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를 둘러싼 기억의 정치학 -다시 쓰는 내셔널리즘과 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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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우에노 지즈코
출판사항현실문화, 발행일:2014/07/21
형태사항p.327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6564098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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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반목과 대립에 대해
20년간 치열하게 답해온 우에노 지즈코의 서신
“일본 정부는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우리 세대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지금, 일본으로부터 또 한 권의 책이 도착했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이후 20여 년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이자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위안부를 둘러싼 기억의 정치학(현실문화, 2014)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초판 내셔널리즘과 젠더(세이도샤, 1998)를 대폭 개정하고 증보한 내셔널리즘과 젠더(이와나미쇼텐, 2012)의 한국어판이다. 일본군 1990년대부터 시작되어 일본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만든 논란들 하나하나에 저자가 답한 것이자 내셔널리즘과 젠더의 출간이라는 사건과 그 후 논란을 집대성한 것으로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현재의 ‘위안부’ 문제의 핵심과 본질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일본인
국민기금 찬동자 무책임한 페미니스트
오해 가득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답한다

이 책의 저자 우에노 지즈코는 199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책임지지 않으려는 일본인’, ‘무책임한 페미니스트’, ‘국민기금 찬동자’라는 오명에 견디며, 답하며, 싸워왔고, 이 한 권의 책에 그동안의 논란을 담았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일본군 ‘위안부’를 둘러싼 핵심 쟁점들을 다루고 있으며,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한 권의 책이다.
이 책은 일본인인 저자가 일본의 전쟁범죄인 ‘위안부’ 문제에 일본이 왜 책임을 면할 수 없는지, 일본 정부와 일본의 전후 세대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아시아 평화 국민기금은 무엇이 문제였는지, 시민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이 문제에서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은 왜 등장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등 수십 년간 해결되지도 견해 차이가 좁혀지지도 않고 있는 ‘위안부’ 문제의 핵심 쟁점들에 명료하게 응답한다. “일본 정부가 본래 했어야 하는 것은 강제 성 노동을 포함한 전후 보상에 대해서 특별입법을 하고 정식 사죄와 국가 보상을 하는 길 이외에는 없다”(267쪽)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1. 3중의 범죄, 일본 정부는 어떤 책임을 지는가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전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며 일본 정부를 제소했다. 일본 정부는 고발을 당하고서야 전후 처음으로 사실관계 조사에 나섰으며, 1993년 8월 4일 미야자와 정권 아래에서 ‘고노 관방장관 담화’를 발표해 정부 관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와 반성의 뜻을 전한다고 사죄했다. 이에 근거해 역사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내용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되었지만, 그 후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등 보수 우익단체들의 공작으로 최근인 2014년에는 아베 후조 내각에서 고노 담화 작성 경위를 검증하는 정치적 행동을 취해 사회적, 외교적, 국제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에노 지즈코는 일본군 ‘위안부’ 제도가 역사적 사건을 넘어 범죄가 되었다는 것은 단지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한 책임만을 묻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전후 반세기가 넘게 지난 지금,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사람들에게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몇 차례나 전후 처리를 잘못하는 우를 범했다”(19쪽)며 이 문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현재 진행형으로 가담하고 있는 “삼중의 범죄”(99쪽)라고 대답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를 둘러싼 이중의 범죄란, 첫째 전시 강간이라는 범죄와, 둘째 전후 반세기 동안 그 죄를 망각했다는 범죄를 말한다. 두 번째 범죄는 피해자에게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반세기 동안 일상적으로 계속되어온 ‘현재의 범죄’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덧붙여 현재 보수파 사람들이 피해 여성의 고발을 부인하고 있는 것을 세 번째 범죄라고 불러도 좋다.”(98~99쪽)

#2. 일본의 사죄와 보상,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가
우에노 지즈코는 “일본국 헌법이 대일본제국 헌법을 개정하는 형태를 취한 이상 일본국에 법적 주체로서 연속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169쪽)는 점을 근거로 “현실에 존재하는 일본이라는 국민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정치적으로 ‘전후보상특별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179쪽)며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추궁한다.
그런데 대의제 민주주의 아래의 정책 결정에서 법적 투쟁은 기존의 정치적 절차를 따라야만 한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법적 책임과 더불어 시민으로서의 책임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에노 지즈코는 “‘국민=투표자’로서 정책 결정자들에게 위탁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180쪽)이 아니라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소송을 지지하는 지원 단체가 즉각 생겨난 것, 그리고 많은 민간 시민 단체가 전 ‘위안부’의 증언을 듣고 각지에서 전후 보상을 생각하는 행사를 개최해온 것”(180쪽)과 같이 정부가 잘못하는 데 반대하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 “시민의 의무”(180쪽)라고 강조한다.

#3. ‘국민기금’은 적당한 사죄와 보상이었나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기금’이 창설되던 때부터 우에노 지즈코는 이에 비판적 견해를 밝혀왔다. “첫째, 국민기금의 공적 성격이 애매하기 때문에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 둘째, 따라서 국민기금이 국가 보상을 하지 않기 위한 구실로 쓰일 우려가 크다는 것. 셋째, ‘국민 전체의 책임’이라는 말에서 다시 한 번 ‘1억 인 총 참회’라는 무책임 체제가 재생산되는 것”(181쪽) 등을 이유로 들어 국민기금이 시민으로서의 연대와 공감을 정부의 사죄보상 책임과 구분하지 못하고 시민운동으로 유효하게 조직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설립된 지 10년이 지나고 기금이 해산하게 된 시점에 우에노 지즈코는 다시 한 번 국민기금을 총체적으로 평가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위안부’ 문제가 쟁점이 된 1995년 유엔 베이징 여성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설립된 국민기금이 국제사회를 향한 “일본의 정치적 퍼포먼스”(260쪽)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민간사업인지 정부사업인지 모를 국민기금이 지닌 애매한 성격은 제도 설계 단계에서 이미 “정책적으로 의도된 것”(257쪽)으로 “관이 민을 참칭하는 월권행위”이며 “국가가 범한 죄에 대해서는 국가가 대가를 치러야”(262쪽)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또한 저자는 국민기금 수령 여부를 둘러싸고 피해자 및 지원 단체를 분열시킨 점을 중요하게 지적한다. 일본 정부의 국가 보상이 아닌 이상 국민기금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한국의 여성 운동 단체와 국민기금 사이의 갈등은 피해자들 간에 서로 의심하는 사태를 낳고 국민기금을 수령한 피해자를 사회적으로 곤란한 처지로 내몬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국민기금을 “실패”(21쪽)했다고 평가하는 주된 근거는 실패와 성공 여부의 판단 주체가 “당연히 피해자들”(266쪽)이기 때문이다.

#4. 어째서 민족주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가
우에노 지즈코는 ‘위안부’ 문제에서 탈식민지화라는 과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침략을 과업으로 삼던 일본제국의 패전 이후 식민주의 시대는 시기적으로 과거가 되어 지나갔으나 일본이 그 업을 반성하고 극복하지 못하는 데 대해서는 “현재 내가 탈식민지화 관점이 명확하지도 충분하지도 않다는 비판은 달게 받아들이겠다”(232쪽)며 일본인으로서 자신이 받는 비판의 정당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런 탈식민 과제를 지적하는 것이 민족주의와 젠더 간 양자택일 담론으로만 수렴되는 데에는 비판적이다.
우에노 지즈코는 그간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의 구도가 ‘민족’을 중심으로 편성된 점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식민지 지배’를 문제 삼는 것은 분명 필요한 논의이지만 피해국의 민족주의 역시 자국의 여성을 동원하고 침묵시키는 “가부장제 패러다임의 변종”(124쪽)이라는 것이다. 또한 “‘식민지 지배’를 문제 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식민지’라는 틀만으로는 일본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푸는 데 충분하지 않다”(242쪽)는 주장에서 알 수 있듯 민족주의적 관점만으로는 다양한 국적의 희생자를 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풀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요지다. “만약 일본군 ‘위안부’ 제도를 식민지 지배의 틀에서 다루게 되면 그것은 식민지 여성이 짊어진 피해가 되며 일본인 일본군 ‘위안부’는 남녀 모두 보국을 위해 정신한 것 중 하나가 되어”버리므로 “우리는 일본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문제화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담론은 종종 민족이냐 젠더냐의 양자택일 문제로 논란이 되었다.
우에노 지즈코는 1997년의 심포지엄에서 자신에게 “아시아의 피해자 앞에 섰을 때 일본인이라는 사실이 불편하고 부끄럽고 슬프다는 감정을 품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논의를 전개”한다는 혐의를 두는 도쿄경제대 교수 서경식에 대해 일본인으로서의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이 “국가와 동일시하는 표현을 취하고 있는 것에 놀랐”(237쪽)을 뿐이라고 정정한다. 오히려 그런 서경식의 비난이 “사죄하려고 하지 않는 일본인”(237쪽)으로 우에노 지즈코를 위치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반영한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5. 일본 여성은 어떻게 ‘전쟁의 치어리더’가 되었는가
우에노 지즈코는 가해국 시민의 전쟁 책임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젠더를 이용한 국민국가의 통치 전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국민국가는 균질적인 ‘국민’을 만들어냄으로써 그 구성원에게 민족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을 심어준다는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의 공동체’ 개념을 인용하며 일본의 국민화 프로젝트와 그 아래에서 재조정된 여성의 위치의 문제야말로 일본의 전쟁 책임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분석이라고 말한다. “일본 정부는 전쟁 초기부터 총력전을 펴려면 ‘후방’에 있는 여성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여성의 조직화를 추진해갔다”(41쪽). 전시 여성은 전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권익의 신장을 이루었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후방’의 전사로 여기던 일본 여성은 전쟁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밝혀진다.

#6. 전후 세대는 역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
우에노 지즈코는 자신이 ‘위안부’ 문제를 천착해온 것은 “(피해 여성들에게) 반세기에 걸쳐 침묵을 강요해온 현재 진행형의 가해에 나 또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233쪽)이라고 말하며, “전쟁의 대가는 아주 비싸다는 것을 일본인은 배워야 한다”(203쪽)고 일침을 가한다.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새로운 역사 교과서’의 검정 통과, 고노 담화 검증 등의 문제로 물의를 빚는 지금, “‘나’는 ‘민족이나 국가로 환원되지 않는다’”(325쪽)는 생각을 가지고 현재로서의 역사를 다시 쓸 것을 일본의 청년 세대에게 당부한다.

“(독일의) 한 학생은 영국에서 유학할 때 누군가가 ‘네가 히틀러의 후손이냐’면 서 뚫어져라 얼굴을 쳐다봤다고 말했다. 마치 괴이한 짐승이라도 보는 듯했다고 낙망하면서도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며 말을 삼켰다. 그런 일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아시아 각지를 여행하며 마찬가지로 괴물 취급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자신들의 추악한 자화상을 알아채지 못하는 일본인의 구제불능을 생각한다.”(200~201쪽)

위와 같은 ‘위안부’ 문제의 핵심 쟁점들에 답함으로써 우에노 지즈코는 이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당사자가 일본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못 박으며, 전쟁범죄를 직접 일으키지는 않은 일본의 전후 세대가 역사를 기억하고 해결해야 할 전후 책임을 막중하게 지녀야 함을 역설한다. 더불어 민족주의적 해결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을 시민으로서의 연대 또한 촉구하고 있는 점에서 이 책은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다가서는 동시에 전쟁이 저지르는 여성에 대한 광범위한 폭력을 아울러 성찰하는 기틀을 마련해준다.

▣ 작가 소개

저 : 우에노 치즈코
上野千鶴子
동경대학교 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 교수, 동경대학교 대학원 문학부조교수(사회학), 교토대학교 대학원 사회학박사이다. 사회학과 여성연구에 있어서 일본 최고의 지성으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사회학을 기반으로 문화인류학과 경제학을 아우르는 통찰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으며 대중과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1994년 『근대가족의 성립과 종언』으로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하였으며 우리나라에는 『스커트 밑의 극장』, 『90년대의 아담과 이브』,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내셔널리즘과 젠더』, 『여자놀이』 등이 소개 되었다. 최근에는 연세대학교 조한혜정 교수와 함께 실험적 대화집 『경계에서 말한다』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간하였다.

저 : 이선이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근대문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이자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한국학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만해시의 생명사상 연구』,『생명과 서정』,『상상의 열림과 떨림』,『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 발전』(공저),『한국현대문화의 이해』(공저),『동아시아 근대 한국인론의 지형』(공저), 『외국인을 위한 한국문학사』(공저)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한국어판 서문
개정증보판 서문

1부 내셔널리즘과 젠더
1장 국민국가와 젠더
2장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3장 기억의 정치학
초판 후기
2부 전쟁의 기억 방식과 망각 방식
1장 국가를 버리다
2장 지금도 끊이지 않는 군대와 성범죄 문제
3장 오키나와 여성사의 가능성
4장 전쟁의 기억 방식과 망각 방식
5장 과거 청산: 독일의 경우
6장 전후 세대의 재심에 희망을 걸다
3부 그 후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1장 기억을 다시 이야기하는 방식
2장 민족인가 젠더인가: 강요당한 대립
3장 국민기금의 역사적 평가를 위하여

주석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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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목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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