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식민지의 적자들』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소장 국문학자 공임순의 신작이다. 예리한 역사의식과 시각으로 역사학이나 문학 전공자들이 하지 못하는 독특한 학제간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5년간 고민하고 연구한 결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디까지나 현재적 의미와 닿아 있는 문제의식과 탄탄한 이론적 배경, 우리 역사와 문학을 종횡무진 오가는 풍부한 사례, 고답적인 문어체를 탈피하여 치밀하게 직조된 문장……. 여기에 더하여 “인문학 연구서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게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너무 위험한 발언들”까지.
서문 형식을 빌려서라도 저자의 생경한 목소리를 담고자 하는 저자의 욕망은, 학문적 금기와 독서 관습을 거슬러가면서까지 독자들과 소통하길 바라는 ‘지금 여기에’ 몸담고 사는 저자의 뜨거운 소망이다.
왜 스캔들인가?
스캔들=대중적인 물의를 빚은 부도덕하고 충격적인 사건 혹은 행위
흔히 ‘추문’으로 번역되는 ‘스캔들’은 사람들의 입방에 오르내리는, 주로 남녀 간의 문제적 애정 행각을 가리킨다. 이 책에 쓰인 ‘스캔들’이란 단어도 이 말의 본뜻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그 대상 혹은 주체가 일개인을 뛰어넘어 한 국가, 대한민국/남한이라는 것이 이 책의 문제의식이다. 대한민국/남한의 탄생 자체가 미군정과 식민지기 친일 인사들의 정치적 결합체인 한민당과의 밀월 관계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스캔들’은 언제나 성적인 함의를 띤다. 그리고 이 성적 경제의 불평등한 관계는 미군정과 이승만, 한민당 간의 밀월 관계가 형성될 때부터 이미 예견되었다. 친일 청산 요구를 강제로 진압하고, ‘인민주권’ 주장을 국가보안법으로 틀어막은 대한민국/남한의 필연적 귀결은 섹슈얼한 위계적 권력관계를 창출했다.
스캔들과 반공국가주의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대한민국/남한의 탄생 스캔들을 추적하려면 어쩔 수 없이 식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그 역사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발견되는 것이 ‘탈식민의 좌절된 기획들’이고, 그 기획들을 좌절시키고 성립된 것이 바로 ‘반공국가주의’이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남한의 탄생 스캔들이 낳은 사생아가 반공국가주의이다.
대한민국/남한이 창출한 섹슈얼한 위계적 권력관계에 따라 1945~46년 친일 청산 의제는 묻히고, 반공을 대표성의 유일무이한 의제로 삼게 된다. 이는 현재의 불투명한 정책 결정과 과대 경찰국가의 부활 및 아프간 파병이라는 전도된 성적 위세와 과시의 현재적 과거이다.
이 책의 구성과 주요 내용
이 책을 관통하는 화두는 ‘지역적 국민국가 대한민국/남한’이다. 저자는 대한민국/남한의 사회역사적 형성과 전개 과정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규정한다.
지역적 국민국가 대한민국/남한은 38선을 경계로 대륙 아시아와 해양 아시아의 이분법을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대륙 아시아는 공산국가들의 한 축을 담당했는데, 이 대륙 아시아에서 대한민국/남한은 이 지역의 적색 국가화를 막는 자유반공 진영의 성지이자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남한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반공국가로서 대한민국/남한의 정체성을 확고히 정초했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주변부적 존재였던 빨치산과 월남인이 어떻게 내부의 적대를 외부로 치환하는 데 이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인민주권’이라는 근대 국민국가의 원리가 어떻게 지워지고 망각되었는지 독파한다.
이처럼 남북한이 나뉘어져 각자의 체제와 정통성을 구축하는 양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 ‘김일성 진위 논란’이다. 이 논란을 통해 남북한의 냉전 구조와 상대를 적대하여 자기 체제를 정당화한 남북한의 사회역사적 전개 양상을 엿볼 수 있다.
모윤숙과 메논의 스캔들은 한 ‘여류 문인’과 관계된 흥미로운 일화를 넘어서 대한민국/남한을 탄생시킨 미군정, 친일 인사, 이승만의 밀실 정치의 단면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승만이 벌인 친교의 젠더 정치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배타적 구획화와 타자화를 가져와 대한민국/남한 사회의 불투명한 의사소통과 관권화된 특혜 시비, 더 나아가 강압적 국가기구의 팽창을 낳았다.
한반도를 분할 점령한 미국과 대한민국/남한은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자부하지만, 대한민국/남한은 미국의 하위 군사력으로 미국의 남성성을 떠받치는 하위 군사력의 동맹체일 따름이다. 저자는 대한민국/남한을 포함한 제3세계‘다움’의 이데올로기적 표상과 21세기판 인문학의 역설이 갖는 의미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제국의 중심부에서 제국의 ‘제국성’을 비판한 에드워드 사이드의 통찰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한국 학계가 자기의 ‘식민성’을 고발하느라 정작 제국의 ‘제국성’에 대한 논의를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탈식민주의가 열? 놓은 제국의 ‘제국성’ 논의를 채 시작도 하기 전에 구식민지 식민지인들이 얼마나 ‘식민지적’인지를 매번 확인하고 승인하는 자기 딜레마에 빠져 있으며, 이 학문적 성과를 절취한 세력이 뉴라이트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구식민지 대한민국/남한의 제국의 식민지 간의 상호 의존성과 병행은 김활란과 박인덕으로 대표되는 기독교적 근대 주체와도 깊이 연관된다. 저자는 제국주의적 감정과 욕망의 생성 및 체화와 친일과 친미로 이어지는 대한민국/남한의 기독교를 에워싸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 기독교적 근대 주체의 형성 한편에 식민지기 사회주의자들의 전향이 자리한다.
저자는 이 시기의 전향에 기독교적 근대 주체의 복음과 구원의 보편 인류애와는 또 다른 코스모폴리탄을 향한 뿌리 깊은 선망과 동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한 번도 세계인이 되지 못했다는 좌절된 상실감이 전쟁을 통해서라도 코스모폴리탄이 되겠다는 전도된 의식을 낳았고, 이것이 결국 일본의 제국 주체만을 양산하게 된 역설과 이율배반은 세계화를 부르짖는 오늘날의 전향 인사들의 모습과 겹친다.
‘박정희의 혁신과 독백의 체계’에서는 국민을 대신해 말한다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종교적 신심주의와 결부될 때 일어날 수 있는 전율할 만한 결과를 보여 준다. 이는 어리석은 국민을 대신해 원대한 사업을 시행하려는 현 정부의 ‘신심’ 정책과 상통한다.
드라마 「선덕여왕」과 김동인, 김훈 등의 소설을 통해서는, 역사소설과 흥망사 이야기는 미디어를 매개로 한 대중 오락물과 문예물들은 지극히 탈이데올로기적이고 비정치적으로 보일 때조차도 국가정책의 이데올로기로 기능하게 된다는 점을 확인한다.
그리하여 “식민지인의 민족의식과 민족문화는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최후에 획득되어야 할 산물”이라는 알베르 멤미의 말은 이 책 전체를 가로지르는 울림을 갖게 된다.
▣ 작가 소개
저 : 공임순
1969년 창원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국문학과에서 「한국근대역사소설의 장르론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우리 역사소설은 이론과 논쟁이 필요하다』(2000)와 『식민지의 적자들』(2005)이 있고, 옮긴 책으로 『환상성』(공역, 2004), 『내셔널리즘과 섹슈얼리티』(공역, 2004), 『페미니즘 위대한 역설』(공역, 2006)이 있다. 식민지기와 해방 후, 역사소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지역적 국민국가 대한민국/남한의 탄생과 전개
1 제국의 문화정치와 ‘탈’식민 해방 투쟁
주변부 식민지인의 딜레마
‘탈’정치화된 문화의 정치성
오리엔탈리즘과 메트로폴리탄 제국의 전략
다시 혁명의 유산遺産을 묻는다는 것
2 빨치산과 월남인, 이승만의 재현/대표성의 두 기표
구식민지 지역의 자기민족지와 근대 국민국가 만들기
빨치산과 남한의 반공국가화
이승만의 과시적 스펙터클과 월남인의 자기증명
대한민국/남한의 적법성과 정통성
3 김일성의 청년상을 둘러싼 (남)북한의 상징 투쟁
‘공산주의·동양·불량국가’라는 3중의 저주
해방기 남북한의 상징 투쟁과 ‘(재)민족화’ 기획
항일 무장투쟁의 기념비화/물질화
혁명의 ‘유산’에 갇힌 북한의 딜레마
4 기독교적 근대 주체의 탄생과 친교의 젠더정치 - 김활란과 박인덕
기독교 선교사들이 발견한 ‘식민지적 풍경’
기독교계 학교의 분리와 통제, 기독교적 ‘감정’ 교육
‘민족적인 것’의 딜레마와 친일·친미의 이중주
‘기독교 민족주의’가 형용모순이 까닭
5 ‘여류’ 명사 모윤숙, 친일과 반공의 이중주
미군정과 우파 세력, 이승만의 결합
모윤숙의 사교 클럽과 섹슈얼리티의 정치화
반공국가 대한민국의 탄생 ‘스캔들’
친일 명사에서 관제 지식인으로
6 박정희의 ‘혁신’과 독백의 체계
4·19혁명 이후, ‘혁신’의 전유
‘특권계급’을 부정하는 수평적 동지애
한국적 민주주의와 새마을운동
냉전 오리엔탈리즘과 ‘영구혁명’의 재신화화
7 ‘전향’의 일상화 혹은 생존의 협력
‘전향’이란 말이 함축하는 다양한 질감
주변부 식민지 지식인과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이념형
자기의 서발턴화와 차등화된 여성의 물신화
코스모폴리탄 이념형이 남긴 몇 가지 문제들
8 여성의 육체에 찍힌 멸망의 표지
역사소설의 전성기를 풍미한 흥망사 이야기
이광수의 ··마의태자··, 비밀의 사회학적 형식과 육체성
유치진의 「개골산」, 낙랑공주의 재현과 성별 권력화
한상직의 「장야사」, 자연의 순환성에 기댄 여성 인물의 유형화
시대에 따라 변주되는 멸망사 이야기의 정치적 함의
9 식민지기 고대사의 재발견과 여성의 타락
흥망사 이야기가 드러내는 타협과 균열의 흔적
완결을 기다리는 미완의 영역 ‘고대사’
멸망의 여성화와 기원의 재설정
‘타락’의 표지가 갖는 이데올로기적 효과
10 지금 역사소설은 세계 텍스트를 꿈꾸는가
왜 역사가 팔리는가?
역사소설에 감춰진 후기 자본주의의 비밀
이순신의 ‘결백의 수사학’
미실의 ‘결백의 수사학’
11 한국 인문학이 처한 감금과 자유의 21세기판 역설
‘인문학 위기’ 선언이 드러낸 구멍
‘인문학의 자율성’이란 테제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테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회통’이라는 테제
침묵하는 신식민지의 객체들
‘순정한’ 인문학적 가치와 386세대 책임론
12 파괴된 것에 대한 동경, 그 환상의 식민주의적 정체
왜 ‘환상성’인가
정원의 미학과 식민주의의 환상
환상의 저항성과 보수성
『식민지의 적자들』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소장 국문학자 공임순의 신작이다. 예리한 역사의식과 시각으로 역사학이나 문학 전공자들이 하지 못하는 독특한 학제간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5년간 고민하고 연구한 결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디까지나 현재적 의미와 닿아 있는 문제의식과 탄탄한 이론적 배경, 우리 역사와 문학을 종횡무진 오가는 풍부한 사례, 고답적인 문어체를 탈피하여 치밀하게 직조된 문장……. 여기에 더하여 “인문학 연구서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게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너무 위험한 발언들”까지.
서문 형식을 빌려서라도 저자의 생경한 목소리를 담고자 하는 저자의 욕망은, 학문적 금기와 독서 관습을 거슬러가면서까지 독자들과 소통하길 바라는 ‘지금 여기에’ 몸담고 사는 저자의 뜨거운 소망이다.
왜 스캔들인가?
스캔들=대중적인 물의를 빚은 부도덕하고 충격적인 사건 혹은 행위
흔히 ‘추문’으로 번역되는 ‘스캔들’은 사람들의 입방에 오르내리는, 주로 남녀 간의 문제적 애정 행각을 가리킨다. 이 책에 쓰인 ‘스캔들’이란 단어도 이 말의 본뜻과 무관하지 않다. 다만 그 대상 혹은 주체가 일개인을 뛰어넘어 한 국가, 대한민국/남한이라는 것이 이 책의 문제의식이다. 대한민국/남한의 탄생 자체가 미군정과 식민지기 친일 인사들의 정치적 결합체인 한민당과의 밀월 관계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스캔들’은 언제나 성적인 함의를 띤다. 그리고 이 성적 경제의 불평등한 관계는 미군정과 이승만, 한민당 간의 밀월 관계가 형성될 때부터 이미 예견되었다. 친일 청산 요구를 강제로 진압하고, ‘인민주권’ 주장을 국가보안법으로 틀어막은 대한민국/남한의 필연적 귀결은 섹슈얼한 위계적 권력관계를 창출했다.
스캔들과 반공국가주의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대한민국/남한의 탄생 스캔들을 추적하려면 어쩔 수 없이 식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그 역사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발견되는 것이 ‘탈식민의 좌절된 기획들’이고, 그 기획들을 좌절시키고 성립된 것이 바로 ‘반공국가주의’이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남한의 탄생 스캔들이 낳은 사생아가 반공국가주의이다.
대한민국/남한이 창출한 섹슈얼한 위계적 권력관계에 따라 1945~46년 친일 청산 의제는 묻히고, 반공을 대표성의 유일무이한 의제로 삼게 된다. 이는 현재의 불투명한 정책 결정과 과대 경찰국가의 부활 및 아프간 파병이라는 전도된 성적 위세와 과시의 현재적 과거이다.
이 책의 구성과 주요 내용
이 책을 관통하는 화두는 ‘지역적 국민국가 대한민국/남한’이다. 저자는 대한민국/남한의 사회역사적 형성과 전개 과정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규정한다.
지역적 국민국가 대한민국/남한은 38선을 경계로 대륙 아시아와 해양 아시아의 이분법을 구축하는 데 일조했다. 대륙 아시아는 공산국가들의 한 축을 담당했는데, 이 대륙 아시아에서 대한민국/남한은 이 지역의 적색 국가화를 막는 자유반공 진영의 성지이자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해 왔다는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남한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반공국가로서 대한민국/남한의 정체성을 확고히 정초했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주변부적 존재였던 빨치산과 월남인이 어떻게 내부의 적대를 외부로 치환하는 데 이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인민주권’이라는 근대 국민국가의 원리가 어떻게 지워지고 망각되었는지 독파한다.
이처럼 남북한이 나뉘어져 각자의 체제와 정통성을 구축하는 양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 ‘김일성 진위 논란’이다. 이 논란을 통해 남북한의 냉전 구조와 상대를 적대하여 자기 체제를 정당화한 남북한의 사회역사적 전개 양상을 엿볼 수 있다.
모윤숙과 메논의 스캔들은 한 ‘여류 문인’과 관계된 흥미로운 일화를 넘어서 대한민국/남한을 탄생시킨 미군정, 친일 인사, 이승만의 밀실 정치의 단면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승만이 벌인 친교의 젠더 정치는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배타적 구획화와 타자화를 가져와 대한민국/남한 사회의 불투명한 의사소통과 관권화된 특혜 시비, 더 나아가 강압적 국가기구의 팽창을 낳았다.
한반도를 분할 점령한 미국과 대한민국/남한은 굳건한 동맹 관계를 자부하지만, 대한민국/남한은 미국의 하위 군사력으로 미국의 남성성을 떠받치는 하위 군사력의 동맹체일 따름이다. 저자는 대한민국/남한을 포함한 제3세계‘다움’의 이데올로기적 표상과 21세기판 인문학의 역설이 갖는 의미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제국의 중심부에서 제국의 ‘제국성’을 비판한 에드워드 사이드의 통찰이 주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한국 학계가 자기의 ‘식민성’을 고발하느라 정작 제국의 ‘제국성’에 대한 논의를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탈식민주의가 열? 놓은 제국의 ‘제국성’ 논의를 채 시작도 하기 전에 구식민지 식민지인들이 얼마나 ‘식민지적’인지를 매번 확인하고 승인하는 자기 딜레마에 빠져 있으며, 이 학문적 성과를 절취한 세력이 뉴라이트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구식민지 대한민국/남한의 제국의 식민지 간의 상호 의존성과 병행은 김활란과 박인덕으로 대표되는 기독교적 근대 주체와도 깊이 연관된다. 저자는 제국주의적 감정과 욕망의 생성 및 체화와 친일과 친미로 이어지는 대한민국/남한의 기독교를 에워싸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이 기독교적 근대 주체의 형성 한편에 식민지기 사회주의자들의 전향이 자리한다.
저자는 이 시기의 전향에 기독교적 근대 주체의 복음과 구원의 보편 인류애와는 또 다른 코스모폴리탄을 향한 뿌리 깊은 선망과 동경이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한 번도 세계인이 되지 못했다는 좌절된 상실감이 전쟁을 통해서라도 코스모폴리탄이 되겠다는 전도된 의식을 낳았고, 이것이 결국 일본의 제국 주체만을 양산하게 된 역설과 이율배반은 세계화를 부르짖는 오늘날의 전향 인사들의 모습과 겹친다.
‘박정희의 혁신과 독백의 체계’에서는 국민을 대신해 말한다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종교적 신심주의와 결부될 때 일어날 수 있는 전율할 만한 결과를 보여 준다. 이는 어리석은 국민을 대신해 원대한 사업을 시행하려는 현 정부의 ‘신심’ 정책과 상통한다.
드라마 「선덕여왕」과 김동인, 김훈 등의 소설을 통해서는, 역사소설과 흥망사 이야기는 미디어를 매개로 한 대중 오락물과 문예물들은 지극히 탈이데올로기적이고 비정치적으로 보일 때조차도 국가정책의 이데올로기로 기능하게 된다는 점을 확인한다.
그리하여 “식민지인의 민족의식과 민족문화는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최후에 획득되어야 할 산물”이라는 알베르 멤미의 말은 이 책 전체를 가로지르는 울림을 갖게 된다.
▣ 작가 소개
저 : 공임순
1969년 창원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 국문학과에서 「한국근대역사소설의 장르론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우리 역사소설은 이론과 논쟁이 필요하다』(2000)와 『식민지의 적자들』(2005)이 있고, 옮긴 책으로 『환상성』(공역, 2004), 『내셔널리즘과 섹슈얼리티』(공역, 2004), 『페미니즘 위대한 역설』(공역, 2006)이 있다. 식민지기와 해방 후, 역사소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지역적 국민국가 대한민국/남한의 탄생과 전개
1 제국의 문화정치와 ‘탈’식민 해방 투쟁
주변부 식민지인의 딜레마
‘탈’정치화된 문화의 정치성
오리엔탈리즘과 메트로폴리탄 제국의 전략
다시 혁명의 유산遺産을 묻는다는 것
2 빨치산과 월남인, 이승만의 재현/대표성의 두 기표
구식민지 지역의 자기민족지와 근대 국민국가 만들기
빨치산과 남한의 반공국가화
이승만의 과시적 스펙터클과 월남인의 자기증명
대한민국/남한의 적법성과 정통성
3 김일성의 청년상을 둘러싼 (남)북한의 상징 투쟁
‘공산주의·동양·불량국가’라는 3중의 저주
해방기 남북한의 상징 투쟁과 ‘(재)민족화’ 기획
항일 무장투쟁의 기념비화/물질화
혁명의 ‘유산’에 갇힌 북한의 딜레마
4 기독교적 근대 주체의 탄생과 친교의 젠더정치 - 김활란과 박인덕
기독교 선교사들이 발견한 ‘식민지적 풍경’
기독교계 학교의 분리와 통제, 기독교적 ‘감정’ 교육
‘민족적인 것’의 딜레마와 친일·친미의 이중주
‘기독교 민족주의’가 형용모순이 까닭
5 ‘여류’ 명사 모윤숙, 친일과 반공의 이중주
미군정과 우파 세력, 이승만의 결합
모윤숙의 사교 클럽과 섹슈얼리티의 정치화
반공국가 대한민국의 탄생 ‘스캔들’
친일 명사에서 관제 지식인으로
6 박정희의 ‘혁신’과 독백의 체계
4·19혁명 이후, ‘혁신’의 전유
‘특권계급’을 부정하는 수평적 동지애
한국적 민주주의와 새마을운동
냉전 오리엔탈리즘과 ‘영구혁명’의 재신화화
7 ‘전향’의 일상화 혹은 생존의 협력
‘전향’이란 말이 함축하는 다양한 질감
주변부 식민지 지식인과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이념형
자기의 서발턴화와 차등화된 여성의 물신화
코스모폴리탄 이념형이 남긴 몇 가지 문제들
8 여성의 육체에 찍힌 멸망의 표지
역사소설의 전성기를 풍미한 흥망사 이야기
이광수의 ··마의태자··, 비밀의 사회학적 형식과 육체성
유치진의 「개골산」, 낙랑공주의 재현과 성별 권력화
한상직의 「장야사」, 자연의 순환성에 기댄 여성 인물의 유형화
시대에 따라 변주되는 멸망사 이야기의 정치적 함의
9 식민지기 고대사의 재발견과 여성의 타락
흥망사 이야기가 드러내는 타협과 균열의 흔적
완결을 기다리는 미완의 영역 ‘고대사’
멸망의 여성화와 기원의 재설정
‘타락’의 표지가 갖는 이데올로기적 효과
10 지금 역사소설은 세계 텍스트를 꿈꾸는가
왜 역사가 팔리는가?
역사소설에 감춰진 후기 자본주의의 비밀
이순신의 ‘결백의 수사학’
미실의 ‘결백의 수사학’
11 한국 인문학이 처한 감금과 자유의 21세기판 역설
‘인문학 위기’ 선언이 드러낸 구멍
‘인문학의 자율성’이란 테제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테제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회통’이라는 테제
침묵하는 신식민지의 객체들
‘순정한’ 인문학적 가치와 386세대 책임론
12 파괴된 것에 대한 동경, 그 환상의 식민주의적 정체
왜 ‘환상성’인가
정원의 미학과 식민주의의 환상
환상의 저항성과 보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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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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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