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페스트·메르스·코로나는 인류세의 위기다!
산업화·도시화된 사회에 만연하는 각종 질병과 고통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현대 노동을 진화의학이 묻다
★파이낸셜타임스 2018 ‘최고의 과학책’ 선정
★BBC 월드서비스 라디오 다큐멘터리 3부작 제작
유전자와 환경이 혼합된 흥미로운 결과.
아주 재미있고 도발적인 책!
- 『네이처 Nature』
놀랄 만큼 방대한 영역을 아우르는 책!
- 『가디언 The Guardian』
기후변화·신종 전염병·정신 질환 등 ‘인류세의 위협’들
그 시작에는 편리함과 쾌적함의 상징, '의자'가 있다!
인류의 진화는 더뎠지만 우리가 움직이고, 쉬고, 자고, 생각하고, 먹고, 모이고, 소통하는 방식은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처음 출현한 이후 모두 극적으로 변했다. 우리를 변화시켜 온 것이 바로 이런 환경이다. 한편, 현대인의 몸은 불안, 우울,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비만, 골다공증, 관절염, 요통 등 인류의 진화 초기에 겪지 않았던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우리는 점차 이렇게 진화하도록 설계된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생활 방식이 문제인 것일까? 혹은 둘 다일까?
『의자의 배신』의 저자 바이바 크레건리드는 인간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자세, ‘앉아 있기’를 피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소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 주장에는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한 가지 목표, 풍요와 편리함의 추구가 놓여 있다. 그러한 이상이 집약된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안락한 생활을 가능하게 했지만 새로운 관절 질환, 바이러스성 감염병, 기후변화에 따른 호흡기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싹틔웠다. 『의자의 배신』은 진화와 환경의 불일치가 인간에게 어떤 질병을 안겨 주었는지, 인류학, 역사학, 의학, 사회학 등 분야를 아우르는 학제적인 접근으로 써 내려간 ‘인류세 인간’ 보고서다.
5억 년에 걸친 생명 진화 vs 2세기 만에 이룩한 산업혁명
‘사무 노동’은 우리를 어떻게 길들이며 망가뜨리고 있는가?
『의자의 배신』은 연대 구분을 따라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5억 년 전부터 3만 년 전까지, 고생대 척추동물의 진화부터 신생대 플리오세와 플라이스토세의 호미닌(사람족)의 변화까지를 다룬다. 인류는 두발걷기를 하고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진정한 인류로 진화할 수 있었다. 특히 인간의 발은 장기간 보행에 최적화되어 거주지를 넓혀 나가는 데 유리했다. 숲이 초원으로 변해갈 때, 우리 조상은 거친 발바닥 피부, 발과 허리를 잇는 거대한 근육, 긴 종아리 근육 등 진화적 이점을 획득하며 하루의 대부분을 움직이면서 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조상의 유전 암호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2부는 3만 년 전부터 기원후 1700년까지로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신석기시대 전반을 다룬다. 인간이 수렵채집 생활을 끝내고 한곳에 정착하면서 신체가 변하기 시작했다. 줄어든 운동량과 탄수화물 위주의 먹거리는 신장을 줄였고, 뼈는 얇아지고 턱의 모양도 변했다.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 사이에 농경 기술, 가공 기술, 저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새로운 직업들이 나타났고 도시화가 진행됐다. 도시 내 농업이 발전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결핵 등 인구밀집성 질병이 증가했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도시의 풍족함은 인간의 굶주림은 해결해 주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인간의 능력은 점점 더 저하시켰다.
3부는 1700년부터 1910년까지를 다룬다.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생활 방식과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새로운 문화는 전에 없던 개념을 낳았다.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노동량의 차이가 큰 사회, 특히 도시에서 나타난다. 오늘날 국가 주도의 건강 프로그램과 캠페인 활동은 역설적으로 일상을 건강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의자’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 주는 가장 강력한 상징물이다. 약 6000년 전, 그리스, 메소포타미아, 고대 이집트에서 막대한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의자 모양이 사용됐고, 이는 기원후 몇백 년 동안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에 의자가 대중에게 널리 퍼졌다. 학교에서는 의자에 앉아 주어진 일에 집중하도록 훈육했고, 의자를 산업사회의 새로운 규율을 내면화시키는 데 이용했다.
4부는 1910년부터 현재까지를 다룬다. 이 시기에는 화이트칼라, 즉 사무 노동자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어릴 때부터 얌전히 잘 앉아 있는 것을 미덕으로 배우고 자란 우리는 성인이 되어 집, 직장, 자가용, 대중교통, 극장, 술집 어디든 잘 앉아 있게 되었다. 사무 노동은 이전의 노동과는 다르게 쾌적하고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무실에 출근해서 처음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퇴근 후 소파 위에 늘어져 휴식을 취하는 순간까지 우리의 몸은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또한 사무실 환경은 우리의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천식 역시 19세기의 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류세의 일터가 자연스럽게 환경에 노출될 기회를 빼앗아 각종 알레르기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도록 면역 체계를 무력하게 만든 결과인 것이다.
5부에서는 미래를 전망하고 변화를 촉구한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해진 ‘손’에 대해 이야기한다. 디지털 기기는 점점 손을 쓰지 않아도 되는 방향으로 첨단화되고 있지만, 과거에 그랬듯이 더 자유로워진 손을 다른 미래를 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미래는 우리가 만든 불일치를 되돌리려는 노력을 통해 열 수 있다. 『의자의 배신』이 5억 년의 인류 역사를 추적한 이유다.
우리가 만든 풍요 속에서 고통받는 호모 사피엔스 이넵투스!
현대적 생활 방식의 모순을 ‘인체’라는 우주를 통해 살펴본다
우리 인류는 편리함을 위해 기술과 문명을 발전시키고 그 산물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그 길이 쭉 탄탄대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간에게는 치료할 수 있는 병이 많아진 만큼 더 많은 질병이 생겨나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너무나 빨리 일어나서 우리가 타고난 몸에서 점점 더 뒤틀어지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를 두고 우리 종을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 이넵투스Homo sapiens ineptus’, 똑똑하지만 풍부한 지식이나 음식 그리고 환경의 편안함과 잘 어울리지 않는 인간으로 다시 명명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의자의 배신』을 통해 전하는 저자의 주장은 언뜻 보기엔 단순하다. 우리의 전체 역사의 0.5퍼센트도 안 되는 홀로세 동안 혁신과 변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면서 우리가 “편안한 것을 가장 좋은 것으로, 빠르고 쉬운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좋게 느껴지는 것을 진짜 좋은 것으로 계속 잘못 판단”해 왔다는 것이다. 우리 몸이 진정 원하는 것과는 다른 환경, 콘크리트와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손발, 근육, 척추, 호흡기, 정신 등 모든 측면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점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각종 질환을 개인의 문제로 돌릴 것이 아니라 인류세 인간이 만들어 온 환경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환경을 바꾸기 위한 노력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해제를 쓴 신경인류학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박한선에 의하면 인간의 진화와 질병의 관계를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인간과 생태적 환경, 병원체 등 여러 요인이 불균등하게 진화하므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둘째, 경로 의존성과 구조적 타협, 생애사적 타협으로 인해 질병이 생긴다는 것, 셋째, 건강에 대한 주관적 인식과 번식적 이득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건강’이란 번식 적합도를 높인다는 조건에서만 작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고통을 유발하는 대다수의 질병은 진화의 산물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박한선은 바이바 크레건리드가 진화의학의 핵심 견해를 대중의 눈높이에서 잘 풀어냈다고 평가한다. 또한 기존의 진화의학적 설명들이 신생대 전반까지를 다루는 반면에 이 책은 산업혁명 이후 현대의 사회적·문화적 변화와 인간 신체의 관계를 풍부한 사례를 들어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인류와 유인원의 차이를 ‘지성’에서 찾곤 한다. 하지만 저자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은 잊고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는 ‘호모 사피엔스 이넵투스’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우리가 만든 인류세가 결국 우리를 덮쳐 오는 시대, 우리 인간의 어리 석은 행동 방식을 역사적, 인류학적으로 밝히는 『의자의 배신』을 읽다 보면, 다른 건 몰라도 당장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나가고 싶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며 우리가 얼마나 우리 몸이 원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지, 경험하지도 않은 먼 과거를 추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바이바 크레건리드
영국 출신 작가 겸 방송인이자 학자이다. 서식스대학에서 영문학을 수학했고 같은 대학에서 같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식스대학 리버흄리서치펠로우십에서 2년 동안 연구한 후 켄트대학 영어와 환경 인문학 부교수로 부임했으며, 2015년에 ’최고의 스승상’을 받았다. 그는 『가디언』, 『인디펜던트』, 『빅이슈』, 『텔레그레프』, 『워싱턴포스트』 등에서 문학, 건강, 운동, 자연, 환경에 대해 폭넓게 글을 써 왔고, BBC radio 4와 Sky News 등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
『의자의 배신』은 파이낸셜타임스 2018 ‘최고의 과학책’ 다섯 권 중 한 권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이 책의 내용은 BBC 월드서비스의 라디오 다큐멘터리 3부작 <세상의 변화, 몸의 변화 Changing World, Changing Bodies>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는 지속적으로 지리학, 과학, 문학 등 여러 영역을 포괄하는 학제적인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풋노트Footnotes』, 『디스커버링 길가메시Discovering Gilgamesh』등을 썼다.
옮긴이 : 고현석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신문』, 『경향신문』, 「뉴시스」, 「뉴스1」에서 과학 및 외신 담당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과학 책 전문 번역가로서 우주물리학, 생명과학, 과학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로봇과 일자리: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인종주의에 물든 과학』, 『세상의 모든 과학』, 『느낌의 진화』 등이 있다.
해제 : 박한선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분자생물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호주 국립대학 ANU 인문사회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강사, 서울대학교 의생명연구원 연구원, 성안드레아병원 과장 및 사회정신연구소 소장, 동화약품 연구 개발본부 이사 등을 지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와 서울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지내며 연구, 강의, 집필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재난과 정신 건강』, 『정신과 사용설명서』,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행복의 역습』, 『여성의 진화』, 『진화와 인간 행동』 등이 있다.
목 차
서문 우리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나?
1부 BCE 500,000,000– BCE 30,000: 영장류의 변화: 운동, 역학, 이동
1장 일어서기와 달리기
2장 직립
— 돌아가기
2부 BCE 30,000 – 1700: 씨앗, 정착, 도시
3장 씨앗 심기, 음식물 가공, 안전한 생활
4장 땅, 노동, 성장
5장 운동, 인체 공학, 도시에서의 삶과 죽음
— 돌아가기
3부 1700 – 1910: 광산, 척추, 연기와 증기
6장 나쁜 노동 습관 들이기
7장 초기의 대기오염과 호흡곤란
— 돌아가기
4부 1910– 현재: 의자에 갇힌 삶 또는 ‘디지털’ 혁명
8장 허리의 위기
9장 공기 중의 질식
— 돌아가기
5부 미래: 호모 사피엔스 이넵투스
11장 손과 디지털 혁명
에필로그
해제: 인류 진화와 문명, 그리고 질병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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