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깊이와 내면의 울림을 전달하는 세련된 기록과 문체
100년 전 여성 예술가의 눈으로 보았던 유럽과 미국
나혜석의 구미유람은 단순한 여행과 유희가 아니라 사람은, 남녀 간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여자의 지위는 어떤가, 그림은 어떻게 그리고 보아야 하는 것인가 등 보다 인간으로서의 감성과 예술적 사상의 갈증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100년 전 그녀가 바라본 이태리나 프랑스의 미술계, 유럽 여자의 활동과 생활, 유럽인의 생활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녀의 삶에 대한 철학과 예술적인 성찰을 바탕으로 바라본 유럽이기에 오늘의 우리 또한 그의 시선과 유람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100년 전 그녀가 보고 느끼고 감상을 깊이와 내면의 울림을 전달하는 세련된 기록과 문체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성 예술가로서, 문학가로서, 인간으로서
시대를 넘어 자신을 삶을 사는 우리에게 주는 공감!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문학가, 페미니스트, 언론인, 독립운동가, 수원 최고 갑부의 딸 등 화려하거나 떠들썩한 수식어 보다 나혜석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은 ‘나를 잊지 않고 살아가려는 지성인’ 정도가 어떨까 싶다. 그녀의 ‘나를 잊지 않는 행복, 1931’이라는 글에는 이러한 그녀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리들의 할 일은 현실을 바로 보는 데 있고, 미래의 싹을 기르는 데 있다. 잠시라도 자기를 잊고 어찌 살 수 있으랴” 그녀가 사유하고 창작하며 생활했던 것은 앞에서 말한 화려하거나 요란스런 모습보다도 온전히 자신을 찾아가고 자신이 주인인 삶을 살아가고자 했던 그녀의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볼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사상과 철학은 시대를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자신의 삶을 사는 이정표와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시대는 변했어도 인간으로서의 사유, 고민, 불안, 창작의 원천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나혜석
화가, 소설가, 시인, 조각가, 사회운동가.
1896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났다. 1913년 진명여자고등학교 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하여 1918년 도쿄시립여자대학교 유화과를 졸업했으나, 이듬해 3.1운동 가담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5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1914년 도쿄의 조선 유학생 학우회에서 펴낸 잡지 『학지광』에 「이상적 부인」을 발표하였다. 1918년에는 단편소설 「경희」를 『여자계』에 발표했는데, 이 작품은 나혜석의 대표작인 동시에 문학사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 외에도 단편소설 「회생한 손녀에게」(1918), 「모母된 감상기」(1922), 「원한」(1926), 「이혼고백장」(1934), 「현숙」(1936), 「신생활에 들면서」(1935) 등과 《매일신보》 연재 시 「인형의 집」(1921) 등을 발표했다.
나혜석은 일제 강점기에 그림, 글, 시 등 다방면에 재주를 갖춘 근대 여성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서양화가인 동시에 작가로 활동했다. 1922년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한 <봄>, <농가>가 입선하였고 이후 해마다 조선미술전람회에 유화를 출품하여 입선하였다. 1933년에는 종로구 수송동에 ‘여자미술학사’를 열어 미술 개인 지도를 하는 한편 작품을 그렸다.
그는 한결같이 여성 해방, 여성의 사회 참여 등을 주장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식민지 조선 사회의 가부장제가 가지는 모순을 비판하며 근대적 여권론을 펼친 여성 작가로 높이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자유로운 연애와 이혼은 당시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정조 관념을 어지러뜨린다는 사회적 냉대를 받았고 점점 소외되었다. 그리고 끝내 1948년 원효로 시립 제자원에서 쓸쓸히 인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엮은이 : 구선아
매일 도시를 걷고 읽고 쓰는 사람. 도시사회학 연구자로서 개인의 장소기억과 장소기록 에 관심이 많고, 도시와 장소를 탐구하고 탐험하는 일 을 즐긴다. 근대 도시가 궁금하여 근대 소설에 빠졌고, 나혜석을 만났다. 이후 구미 유람기를 접하며 나혜석의 시절을 보려 애썼다. 매일 반복되던 시시한 날을 더는 시시하지 않은 날로 만들어준 것은 도시 산책과 글쓰기 라고 말하는 도시 성애자. 지은 책으로는 『여행자의 동 네서점(2017)』, 『바다 냄새가 코끝에(2017)』가 있다.
목 차
엮은이 서문- 나를 잊지 않는 행복을 찾아서
오로라의 아래로- 소비에트 러시아행
경색이 가려 한지라- 아름다운 경색의 스위스행
이상한 고동이 생기는- 벨기에와 네덜란드
오래 두고 보아야 화려한- 꽃의 파리행
눈 감고 고국을 그려보던 밤- 적설의 베를린행
천재의 자취를 보러- 이탈리아 미술기행
진실하고 쾌활한 영국 여성- 파리에서 런던으로
남청색 하늘 뜨거운 볕 아래- 정열의 스페인행
자유와 진취적 기상- 미국의 도시들
이로부터 우리의 앞길은- 태평양을 건너 고국으로
꽃이 바람에 떨어지듯- 아아, 자유의 파리가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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