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책소개
아, 아니에요. 지금 입원 중이라서 전화를 받으실 수 없어요. 핸드폰도 집에 두고 가셨구요"
"입원을 하셨다고? 그럼 병문안을 가 봐야겠구나!"
"그게 아니라 너무 아프셔서 아무도 만날 수 없대요. 병이 옮을 수도 있고, 자꾸 귀찮게 하면 죽을 수도 있대요. 그래서 푹 쉬어야 한대요. 아무도 만나면 안 된다구요."
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겨우 말했어요.
"아, 아니에요. 지금 입원 중이라서 전화를 받으실 수 없어요. 핸드폰도 집에 두고 가셨구요"
"입원을 하셨다고? 그럼 병문안을 가 봐야겠구나!"
"그게 아니라 너무 아프셔서 아무도 만날 수 없대요. 병이 옮을 수도 있고, 자꾸 귀찮게 하면 죽을 수도 있대요. 그래서 푹 쉬어야 한대요. 아무도 만나면 안 된다구요."
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겨우 말했어요.
▣ 신문 서평
모녀의 얼렁뚱땅 거짓말 대소동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간 큰코 다친다.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나쁜 부모’의 특징 첫 번째가 이랬다 저랬다 거짓말하는 어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겐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어른은 어린이를 미성숙한 존재로 여겨 무시하는 죄를 범하는 것으로, 어린이 공화국에선 1순위 ‘탄핵감’이다.
‘왕봉식 똥파리와 친구야’로 재치어린 이야기 솜씨를 한껏 과시했던 작가는 이번에도 밥 먹듯이 거짓말하는 엄마와 그의 영리한 딸 슬비 사이에 벌어지는 일상의 해프닝을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문체로 들려준다
반상회가 있다고 분명히 알려주었는데도 반장 아줌마한테는 슬비가 깜박한 것 같다며 잘못을 떠넘기는 엄마. 큰 소리로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는 전화를 걸어온 친구와 장시간 수다를 떠는 못 말리는 엄마다. 뿐인가. 신호를 버젓이 위반해 놓고는 경찰 아저씨에게 ‘애가 많이 아파 병원 가는 길’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엄마의 뻔뻔한 습관은 무의식중에 슬비에게까지 전염될 태세다.
결국 모녀의 얼렁뚱땅 거짓말은 담임 선생님 앞에서 크게 들통이 나 망신당하는 사건으로 마무리되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해 키득키득 웃으며 또 반성하게 된다. 판화와 만화를 접목시킨 한지예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참신하다.[2003.12.9 조선일보 김윤덕기자]
아, 아니에요. 지금 입원 중이라서 전화를 받으실 수 없어요. 핸드폰도 집에 두고 가셨구요"
"입원을 하셨다고? 그럼 병문안을 가 봐야겠구나!"
"그게 아니라 너무 아프셔서 아무도 만날 수 없대요. 병이 옮을 수도 있고, 자꾸 귀찮게 하면 죽을 수도 있대요. 그래서 푹 쉬어야 한대요. 아무도 만나면 안 된다구요."
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겨우 말했어요.
"아, 아니에요. 지금 입원 중이라서 전화를 받으실 수 없어요. 핸드폰도 집에 두고 가셨구요"
"입원을 하셨다고? 그럼 병문안을 가 봐야겠구나!"
"그게 아니라 너무 아프셔서 아무도 만날 수 없대요. 병이 옮을 수도 있고, 자꾸 귀찮게 하면 죽을 수도 있대요. 그래서 푹 쉬어야 한대요. 아무도 만나면 안 된다구요."
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겨우 말했어요.
▣ 신문 서평
모녀의 얼렁뚱땅 거짓말 대소동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다간 큰코 다친다. 유아교육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나쁜 부모’의 특징 첫 번째가 이랬다 저랬다 거짓말하는 어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겐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어른은 어린이를 미성숙한 존재로 여겨 무시하는 죄를 범하는 것으로, 어린이 공화국에선 1순위 ‘탄핵감’이다.
‘왕봉식 똥파리와 친구야’로 재치어린 이야기 솜씨를 한껏 과시했던 작가는 이번에도 밥 먹듯이 거짓말하는 엄마와 그의 영리한 딸 슬비 사이에 벌어지는 일상의 해프닝을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문체로 들려준다
반상회가 있다고 분명히 알려주었는데도 반장 아줌마한테는 슬비가 깜박한 것 같다며 잘못을 떠넘기는 엄마. 큰 소리로 책을 읽어보라고 하고는 전화를 걸어온 친구와 장시간 수다를 떠는 못 말리는 엄마다. 뿐인가. 신호를 버젓이 위반해 놓고는 경찰 아저씨에게 ‘애가 많이 아파 병원 가는 길’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엄마의 뻔뻔한 습관은 무의식중에 슬비에게까지 전염될 태세다.
결국 모녀의 얼렁뚱땅 거짓말은 담임 선생님 앞에서 크게 들통이 나 망신당하는 사건으로 마무리되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해 키득키득 웃으며 또 반성하게 된다. 판화와 만화를 접목시킨 한지예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참신하다.[2003.12.9 조선일보 김윤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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