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

*제15회 - " ‘고맙다’라는 한 마디가, 공덕쌓기이다 "

영광도서 0 622
공덕의 선한 행을 스스로 행하면
나아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면서
저절로 다가오는 복을 누리나니
그 갚음은 어디서 온 것인가.

行爲德善 (행위덕선)
進覩歡喜 (진도환희)
應來受福 (응래수복)
喜笑悅習 (희소열습)

공덕 쌓는 일, 선행은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세상을 휘저어 지옥을 극락으로 만들고 시궁창을 꽃동산으로 만드는 것이 공덕이 아닙니다. 가까이 있는 이웃에게, 내 손길 닿는 누군가에게 ‘고맙다’라고 한번 말해주는 것이 공덕 쌓는 일입니다. 어느 배달 청년의 편지가 가슴에 와닿습니다.

“‘고맙다’라고 한번만 해 주세요. 그게 얼마나 기운 나는지 모릅니다. 저는 현재 배달 일을 하고 있습니다. 눈이 펑펑 오던 날도 비상등 켜가면서, 자빠져가면서 배달다녔구요. 설 연휴에 다들 가족 친지들이랑 모여 피자 시켜드실 때 저는 그 피자 배달하고 다녔습니다.

힘들게 배달한다고 생색내고 투정부리는 게 아니라 배달하는사람들 우습게 보지 말고, 다만 "수고했어요." 이런 말 한 마디만이라도 건네주세요. 짜증난 얼굴로 나와서 반말로 돈 툭 던져주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는 막말로 목숨 내놓고 배달하러 갑니다. 죽을 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폭주뛰냐구요? 아닙니다. 무서워서 방어운전해도 그럽니다. 음식 식으면 안 되니까요. 빨리빨리 갖다달라고 전화로 독촉하는 손님도 있고, 배달은 밀려있고, 달리다 넘어지고...

사고 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뭔 줄 아세요? 119에 전화? 아닙니다. 가게에 전화해서 '음식 엎었다, 손님께 전화 드리고 빨리 음식 다시 만들어놔달라' 라고 하는 겁니다. 가끔 열 받게 하는 손님들한테는 화내고도 싶지만 한낱 알바생이 어찌 그러겠습니까.

그래도 가끔은, “오는데 춥지 않았냐, 고맙다 조심해서 잘 가라”하며 인사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주소 못 찾으면 어쩌나, 나갈 때마다 걱정하고, 언제 사고날지 몰라서 마음 졸이면서 다닙니다. 배달원들 오면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고맙다’라는 한 마디가,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위력입니다. 공덕 쌓기입니다. 잊지 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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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      爲        德      善
갈 행| 할 위| 덕 덕| 착할 선
進             覩        歡          喜
나아갈 진| 볼 도| 기뻐할 환| 기쁠 희
應          來        受          福
응할 응| 올 래| 받을 수| 복 복
喜          笑          悅          習
기쁠 희| 웃을 소| 기쁠 열| 익힐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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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은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으로 출간된 도서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