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21세기 훈장 한재훈이 전해주는 생생한 서당공부의 풍경
옛공부에서 길어 낸 참공부의 길
서당공부를 통해 오늘과 미래를 비쳐주는 배움의 길을 찾다
“세상이 새로워지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나를 참되게 바꾸기 위해 공부하는 곳이 서당인데, 배움의 뜨거운 성의와 가르침의 괴로운 궁리가 화합(化合)하는 장면은 오롯이 경건하다. 글방에서 글 읽는 소리 점차 사라지는 오늘, 글의 살결을 더듬으며 문리를 깨치고 생의 몸통을 만지며 물리를 깨닫는 저 학동의 세계는 흔치 않은 감동이다” ― 손철주(미술평론가)
학동들은 낭랑한 목소리로 글을 읽고, 훈장님이 회초리를 든 서당 풍경은 옛그림의 한 장면으로 우리 머릿속에 아로새겨져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서당에서 어떠한 공부를 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서당공부의 ‘혜택’을 듬뿍 받은 저자는 서당의 커리큘럼, 일과, 평가 등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서당공부의 의미를 지금여기로 뚜렷하게 소환해낸다. 끊임없이 글을 외면서 그 뜻을 깊게 이해하는 문리와 문안을 터득해간다. 처음 공부하는『사자소학』을 통해 부모, 형제, 스승, 벗들과 관계윤리의 기본을 배우고,『추구』를 통해서는 세상만물의 이치를 깨우쳐간다. 어렵게 시를 지으면서 학문의 기본기를 다지고 세상에 대한 관찰을 심화시켜간다. 서로 선택한 사제와 서로 돕는 학동과 관계는 인간관계의 근본적 태도를 함양케 한다. 이처럼 이 책은 서당공부가 오늘날 우리에게도 절실한 인문학의 정수에 해당된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서당공부는 더 이상 한물간 낡은 것이 아닌 현재에 생생하게 깃든 소중한 유산으로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 책 소개
서당공부에서 진정한 인문학의 길을 찾다
서당의 풍경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우리는 정작 서당에서 어떻게 공부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 한재훈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입학통지서를 받은 일곱 살, 서울의 학교가 아닌 시골의 ‘서당’으로 내려가 15년 동안 한학을 공부했다. 그런 저자가 몸소 체험한 서당의 커리큘럼, 일과, 평가 등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서당공부의 의미를 지금여기로 뚜렷하게 불러낸다. 그럼으로써 저자는 서당공부가 오늘날 우리에게도 절실한 인문학의 정수에 해당된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당공부는 더 이상 한물간 낡은 것이 아닌 현재에 생생하게 깃든 소중한 유산으로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1장 겸산 선생과 초동서사」에서는 저자가 공부했던 서당과 스승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조선의 마지막 선비 겸산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초동서사를 마련한 이야기는 현대까지 이어진 옛배움의 사연을 소상히 전해준다. 아울러 또 저자 자신이 어떻게 서당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는지 잘 이야기해준다.「2장 서당에서 배우는 것들」에서는 서당에서 구체적으로 공부하는 내용을 다룬다. 서당에서 처음 공부하는『사자소학』과『추구』를 통해 인간관계의 윤리와 자연의 이치를 배운다. 소박한 서당체를 연마하고 직접 책을 필사해 자신만의 소중한 책을 만들어간다. 또 운자와 성조에 맞추어 어렵게 시를 지우면서 배움의 기초를 튼실히 다져간다. 암송을 통해 글의 뜻을 깊게 이해하는 과정은 우리의 옛배움에서 진정한 인문학 가치가 깃들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3장 서당, 끝없는 공부의 길」에서 현대학문을 하게 된 사연과 힘겨웠던 과정을 이야기한다. 서당공부를 쭉하다 검정교시와 입시를 치르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저자는 서당교육의 시선으로 현대학문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과 혜안은 현대학문의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교육의 가치를 제시해준다.「4장 교학敎學, 오래된 인문학의 가르침과 배움」에서는 가르침의 요체는 도(道)를 안내하는 것이요, 배움의 요체는 ‘위기지학’의 길임을 이야기한다. 공자와 퇴계 등을 통해 스승이 어떻게 제자들에게 지극 정성으로 도(道)를 전수하려 했는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배움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전통 교학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 책 내용
서당, 끝없는 공부의 길
21세기 훈장 한재훈이 전해주는 생생한 서당의 풍경
김홍도의 <서당도>를 비롯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서당의 풍경은 매우 익숙하지만 서당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공부하고 그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남들이 다 들어가는 초등학교 대신 서당으로 들어가 전통교육을 받은 저자 한재훈은 우리에게 서당공부의 생생한 풍경을 전해준다. 저자의 아버지에게 “교육은 한 사람을 ‘된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이에 적합한 곳이 서당이었다. 이런 교육철학 때문에 저자의 형제들은 모두 서당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저자는 주위에서는 자식들을 다 서당에 보내 공부시키는 것을 만류했다는 점을 고백한다. 하지만 서당을 하나의 소중한 운명으로 여긴 한재훈은 스스로를 “전통서당의 마지막 은혜를 입은 한 사람의 후예”라고 한다. 이에 서당에서 직접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소중하게 남길 책무로 이 책을 썼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사라져가는 옛교육에 대한 보고서의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그저 사실을 기술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 안에서 현재에도 되살리고 길어 낼 참공부의 길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당에서는 가정 먼저『사자소학』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글공부의 시작은 앞으로 쌓아갈 지식의 올바른 방향을 잡고, 몸이 올바른 방식을 자연스러워하도록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관계윤리를 중시하는 전통교육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이어 배우는『추구』는 주변사물들의 이름과 그것들의 상태, 사물과 자연의 이치를 다룬다. 우리 전통교육이 어떠한 바탕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커리큘럼에서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또 우리의 상식으로는 서당 하면『천자문』과『명심보감』을 많이 연상하는데 실제로는 많이 익히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글공부가 한 단계 질적 도약을 할 무렵『소학』을 배우기 시작한다.『소학』은 여러 면에서 이전의 교재와 많은 차이가 있는데, 훨씬 구체화되고 심화된 윤리적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이 책을 공부한 뒤 본격적으로 사서삼경을 배우기 시작한다.
서당공부의 백미는 무엇보다 글 읽기, 암송에 있다. 퇴계의 제자 김성일은「퇴계선생언행록」에서 “닭이 울면 일어나셔서 반드시 장중한 목소리로 글을 한동안 외우셨다”고 적는다. 이처럼 서당의 하루는 글을 암송하면서 시작한다. 서당의 학도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글을 배워서 백 번 정도 읽고 외우게 된다. ‘독서백편의자현’은 글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읽고 암송함으로써 글의 섬세한 결을 느끼고 글이 담은 깊은 뜻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를 “문리가 났다” “문리가 트였다” “문안이 뜨였다”고 표현한다. 글의 뜻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이 마음에 남아 각자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쳐야 한다. 이처럼 배운 바를 완벽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익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서당의 붓글씨는 화려하지 않지만 정성스럽고 써내려간다. 소박한 서당체는 글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더욱 힘을 쏟는다. 이런 서당체로 책 하나를 그대로 필사함으로써 자신만의 책을 만들어간다. 또 암송했던 글을 붓글씨로 쓰는데 이를 일과를 쓴다고 한다. 이처럼 서당의 글 읽기와 글 쓰기는 온몸을 쓰는 배움의 과정으로서 끈기있게 배움을 체득해가게 해준다.
서당의 학동들을 고심하게 만드는 건 무엇보다 한시 짓기다. 오언과 칠언의 절구와 율시로 쓰는 한시는 운자와 성조를 고려해 써야 하기에 여간 힘들지 않다. 운자와 성조가 맞지 않아 기껏 구상했던 시를 포기하고 새로 구상해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운율이 있는 시적 표현으로 담아내는 시 짓기는 학문의 기본기를 다지는 과정이다. 스승은 제자의 시를 보고 잘된 부분에는 ‘관주’를 고쳐야 할 부분에는 ‘작대기’를 표시하면서 제자와 학문적 교감을 나눈다. 이처럼 서당의 풍성한 교육은 인간과 자연을 이해하는 전인적 인간을 양성하는 데 있다.
서당, ‘오래된 미래’의 참공부
서당을 통해 오늘의 교육을 돌아보다
저자는 15년 동안 서당교육을 받다가 아버지의 권유로 현대학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입시를 치르고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들어가 졸업 이후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저자는 이처럼 두루 전통교육과 현대교육을 거친 이색적인 경험을 갖고 있는데, 그로 인해 좀 더 넓은 안목으로 지금의 교육 전반을 조망해낸다.
저자는 시간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이야기하는데, 저자가 보기에 시간표는 몰인정하고 야멸치다. 시간표는 이미 권력으로 작동해 학생들을 배움으로부터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서당에서 분배된 시간은 대강의 울타일 뿐 완고한 담벼락은 아니며 대체로 자율적으로 편성된다고 한다. 또 서당에서 공부하는 내용은 자연의 조건에 맞게 변화를 주기 때문에 각 계절에 따라 일과가 조금씩 달라진다. 가령 여름에는 시문을 읽거나 한시 짓기에 주력하고, 겨울에는 글공부를 위주로 한다.
일반적인 현대의 학교는 동일한 연령대가 한 교실에서 통제되는 방식이다. 반면 서당의 공간배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구조로서 서로서로를 마주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구조다. 서당의 수업은 학교처럼 선생님 한 분이 수십 명의 학생을 향해 일시에 강의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사람과 일대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여러 연령이 한 공간에서 공부를 하는데, 저자를 이를 ‘계단꼴’ 구성이라고 명명한다. ‘계단꼴’ 구성은 나이와 수학능력 사이의 조화로운 공존양상을 보여주며, 경쟁이 아닌 학도들간의 상호보완적 학습체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전통의 축적과 전승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또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서당의 평가방식이다. 일반적인 학교에서 평가란 순위 매기기로서 경쟁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서당에서 훈장님 앞에서 배운 글을 외는 것을 ‘강을 해 바친다’고 한다. 이런 강은 하루 단위의 일강, 열흘 단위의 순강, 월 단위의 월강, 1년을 마무리하는 총강으로 나뉜다. 서당의 강은 석차를 산출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은데, 특히 총강에서는 장원을 가릴 뿐 꼴찌가 없기 때문에 축하는 있지만 좌절이 없는 축제의 장이 된다. 그런데 저자가 공부한 초동서사에서는 그날그날 밑글을 외는 정도였지 순강, 월강, 총강은 없었다고 한다. 이는 강이 학교의 시험과 본질적으로 다름에도 최소한의 타율적 구조가 공부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당에서 공부한 것도 어떤 측면에서 보면 대안교육을 받은 셈”이라고 말한다. 사실 서당에서 이뤄지는 이런 교육과정에는 오늘날 교육의 여러 문제점도 돌아보게 하고 보완할 수 있는 측면을 보여준다. 비록 서당교육이 퇴조했지만 경쟁교육, 서열화 교육으로 심하게 굴절된 지금의 교육에 풍성한 대안적 가치를 제시해주는 것이다. 전통교육과 현대교육을 두루 거친 저자는 경계에 서서 그 지점을 적시해준다.
▣ 작가 소개
한재훈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하지만 입학통지서를 받은 일곱 살, 서울의 학교가 아닌 시골의 ‘서당’으로 내려가 15년 동안 한학을 공부했다. ‘사서삼경’을 모두 떼고 난 뒤, 전통학문의 바탕 위에 현대학문을 더하기 위해 대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2년 만에 초.중.고 과정을 검정고시를 통해 마치고,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했다. 학부에서 동서양의 철학사상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퇴계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우리 안의 ‘오래된 미래’에 관심이 많다. 근.현대의 흐름 속에 버려졌던 전통적 가치와 물질적 풍요 앞에 밀려났던 정신적 가치가 우리들 삶에 다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릴 때, 개인이나 사회 모두 좀 더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삶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교사, 학부모, CEO, 노숙인, 재소자 등 다양한 계층들을 대상으로 동양고전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려대학교와 성공회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가끔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도립서당’의 훈장님이신 형님을 도와 어린 선비(학동)들을 만나기도 한다. 주요 논저로「퇴계 예학사상 연구」(박사학위논문)『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공저)『조선서원을 움직인 사람들』(공저)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1장 겸산 선생과 초동서사
삼태산과 오봉산 사이의 ‘초동서사’
조선의 마지막 선비
아호와 당호, 학문에 대한 선비들의 태도
아버지의 교육철학
2장 서당에서 배우는 것들
서당에서 처음 만난 책들
서당의 아침공부
서당체와 자신만의 책
독서백편의자현, 문리와 문안
총강, 꼴찌가 없는 평가
한시 짓기는 학문의 기본기
관주와 작대기, 시는 평이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난자집, 배운 내용을 돌아봄
책거리와 소박한 일탈
3장 서당, 끝없는 공부의 길
아버지의 권유
또 다른 공부
‘시간표’ 없는 서당공부
동양의 사유와 서당의 공간
스승과 제자, 상호선택의 관계
상호보완적 학습관계
4장 교학敎學, 오래된 인문학의 가르침과 배움
가르침, 도의 초대
배움, 위기지학의 길
21세기 훈장 한재훈이 전해주는 생생한 서당공부의 풍경
옛공부에서 길어 낸 참공부의 길
서당공부를 통해 오늘과 미래를 비쳐주는 배움의 길을 찾다
“세상이 새로워지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나를 참되게 바꾸기 위해 공부하는 곳이 서당인데, 배움의 뜨거운 성의와 가르침의 괴로운 궁리가 화합(化合)하는 장면은 오롯이 경건하다. 글방에서 글 읽는 소리 점차 사라지는 오늘, 글의 살결을 더듬으며 문리를 깨치고 생의 몸통을 만지며 물리를 깨닫는 저 학동의 세계는 흔치 않은 감동이다” ― 손철주(미술평론가)
학동들은 낭랑한 목소리로 글을 읽고, 훈장님이 회초리를 든 서당 풍경은 옛그림의 한 장면으로 우리 머릿속에 아로새겨져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서당에서 어떠한 공부를 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서당공부의 ‘혜택’을 듬뿍 받은 저자는 서당의 커리큘럼, 일과, 평가 등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서당공부의 의미를 지금여기로 뚜렷하게 소환해낸다. 끊임없이 글을 외면서 그 뜻을 깊게 이해하는 문리와 문안을 터득해간다. 처음 공부하는『사자소학』을 통해 부모, 형제, 스승, 벗들과 관계윤리의 기본을 배우고,『추구』를 통해서는 세상만물의 이치를 깨우쳐간다. 어렵게 시를 지으면서 학문의 기본기를 다지고 세상에 대한 관찰을 심화시켜간다. 서로 선택한 사제와 서로 돕는 학동과 관계는 인간관계의 근본적 태도를 함양케 한다. 이처럼 이 책은 서당공부가 오늘날 우리에게도 절실한 인문학의 정수에 해당된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따라서 서당공부는 더 이상 한물간 낡은 것이 아닌 현재에 생생하게 깃든 소중한 유산으로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 책 소개
서당공부에서 진정한 인문학의 길을 찾다
서당의 풍경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우리는 정작 서당에서 어떻게 공부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 한재훈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입학통지서를 받은 일곱 살, 서울의 학교가 아닌 시골의 ‘서당’으로 내려가 15년 동안 한학을 공부했다. 그런 저자가 몸소 체험한 서당의 커리큘럼, 일과, 평가 등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서당공부의 의미를 지금여기로 뚜렷하게 불러낸다. 그럼으로써 저자는 서당공부가 오늘날 우리에게도 절실한 인문학의 정수에 해당된다는 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당공부는 더 이상 한물간 낡은 것이 아닌 현재에 생생하게 깃든 소중한 유산으로서 우리에게 다가온다.
「1장 겸산 선생과 초동서사」에서는 저자가 공부했던 서당과 스승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조선의 마지막 선비 겸산 선생이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초동서사를 마련한 이야기는 현대까지 이어진 옛배움의 사연을 소상히 전해준다. 아울러 또 저자 자신이 어떻게 서당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는지 잘 이야기해준다.「2장 서당에서 배우는 것들」에서는 서당에서 구체적으로 공부하는 내용을 다룬다. 서당에서 처음 공부하는『사자소학』과『추구』를 통해 인간관계의 윤리와 자연의 이치를 배운다. 소박한 서당체를 연마하고 직접 책을 필사해 자신만의 소중한 책을 만들어간다. 또 운자와 성조에 맞추어 어렵게 시를 지우면서 배움의 기초를 튼실히 다져간다. 암송을 통해 글의 뜻을 깊게 이해하는 과정은 우리의 옛배움에서 진정한 인문학 가치가 깃들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3장 서당, 끝없는 공부의 길」에서 현대학문을 하게 된 사연과 힘겨웠던 과정을 이야기한다. 서당공부를 쭉하다 검정교시와 입시를 치르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저자는 서당교육의 시선으로 현대학문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저자의 날카로운 지적과 혜안은 현대학문의 문제점을 극복할 대안교육의 가치를 제시해준다.「4장 교학敎學, 오래된 인문학의 가르침과 배움」에서는 가르침의 요체는 도(道)를 안내하는 것이요, 배움의 요체는 ‘위기지학’의 길임을 이야기한다. 공자와 퇴계 등을 통해 스승이 어떻게 제자들에게 지극 정성으로 도(道)를 전수하려 했는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배움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 전통 교학의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 책 내용
서당, 끝없는 공부의 길
21세기 훈장 한재훈이 전해주는 생생한 서당의 풍경
김홍도의 <서당도>를 비롯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서당의 풍경은 매우 익숙하지만 서당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공부하고 그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남들이 다 들어가는 초등학교 대신 서당으로 들어가 전통교육을 받은 저자 한재훈은 우리에게 서당공부의 생생한 풍경을 전해준다. 저자의 아버지에게 “교육은 한 사람을 ‘된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며 이에 적합한 곳이 서당이었다. 이런 교육철학 때문에 저자의 형제들은 모두 서당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저자는 주위에서는 자식들을 다 서당에 보내 공부시키는 것을 만류했다는 점을 고백한다. 하지만 서당을 하나의 소중한 운명으로 여긴 한재훈은 스스로를 “전통서당의 마지막 은혜를 입은 한 사람의 후예”라고 한다. 이에 서당에서 직접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소중하게 남길 책무로 이 책을 썼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사라져가는 옛교육에 대한 보고서의 성격을 갖는다. 하지만 그저 사실을 기술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 안에서 현재에도 되살리고 길어 낼 참공부의 길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서당에서는 가정 먼저『사자소학』으로 공부를 시작한다. 글공부의 시작은 앞으로 쌓아갈 지식의 올바른 방향을 잡고, 몸이 올바른 방식을 자연스러워하도록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관계윤리를 중시하는 전통교육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이어 배우는『추구』는 주변사물들의 이름과 그것들의 상태, 사물과 자연의 이치를 다룬다. 우리 전통교육이 어떠한 바탕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커리큘럼에서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또 우리의 상식으로는 서당 하면『천자문』과『명심보감』을 많이 연상하는데 실제로는 많이 익히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글공부가 한 단계 질적 도약을 할 무렵『소학』을 배우기 시작한다.『소학』은 여러 면에서 이전의 교재와 많은 차이가 있는데, 훨씬 구체화되고 심화된 윤리적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이 책을 공부한 뒤 본격적으로 사서삼경을 배우기 시작한다.
서당공부의 백미는 무엇보다 글 읽기, 암송에 있다. 퇴계의 제자 김성일은「퇴계선생언행록」에서 “닭이 울면 일어나셔서 반드시 장중한 목소리로 글을 한동안 외우셨다”고 적는다. 이처럼 서당의 하루는 글을 암송하면서 시작한다. 서당의 학도들은 매일매일 새로운 글을 배워서 백 번 정도 읽고 외우게 된다. ‘독서백편의자현’은 글을 지속적으로 반복해 읽고 암송함으로써 글의 섬세한 결을 느끼고 글이 담은 깊은 뜻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를 “문리가 났다” “문리가 트였다” “문안이 뜨였다”고 표현한다. 글의 뜻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이 마음에 남아 각자의 삶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쳐야 한다. 이처럼 배운 바를 완벽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익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서당의 붓글씨는 화려하지 않지만 정성스럽고 써내려간다. 소박한 서당체는 글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더욱 힘을 쏟는다. 이런 서당체로 책 하나를 그대로 필사함으로써 자신만의 책을 만들어간다. 또 암송했던 글을 붓글씨로 쓰는데 이를 일과를 쓴다고 한다. 이처럼 서당의 글 읽기와 글 쓰기는 온몸을 쓰는 배움의 과정으로서 끈기있게 배움을 체득해가게 해준다.
서당의 학동들을 고심하게 만드는 건 무엇보다 한시 짓기다. 오언과 칠언의 절구와 율시로 쓰는 한시는 운자와 성조를 고려해 써야 하기에 여간 힘들지 않다. 운자와 성조가 맞지 않아 기껏 구상했던 시를 포기하고 새로 구상해야 한다. 이처럼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운율이 있는 시적 표현으로 담아내는 시 짓기는 학문의 기본기를 다지는 과정이다. 스승은 제자의 시를 보고 잘된 부분에는 ‘관주’를 고쳐야 할 부분에는 ‘작대기’를 표시하면서 제자와 학문적 교감을 나눈다. 이처럼 서당의 풍성한 교육은 인간과 자연을 이해하는 전인적 인간을 양성하는 데 있다.
서당, ‘오래된 미래’의 참공부
서당을 통해 오늘의 교육을 돌아보다
저자는 15년 동안 서당교육을 받다가 아버지의 권유로 현대학문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입시를 치르고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들어가 졸업 이후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저자는 이처럼 두루 전통교육과 현대교육을 거친 이색적인 경험을 갖고 있는데, 그로 인해 좀 더 넓은 안목으로 지금의 교육 전반을 조망해낸다.
저자는 시간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이야기하는데, 저자가 보기에 시간표는 몰인정하고 야멸치다. 시간표는 이미 권력으로 작동해 학생들을 배움으로부터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서당에서 분배된 시간은 대강의 울타일 뿐 완고한 담벼락은 아니며 대체로 자율적으로 편성된다고 한다. 또 서당에서 공부하는 내용은 자연의 조건에 맞게 변화를 주기 때문에 각 계절에 따라 일과가 조금씩 달라진다. 가령 여름에는 시문을 읽거나 한시 짓기에 주력하고, 겨울에는 글공부를 위주로 한다.
일반적인 현대의 학교는 동일한 연령대가 한 교실에서 통제되는 방식이다. 반면 서당의 공간배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구조로서 서로서로를 마주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구조다. 서당의 수업은 학교처럼 선생님 한 분이 수십 명의 학생을 향해 일시에 강의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사람과 일대일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여러 연령이 한 공간에서 공부를 하는데, 저자를 이를 ‘계단꼴’ 구성이라고 명명한다. ‘계단꼴’ 구성은 나이와 수학능력 사이의 조화로운 공존양상을 보여주며, 경쟁이 아닌 학도들간의 상호보완적 학습체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고, 전통의 축적과 전승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또 눈여겨봐야 할 것은 서당의 평가방식이다. 일반적인 학교에서 평가란 순위 매기기로서 경쟁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서당에서 훈장님 앞에서 배운 글을 외는 것을 ‘강을 해 바친다’고 한다. 이런 강은 하루 단위의 일강, 열흘 단위의 순강, 월 단위의 월강, 1년을 마무리하는 총강으로 나뉜다. 서당의 강은 석차를 산출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은데, 특히 총강에서는 장원을 가릴 뿐 꼴찌가 없기 때문에 축하는 있지만 좌절이 없는 축제의 장이 된다. 그런데 저자가 공부한 초동서사에서는 그날그날 밑글을 외는 정도였지 순강, 월강, 총강은 없었다고 한다. 이는 강이 학교의 시험과 본질적으로 다름에도 최소한의 타율적 구조가 공부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서당에서 공부한 것도 어떤 측면에서 보면 대안교육을 받은 셈”이라고 말한다. 사실 서당에서 이뤄지는 이런 교육과정에는 오늘날 교육의 여러 문제점도 돌아보게 하고 보완할 수 있는 측면을 보여준다. 비록 서당교육이 퇴조했지만 경쟁교육, 서열화 교육으로 심하게 굴절된 지금의 교육에 풍성한 대안적 가치를 제시해주는 것이다. 전통교육과 현대교육을 두루 거친 저자는 경계에 서서 그 지점을 적시해준다.
▣ 작가 소개
한재훈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하지만 입학통지서를 받은 일곱 살, 서울의 학교가 아닌 시골의 ‘서당’으로 내려가 15년 동안 한학을 공부했다. ‘사서삼경’을 모두 떼고 난 뒤, 전통학문의 바탕 위에 현대학문을 더하기 위해 대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2년 만에 초.중.고 과정을 검정고시를 통해 마치고, 고려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했다. 학부에서 동서양의 철학사상을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퇴계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우리 안의 ‘오래된 미래’에 관심이 많다. 근.현대의 흐름 속에 버려졌던 전통적 가치와 물질적 풍요 앞에 밀려났던 정신적 가치가 우리들 삶에 다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릴 때, 개인이나 사회 모두 좀 더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삶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교사, 학부모, CEO, 노숙인, 재소자 등 다양한 계층들을 대상으로 동양고전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려대학교와 성공회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가끔은 경기도 이천에 있는 ‘도립서당’의 훈장님이신 형님을 도와 어린 선비(학동)들을 만나기도 한다. 주요 논저로「퇴계 예학사상 연구」(박사학위논문)『교사, 대안의 길을 묻다』(공저)『조선서원을 움직인 사람들』(공저)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1장 겸산 선생과 초동서사
삼태산과 오봉산 사이의 ‘초동서사’
조선의 마지막 선비
아호와 당호, 학문에 대한 선비들의 태도
아버지의 교육철학
2장 서당에서 배우는 것들
서당에서 처음 만난 책들
서당의 아침공부
서당체와 자신만의 책
독서백편의자현, 문리와 문안
총강, 꼴찌가 없는 평가
한시 짓기는 학문의 기본기
관주와 작대기, 시는 평이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난자집, 배운 내용을 돌아봄
책거리와 소박한 일탈
3장 서당, 끝없는 공부의 길
아버지의 권유
또 다른 공부
‘시간표’ 없는 서당공부
동양의 사유와 서당의 공간
스승과 제자, 상호선택의 관계
상호보완적 학습관계
4장 교학敎學, 오래된 인문학의 가르침과 배움
가르침, 도의 초대
배움, 위기지학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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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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