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 -유신 독재에게 도전한 언론인들 이야기-

고객평점
저자윤활식 장윤환 외 23명
출판사항인카운터, 발행일:2013/05/10
형태사항p.439 B5판:24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844203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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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유신의 심장을 쏜 사람들!
박정희와 동아일보 그리고 동아투위, 진실을 향한 투쟁의 기록!

언제까지 박정희와 함께 살아야 하나?
1975년 3월 17일 자정이 막 지난 시각, 서울 광화문 네거리의 동아일보사를 둘러싸고 200명이 넘는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군사작전 하듯이 공격 준비를 하고 있었다. 200여 명의 폭도들이 강렬한 불빛을 뿜어대는 서치라이트를 앞세우고 함성을 지르면서 2층의 공무국 출입문을 해머로 부수기 시작했다. 그들은 ‘공격 개시’ 30여분 만에 공무국에 난입해서, 닷새 동안 물만 마시며 단식을 하던 기자 23명을 몽둥이로 후려치거나 주먹질, 발길질로 가격했다. 야간통행금지가 실시되던 당시 동아일보사 정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프들이 그들을 싣고 혜화동의 어느 병원으로 사라졌다.

폭도들은 산소용접기와 해머, 각목으로 3층 편집국 출입문을 부수기 시작했다. 술 냄새를 풍기는 자들이 섞여 있는 무리가 소화기 가스를 내뿜으며 접근해 오자 기자들은 “우리가 떠나기 전에 잠시 모임을 갖게 해달라”고 요구한 뒤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낭독하고 ‘자유언론 만세’ ‘민주 회복 만세’ ‘동아일보 만세’를 외친 뒤 눈물을 흘리며 회사를 떠났다. 동아투위는 40년 가까운 세월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강제해직 되자마자 실업자가 된 113명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정보기관의 감시와 미행, 취업 방해, 구속과 연행과 고문, 해외여행의 자유 박탈, 공민권 제한 등이었다. 무엇보다도 동아투위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한 현상은 박정희가 1975년 5월 긴급조치 9호를 발표한 이래, 가뜩이나 오그라들어 있던 언론이 아예 귀가 막히고 말문이 닫힌 듯 불구 상태에 빠져버린 것이었다. 한국의 모든 신문과 방송은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중대한 사건들은 물론이고 국제적으로 비중이 큰 뉴스들 가운데 박 정권의 비위를 거스를 내용은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진실한 자만이 자유롭다

빌라도의 앞에 선 예수! 그는 자신이 ‘스스로 왕’이라고 대답하지만 그런 예수를 빌라도는 가소롭게 쳐다보면서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빌라도 앞에 선 예수는 짓밟힐 만큼 짓밟히고 비웃음 당할 만큼 당했다. 부도덕하고 정의롭지 못한 빌라도는 세상을 살아가고 진리와 양심을 외친 예수는 더럽고 차가운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이 인생의 엄연한 현실이 아닌가? 그러나 예수는 결코 패자가 아니었다. 그의 침묵은 굴종이 아니었고 그의 슬픔은 포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지독한 고통을 진리와 양심을 위해 스스로 감내했기에 예수는 진정한 승리자였다.

이런 승리자의 모습을 동아투위의 위원들에게서 본다. 그들은 지난 38년을 갖가지 어려움 속에서 보냈다. 비록 얼마쯤 민주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복직이 되지 않고 있고 동아일보사로부터 진정한 사과도 받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패자가 아니다. 역사의 진정한 승리자다. 골고다 언덕에서 죽어간 예수를 바라보던 이스라엘 군중 가운데는 그가 이상만 좇다가 어리석은 정치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게 증명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늘날의 예수는 인류애의 표상이다.

물론 동아투위 위원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언론 환경은 아직 많은 문제와 모순 속에 있다 이명박 정부 들어 17명의 언론인이 해직되었고, MBC의 경우 해직이 더해 100여 명이 정직, 대기발령 등 중징계를 당했다. 의도적으로 거짓, 왜곡, 편파 보도를 했다면 모를까, 언론의 정도를 걸으려는 게 탄압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귄위주의 시절에나 볼 법한 탄압의 풍경이 지금 우리 언론계에서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진리의 길을 걷는 자는 끝내 승리한다. 동아투위 위원들을 비롯해 언론의 정도를 걷다가 핍박을 당한 이들은 결국 역사의 승리자로 남을 것이다. 진리가 그들 편이기 때문이다.

해고자로 산다는 것

해고자가 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요새 어떻게 살아?”이다. 이것은 일과를 묻는 것이 아니라 밥은 굶는 것은 아닌지, 처자식은 어떻게 부양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보다 긴’ 기간 해직 언론인 선배들은 가장으로서 자존심을 굽혀가며 삶을 영위했다. 그 중의 한 가지가 30년 전에 만날 수 있었던 ‘책 외판원’이다. 캠퍼스에 봄이 오면 삼삼오오 잔디밭에 앉아 놀다보면 두 부류의 인간들이 접근을 해 온다. 하나는 성경책을 든 사람들이고, 또 하는 클래식 음반이나 영어회화 카세트 테이프, 책을 파는 외판원이었다. 책을 파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40대쯤이었다. 《씨알의 소리》, 《창작과 비평》, 《사상계》 등을 내밀며 ‘이거 안 읽으면 대학생 자격이 없다’는 뉘앙스로 학생들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책 외판원에 대한 오래된 기억을 되살리게 해 준 이들, 그들이 동아투위 해직선배들이었다. 쫓아낸 것도 부족해서 어디 가서 제대로 된 일자리 하나를 구할 수 없게 사람을 내몰았던 박정희 정권 치하, 그리고 반유신,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다시 반체제 불순세력으로 몰아 탄압했던 전두환 군사정권 하에서 동아투위 해고자들이 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게 책 외판원이었다. 종종 사기꾼 취급을 받으면서 팔면 얼마나 팔았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서는 처자식을 먹여 살릴 방법이 없었다”는 고백은 아무리 의지적인 인간이라고 생활 앞에서는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가장으로서의 고독하고 처절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들이 책임져야 할 것은 거창한 사회와 역사만이 아니라 가정이라는 것에 그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조차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누구나 인정하듯, 이명박 정부 5년은 언론의 역사적인 암흑기였다. 박정희 유신정권, 전두환 신군부 정권, 그리고 민간정권인 이명박, 통산 세 번째다. 그러나 앞서의 두 시기와 한 세대를 뛰어넘어 일어난 세 번째 암흑기는 우리 모두에게 상상할 수 없는 충격이기도 했다. 인류의 문명사적 진화와 역사의 발전이라는 도식적 사고를 의심하게 할 만큼의 퇴행이 지배했기 때문이다. 정권의 언론 탄압에 맞서 우리 언론계 종사자들의 투쟁은 2009년에 본격화되었고, 이명박 정권 내내 지속됐다. 그 과정에서 20명의 해고자가 나왔고 400명이 넘는 언론노동자들이 소속 조직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단지 언론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요구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현장에 늘 함께 해, 후배들에게 언론의 위기와 언론인의 자세를 카랑하게 말씀하시던 분들이 바로 동아투위 선배들이다. 존경할 만한 선배와 사회적 원로를 찾기 힘든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투쟁의 현장에 한결같이 모습을 드러내고 격려의 말을 해 주시는 존재는, 앞을 가늠하기 힘든 길고 큰 싸움을 하는 후배들에게 있어서 그 자체로 위로이자 힘이었다.

▣ 작가 소개

이 책의 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뉜다.

먼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구성원들이다. 그들은 1974년 10월 24일 동아일보사에서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한 뒤 박정희 정권의 인권 유린과 민주화운동 탄압을 비롯한 야만적 행태를 고발하고 폭로했다. 1972년 10월 17일에 ‘유신’을 발표하고 종신집권체제를 굳히던 대통령 박정희의 정보기관은 동아일보사의 기자, 동아방송의 피디, 아나운서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자유언론 실천운동을 끝장내기 위해 그 회사 경영진에게 압력을 넣어 1975년 3월 중순 그들을 강제해직 시키도록 했다. 이 책에 글을 실은 동아투위 위원 18명은 동아일보사에 들어가서 보고 듣고 직접 행한 일들을 자전 에세이 형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두 번째 그룹은 지난 38년 동안 옥고와 병고로 세상을 떠난 동아투위 위원 18명의 유족 가운데 3명이다. 이주헌(미술평론가)은 고 이의직 위원의 장남이고, 조연수는 홍종민 전 동아투위 총무의 부인, 송정숙은 심재택 위원의 부인이다. 그들은 자유언론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다 고문 후유증과 난치병으로 작고한 아버지와 남편을 감동적인 필치로 회상한다.

세 번째 그룹... 은 동아투위의 벗들이다. 이해동(목사)은 ‘반유신운동의 보루’인 한빛교회 목사 시절부터 38년 동안 동아투위와 함께 슬픔과 기쁨을 나누었다. 그래서 그의 별칭은 ‘동아투위 명예위원’이다. 박래부(새언론포럼 회장)는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서 현역 시절은 물론이고 현재도 동아투위 사람들을 ‘선배’라 부르며 자유언론 실천의 길을 함께 가고 있다. MBC 노조 위원장을 지낸 이근행(MBC 피디 겸 뉴스타파 피디)은 공정하고 독립적인 방송을 되찾기 위한 투쟁의 선봉에 섰다가 3년 가까이 해직의 고통을 겪고 나서 최근 현업에 복귀했다. 김세은(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진보적인 언론학자로서 일찍이 동아투위 사람들의 삶과 투쟁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뒤 학계에서 최초로 ‘동아투위 생애사’를 논문으로 작성해서 발표한 바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동아투위와 박정희의 싸움은 현재진행형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기획편집팀

동아일보와 박정희와 나
장윤환(전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전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해직 두 해 만에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운 아버지
이주헌(고 이의직 동아투위 위원 장남, 미술평론가)
곁에 계시지 않지만 자랑스러운 당신
조연수(고 홍종민 동아투위 총무 부인)
그렇게 서둘러 떠날 당신이 아니었는데
송정숙(고 심재택 동아투위 위원 부인)
문간방 나그네로 떠돈 38년 세월
허육(전 동아방송 피디, 전 롯데그룹 이사)
종각번역실과 나
황의방(전 동아일보사 여성동아부 기자, 전 리더스다이제스트 편집인)
‘좌빨’로 몰리며 살아온 세월
박지동(전 동아일보사 체육부 기자, 전 광주대 언론대학원장)
미국 이민 32년 내내 그리운 얼굴들
서권석(전 동아일보사 문화부 기자)
동아투위 간판을 내릴 날은 올 것인가
문영희(전 동아일보사 문화부 기자, 전 동아투위 위원장)
먹고 살고 싸우며
이종대(전 동아일보사 정치부 기자, 전 기아자동차 회장)
자유언론운동, 해직, 그 후의 삶
박종만(전 동아투위 총무, 전 YTN 이사)
동아 해직이 만들어 준 ‘미스터 스쿠프’
윤석봉(전 동아일보사 사진부 기자, 전 로이터통신 사진기자)
자유언론에 사로잡힌 나의 삶
이부영(전 동아일보사 문화부 기자, 전 열린우리당 의장)
아! 그 엄혹한 시절을 어찌 살아왔던가
이기중(전 동아일보사 체육부 기자, 전 한겨레신문사 판매국장)
우리는 유신독재에 이렇게 저항했다
성유보(전 동아일보사 편집부 기자, 전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역천의 세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가
이영록(전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전 대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동아일보 해직과 굴절된 삶
김동현(전 동아일보사 사회부 기자, 전 한국광고협회 부회장)
홈그라운드를 빼앗긴 자의 슬픔
이태호(전 동아방송 사회문화부 기자, 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간사)
해직 후, 장인의 한약방에서 건재를 썰던 시절
이명순(전 동아방송 피디, 전 동아투위 위원장)
언제까지 박정희와 함께 살아야 하나
김종철(동아투위 위원장,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동아투위 명예회원으로 함께한 38년
이해동(목사)
어디서 동아투위 선배들을 다시 만나랴
박래부(새언론포럼 회장)
우리에게 깃발이며 등대인 동아투위
이근행(MBC PD 겸 뉴스타파 PD)
동아투위 위원들의 생애를 연구하다
김세은(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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