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
*제98회 - " 나는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 속으로 절절히 느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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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30 18:29
애착 때문에 슬픔이 생겨나고
애착 때문에 두려움이 생겨난다
애착을 떨쳐버린 이에게는 슬픔이 없으니
어찌 두려움이 있으랴.
愛喜生憂 (애희생우)
愛喜生畏 (애희생외)
無所愛喜 (무소애희)
何憂何畏 (하우하외)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盆)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다. 3년 전 거처를 지금의 다래헌(茶來軒)으로 옮겨 왔을 때, 어떤 스님이 우리 방으로 보내 준 것이다.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나하고 그애들뿐이었다. 그애들을 위해 관계 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그애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넥스인가 하는 비료를 구해 오기도 했다. 여름철이면 서늘한 그늘을 찾아 옮겨 주어야 했고, 겨울에는 그 애들을 위해 실내 온도를 내리곤 했다. 이런 정성을 일찍이 부모에게 바쳤더라면 아마 효자 소리를 듣고도 남았을 것이다.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갠 어느 날 봉선사로 운허노사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물 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서야 문득 생각이 났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 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 속으로 절절히 느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착한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을 못했다.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났다. (*)
- 법정 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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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 喜 生 憂
사랑 애 | 기쁠 희 | 날 생 | 근심할 우
愛 喜 生 畏
사랑 애 | 기쁠 희 | 날 생 | 두려워할 외
無 所 愛 喜
없을 무 | 자리 소 | 사랑 애 | 기쁠 희
何 憂 何 畏
어찌 하 | 근심할 우 | 어찌 하 | 두려워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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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때문에 두려움이 생겨난다
애착을 떨쳐버린 이에게는 슬픔이 없으니
어찌 두려움이 있으랴.
愛喜生憂 (애희생우)
愛喜生畏 (애희생외)
無所愛喜 (무소애희)
何憂何畏 (하우하외)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盆)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다. 3년 전 거처를 지금의 다래헌(茶來軒)으로 옮겨 왔을 때, 어떤 스님이 우리 방으로 보내 준 것이다.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나하고 그애들뿐이었다. 그애들을 위해 관계 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그애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넥스인가 하는 비료를 구해 오기도 했다. 여름철이면 서늘한 그늘을 찾아 옮겨 주어야 했고, 겨울에는 그 애들을 위해 실내 온도를 내리곤 했다. 이런 정성을 일찍이 부모에게 바쳤더라면 아마 효자 소리를 듣고도 남았을 것이다.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갠 어느 날 봉선사로 운허노사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물 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대로 목청을 돋구었다.
아차! 이때서야 문득 생각이 났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 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 속으로 절절히 느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착한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을 못했다.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놓아야 했고, 분(盆)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났다. (*)
- 법정 스님의 '무소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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愛 喜 生 憂
사랑 애 | 기쁠 희 | 날 생 | 근심할 우
愛 喜 生 畏
사랑 애 | 기쁠 희 | 날 생 | 두려워할 외
無 所 愛 喜
없을 무 | 자리 소 | 사랑 애 | 기쁠 희
何 憂 何 畏
어찌 하 | 근심할 우 | 어찌 하 | 두려워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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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은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으로 출간된 도서의 일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