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진보와 보수로 갈라선 극한 이념 대립의 시대.
정치적 양극화의 주범인 ‘증오 상업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함께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해법을 모색한다.
《증오 상업주의》는 한국의 양극화된 정치 현실과 함께 《안철수의 힘》에서 한국 사회가 타파해야 할 대상으로 선언했던 ‘증오’란 과연 무엇이며 정치권과 언론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는지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2012년 시대정신은 ‘증오의 종언’이라고 규정하며 안철수를 지지했던 강준만 교수가 그 연장선상에서 ‘증오 상업주의’라는 화두를 들고 본격적인 한국 정치·사회 진단에 나섰다. 이 책의 제목이자 주제인 ‘증오 상업주의: 정치적 소통의 문화정치학’은 지난 10년간 그가 몰두해온 화두였다. 여기서 ‘증오 상업주의’는 비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명분·영향력·이익의 실현이나 확대를 위해 증오를 주요 콘텐츠로 삼는 정치적 의식과 행태를 뜻한다. 그는 이 책에서 증오가 정치의 주요 동력과 콘텐츠가 되는 지금과 같은 ‘증오 시대’는 필연이거나 숙명은 아니며, 증오를 가급적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화합을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오늘날 한국 정치는 진보와 보수로 갈라서 극한 이념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강준만은 이 문제가 겉으로는 이념 대립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이념’의 문제가 아닌 ‘엘리트’의 문제이며, ‘사람’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우선 그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증오 상업주의의 대표적 주체라 할 폭스 뉴스(Fox News)와 무브온(MoveOn)에 주목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구호’로 전락하고만 소통의 문제를 다루며 ‘한국형 포퓰리즘’을 정의하고 포퓰리즘 소통의 구조를 분석했다. 또한 1930년대부터 시카고 도시 빈민운동에 투신했던 급진 좌파이자 ‘증오’와 ‘소통’에 관한 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 할 솔 알린스키(Saul Alinsky)의 사상을 소개하며 오늘날 한국 진보파의 주류 담론은 알린스키의 관점에서 볼 때는 진보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맺는 말에서는 18대 대선에서 야권이 패배한 이유 또한 ‘증오 상업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밝히면서 안철수의 재도전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그 방향은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인지 조언한다.
정치와 언론의 양극화가 낳은 ‘증오 모델’이 극한 ‘당파 싸움’을 낳고 국민의 정치 환멸을 재생산한다.
강준만은 노골적인 우익 성향을 드러내는 미국 폭스 뉴스의 성장을 ‘우리 대 그들(Us Against Them)’의 문화정치학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 연구 주제로 간주하며 그 성장 비결을 ‘적 만들기’ 전략, 호전적 애국주의, 반(反)엘리트 포퓰리즘, 퍼스널리티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분석한다. 그는 미국 정치와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 양극화(polarization) 구도야말로 폭스 뉴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근본 배경임을 지적하면서, 폭스 뉴스를 모든 문제와 논란의 근원으로 삼는 이른바 ‘폭스 뉴스 결정론’은 올바른 대처법이 아님을 시사한다.
또한 진보 진영에서 최근 미국 온라인 진보 운동 단체인 무브온(MoveOn.org)의 모델을 수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점에 주목, 한국은 초강력 일극주의 국가로 당파 싸움과 승자 독식의 그 어떤 완충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무브온 모델의 수입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진단한다.
이런 극한 이념 대립은 결국 국민의 정치 환멸을 재생산한다. 강준만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의 매커니즘과 그 효과를 과잉 정치화, 집단 극화, 초기 효과, 대표성의 왜곡 등 네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초기 효과에 의해 정치 담론이 도덕 담론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는 중간파가 설 자리가 위축되며 정치적 중립을 ‘악의 편’으로 매도하는 주장마저 적잖은 힘을 얻게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과잉 정치화, 집단 극화, 초기 효과 등의 문제는 대표성의 왜곡이라는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과격파가 과잉 대표되고 중도파가 과소 대표되는 매커니즘은 의제 설정의 왜곡을 가져오기 마련이라고 전제하면서, 국민 관점에서 더 중요한 문제보다는 주로 이상의 실현과 관련된 피를 끓게 하는 이슈가 더 부각되기 마련인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이러한 불평등 참여는 사회적 갈등을 공정하게 해소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소통을 불가능하게 한다. 또한 소통의 부재는 다시 극단적인 당파 싸움의 불씨가 되어 국민의 정치 환멸을 재생산한다.
‘증오 시대의 종언’이 아닌 ‘증오의 굿판’이 되어버린 18대 대선. 그리고 ‘안철수 죽이기’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고, 국민의 절반이 절망하는 정치는 18대 대선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됐다. 강준만은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우리 편이 질 수도 있다는 걸 전제로 하는 법인데, 우리 편은 무조건 이겨야만 하고 우리 편이 지는 것은 천사가 악마에게 지는 것이라고 간주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당권과 언로를 장악하고 있다며 이러한 ‘선악 이분법’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 ‘국민의 절반을 절망시키는 정치’를 끝장내겠다는 문제의식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안철수의 도전은 일단 좌절되었지만, 그걸로 끝은 아니며 어쩌면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일지도 모른다며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다. 그리고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이념의 좌우를 막론한 ‘형식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된 맹목적인 비판, 즉 증오 전쟁을 벌이는 양쪽 세력이 ‘적대적 공존 관계’를 형성하면서 ‘증오 시대의 종언’을 외친 ‘안철수 죽이기’에 나섰으며 그 주장은 매우 황당했음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또한 야당에서 일관되게 선악 이분법 구도로 대선을 치른 것이 결국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증오 상업주의로 일순간 승리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승리를 거두기 어렵고, 궁극적 승리를 거둔다 해도 그것이 지속 가능한 승리일 수 없다는 데 증오 상업주의의 비극이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안철수의 재도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재도전이 어떤 방식이건, 반드시 지켜야 할 전제 조건은 민주당을 함몰시킨 증오 상업주의를 확실하게 넘어서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 작가 소개
저 : 강준만
康俊晩
한국 사회에서 ''유별나다''라는 평가를 받는 얼마 안되는 지식인 중의 한명. 사실 한국 사회에서 지식인에게 ''유별나다''는 평가는 흠이 되지는 않을 지는 몰라도 듣기에 좋은 소리는 아니다. 모름지기 지식인이라면 ''젊어서는 관직에 나아가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물러나서는 후학 양성에 힘쓰는'' 선비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도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강준만은 ''유별난'' 지식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강준만은 그런 소리들에 별로 개의치 않는 듯하다.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입바른 소리를 누구에게나, 그리고 어느 세력에게나 퍼부어대며 책을 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유별나다''는 사람은 강준만의 입바른 소리가 성가신 사람들에게서 나왔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인이라면 겸손하고 자신의 의견을 직선적이고 감각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논리적이고 냉철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식인 상에서 강준만은 완전히 반대쪽 극에 서있다. 강준만의 문체는 매우 직선적이고 도발적이라는 점에서 읽는 이를 통쾌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그리고 강준만에 제기하는 문제 또한 그의 문체를 닮아 있다. 왜냐하면 강준만이 문제삼는 부분은 많은 부분이 한국 사회에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준만의 비판은 더욱 전투적이고 신랄할 수 밖에 없다. 지역주의와 연고주의, 학벌 중심 주의, 비합리주의 등의 요소는 현재의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것들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한국 사회에 있어서 일종의 행동 규칙으로 정착된 면이 있다. ''좋은 것이 좋다''라는 말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강준만의 비판은 바로 그러한 ''은밀한 합의''를 불편하게 만드는 면을 가지고있다. 그런 점에서 강준만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그의 문체와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은 강준만의 비판의 근거로 사용되어 왔다. 너무나 직선적인 문체가 오히려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서는 문제 제기 자체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까지도 동의 의사를 표현하기에 부담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공격적이 방식은 논리와 합리성에서 벗어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강준만의 대답은?
"매달 원고지 600장 분량의 글쓰기 작업을 한다. 그래서 문장과 논리가 거친 게 사실이다. 그게 내 단점이자 한계다. 그러나 내 글쓰기의 목적은 독자들에게 교양이나 지식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왕따」당할 각오를 하고 우리 사회의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글쓰기를 계속하는 이유다"
지식인의 역할로 규정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강준만은 ''지식인''이 되고자 하는, 한 사회과학자라 할 수 있다. 그는 또한 지식인의 사명이 바로 지식의 대중화에 있다고 여긴다. 굳이 대중이 지식을 생산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지식을 유통하고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늘도 그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생활문화 사전』,『나의 정치학 사전』,『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세계문화 사전』,『선샤인 논술사전』,『대중문화의 겉과 속』(전3권),『한국인 코드』,『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글쓰기의 즐거움』,『대학생 글쓰기 특강』,『인간사색』,『한국 현대사 산책』(전18권) ,『한국 근대사 산책』『지방은 식민지다』, 『고종스타벅스에 가다』, 『입시전쟁 잔혹사』『대한민국 소통법』,『행복코드』『미국사 산책』,『세계문화전쟁』,『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다』,『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외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증오 시대’의 종언을 위해
제1장 편향성은 이익이 되는 장사다: 미국 폭스 뉴스의 성장 전략
공산당에는 프라우다, 공화당에는 폭스가 있다 | 미국 언론 매체의 ‘진보적 편향성’ | 머독과 비슷한 ‘돌격형’ 로저 에일스 | 편향성은 이익이 되는 장사다 | 에일스의 ‘대통령 만들기’ | 백악관과 싸울수록 시청률은 올라간다 | 에일스는 ‘우익 프로파간다 제조기’ | 폭스 뉴스의 호전적 애국주의 | 폭스 뉴스 시청률의 반 토막으로 전락한 CNN | 폭스 뉴스의 반엘리트 포퓰리즘 | 폭스 뉴스의‘퍼스널리티 엔터테인먼트’ | 보수 토크 라디오의 텔레비전화 | 폭스 뉴스의‘기업적 저널리즘’ | ‘우리 대 그들’구도의 재앙 | 중도 언론이 설 자리가 없다 | 보수는 진보의 오만을 먹고 자란다 | 폭스 뉴스는 한국 보수 신문사들의 참고서?
제2장 중립은 곧 악의 편이다: 미국의 ‘무브온 모델’과 한국의 ‘정치적 양극화’
미국 ‘무브온 모델’을 수입한 한국 | 인터넷 풀뿌리 운동 무브온의 탄생 | 무브온의 호전적 당파성 | 미국과 한국의 구조적·환경적 차이 | 과잉 정치화 | 집단 극화 | ‘정치적 올바름’의 일탈 | 한국 ‘사모’ 그룹의 전투성 | 초기 효과 | 중립은 곧 악의 편인가? | 대표성의 왜곡 | 파워 트위터리안의 강한 당파성 | 무브온 모델의 수입은 위험하다
제3장 우리의 소원은 소통입니다: 한국 정치적 소통의 구조적 장애 요인
상투적 구호로 전락한 ‘소통’ | 미국의 ‘소통 전쟁’ | 초강력 일극주의 | 승자 독식주의 | 속도주의 | 연고주의 | 미디어 당파주의 | 벽 대신 다리를 세우자
제4장 정치인들은 쓰레기다: 한국 ‘포퓰리즘 소통’의 구조
사회적 담론의 과잉 정치화 현상 | 포퓰리즘이란 무엇인가? | 포퓰리즘과 포퓰리즘 소통 | 좌파 포퓰리즘과 우파 포퓰리즘 | 수요 측면의 포퓰리즘 | 엘리트에 대한 극단적 불신 | ‘물갈이’의 상례화 | 지대 평등주의 | 적 만들기의 제도화 | 완충 지대의 소멸 | ‘과시적 소통’과 ‘전략적 소통’을 넘어서
제5장 ‘100대 0’의 증오에서 ‘51대 49’의 이성으로: 솔 알린스키의 운동론이 주는 교훈
클린턴과 오바마의 공통된 이념의 시금석 | 지역사회 조직화의 힘 | 급진주의자를 위한 기상나팔 | 에릭 호퍼와 마틴 루서 킹 | 알린스키의 법칙 | 신좌파와의 불화 |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 수단과 목적의 윤리 | ‘권력 전술’의 규칙 | 알린스키가 한국에 미친 영향 | 2MB는 사기꾼, 생쥐, 바퀴벌레? | 정치를 대체한 ‘증오 상업주의’
맺는 말 왜 안철수의 도전은 실패했나?
국민의 절반을 절망시키는 정치 | 2012 대선은 ‘증오의 굿판’ | 안철수의 도전과 좌절 | ‘깡통론’을 들고 나온 김지하의 착각 | 황당한 ‘안철수 죽이기’ 비판들 | 왜 청와대는 후진국형 공간인가 | 형식주의자들의 ‘적대적 공존’ | ‘안철수 죽이기’를 위한 대통령 신비화 |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이중성 | 《조선일보》, 《한겨레》 기자로 태어난 게 아니다 | 문재인은 ‘증오 상업주의’ 때문에 패배했다 | 문재인과 민주당의 선악 이분법 | 당파가 이념을 만든다 | “안철수로 단일화했으면 이기고도 남았다” 파동 | 안철수의 재도전은 가능한가
주
진보와 보수로 갈라선 극한 이념 대립의 시대.
정치적 양극화의 주범인 ‘증오 상업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함께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해법을 모색한다.
《증오 상업주의》는 한국의 양극화된 정치 현실과 함께 《안철수의 힘》에서 한국 사회가 타파해야 할 대상으로 선언했던 ‘증오’란 과연 무엇이며 정치권과 언론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는지를 분석한 결과물이다.
2012년 시대정신은 ‘증오의 종언’이라고 규정하며 안철수를 지지했던 강준만 교수가 그 연장선상에서 ‘증오 상업주의’라는 화두를 들고 본격적인 한국 정치·사회 진단에 나섰다. 이 책의 제목이자 주제인 ‘증오 상업주의: 정치적 소통의 문화정치학’은 지난 10년간 그가 몰두해온 화두였다. 여기서 ‘증오 상업주의’는 비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명분·영향력·이익의 실현이나 확대를 위해 증오를 주요 콘텐츠로 삼는 정치적 의식과 행태를 뜻한다. 그는 이 책에서 증오가 정치의 주요 동력과 콘텐츠가 되는 지금과 같은 ‘증오 시대’는 필연이거나 숙명은 아니며, 증오를 가급적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화합을 모색할 것을 제안한다.
오늘날 한국 정치는 진보와 보수로 갈라서 극한 이념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강준만은 이 문제가 겉으로는 이념 대립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이념’의 문제가 아닌 ‘엘리트’의 문제이며, ‘사람’의 문제가 아닌 ‘구조’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우선 그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증오 상업주의의 대표적 주체라 할 폭스 뉴스(Fox News)와 무브온(MoveOn)에 주목한다. 그리고 한국 사회에서 ‘구호’로 전락하고만 소통의 문제를 다루며 ‘한국형 포퓰리즘’을 정의하고 포퓰리즘 소통의 구조를 분석했다. 또한 1930년대부터 시카고 도시 빈민운동에 투신했던 급진 좌파이자 ‘증오’와 ‘소통’에 관한 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 할 솔 알린스키(Saul Alinsky)의 사상을 소개하며 오늘날 한국 진보파의 주류 담론은 알린스키의 관점에서 볼 때는 진보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맺는 말에서는 18대 대선에서 야권이 패배한 이유 또한 ‘증오 상업주의’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밝히면서 안철수의 재도전은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그 방향은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인지 조언한다.
정치와 언론의 양극화가 낳은 ‘증오 모델’이 극한 ‘당파 싸움’을 낳고 국민의 정치 환멸을 재생산한다.
강준만은 노골적인 우익 성향을 드러내는 미국 폭스 뉴스의 성장을 ‘우리 대 그들(Us Against Them)’의 문화정치학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 연구 주제로 간주하며 그 성장 비결을 ‘적 만들기’ 전략, 호전적 애국주의, 반(反)엘리트 포퓰리즘, 퍼스널리티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분석한다. 그는 미국 정치와 언론을 지배하고 있는 양극화(polarization) 구도야말로 폭스 뉴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근본 배경임을 지적하면서, 폭스 뉴스를 모든 문제와 논란의 근원으로 삼는 이른바 ‘폭스 뉴스 결정론’은 올바른 대처법이 아님을 시사한다.
또한 진보 진영에서 최근 미국 온라인 진보 운동 단체인 무브온(MoveOn.org)의 모델을 수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점에 주목, 한국은 초강력 일극주의 국가로 당파 싸움과 승자 독식의 그 어떤 완충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 무브온 모델의 수입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진단한다.
이런 극한 이념 대립은 결국 국민의 정치 환멸을 재생산한다. 강준만은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의 매커니즘과 그 효과를 과잉 정치화, 집단 극화, 초기 효과, 대표성의 왜곡 등 네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면서, 초기 효과에 의해 정치 담론이 도덕 담론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는 중간파가 설 자리가 위축되며 정치적 중립을 ‘악의 편’으로 매도하는 주장마저 적잖은 힘을 얻게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과잉 정치화, 집단 극화, 초기 효과 등의 문제는 대표성의 왜곡이라는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과격파가 과잉 대표되고 중도파가 과소 대표되는 매커니즘은 의제 설정의 왜곡을 가져오기 마련이라고 전제하면서, 국민 관점에서 더 중요한 문제보다는 주로 이상의 실현과 관련된 피를 끓게 하는 이슈가 더 부각되기 마련인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이러한 불평등 참여는 사회적 갈등을 공정하게 해소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소통을 불가능하게 한다. 또한 소통의 부재는 다시 극단적인 당파 싸움의 불씨가 되어 국민의 정치 환멸을 재생산한다.
‘증오 시대의 종언’이 아닌 ‘증오의 굿판’이 되어버린 18대 대선. 그리고 ‘안철수 죽이기’
국민의 절반을 적으로 돌리고, 국민의 절반이 절망하는 정치는 18대 대선에서도 여지없이 반복됐다. 강준만은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우리 편이 질 수도 있다는 걸 전제로 하는 법인데, 우리 편은 무조건 이겨야만 하고 우리 편이 지는 것은 천사가 악마에게 지는 것이라고 간주하는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당권과 언로를 장악하고 있다며 이러한 ‘선악 이분법’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면서 ‘국민의 절반을 절망시키는 정치’를 끝장내겠다는 문제의식으로 대선에 출마했던 안철수의 도전은 일단 좌절되었지만, 그걸로 끝은 아니며 어쩌면 이제부터 진정한 시작일지도 모른다며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다. 그리고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이념의 좌우를 막론한 ‘형식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된 맹목적인 비판, 즉 증오 전쟁을 벌이는 양쪽 세력이 ‘적대적 공존 관계’를 형성하면서 ‘증오 시대의 종언’을 외친 ‘안철수 죽이기’에 나섰으며 그 주장은 매우 황당했음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또한 야당에서 일관되게 선악 이분법 구도로 대선을 치른 것이 결국 결정적 패인이었다고 지적하면서 증오 상업주의로 일순간 승리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승리를 거두기 어렵고, 궁극적 승리를 거둔다 해도 그것이 지속 가능한 승리일 수 없다는 데 증오 상업주의의 비극이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안철수의 재도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그 재도전이 어떤 방식이건, 반드시 지켜야 할 전제 조건은 민주당을 함몰시킨 증오 상업주의를 확실하게 넘어서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 작가 소개
저 : 강준만
康俊晩
한국 사회에서 ''유별나다''라는 평가를 받는 얼마 안되는 지식인 중의 한명. 사실 한국 사회에서 지식인에게 ''유별나다''는 평가는 흠이 되지는 않을 지는 몰라도 듣기에 좋은 소리는 아니다. 모름지기 지식인이라면 ''젊어서는 관직에 나아가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물러나서는 후학 양성에 힘쓰는'' 선비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도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강준만은 ''유별난'' 지식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강준만은 그런 소리들에 별로 개의치 않는 듯하다.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입바른 소리를 누구에게나, 그리고 어느 세력에게나 퍼부어대며 책을 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유별나다''는 사람은 강준만의 입바른 소리가 성가신 사람들에게서 나왔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식인이라면 겸손하고 자신의 의견을 직선적이고 감각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논리적이고 냉철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지식인 상에서 강준만은 완전히 반대쪽 극에 서있다. 강준만의 문체는 매우 직선적이고 도발적이라는 점에서 읽는 이를 통쾌하게 만드는 면이 있다.
그리고 강준만에 제기하는 문제 또한 그의 문체를 닮아 있다. 왜냐하면 강준만이 문제삼는 부분은 많은 부분이 한국 사회에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준만의 비판은 더욱 전투적이고 신랄할 수 밖에 없다. 지역주의와 연고주의, 학벌 중심 주의, 비합리주의 등의 요소는 현재의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것들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한국 사회에 있어서 일종의 행동 규칙으로 정착된 면이 있다. ''좋은 것이 좋다''라는 말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강준만의 비판은 바로 그러한 ''은밀한 합의''를 불편하게 만드는 면을 가지고있다. 그런 점에서 강준만이 제기하는 문제들은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그의 문체와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은 강준만의 비판의 근거로 사용되어 왔다. 너무나 직선적인 문체가 오히려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나아가서는 문제 제기 자체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까지도 동의 의사를 표현하기에 부담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공격적이 방식은 논리와 합리성에서 벗어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강준만의 대답은?
"매달 원고지 600장 분량의 글쓰기 작업을 한다. 그래서 문장과 논리가 거친 게 사실이다. 그게 내 단점이자 한계다. 그러나 내 글쓰기의 목적은 독자들에게 교양이나 지식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왕따」당할 각오를 하고 우리 사회의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는 것, 그게 바로 내가 글쓰기를 계속하는 이유다"
지식인의 역할로 규정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회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강준만은 ''지식인''이 되고자 하는, 한 사회과학자라 할 수 있다. 그는 또한 지식인의 사명이 바로 지식의 대중화에 있다고 여긴다. 굳이 대중이 지식을 생산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지식을 유통하고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늘도 그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생활문화 사전』,『나의 정치학 사전』,『한국인을 위한 교양사전』,『세계문화 사전』,『선샤인 논술사전』,『대중문화의 겉과 속』(전3권),『한국인 코드』,『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글쓰기의 즐거움』,『대학생 글쓰기 특강』,『인간사색』,『한국 현대사 산책』(전18권) ,『한국 근대사 산책』『지방은 식민지다』, 『고종스타벅스에 가다』, 『입시전쟁 잔혹사』『대한민국 소통법』,『행복코드』『미국사 산책』,『세계문화전쟁』,『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다』,『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외 다수가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증오 시대’의 종언을 위해
제1장 편향성은 이익이 되는 장사다: 미국 폭스 뉴스의 성장 전략
공산당에는 프라우다, 공화당에는 폭스가 있다 | 미국 언론 매체의 ‘진보적 편향성’ | 머독과 비슷한 ‘돌격형’ 로저 에일스 | 편향성은 이익이 되는 장사다 | 에일스의 ‘대통령 만들기’ | 백악관과 싸울수록 시청률은 올라간다 | 에일스는 ‘우익 프로파간다 제조기’ | 폭스 뉴스의 호전적 애국주의 | 폭스 뉴스 시청률의 반 토막으로 전락한 CNN | 폭스 뉴스의 반엘리트 포퓰리즘 | 폭스 뉴스의‘퍼스널리티 엔터테인먼트’ | 보수 토크 라디오의 텔레비전화 | 폭스 뉴스의‘기업적 저널리즘’ | ‘우리 대 그들’구도의 재앙 | 중도 언론이 설 자리가 없다 | 보수는 진보의 오만을 먹고 자란다 | 폭스 뉴스는 한국 보수 신문사들의 참고서?
제2장 중립은 곧 악의 편이다: 미국의 ‘무브온 모델’과 한국의 ‘정치적 양극화’
미국 ‘무브온 모델’을 수입한 한국 | 인터넷 풀뿌리 운동 무브온의 탄생 | 무브온의 호전적 당파성 | 미국과 한국의 구조적·환경적 차이 | 과잉 정치화 | 집단 극화 | ‘정치적 올바름’의 일탈 | 한국 ‘사모’ 그룹의 전투성 | 초기 효과 | 중립은 곧 악의 편인가? | 대표성의 왜곡 | 파워 트위터리안의 강한 당파성 | 무브온 모델의 수입은 위험하다
제3장 우리의 소원은 소통입니다: 한국 정치적 소통의 구조적 장애 요인
상투적 구호로 전락한 ‘소통’ | 미국의 ‘소통 전쟁’ | 초강력 일극주의 | 승자 독식주의 | 속도주의 | 연고주의 | 미디어 당파주의 | 벽 대신 다리를 세우자
제4장 정치인들은 쓰레기다: 한국 ‘포퓰리즘 소통’의 구조
사회적 담론의 과잉 정치화 현상 | 포퓰리즘이란 무엇인가? | 포퓰리즘과 포퓰리즘 소통 | 좌파 포퓰리즘과 우파 포퓰리즘 | 수요 측면의 포퓰리즘 | 엘리트에 대한 극단적 불신 | ‘물갈이’의 상례화 | 지대 평등주의 | 적 만들기의 제도화 | 완충 지대의 소멸 | ‘과시적 소통’과 ‘전략적 소통’을 넘어서
제5장 ‘100대 0’의 증오에서 ‘51대 49’의 이성으로: 솔 알린스키의 운동론이 주는 교훈
클린턴과 오바마의 공통된 이념의 시금석 | 지역사회 조직화의 힘 | 급진주의자를 위한 기상나팔 | 에릭 호퍼와 마틴 루서 킹 | 알린스키의 법칙 | 신좌파와의 불화 |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 수단과 목적의 윤리 | ‘권력 전술’의 규칙 | 알린스키가 한국에 미친 영향 | 2MB는 사기꾼, 생쥐, 바퀴벌레? | 정치를 대체한 ‘증오 상업주의’
맺는 말 왜 안철수의 도전은 실패했나?
국민의 절반을 절망시키는 정치 | 2012 대선은 ‘증오의 굿판’ | 안철수의 도전과 좌절 | ‘깡통론’을 들고 나온 김지하의 착각 | 황당한 ‘안철수 죽이기’ 비판들 | 왜 청와대는 후진국형 공간인가 | 형식주의자들의 ‘적대적 공존’ | ‘안철수 죽이기’를 위한 대통령 신비화 |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이중성 | 《조선일보》, 《한겨레》 기자로 태어난 게 아니다 | 문재인은 ‘증오 상업주의’ 때문에 패배했다 | 문재인과 민주당의 선악 이분법 | 당파가 이념을 만든다 | “안철수로 단일화했으면 이기고도 남았다” 파동 | 안철수의 재도전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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