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박정희 유신체제가 서슬 퍼랬던 시절부터 독재정권의 감시를 피해가며 각종 시국선언문과 화보집, 소식지 등 ‘불온한(?) 인쇄’를 도맡았던 인쇄장이 강은기! 한국 ‘민주화운동의 펜’이었던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자취를 담아낸 책.
1.
혁혁한 위업을 자랑하는 인물에 가리어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평생을 대의를 위해 치열하게 살았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강은기 선생이 그런 사람 중 하나이다. 1942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그는 64년부터 서울 을지로 인쇄골목에서 인쇄공으로 일했다. 그는 박정희 유신체제가 출범하던 72년 세진인쇄를 차렸다. 그때부터 독재정권의 감시를 피해가며 각종 시국선언물, 광주항쟁 화보집, 재야단체 기관지와 소식지 등 ‘불온한 인쇄’를 도맡았다. 그 이후로 줄곧 이 땅의 민주화의 역사적 사명과 직업으로서의 인쇄 일을 양손에 쥐고 살았다. 민주화운동 인사들은 “언론의 입이 닫혀 있던 그때 세진인쇄는 ‘민주화운동의 펜’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1960년 4.19혁명의 대열에 합류하고, 1961년 5.16군사쿠데타에 절망하여 2여 년 간 입산 출가하기도 했던 강은기는 진보적인 기독교인(모태신앙)으로서 ‘사회 구원 없이 개인 구원 없다’는 현실 참여의 의식으로 인쇄 일을 해나갔다. 당시 뜻 있는 인사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나설 때 뒤에서 헌신적으로 지원하여 민주의 광장에서 함성이 터지도록 지원한 숨은 공로자다.
강은기는 불굴의 지사적인 결기로 수많은 민주화 관련 사건의 인쇄물을 도맡아 제작하였기에 수사기관의 연행 조사, 구금, 투옥, 고문 등 가난과 고난을 걸치고 살았다. 그는 가장 많은 사건에 관련이 되어 있어 ‘수사기관에 가장 많이 연행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군부독재 시절에 민주화 동지들에게 보낸 ‘송군영민送軍迎民’의 연하장은 전두환 군부독재의 소멸과 민주주의를 향한 간절한 소망이었다. 상급학교 진학을 거부하고 스스로 ‘무식한 놈’으로 살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며, 세속의 명리를 탐하지 않고 강자에 굴하지 않았으며 약자를 섬겼다. 민주화운동에 몸 바치면서 그에게 빚진 동지들의 ‘외상장부’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향기로운 거름으로 묻혔다. 60평생 민중들의 고샅길에서 좀스럽게 정의의 활자를 뽑아 찍어 나르는 데 몸을 돌보지 않던 그는 어느 날 급습한 췌장암으로 투병하다가 2002년 이승의 연을 접었다. 그를 기리는 동지들의 마음을 모아 마석 모란공원에 민주사회장으로 장례를 엄수하고 빗돌을 세웠다. 2005년에는 민통련에서 그에게 창립 20주년 기념 공로상을 헌공獻供했다.
이 평전은 이렇게 평생을 인쇄장이 일을 일하면서 민주화운동의 숨은 지사로 살다 간 강은기의 삶과 사상을 엮은 책이다.
2.
저자 김영일은 강은기와 함께 전북민주동우회 활동을 해온 시인으로, 강은기가 투병중인 2002년 병상에서 구술한 내용을 정리해 두었다가, 최근 주변인물 인터뷰 등을 보태 전기 형식으로 이 평전을 엮었다. 총 31편으로 된 본문은 출생에서부터 어린 시절, 인쇄공으로 발을 디딘 청년 시절, 그리고 출가와 환속, 진보 기독교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쇄업과 민주화운동을 구체화시켜 나간 활동들을 중심으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시대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록에는 강은기에 대한 추모 글과 강은기가 제작한 인쇄물의 사건 목록과 내용, 일기, 사진으로 보는 발자취 등을 수록하였다.
아래는 민주화운동의 숨은 의인 강은기 평전에 대한 각계 인사들의 추천사와 그에 대한 평판이다.
“나의 첫 번째 책 ?해방의 길목에서?를 내던 때(1974년)가 생각납니다. 출판사에서 원고가 압수되고, 아무도 인쇄할 엄두를 내지 못할 때 강은기 사장이 구속될 각오를 하고 책을 냈습니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대의를 앞세운 용감한 의인이었습니다. 그분의 일대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기 바랍니다.”
- 박형규(목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아! 강은기 님. 그분은 어수선한 을지로 인쇄소 골목, 그 좁디좁은 공간에서 감히 천하의 독재자와 맞섰던 ‘불온문서’ 아지트의 전사였다. 그의 헌신과 수난은 이 나라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줄 것이다. 광기에 휘둘리는 이 땅을 민주세상으로 바꾸어 보겠다고 특이한 ‘역할 분담’을 자임했던 선생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본받아주었으면 좋겠다.”
- 한승헌(변호사, 전 감사원장)
“모든 언론이 독재에 침묵하고 재야단체의 유인물이 유일한 진실의 전달 창구였던 시절 이 유인물을 인쇄하는 일은 작은 것 같지만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강은기 사장의 인쇄 일은 민주화의 자양분이 되고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말없이 묵묵하게 일하시던 강 사장님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 임채정(전 국회의장)
“강은기 선생은 험난한 민주화운동 과정에 힘을 불어넣어 준 숨은 일꾼입니다. 70~80년대 재야 운동 시절, 그는 내가 부탁하는 인쇄물들을 때로는 감옥 갈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한 번도 마다하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처리해 주었습니다. 이 책으로 그의 삶의 족적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으로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 손학규(전 경기도지사)
“강은기 선생님은 민주화운동에 얼굴 없는 운동가였습니다. 독재정권의 발아래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선생께서 찍어낸 유인물 한 장 한 장은 민주주의에 목말랐던 국민들에게 희망의 단비였습니다. 그의 헌신과 노고는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역사입니다. 고인의 평전 출간으로 우리 민주주의 운동사가 한층 풍성해지고 국민들에게는 감동과 교훈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이해찬(국회의원, 전 국무총리)
“강은기 사장님은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 누구도 할 수 없는 힘든 일을 소명감을 가지고 해내신 강단 있는 분이었습니다. 김근태 의장 구속 때는 저희와 함께 아파하시면서 때로 농담으로 웃게 하고 위로하시는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그 소박하고 인자한 분이 우리와 더 오래 같이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고 마음 아픕니다.”
- 인재근(국회의원, 고 김근태 의원 미망인)
3.
학벌도, 재산도, 명성도 쌓아 놓지 못한 강은기! 그러나 그는, 자랑할 것이 없음에도 자신을 드러내 자랑하는 사람들을 향해 무언의 가르침을 던진 사람이었다. 하지 않은 듯이 한 사람이었으며 남이 하지 않은 일을, 남이 할 수 없는 일을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강은기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결코 굽히지 않고 이룩해낸, 유신에 대항하여 설립한 세진인쇄의 인쇄기를 스스로 운전하며 끝내 멈추지 않고 돌아가게 한 그의 사명감과 인내, 뚝심과 불굴의 용기로 인하여 한국사회에서 민주화의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날 수 있었다. 또한 민주화의 거름으로 헌신한 그의 노력 덕분으로 한국사회가 민주주의를 이만큼이나마 이룩할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적 물질제일주의와 보수화로 인해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의 근간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그늘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했던 강은기의 정직하고 치열했던 삶의 이야기는 가치와 의미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자각을 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영일
1958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를 졸업하였다.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언론학교2기를 마치고 신문모니터분과장과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 활동으로 시민언론운동에 동참했으며, 한국통신 민주노조 초대 지부장을 지냈다. 운곡雲谷 김석원金錫源 선생을 모시고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80주년 행사를 치렀으며, 석정문학관 초대 사무국장, 내소사 템플스테이 팀장을 역임했다. 묵점墨店 기세춘奇世春 선생으로부터 묵자, 노자, 장자, 주역 등 동향철학 전반을 섭렵했으며, 2007년 시인으로 등단, 시집 『그의 눈길』과 한시집 『귀향여로』를 펴냈다. 평전의 주인공인 강은기 선생과는 전북민주동우회 활동을 함께하였으며, 2002년도 선생이 투병중일 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한 면담?구술 작업을 통해 선생의 삶의 역정을 정리한 인연으로 평전을 펴내게 되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5
한 조각 구름 사라지듯이 11
출생과 가족, 그리고 남원 19
짧은 학창 시절 31
인쇄공의 길로 38
상경: 419 혁명의 대열로 40
응암동 나300호: 공동체 생활 55
출가: 516 군사쿠데타에 절망하다 60
환속, 정의의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다 87
진보적인 기독 신앙인 93
회원교회 활동 103
의지하던 선지식, 정의 자유 평등의 길 105
이해학과 엮은 동지애와 우정 126
양희선과 결혼, 동지에서 평생 반려로 139
순수한 사나이 146
어머니, 급서하시다 150
황영환, 회원교회 개혁 의형제 154
김근태와 민청련, 국민정치산악회에 헌신 159
강은기와 통한 선후배 지인들 172
남겨진 기억들, 가족지인들의 일화 175
반독재 민주주의의 시심 185
‘10월 유신 압제’에 인쇄물로 맞서다 193
세진을 통한 인쇄 민주화 투쟁(1972~2002) 201
405일 감옥생활, 고문, 옥중서신 244
최악의 상황, 영업정지 261
수사기관의 가혹행위에 오히려 연민을 263
외상 장부: 사명을 돈으로 저울질하지 않는다 269
6월항쟁의 함성을 봉고차에 가득 싣고 272
한국인쇄문화운동협의회 결성 276
전북민주동우회 281
손가락 절단 사고와 낙천낙선운동 인쇄물 287
췌장암과의 투병: 죽음을 받아들이다 289
강은기가 세상을 떠난 이후 300
[부록 1] 강은기 추모 글 모음 305
[부록 2] 강은기가 제작한 인쇄물 사건 목록과 내용 318
[부록 3] 일기 글 모음 365
[부록 4] 사진으로 보는 강은기의 발자취 373
강은기 연보 392
참고문헌 394
작가 후기 396
박정희 유신체제가 서슬 퍼랬던 시절부터 독재정권의 감시를 피해가며 각종 시국선언문과 화보집, 소식지 등 ‘불온한(?) 인쇄’를 도맡았던 인쇄장이 강은기! 한국 ‘민주화운동의 펜’이었던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자취를 담아낸 책.
1.
혁혁한 위업을 자랑하는 인물에 가리어 잘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평생을 대의를 위해 치열하게 살았지만 누구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강은기 선생이 그런 사람 중 하나이다. 1942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그는 64년부터 서울 을지로 인쇄골목에서 인쇄공으로 일했다. 그는 박정희 유신체제가 출범하던 72년 세진인쇄를 차렸다. 그때부터 독재정권의 감시를 피해가며 각종 시국선언물, 광주항쟁 화보집, 재야단체 기관지와 소식지 등 ‘불온한 인쇄’를 도맡았다. 그 이후로 줄곧 이 땅의 민주화의 역사적 사명과 직업으로서의 인쇄 일을 양손에 쥐고 살았다. 민주화운동 인사들은 “언론의 입이 닫혀 있던 그때 세진인쇄는 ‘민주화운동의 펜’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1960년 4.19혁명의 대열에 합류하고, 1961년 5.16군사쿠데타에 절망하여 2여 년 간 입산 출가하기도 했던 강은기는 진보적인 기독교인(모태신앙)으로서 ‘사회 구원 없이 개인 구원 없다’는 현실 참여의 의식으로 인쇄 일을 해나갔다. 당시 뜻 있는 인사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나설 때 뒤에서 헌신적으로 지원하여 민주의 광장에서 함성이 터지도록 지원한 숨은 공로자다.
강은기는 불굴의 지사적인 결기로 수많은 민주화 관련 사건의 인쇄물을 도맡아 제작하였기에 수사기관의 연행 조사, 구금, 투옥, 고문 등 가난과 고난을 걸치고 살았다. 그는 가장 많은 사건에 관련이 되어 있어 ‘수사기관에 가장 많이 연행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군부독재 시절에 민주화 동지들에게 보낸 ‘송군영민送軍迎民’의 연하장은 전두환 군부독재의 소멸과 민주주의를 향한 간절한 소망이었다. 상급학교 진학을 거부하고 스스로 ‘무식한 놈’으로 살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며, 세속의 명리를 탐하지 않고 강자에 굴하지 않았으며 약자를 섬겼다. 민주화운동에 몸 바치면서 그에게 빚진 동지들의 ‘외상장부’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한 향기로운 거름으로 묻혔다. 60평생 민중들의 고샅길에서 좀스럽게 정의의 활자를 뽑아 찍어 나르는 데 몸을 돌보지 않던 그는 어느 날 급습한 췌장암으로 투병하다가 2002년 이승의 연을 접었다. 그를 기리는 동지들의 마음을 모아 마석 모란공원에 민주사회장으로 장례를 엄수하고 빗돌을 세웠다. 2005년에는 민통련에서 그에게 창립 20주년 기념 공로상을 헌공獻供했다.
이 평전은 이렇게 평생을 인쇄장이 일을 일하면서 민주화운동의 숨은 지사로 살다 간 강은기의 삶과 사상을 엮은 책이다.
2.
저자 김영일은 강은기와 함께 전북민주동우회 활동을 해온 시인으로, 강은기가 투병중인 2002년 병상에서 구술한 내용을 정리해 두었다가, 최근 주변인물 인터뷰 등을 보태 전기 형식으로 이 평전을 엮었다. 총 31편으로 된 본문은 출생에서부터 어린 시절, 인쇄공으로 발을 디딘 청년 시절, 그리고 출가와 환속, 진보 기독교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쇄업과 민주화운동을 구체화시켜 나간 활동들을 중심으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시대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록에는 강은기에 대한 추모 글과 강은기가 제작한 인쇄물의 사건 목록과 내용, 일기, 사진으로 보는 발자취 등을 수록하였다.
아래는 민주화운동의 숨은 의인 강은기 평전에 대한 각계 인사들의 추천사와 그에 대한 평판이다.
“나의 첫 번째 책 ?해방의 길목에서?를 내던 때(1974년)가 생각납니다. 출판사에서 원고가 압수되고, 아무도 인쇄할 엄두를 내지 못할 때 강은기 사장이 구속될 각오를 하고 책을 냈습니다. 자신의 이익보다는 대의를 앞세운 용감한 의인이었습니다. 그분의 일대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기 바랍니다.”
- 박형규(목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아! 강은기 님. 그분은 어수선한 을지로 인쇄소 골목, 그 좁디좁은 공간에서 감히 천하의 독재자와 맞섰던 ‘불온문서’ 아지트의 전사였다. 그의 헌신과 수난은 이 나라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줄 것이다. 광기에 휘둘리는 이 땅을 민주세상으로 바꾸어 보겠다고 특이한 ‘역할 분담’을 자임했던 선생을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본받아주었으면 좋겠다.”
- 한승헌(변호사, 전 감사원장)
“모든 언론이 독재에 침묵하고 재야단체의 유인물이 유일한 진실의 전달 창구였던 시절 이 유인물을 인쇄하는 일은 작은 것 같지만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강은기 사장의 인쇄 일은 민주화의 자양분이 되고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말없이 묵묵하게 일하시던 강 사장님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 임채정(전 국회의장)
“강은기 선생은 험난한 민주화운동 과정에 힘을 불어넣어 준 숨은 일꾼입니다. 70~80년대 재야 운동 시절, 그는 내가 부탁하는 인쇄물들을 때로는 감옥 갈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한 번도 마다하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처리해 주었습니다. 이 책으로 그의 삶의 족적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으로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 손학규(전 경기도지사)
“강은기 선생님은 민주화운동에 얼굴 없는 운동가였습니다. 독재정권의 발아래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선생께서 찍어낸 유인물 한 장 한 장은 민주주의에 목말랐던 국민들에게 희망의 단비였습니다. 그의 헌신과 노고는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역사입니다. 고인의 평전 출간으로 우리 민주주의 운동사가 한층 풍성해지고 국민들에게는 감동과 교훈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이해찬(국회의원, 전 국무총리)
“강은기 사장님은 엄혹한 군사독재 시절 누구도 할 수 없는 힘든 일을 소명감을 가지고 해내신 강단 있는 분이었습니다. 김근태 의장 구속 때는 저희와 함께 아파하시면서 때로 농담으로 웃게 하고 위로하시는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그 소박하고 인자한 분이 우리와 더 오래 같이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고 마음 아픕니다.”
- 인재근(국회의원, 고 김근태 의원 미망인)
3.
학벌도, 재산도, 명성도 쌓아 놓지 못한 강은기! 그러나 그는, 자랑할 것이 없음에도 자신을 드러내 자랑하는 사람들을 향해 무언의 가르침을 던진 사람이었다. 하지 않은 듯이 한 사람이었으며 남이 하지 않은 일을, 남이 할 수 없는 일을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강은기를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가 결코 굽히지 않고 이룩해낸, 유신에 대항하여 설립한 세진인쇄의 인쇄기를 스스로 운전하며 끝내 멈추지 않고 돌아가게 한 그의 사명감과 인내, 뚝심과 불굴의 용기로 인하여 한국사회에서 민주화의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날 수 있었다. 또한 민주화의 거름으로 헌신한 그의 노력 덕분으로 한국사회가 민주주의를 이만큼이나마 이룩할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신자유주의적 물질제일주의와 보수화로 인해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의 근간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그늘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충실했던 강은기의 정직하고 치열했던 삶의 이야기는 가치와 의미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자각을 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김영일
1958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를 졸업하였다.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언론학교2기를 마치고 신문모니터분과장과 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 활동으로 시민언론운동에 동참했으며, 한국통신 민주노조 초대 지부장을 지냈다. 운곡雲谷 김석원金錫源 선생을 모시고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80주년 행사를 치렀으며, 석정문학관 초대 사무국장, 내소사 템플스테이 팀장을 역임했다. 묵점墨店 기세춘奇世春 선생으로부터 묵자, 노자, 장자, 주역 등 동향철학 전반을 섭렵했으며, 2007년 시인으로 등단, 시집 『그의 눈길』과 한시집 『귀향여로』를 펴냈다. 평전의 주인공인 강은기 선생과는 전북민주동우회 활동을 함께하였으며, 2002년도 선생이 투병중일 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한 면담?구술 작업을 통해 선생의 삶의 역정을 정리한 인연으로 평전을 펴내게 되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글 5
한 조각 구름 사라지듯이 11
출생과 가족, 그리고 남원 19
짧은 학창 시절 31
인쇄공의 길로 38
상경: 419 혁명의 대열로 40
응암동 나300호: 공동체 생활 55
출가: 516 군사쿠데타에 절망하다 60
환속, 정의의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다 87
진보적인 기독 신앙인 93
회원교회 활동 103
의지하던 선지식, 정의 자유 평등의 길 105
이해학과 엮은 동지애와 우정 126
양희선과 결혼, 동지에서 평생 반려로 139
순수한 사나이 146
어머니, 급서하시다 150
황영환, 회원교회 개혁 의형제 154
김근태와 민청련, 국민정치산악회에 헌신 159
강은기와 통한 선후배 지인들 172
남겨진 기억들, 가족지인들의 일화 175
반독재 민주주의의 시심 185
‘10월 유신 압제’에 인쇄물로 맞서다 193
세진을 통한 인쇄 민주화 투쟁(1972~2002) 201
405일 감옥생활, 고문, 옥중서신 244
최악의 상황, 영업정지 261
수사기관의 가혹행위에 오히려 연민을 263
외상 장부: 사명을 돈으로 저울질하지 않는다 269
6월항쟁의 함성을 봉고차에 가득 싣고 272
한국인쇄문화운동협의회 결성 276
전북민주동우회 281
손가락 절단 사고와 낙천낙선운동 인쇄물 287
췌장암과의 투병: 죽음을 받아들이다 289
강은기가 세상을 떠난 이후 300
[부록 1] 강은기 추모 글 모음 305
[부록 2] 강은기가 제작한 인쇄물 사건 목록과 내용 318
[부록 3] 일기 글 모음 365
[부록 4] 사진으로 보는 강은기의 발자취 373
강은기 연보 392
참고문헌 394
작가 후기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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