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

*제10회 - " 자식, 재물은 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위한 도구입니다 "

영광도서 0 585
‘내 자식이다, 내 재산이다’하며
어리석은 사람은 괴로워한다.
내 몸 또한 내 것이 아니거늘
어찌 자식과 재물을 근심하는가.

有子有財 (유자유재)
愚惟汲汲 (우유급급)
我且非我 (아차비아)
何憂子財 (하우자재)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 부모들의 자식 걱정에서 나온 말로 ‘무자식상팔자(無子息上八字)’라는 말도 있지요.

‘무자식상팔자’라는 말이 나온 배경은 이렇습니다. 요(堯) 임금은 중국 최초의 천자로 임금 자리를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당연한데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신하인 순(舜)에게 선위했으니 뒷날 제자백가들에게 논란의 소지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요 임금이 재위한지 70년이 되어 황제 자리를 물려줄 사람을 천거해 달라 하자 신하들이 마땅히 큰 아들인 단주(丹朱)를 천거했으나 단주는 어리석고 다투기를 좋아하니 안 된다 하여 효자로 알려진 신하 순을 추천하니 두 딸을 순에게 시집보내 지켜보시고 나서 선위하셨지요.

맹자는 제자들이 요 임금이 아들에게 황제 자리를 물려주지 않은 것에 대해 의심하자 전통 유가의 입장에서 말씀하시기를, 하늘은 어진 자에게 물려줄 만하면 어진 자에게, 아들에게 물려줄 만하면 아들에게 물려주신다 했습니다. 요 임금의 아들인 단주가 불초하여 백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하늘의 뜻에 따라 순에게 물려주셨다는 것입니다.

요 임금도 아들에 대한 사랑이 왜 없었겠습니까. 아들이 못나고 망나니 노릇만 하니 물려주면 나라를 망칠 것이 뻔한데 요임금 같은 성인께서 그런 짓은 할 수 없었겠지요. 요 임금의 아들인 단주는 게을러 놀기만 좋아하고 오만하고 잔악한 짓을 했으며 밤낮 없이 소란을 피웠고 물이 없는 곳에서 배를 밀고 다녔으며 떼거리로 집안에서 음란한 짓을 했다고 합니다.

자식이나 재물은 세상에 던져진 독립된 존재입니다. 내 욕심을 채워주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에 기여해야할 생물입니다. 내가 그들 때문에 괴로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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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        子          有          財
있을 유| 아들 자| 있을 유| 재물 재
愚               惟               汲          汲
어리석을 우| 생각할 유| 급할 급| 급할 급
我     且          非          我
나 아| 또 차| 아닐 비| 나 아
何          憂          子          財
어찌 하| 근심할 우| 아들 자| 재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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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은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으로 출간된 도서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