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

*제34회 - " 내려가는 것이 바로 올라가는 것입니다 "

영광도서 0 535
남을 가르치듯
스스로를 바르게 닦으라
다루기 힘든 자기를 닦지 않고
어떻게 남을 가르치고 훈계하랴.

當之剋修 (당지극수)
隨其敎訓 (수기교훈)
己不被訓 (기부피훈)
焉能訓彼 (언능훈피)

말로는 누구에게 져 본 적이 없는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 똑똑한 며느리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저 며느리는 이제 죽었다!"라며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시어머니가 조용했습니다. 그럴 분이 아닌데 이상했습니다. 며느리가 들어올 때 시어머니는 벼르고 별렀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시집살이를 시켰습니다. 생으로 트집을 잡고 일부러 모욕도 주었습니다.

그러나 며느리는 전혀 잡히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며느리는 그때마다 시어머니의 발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시어머니가 느닷없이 "친정에서 그런 것도 안 배워 왔느냐?" 하고 생트집을 잡으면 며느리는 공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친정에서 배운다고 배웠지만 시집와서 어머니께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모르는 것은 자꾸 가르쳐 주세요." 하고 머리를 조아리니 시어머니는 할 말이 없습니다.

또 한 번은 "대학까지 나와서 그런 것도 모르냐?" 하며 모욕을 줬습니다. 그렇지만 며느리는 도리어 웃으며 "요즘 대학 나왔다고 해봐야 옛날 초등학교 나온 것만도 못해요, 어머니!"하고 대답했습니다.

매사에 이런 식이니 시어머니가 아무리 찔러도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무슨 말대꾸라도 해야 큰소리를 치며 나무라겠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뭐라고 한마디 하면 그저 시어머니 발밑으로 기어들어 가니 불안하고 피곤한 것은 오히려 시어머니 쪽이었습니다. 사람이 그렇습니다. 저쪽에서 내려가면 이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이쪽에서 내려가면 반대로 저쪽에서 불안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먼저 내려가는 사람이 결국은 이기게 됩니다. 사람들은 먼저 올라가려고 하니까 서로 피곤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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當            之        剋        修
당할 당| 갈 지| 이길 극| 닦을 수
隨            其        敎            訓
따를 수| 그 기| 가르칠 교| 가르칠 훈
己            不        被            訓
자기 기| 아닐 부| 미칠 피| 가르칠 훈
焉            能            訓        彼
어찌 언| 능할 능| 가르칠 훈| 저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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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은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으로 출간된 도서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