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

*제8회 - " 검도의 고수는 파를 썰지 않는다 "

영광도서 0 580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지쳐 있는 나그네에게는 지척도 천 리
바른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자에게는
윤회의 밤길이 아득하여라.

不寐夜長 (불매야장)
疲倦道長 (피권도장)
愚生死長 (우생사장)
莫知正法 (막지정법)

이는 참 심오한 경구입니다. 앞에는 아득한 밤길만 하염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엉뚱한 유머로 생각을 뒤집으며 정리해봅니다. 옛날 군대에서 있을 법한 에피소드입니다.

어느날 고참이 대원들을 소집시켰습니다.
김병장 : 야! 여기 피아노 전공한 놈 있어?
박이병 : 네, 접니다. 
김병장 : 그래. 너 어느 대학 나왔는데?
박이병 : K대 나왔습니다. 
김병장 : 그것도 대학이냐? 다른 놈 없어?
조이병 : 저는 Y대에서 피아노 전공했습니다. 
김병장 : Y대? S대 없어, S대?
전이병 : 제가 S대입니다. 
김병장 : 그래? 지금 바로 사단장님 관사로 가서 피아노 좀 옮겨라.
 
고참이 다시 대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김병장 : 여기 미술 전공한 놈 나와!
김일병 : 네, 제가 미술 전공입니다. 
김병장 : 어느 대학인데?
김일병 : Y대 디자인과입니다. 
김병장 : 그것도 대학이냐?
고일병 : 제가 H미대 출신입니다. 
김병장 : 그래. 오∼ 좋아, 족구하게 줄 좀 그어라.

그날 저녁에. 
김병장 : 여기 검도한 놈 누구야?
강이병 : 제가 사회에 있을 때 검도 좀 했습니다. 
김병장 : 몇 단인데?
강이병 : 2단입니다. 
김병장 : 2단도 검도냐? 다른 애 없어?
이일병 : 네, 제가 검도 좀 오래 배웠습니다. 
김병장 : 몇 단인데?
이일병 : 5단입니다. 
김병장 : 그래? 내일 아침 취사장에 가서 파 좀 썰어라.

깜냥과 용도를 아는 것, 그것이 깨달음입니다.(*)

----------------------------------------
不         寐         夜       長
아니 불| 잠잘 매| 밤 야| 길 장
疲            倦           道        長
피곤할 피| 게으를 권| 길 도| 길 장
愚              生         死       長
어리석을 우| 날 생| 죽을 사| 길 장
莫          知       正       法
없을 막| 알 지| 바를 정| 법 법
-----------------------------------------

Comments

 

*'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은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으로 출간된 도서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