다. 병수 씨는 늘 걷는다. 병수 씨는 오가는 길과 길, 건물과 건물 사이에 눈길을 건넨다. 그에게는 길바닥에 눌어붙은 껌딱지도, 신호등·전봇대·가로등에 붙은 홍보전단지들도 도시 기록 중 하나다.
많이 걷고 보고 듣고 관찰하는 병수 씨는 삶과 생활의 정취가 살아있는 거리와 시장과 마을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의 일과는 거리와 시장과 마을을 오가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거리에서 살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사람들과 자주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나누려는 노력이며, 주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공간이 가진 가치를 깨칠 수 있도록 돕는 작업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그의 걸음에서 우리는 행동하는 이의 열정과 수고를 만난다.
병수 씨는 도시기획자다. 외형적인 도시개발을 넘어 그곳에 사는 사람과 역사를 잇는 문화에 주목하고 도시를 삶의 터전으로 연구하고 탐색하며 그들의 삶을 좀 더 나은 형태로 가꾸어 가는 일의 기획자. 병수 씨는 도시기획자의 중요한 책임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먹고살 만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 지역의 화창한 미래를 위한 즐거운 궁리와 실천을 즐긴다.
서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자 했던 병수 씨는 쉬기 위해 내려온 고향 전주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났다. 고독과 외로움과 적적함을 오히려 즐겨야 했던 시절, 헛짚어 살았던 마음까지 추슬러 주는 곳이 전주였다. 병수 씨는 그 귀한 만남들과 어울리며 전주한옥마을의 문화공동체 운동에 앞장섰다. 동문거리 활성화 운동인 창작스튜디오 사업과 남부시장 프로젝트, 문화예술교육 사업, 청년몰 프로젝트, 농촌마을 공동체 사업 등 다양한 일을 펼쳐냈다.
병수 씨는 전주에서 지역을 잇고 사람을 잇는다. 그가 만든 사회적기업 ‘이음’은 도시공간에 대한 여러 꿈과 계획들을 공공작업으로 풀어가는 곳이다. 전주 구도심인 동문거리에서 열린 동문거리축제가 그 시작이었다. 한바탕 떠들썩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도시화의 한편에서 쇠락해 가는 거리를 다시 사람들 온기와 활기로 채워 가자는 긴 호흡이 그 축제에 실려 있었다.
특유의 감각으로 수많은 사업들을 기획하지만 그가 짜낸 프로그램들을 꼼꼼히 살피면 결국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돼 있다. 시대의 변화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제 고유의 분위기를 갖고 삶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공간. 강박적 기능주의만이 아니라 발랄한 상상력과 재미가 깃든 공간. 병수 씨는 버티고 군림하는 공간이 아니라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이 담기고 마음을 잇는 공간을 꿈꾼다.
『꽃바람 병수 씨』. 이 책은 병수 씨의 ‘독락’(? )이며 ‘동락’(? )이다. 병수 씨가 홀로 혹은 여럿이 함께 일하며 적었던 기록들이다. 각종 매체와 두 권의 저서에서 밝힌 소신과, 틈틈이 수첩에 노트에 페이스북에 올린 상념들을 모아 담았다.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관심, 나와 다른 것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 깊고 너른 안목에서 시작한 병수 씨의 실험적인 판 흔들기와 새 판 짜기는 이 책에 담긴 ‘생각’들에서 시작됐다.
글 _ 최기우 (극작가, 전주대 겸임교수) / 본문 [병수 씨 이야기] 중에서
오라 그래, 전주가 사람 사는 맛과 멋으로 북북적 거리는 이유가 다 따로 있었단 말이지. 나는 병수 씨의 글을 읽다가 무릎을 탁탁, 쳤다.
박남준 (시인)
한 사람의 생각이 도시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증명하는 책. 달라진 전주 곳곳에 김병수의 사유가 녹아 있다!
장명수 (전 전북대학교 총장)
병수 씨가 있어 전주의 육자배기는 더 잘 풀린다. 앞산 첩첩, 뒷산 첩첩 해도 병수 씨는 잠시 스치는 바람에 담긴 곡절과 곡절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정지영 (영화감독)
광활한 인도를 집삼아 다니다 돌아온 병수 씨는 고향에 와서 어르신들과 지내며 한옥마을을 만들고 청년들과 함께 재래시장을 키웠다. 마을을 만들고 청년을 키우는 그는 꽤 훌륭한 사람이다.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병수 씨가 전하는 사연과 풍경은 거리의 행인들을 주눅 들게 하지 않는다. 깊이 삭아서 마음이 간다. 애잔하고 곱다. 그게 ‘꽃바람 병수 씨’다.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함께 삶을 일구고 영위할 수 있다면 청춘의 고됨도 때로는 아름다운 기억이 된다. 내가 아는 병수 씨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다.
하승창 (더 체인지 대표, ‘씽크카페’ 운영)
오래된 도시 전주를 르네상스적인 상상력으로 스마트하게 바꾸고 싶어 하는 이가 병수 씨다. 느리더라도 함께 가자고 말하는 사람. 책장을 넘기면 그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려나.
유대수 (판화가)
우리는 사회의 실험실에서 편견에 맞서기도 하고 스스로 주저 없이 실패의 길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진실은 때로 모습을 감춘 채 시간의 관념을 지워야 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삶이 열정의 그늘에서 스러지지 않을 용기와, 궁극적인 자유를 향한 도전하는 삶에 대한 숭고함을 잃지 않는 것. 내가 하는 일이 늘 타인에게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세상에 보탬이 될 거라는 확신을 잃은 적은 없다.
| p.12 서문
집과 골목의 시절은 저물었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한 경계가 있다. 도시는 성장의 무늬를 길에 남기고, 생태적 순환을 지지하는 결에 따라 길이 생겼다. 도시의 생애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생의 또 다른 문명을 만나고 싶은 욕망이 발현될 것이다. | p.51 제2장
공간은 삶의 그릇이다. 그런데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도시공간에 살면서도 ‘살지 않는’ 사람들처럼 군다. 기존의 큰 도시계획들에 눌려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미리 포기하거나 알게 모르게 포기를 종용받아서다. 우리에게도 공간에 관한 위대한 유산은 있다. 다만 우리가 무관심하거나 계승하지 않았을 뿐이다.
| p.71 제2장
우리는 무엇을 보고 싶었나. 이 질문은 청년몰 프로젝트의 처음과 끝이다. 남부시장에서 우리는 사회의 힘, 메커니즘의 힘을 보았다. 우리는 개개인의 고립과 절망을 딛고 공동체적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세대 간 공감과 반응응 얻었지만 그 이상의 융합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사회의 힘이다. | p. 140 제5장
‘부동산 동네’를 만들기 위해 온 나라가 들썩이는 세월 동안 시끌벅적 아이들로 붐비는 동네와, 사람들이 걷는 거리와, 나무가 커가는 속도와, 하늘을 바라보는 재미를 놓아 버렸다. 가난 아니면 부(?밖에 없는 경직된 바퀴로 굴러온 도시의 정책 속에 ‘개와 춤과 노래와 차(L)’가 버티고 설 동네가 얼마나 있을까. ‘Buy Jeonju-예술과 전통을 사랑하는 도시’에서 우리는 무엇을 팔아 부(?를 만들 수 있을까.
| p.159 제5장
도시는 단지 건물과 도로, 하천 등 외적 인프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도시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행위, 생활습관까지를 포함한 총체다. 그래서 기획은 표면적인 설계도면이 아닌 거다. 꿈꾸고, 꿈을 꺼내 보이고, 이루어낼 가능성을 설득하는 일이다.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사람들을 이어주고 사람들이 일하고 밥 먹고 휴식하는 모든 공간을 막힘없이 이어주는 일이다. 도시 외관의 화려함이 아니라 내적 친밀감과 삶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모든 일이 도시기획이다. | p. 196 병수 씨 인터뷰
▣ 작가 소개
저자 : 김병수
1968년 11월 18일 익산 출생.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1992), 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역임. 전주한옥마을, 남부시장 청년몰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오래된 도시 전주에 새로운 풍경과 청년 에너지를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부장)와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 청년워킹그룹(디렉터)에서 활동했으며, 2013년 서울 공덕역 경의선 폐선부지에 사회경제장터 ‘늘장’을 꾸리며 총감독으로 일했다. 경제·문화·공간·청년을 융합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생태계에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으며, 현재 대기업 매각을 앞둔 전주종합경기장에 시민주도형 사회경제 플랫폼을 만들자는 대안을 내놓고 열띤 시민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의 이전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저서로 『도시기획자들』(2013), 『지역의 재구성』(2013), 『전주한옥마을 자서전』(2004)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병수 씨 이야기 (글_최기우)
서문
제1장 돌아온 전주, 공간이 말을 걸다
제2장 예향의 멋에 빠져서 놀다
제3장 쇠락해 가는 구도심 거리에서 벌인 문화실험
제4장 낡은 것의 새로움을 갈구하다
제5장 전주의 청년을 깨우다
제6장 도시기획자, 행정을 말하다
병수 씨 인터뷰 (글_은유)
겨울이면 꽃눈이 내리고, 봄이면 꽃잎이 흩날린다.
여름이면 꽃물이 노닐고, 가을이면 꽃바람이 분다.
‘꽃심을 지닌 땅, 전주’에서 언제나 차고 명석하게 일렁이는 꽃바람 병수 씨.
병수 씨는 전주의 거리와 시장과 동네를 걷다보면 한 번쯤 마주칠 법한 사람이다. 병수 씨는 늘 걷는다. 병수 씨는 오가는 길과 길, 건물과 건물 사이에 눈길을 건넨다. 그에게는 길바닥에 눌어붙은 껌딱지도, 신호등·전봇대·가로등에 붙은 홍보전단지들도 도시 기록 중 하나다.
많이 걷고 보고 듣고 관찰하는 병수 씨는 삶과 생활의 정취가 살아있는 거리와 시장과 마을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의 일과는 거리와 시장과 마을을 오가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거리에서 살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사람들과 자주 얼굴을 맞대고 의견을 나누려는 노력이며, 주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공간이 가진 가치를 깨칠 수 있도록 돕는 작업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그의 걸음에서 우리는 행동하는 이의 열정과 수고를 만난다.
병수 씨는 도시기획자다. 외형적인 도시개발을 넘어 그곳에 사는 사람과 역사를 잇는 문화에 주목하고 도시를 삶의 터전으로 연구하고 탐색하며 그들의 삶을 좀 더 나은 형태로 가꾸어 가는 일의 기획자. 병수 씨는 도시기획자의 중요한 책임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먹고살 만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 지역의 화창한 미래를 위한 즐거운 궁리와 실천을 즐긴다.
서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고자 했던 병수 씨는 쉬기 위해 내려온 고향 전주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났다. 고독과 외로움과 적적함을 오히려 즐겨야 했던 시절, 헛짚어 살았던 마음까지 추슬러 주는 곳이 전주였다. 병수 씨는 그 귀한 만남들과 어울리며 전주한옥마을의 문화공동체 운동에 앞장섰다. 동문거리 활성화 운동인 창작스튜디오 사업과 남부시장 프로젝트, 문화예술교육 사업, 청년몰 프로젝트, 농촌마을 공동체 사업 등 다양한 일을 펼쳐냈다.
병수 씨는 전주에서 지역을 잇고 사람을 잇는다. 그가 만든 사회적기업 ‘이음’은 도시공간에 대한 여러 꿈과 계획들을 공공작업으로 풀어가는 곳이다. 전주 구도심인 동문거리에서 열린 동문거리축제가 그 시작이었다. 한바탕 떠들썩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도시화의 한편에서 쇠락해 가는 거리를 다시 사람들 온기와 활기로 채워 가자는 긴 호흡이 그 축제에 실려 있었다.
특유의 감각으로 수많은 사업들을 기획하지만 그가 짜낸 프로그램들을 꼼꼼히 살피면 결국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돼 있다. 시대의 변화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제 고유의 분위기를 갖고 삶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공간. 강박적 기능주의만이 아니라 발랄한 상상력과 재미가 깃든 공간. 병수 씨는 버티고 군림하는 공간이 아니라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이 담기고 마음을 잇는 공간을 꿈꾼다.
『꽃바람 병수 씨』. 이 책은 병수 씨의 ‘독락’(? )이며 ‘동락’(? )이다. 병수 씨가 홀로 혹은 여럿이 함께 일하며 적었던 기록들이다. 각종 매체와 두 권의 저서에서 밝힌 소신과, 틈틈이 수첩에 노트에 페이스북에 올린 상념들을 모아 담았다.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관심, 나와 다른 것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 깊고 너른 안목에서 시작한 병수 씨의 실험적인 판 흔들기와 새 판 짜기는 이 책에 담긴 ‘생각’들에서 시작됐다.
글 _ 최기우 (극작가, 전주대 겸임교수) / 본문 [병수 씨 이야기] 중에서
오라 그래, 전주가 사람 사는 맛과 멋으로 북북적 거리는 이유가 다 따로 있었단 말이지. 나는 병수 씨의 글을 읽다가 무릎을 탁탁, 쳤다.
박남준 (시인)
한 사람의 생각이 도시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증명하는 책. 달라진 전주 곳곳에 김병수의 사유가 녹아 있다!
장명수 (전 전북대학교 총장)
병수 씨가 있어 전주의 육자배기는 더 잘 풀린다. 앞산 첩첩, 뒷산 첩첩 해도 병수 씨는 잠시 스치는 바람에 담긴 곡절과 곡절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정지영 (영화감독)
광활한 인도를 집삼아 다니다 돌아온 병수 씨는 고향에 와서 어르신들과 지내며 한옥마을을 만들고 청년들과 함께 재래시장을 키웠다. 마을을 만들고 청년을 키우는 그는 꽤 훌륭한 사람이다.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병수 씨가 전하는 사연과 풍경은 거리의 행인들을 주눅 들게 하지 않는다. 깊이 삭아서 마음이 간다. 애잔하고 곱다. 그게 ‘꽃바람 병수 씨’다.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함께 삶을 일구고 영위할 수 있다면 청춘의 고됨도 때로는 아름다운 기억이 된다. 내가 아는 병수 씨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다.
하승창 (더 체인지 대표, ‘씽크카페’ 운영)
오래된 도시 전주를 르네상스적인 상상력으로 스마트하게 바꾸고 싶어 하는 이가 병수 씨다. 느리더라도 함께 가자고 말하는 사람. 책장을 넘기면 그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려나.
유대수 (판화가)
우리는 사회의 실험실에서 편견에 맞서기도 하고 스스로 주저 없이 실패의 길로 나아가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진실은 때로 모습을 감춘 채 시간의 관념을 지워야 제 모습을 드러내곤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삶이 열정의 그늘에서 스러지지 않을 용기와, 궁극적인 자유를 향한 도전하는 삶에 대한 숭고함을 잃지 않는 것. 내가 하는 일이 늘 타인에게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세상에 보탬이 될 거라는 확신을 잃은 적은 없다.
| p.12 서문
집과 골목의 시절은 저물었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한 경계가 있다. 도시는 성장의 무늬를 길에 남기고, 생태적 순환을 지지하는 결에 따라 길이 생겼다. 도시의 생애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생의 또 다른 문명을 만나고 싶은 욕망이 발현될 것이다. | p.51 제2장
공간은 삶의 그릇이다. 그런데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도시공간에 살면서도 ‘살지 않는’ 사람들처럼 군다. 기존의 큰 도시계획들에 눌려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미리 포기하거나 알게 모르게 포기를 종용받아서다. 우리에게도 공간에 관한 위대한 유산은 있다. 다만 우리가 무관심하거나 계승하지 않았을 뿐이다.
| p.71 제2장
우리는 무엇을 보고 싶었나. 이 질문은 청년몰 프로젝트의 처음과 끝이다. 남부시장에서 우리는 사회의 힘, 메커니즘의 힘을 보았다. 우리는 개개인의 고립과 절망을 딛고 공동체적 가치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세대 간 공감과 반응응 얻었지만 그 이상의 융합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사회의 힘이다. | p. 140 제5장
‘부동산 동네’를 만들기 위해 온 나라가 들썩이는 세월 동안 시끌벅적 아이들로 붐비는 동네와, 사람들이 걷는 거리와, 나무가 커가는 속도와, 하늘을 바라보는 재미를 놓아 버렸다. 가난 아니면 부(?밖에 없는 경직된 바퀴로 굴러온 도시의 정책 속에 ‘개와 춤과 노래와 차(L)’가 버티고 설 동네가 얼마나 있을까. ‘Buy Jeonju-예술과 전통을 사랑하는 도시’에서 우리는 무엇을 팔아 부(?를 만들 수 있을까.
| p.159 제5장
도시는 단지 건물과 도로, 하천 등 외적 인프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도시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행위, 생활습관까지를 포함한 총체다. 그래서 기획은 표면적인 설계도면이 아닌 거다. 꿈꾸고, 꿈을 꺼내 보이고, 이루어낼 가능성을 설득하는 일이다.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사람들을 이어주고 사람들이 일하고 밥 먹고 휴식하는 모든 공간을 막힘없이 이어주는 일이다. 도시 외관의 화려함이 아니라 내적 친밀감과 삶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모든 일이 도시기획이다. | p. 196 병수 씨 인터뷰
▣ 작가 소개
저자 : 김병수
1968년 11월 18일 익산 출생.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전북대학교 총학생회장(1992), 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역임. 전주한옥마을, 남부시장 청년몰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오래된 도시 전주에 새로운 풍경과 청년 에너지를 불어넣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 경실련 도시개혁센터(부장)와 서울시 청년일자리허브 청년워킹그룹(디렉터)에서 활동했으며, 2013년 서울 공덕역 경의선 폐선부지에 사회경제장터 ‘늘장’을 꾸리며 총감독으로 일했다. 경제·문화·공간·청년을 융합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생태계에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으며, 현재 대기업 매각을 앞둔 전주종합경기장에 시민주도형 사회경제 플랫폼을 만들자는 대안을 내놓고 열띤 시민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의 이전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저서로 『도시기획자들』(2013), 『지역의 재구성』(2013), 『전주한옥마을 자서전』(2004)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병수 씨 이야기 (글_최기우)
서문
제1장 돌아온 전주, 공간이 말을 걸다
제2장 예향의 멋에 빠져서 놀다
제3장 쇠락해 가는 구도심 거리에서 벌인 문화실험
제4장 낡은 것의 새로움을 갈구하다
제5장 전주의 청년을 깨우다
제6장 도시기획자, 행정을 말하다
병수 씨 인터뷰 (글_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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