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

*제102회 - " 육체의 길은 어디로? "

영광도서 0 884
이 몸 늙으면 얼굴빛도 쇠하고
터지기 쉬운 질병 주머니
썩은 육신 마디마디 흩어지고
삶은 반드시 죽음으로 끝나는 것.

老則色衰 (노즉색쇠)
病無光澤 (병무광택)
皮緩肌縮 (피완기축)
死命近促 (사명근촉)

오래 전 영화가 생각납니다. 고 김승호 주연의 ‘육체의 길’이란 영화입니다. (1967년 작)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화목한 가정의 한 가장이 깡패의 앞잡이가 된 불쌍한 여인을 동정한 나머지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유랑 서커스단의 일원으로 전전하다가 여인은 죽고 자신도 폐인이 되어버립니다.

폐인이 된 그는 화목하던 자신의 옛집을 찾아갑니다. 그러나 차마 그는 선뜻 집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 집안을 살핍니다. 사랑하던 아내와 성장한 자식들의 화목한 모습은 그가 더욱 그들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만듭니다. 결국 그는 흐뭇한 감회에 젖어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다시 폐인이 된 몸을 이끌고 정처 없는 방랑의 길을 떠납니다.

출세한 자식들에게 누가 될까봐 집을 나와 걸인을 자초한 한 노인의 얘기지요.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가 되어 가며 늘어만 가는 독거노인, 우리 주변의 노인들 얘기지요.

반세기 가까이 지난 영화이지만 요즘 시대에 다시 찡하게 추억됩니다. 우리 모두 노인이 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노인이 되기 전까지 깨닫지 못합니다. 참으로 어리석기 짝이 없습니다. 깨달음이란 이렇게 단순한데 너무 멀리 있다고 여깁니다.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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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老            則        色        衰
늙을 노 | 곧 즉 | 빛 색 | 쇠할 쇠
 病        無            光        澤
병 병 | 없을 무 | 빛 광 | 못 택
 皮            緩        肌        縮
가죽 피 | 느릴 완 | 살 기 | 줄일 축
 死            命            近            促
죽을 사 | 목숨 명 | 가까울 근 | 재촉할 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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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려가는 30.40.50대에게 쉼표를'은 '서른에 법구경을 알았더라면'으로 출간된 도서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