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칼럼
*제203회 - " 외국인들의 이구동성 "한국사람, 즉흥적인 TV시청·인터넷 선호"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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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13:08
[창간 96 특집/읽기 혁명]
외국인들의 이구동성 "한국사람, 즉흥적인 TV시청·인터넷 선호"
책을 안 읽으면서도 위대한 지적 업적을 바라는 한국인은 외국인의 눈엔 모순이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에는 '한국이 노벨 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한국인들에게 뼈아픈 말로 가득했다. 예컨대 "한국인들이 책은 많이 안 읽으면서 노벨 문학상은 여전히 바라고 있다는 건 유감스러운 일" "많은 한국 학생이 책 읽기는 시간 낭비이고 그 시간에 수학 문제 하나 더, 모의고사 문제지 한 장 더 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2005년 여론조사 기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주요 30개국 가운데 1인당 책 읽는 시간이 가장 짧은 걸로 나타났다" 등이었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마이틸리 라오는 이 기사에서 "지난해 가을 서울 강남에서 '서울 국제 책 박람회'가 열렸는데, 주최 측은 5일간 40만명의 관람객이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방문객은 5만명에 불과했다"고도 했다.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도 "한국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영국 출신의 데이비드 로버츠 성균관대 성균어학원 교수는 "영국에선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보고 휴양지에서도 책을 읽는 게 일상화돼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지하철에서든 휴양지에서든 대부분 스마트폰을 하거나 잠을 자더라"고 했다. 그는 "한국인이 너무 바쁘고 경쟁적인 일상에 치여, 깊이 생각하고 사유해야 하는 책 읽기는 부담스러워하고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TV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 등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한국인들이 매년 '노벨 문학상'에는 큰 관심을 보이는 게 이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 정유정의 '7년의 밤' 등 국내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잇따라 해외에 소개한 재미 교포 출신 조지프 리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는 최근 출판 전문 온라인 저널인 '퍼블리싱 퍼스펙티브' 인터뷰에서 "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려면 그 작가에 대한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 한 한국인이 노벨 문학상을 타는 건 꿈으로만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6.3.4 조선일보- 창간96 특집/읽기 혁명| 박세미 기자]
책 사는데 쓴 돈, 가구당 月1만6000원..그 중 60%는 참고서값
작년에 가구당 책을 사기 위해 쓴 돈은 매달 약 1만6000원으로 5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서적 지출 가운데 '참고서 및 학습 교재' '중고생 교재'에 쓴 돈이 60%에 육박해 우리 국민이 얼마나 책을 안 사보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3일 통계청의 '2015년 4분기 및 연간 가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책을 사는 데 쓴 돈은 월평균 1만6623원이었다. 가구당 책을 사는 데 쓴 돈은 2010년 2만1902원 이래 계속 줄면서 해마다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이다. 2011년엔 2만570원이었으며 2012년 1만9026원, 2013년 1만8690원, 2014년 1만8154원 등이다. 문제는 작년 월평균 서적 지출(1만6623원) 가운데 '참고서 및 학습 교재'에 9025원, '중고생 교재'에 646원이 포함돼, 학생들 학교 공부하는 데 필요한 책을 사는 데 쓴 돈이 58.2%에 이른다는 것이다. 소설이나 교양서적 등 서적에 국민이 쓴 돈은 가구당 월 6952원에 불과했다.
[2016.3.4 조선일보- 창간96 특집/읽기 혁명| 김성모 기자]
35%가 1년에 한권도 안읽는 한국… 국가경쟁력 26위, 15계단 떨어져
한국경제연구원의 '독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연평균 독서율(수험서·만화 등 제외하고 연간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비율)은 여러 경제 지표·지수 중에서도 특히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글로벌 경쟁력 지수'나 '경제적 혁신성 지수'(이상 세계경제포럼 발표), '글로벌 기업가(企業家) 정신 지수'(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 발표) 등과 밀접하게 연동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관관계가 1에 가까우면 정비례한다는 얘기인데 독서율과 글로벌 경쟁력 지수의 상관관계는 0.77, 혁신성 지수와는 0.72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연계해 움직이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기업가 정신 지수는 상관관계가 0.81까지 나왔다. 기업가 정신은 신규 사업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가면서 기업을 키우려는 의지를 뜻한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 지표들이 우리의 독서율 하락 추세와 맞물려 함께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포럼은 2015년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순위가 2007년(11위)보다 15계단 떨어진 26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4년 기준 한국의 기업가 정신 지수도 전 세계 120개국 중 32위로, 세계 13위권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콜롬비아·라트비아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식 기반 경제 시대에는 독서를 통한 창의적 사고가 기업가 정신을 끌어올리는 필수 요소인데 우리는 이런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반면 '독서 강국' 스웨덴(2013년 OECD 조사 독서율 85.7%), 덴마크(84.9%), 영국·미국·독일(81.1%) 등은 각종 경제 지표도 높았다. 2015년 글로벌 경쟁력 지수만 놓고 봐도 미국(3위)·독일(4위)·스웨덴(9위)·영국(10위)·덴마크(12위) 등은 최고 선진국 그룹에 속해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래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려면 독서 습관을 키우고 독서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6.3.4 조선일보- 창간96 특집/읽기 혁명| 김성모 기자]
외국인들의 이구동성 "한국사람, 즉흥적인 TV시청·인터넷 선호"
책을 안 읽으면서도 위대한 지적 업적을 바라는 한국인은 외국인의 눈엔 모순이다. 지난 1월 미국의 주간지 '뉴요커'에는 '한국이 노벨 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한국인들에게 뼈아픈 말로 가득했다. 예컨대 "한국인들이 책은 많이 안 읽으면서 노벨 문학상은 여전히 바라고 있다는 건 유감스러운 일" "많은 한국 학생이 책 읽기는 시간 낭비이고 그 시간에 수학 문제 하나 더, 모의고사 문제지 한 장 더 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2005년 여론조사 기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주요 30개국 가운데 1인당 책 읽는 시간이 가장 짧은 걸로 나타났다" 등이었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마이틸리 라오는 이 기사에서 "지난해 가을 서울 강남에서 '서울 국제 책 박람회'가 열렸는데, 주최 측은 5일간 40만명의 관람객이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방문객은 5만명에 불과했다"고도 했다.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도 "한국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영국 출신의 데이비드 로버츠 성균관대 성균어학원 교수는 "영국에선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보고 휴양지에서도 책을 읽는 게 일상화돼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지하철에서든 휴양지에서든 대부분 스마트폰을 하거나 잠을 자더라"고 했다. 그는 "한국인이 너무 바쁘고 경쟁적인 일상에 치여, 깊이 생각하고 사유해야 하는 책 읽기는 부담스러워하고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TV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 등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한국인들이 매년 '노벨 문학상'에는 큰 관심을 보이는 게 이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 정유정의 '7년의 밤' 등 국내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잇따라 해외에 소개한 재미 교포 출신 조지프 리 '케이엘매니지먼트' 대표는 최근 출판 전문 온라인 저널인 '퍼블리싱 퍼스펙티브' 인터뷰에서 "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으려면 그 작가에 대한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 한 한국인이 노벨 문학상을 타는 건 꿈으로만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6.3.4 조선일보- 창간96 특집/읽기 혁명| 박세미 기자]
책 사는데 쓴 돈, 가구당 月1만6000원..그 중 60%는 참고서값
작년에 가구당 책을 사기 위해 쓴 돈은 매달 약 1만6000원으로 5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서적 지출 가운데 '참고서 및 학습 교재' '중고생 교재'에 쓴 돈이 60%에 육박해 우리 국민이 얼마나 책을 안 사보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3일 통계청의 '2015년 4분기 및 연간 가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구가 책을 사는 데 쓴 돈은 월평균 1만6623원이었다. 가구당 책을 사는 데 쓴 돈은 2010년 2만1902원 이래 계속 줄면서 해마다 최저 기록을 갈아치우는 상황이다. 2011년엔 2만570원이었으며 2012년 1만9026원, 2013년 1만8690원, 2014년 1만8154원 등이다. 문제는 작년 월평균 서적 지출(1만6623원) 가운데 '참고서 및 학습 교재'에 9025원, '중고생 교재'에 646원이 포함돼, 학생들 학교 공부하는 데 필요한 책을 사는 데 쓴 돈이 58.2%에 이른다는 것이다. 소설이나 교양서적 등 서적에 국민이 쓴 돈은 가구당 월 6952원에 불과했다.
[2016.3.4 조선일보- 창간96 특집/읽기 혁명| 김성모 기자]
35%가 1년에 한권도 안읽는 한국… 국가경쟁력 26위, 15계단 떨어져
한국경제연구원의 '독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연평균 독서율(수험서·만화 등 제외하고 연간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비율)은 여러 경제 지표·지수 중에서도 특히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글로벌 경쟁력 지수'나 '경제적 혁신성 지수'(이상 세계경제포럼 발표), '글로벌 기업가(企業家) 정신 지수'(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 발표) 등과 밀접하게 연동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관관계가 1에 가까우면 정비례한다는 얘기인데 독서율과 글로벌 경쟁력 지수의 상관관계는 0.77, 혁신성 지수와는 0.72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연계해 움직이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기업가 정신 지수는 상관관계가 0.81까지 나왔다. 기업가 정신은 신규 사업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가면서 기업을 키우려는 의지를 뜻한다.
문제는 이 같은 경제 지표들이 우리의 독서율 하락 추세와 맞물려 함께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경제포럼은 2015년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 순위가 2007년(11위)보다 15계단 떨어진 26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4년 기준 한국의 기업가 정신 지수도 전 세계 120개국 중 32위로, 세계 13위권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콜롬비아·라트비아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식 기반 경제 시대에는 독서를 통한 창의적 사고가 기업가 정신을 끌어올리는 필수 요소인데 우리는 이런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반면 '독서 강국' 스웨덴(2013년 OECD 조사 독서율 85.7%), 덴마크(84.9%), 영국·미국·독일(81.1%) 등은 각종 경제 지표도 높았다. 2015년 글로벌 경쟁력 지수만 놓고 봐도 미국(3위)·독일(4위)·스웨덴(9위)·영국(10위)·덴마크(12위) 등은 최고 선진국 그룹에 속해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미래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려면 독서 습관을 키우고 독서율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6.3.4 조선일보- 창간96 특집/읽기 혁명| 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