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

*제80회 - " 내 머리 조아려 낮게 임하리라 "

영광도서 0 581
애욕으로 제 몸을 치장하는 건
고치를 짓는 누에와 같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이것을 알아
탐욕을 끊고 미련 없이 훨훨 자유롭다.

以婬樂自裹 (이음락자과)
譬如蠶作繭 (비여잠작견)
智者能斷棄 (지자능단기)
不盻除衆苦 (불혜제중고)

세상 살면서 나는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껴안아서 내 체온으로 다 녹이자. 누가 해도 할 일이라면 내가 하자. 스스로 나서서 기쁘게 일하자. 언제해도 할 일이라면 미적거리지 말고 지금 당장에 하자.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 쏟자.’

운다고 모든 일이 풀린다면, 하루 종일 울겠습니다. 짜증 부려 일이 해결된다면 종일 얼굴을 찌푸리겠습니다. 싸워서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누구와도 미친 듯 싸우겠습니다.

그러나 세상일은 풀려가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습니다. 내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배려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덜어 놓은 그 그릇, 내가 조금 낮춰 놓은 눈높이, 내가 조금 덜 챙긴 그 공간, 이런 여유와 촉촉한 인심이 나보다 조금 불우한 이웃은 물론 다른 생명체들의 ‘희망공간’이 됩니다.

만생명이 함께 살아야 하는 공생(共生)의 공간이기에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으니 내 눈에 펼쳐지는 모든 현상이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나를 맞아준 아내가 고맙습니다. 나의 아이들로 와준 아들과 딸에게 고마운 마음이 간절합니다. 부모님과 조상님께 감사하고, 직장에 감사하고, 먹을거리에 감사하고, 이웃에게 고맙고, 나와 인연 맺은 모든 사람들이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고맙고, 창공을 나는 날짐승이 고맙고, 빽빽한 숲들이 고맙고, 비내림이 고맙고, 눈 내림이 고맙습니다. 이 세상은 고마움과 감사함의 연속, 여기저기 여행 다닐 수 있고, 자연에 안겨 포근함을 느낄 수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 복 받은 사람, 은혜와 가피를 흠뻑 뒤집어 쓴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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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以          婬            樂           自           裹
써 이 | 음탕할 음 | 즐길 락 | 스스로 자 | 쌀 과
  譬              如           蠶        作           繭
비유할 비 | 같을 여 | 누에 잠 | 지을 작 | 고치 견
  智              者        能           斷        棄
슬기 지 | 사람 자 | 능할 능 | 끊을 단 | 버릴 기
  不              盻           除        衆           苦
아닐 불 | 돌아볼 혜 | 섬돌 제 | 무리 중 | 쓸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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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은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으로 출간된 도서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