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코로나19 팬데믹 세상
면역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바이러스와 면역 이야기
답도 없는 바이러스,
자연 면역이 답이다!
면역 이론을 창시한 위대한 과학자의 열정과 삶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만연 중인 지금, 아직도 이 변종 바이러스의 특효약에 관한 개발소식은 요원하기만 하다. 인류가 기댈 곳은 결국 자연 면역력 뿐이라는 현실 속에서, 식세포의 발견을 통해 자연 면역학의 개념을 정립한 공로로 190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메치니코프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 자연 면역의 중요성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십여 년 전 국내 한 요구르트의 브랜드가 되면서 사람들에게 친숙한 과학자가 된 메치니코프는 자연 면역과 노인학을 창시한 시대를 앞선 과학자였다. 하지만 세상을 떠난 이후 100년 가까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던 그는 2011년 ‘메치니코프의’ 자연 면역이 활성화되는 과정을 밝힌 줄스 호프만과 브루스 보이틀러가 2011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다시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했다.
2016년은 메치니코프가 타계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로, 저자는 지금까지 누구도 접하지 못했던 1세기 전 문서를 손에 넣어 이를 토대로 의학계의 영웅 메치니코프의 놀라운 삶을 최초로 현대적 시각에서 조명했다. 메치니코프는 20세기 초 과학계의 중심에 있었던 비범한 인물이자 인류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았던 인도주의자였다. 그는 식세포가 주체가 된 면역 이론을 주창했으며, 파리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콜레라와 매독, 그 밖의 치명적인 질병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생애 후반기에는 노인학의 창시자로서 큰 논란을 일으킨 수명 이론을 발표하여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장내 미생물과 노화에 관한 연구를 선도했다. 지구상 곳곳에서 요구르트가 열광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도 이 시기였다. 하지만 당시 항원항체 메커니즘으로 적응면역이 곧 면역계로 인식된 데다, 장내미생물 가운데 배양할 수 있는 종류가 극히 제한돼 있어 메치니코프의 이론은 설득력 없는 주장으로 묻히고 말았다.
이후 100년 가까이 메치니코프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졌지만, 타계 100주년을 맞아 그의 업적과 시대를 앞선 연구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며, 그가 연구한 면역력을 높이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면역과 장내 미생물에 관한 그의 통찰이 과학의 역사와 우리 생활 속에 어떤 유산으로 남아 있는지 알려주고 그의 연구가 21세기 과학계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부활하게 된 과정을 섬세하고 미묘하게. 때로는 스릴러 소설처럼 생생하게 보여준다. 한 편의 영화와 같이 펼쳐지는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어느 새 메치니코프의 매력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연 면역 이론과 노년학, 죽음학을 창시한
과학계의 거인, 일리야 일리치 메치니코프
노년학(Gerontology), 죽음학(Thanatology), Orthobiosis(섭생), 발효유 산업, 그리고 자연 면역 이론. 이 모든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발효유 브랜드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그의 이름은 다름 아닌 일리야 일리치 메치니코프(IlyaI lyich Metchnikoff)다. 그는 빛나는 업적을 이루고 인류에 공헌한 다른 과학자들에 비해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실 현대 의학의 발전을 논할 때 빼놓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다.
엘리 메치니코프라고 불리기도 하는 일리야 일리치 메치니코프는 1845년 러시아제국 말로로시아 지방(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귀족에 속하는 드보리아네(dvoriane) 계급이었지만,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다시피 한 아버지로 인해 집안 소유의 땅이 있던 시골에 정착했다. 어린 일리야는 왕성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고, 겨우 여덟 살 무렵부터 스스로를 학자라 생각하고 형들과 동네 친구들에게 푼돈을 쥐여 주며 자신의 ‘강의’를 듣게 하기도 했다.
크림 전쟁의 패배 이후 러시아제국에서는 변화에 대한 갈망이 커져 갔고, 이를 반영한 듯 사회 전반에 과학과 지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리야 역시 과학을 믿고 생명과 존재에 대한 답을 그 안에서 찾고자 했다. 그리고 열다섯 살이 되던 해, 독일어 원서를 번역한 『동물계의 분류와 체계(Classes and Orders of the Animal Kingdom)』에 실린 아메바의 삽화를 보고 자신의 길을 정하게 된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생명체를 연구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인간에게는 너무 깊이 숨겨진 진실을 그런 생명체에게서는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유였다.
현대 면역학의 토대를 마련한 자연 면역 이론,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필독서!
엘리 메치니코프의 삶과 열정의 이야기
“엘리 메치니코프는 실험이라는 방법으로 면역의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의식적으로, 결단력 있게 연구한 최초의 인물입니다. 이를 통해 생명체가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어떻게 물리치는지 밝혀졌습니다.” 1908년, 노벨 생리의학상 시상식에서 카롤린스카 연구소를 이끌던 의학자 칼 모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그해 수상자는 두 명이었는데, 한 명 독일의 파울 에를리히(Paul Ehrlich)였고 다른 한 사람은 바로 메치니코프였다.
메치니코프는 동물학에서 학자로서의 경력을 시작하여 무척추동물의 비교 발생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고 수많은 성과를 거두었던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그라도 느닷없이 병리학에 뛰어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의사도 아니었고, 더구나 당시 의학계를 이끌고 있던 독일이나 프랑스 출신도 아니었으니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았다. 더 나은 연구 환경을 찾아 떠난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에서 자리를 잡은 뒤에도, 특히 독일을 본거지로 한 혈청 면역 진영과 오랫동안 서로 꺾고 꺾이는 싸움을 벌여야 했다. 그리고 노벨상을 수상할 당시 면역학 분야의 연구는 사실 에를리히의 혈청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이후로도 메치니코프의 자연 면역 이론은 획득 면역의 뒤로 밀려나 있었다.
2011년, 메치니코프가 살아 있었다면 드디어 오랫동안 참아 왔던 회심의 미소를 지을 일이 일어났다. 노벨 생리의학상이 줄스 호프만(Jules Hoffmann)과 브루스 보이틀러(Bruce Beutler)에게 돌아간 것이다. 톨-유사수용체(Toll-like receptor)의 존재를 발견하여, ‘자연 면역의 활성화 과정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 호프만은 이렇게 말했다. “현재 자연 면역 연구라 불리는 분야는 메치니코프가 맨 처음 가장 중요한 발길을 내딛었습니다. 그리고 시베리아의 겨울처럼 혹독하고 긴 세월을 지나왔지요.” 20세기가 되어서야 세포를 다루는 방식과 면역의 기본 원리를 분자 단위로 연구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 면역 분야가 다시금 주목받게 된 것이다. 현재 자연 면역과 적응 면역은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양립하는 두 축으로서 우리 면역계를 구성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이는 현재로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근간 치료법이기도 하다. 그건 그렇고. 자신이 창시한 분야의 연구로 먼 후배 과학자들이 노벨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항상 과학적인 논쟁에서 호전적인 성향을 보였던 메치니코프가 과연 어떤 말을 했을까?
성마른 비관론자에서 낙관론자 ‘메치 아저씨’,
그리고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되기까지
인류에 불멸의 유산을 남긴 과학자!
메치니코프는 콜레라 연구를 하던 중 장내 미생물의 역할에 주목했고, 이는 현대 발효유 산업이 시작되는 계기가 된다. 그가 장내 해로운 세균을 억제하고 유익균을 증대하는 방법으로 유산균 복용을 강조하는 강연을 한 1904년 이후, 전 세계인의 식생활이 변하게 된 것이다. 또한 그는 예순을 앞두고 저술한 『인간의 본성』에서 노화학과 죽음학이라는 용어를 제시하며 새로운 연구 분야의 문을 열기도 했다.
이렇게 평생을 집념과 열정을 품고 연구에 매진하게 한 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물론 파스퇴르, 리스터, 피르호, 에밀 루, 에밀 베링, 코흐, 에를리히, 리처드 파이퍼 등 당대 수많은 걸출한 과학자들과 교류하고, 이들 중 일부와는 대립했던 일이 큰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메치니코프는 어릴 때부터 생명의 근원과 탄생,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고민했으며, 그 해답을 과학에서 찾고자 했다. 과학을 통해 인류에 공헌하고자 하는 강렬한 소망은 늘 그를 움직이는 힘이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업적을 이룬 인물에게도 인간적인 면모는 있었다. 평생을 함께한 열네 살 연하의 부인 올가에게 죄책감을 느끼면서까지 자신의 사생아로 여겨지는 대녀와 공개적으로 왕래하며 지냈고, 마리 퀴리, 소피아 코발레프스카야 같은 뛰어난 과학자와 알고 지내면서도 여성의 능력을 한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변화도 겪었다. 두 차례나 자살을 기도하고 혼란한 세상에 아이를 낳는 일을 죄악으로 여기던 공격적인 비관론자에서 점차 낙관론자로 변모하여, 말년에는 길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 주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부드러워진 것이다.
메치니코프는 1916년 71세를 일기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폭력을 극히 혐오하던 그에게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커다란 충격이었고, 결국 이 전쟁이 그의 기력을 꺾고 말았다. 건강이 악화된 말년의 모습, 과학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거인이 스러져 가는 데에서는 유한할 수밖에 없는 우리 존재의 숙명적 슬픔과 숙연함까지 느끼게 된다. 하지만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자신의 이론에 닥칠 운명을 걱정하고 자신을 부검을 요청한 그는 ‘뼛속까지’ 과학자였다. 그리고 그가 전 생애를 바쳐 일구어 낸 과학적 성과는 소원하던 대로 인류에 대한 공헌으로서 우리에게 남아 불멸의 유산이 되었다. 외골수적인 집요함, 비상한 통찰력, 대담한 상상력을 이론으로 구체화시키는 힘으로 그가 현대 의학의 흐름을 바꾼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루바 비칸스키
25년간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예루살렘 포스트(Jerusalem Post)』 등에 과학 분야의 기사와 글을 써온 저술가이다. 저서로는 『A Well-Informed Patient's Guide to Breast Surgery(환자의 지식을 넓혀 줄 유방암 수술 가이드)』와 『In Search of the Lost Cord : Solving the Mystery of Spinal Cord Regeneration(잃어버린 척수를 찾아서 : 척수 재생의 미스터리)』가 있다.
옮긴이 : 제효영
성균관대학교 유전공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메스를 잡다 : 세상을 바꾼 수술, 그 매혹의 역사』,『괴짜 과학자들의 별난 실험 100 :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실행된 100가지 별난 이론과 실험』,『설탕 디톡스 21일 : 다이어트와 성인병의 주범, 설탕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몸은 기억한다 :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밥상의 미래 : 마음껏 먹어도 질병 없이 사는』,『세끼 맛있게 먹고 운동 없이 살 빼는 G폭탄 식사법』,『세뇌 : 무모한 신경과학의 매력적인 유혹』,『브레인 바이블 : 평생 생생하게, 생산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다섯 가지 전략』,『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약 없이 스스로 낫는 법』,『독성프리: 우리를 병들게 하는 독성화학물질로부터 가정과 건강을 지키는 법』,『100세 인생도 건강해야 축복이다 : 평균 수명 100세 시대, 당신에게 필요한 건강바이블』,『신종 플루의 진실: H1N1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라!』,『내 몸을 지키는 기술』
목 차
메치니코프의 이름에 대하여
제1장 나의 메치니코프
제2장 메시나의 계시
제3장 면역 전쟁
제4장 요구르트가 전부는 아니다
제5장 유산
감사의 말
각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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