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세상읽기-124- 2020년 경자년 새해엔

영광도서 0 593

새해에는 우선멈춤으로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배어나게 하소서

 

부드러운 혀가 무서운 무기로 변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아리게 만드는지 깨닫게 하소서

 

관절이 자유로운 손가락으로 써댄 글들이 흉기로 변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을 쓰리게 만드는지 깨닫게 하소서

 

 

 

새해에는 세상을 편견의 눈으로 보기보다

 

사랑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게 하소서

 

내가 선이면 너는 악으로 변하는 세상

 

한번쯤 내가 악이고 네가 선임을 먼저 돌아보게 하소서

 

 

 

내가 나를 선하다 믿는 오만함이

 

나를 서서히 망치고 있듯이

 

내 편일수록 정의롭지 않을 수 있음을

 

내 편일수록 위선자일 수 있음을

 

내 편일수록 과오가 많을 수 있음을

 

먼저 들여다보고 편견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남의 그릇됨에서 먼저 나의 그릇됨을 발견하고

 

남의 불의에서 먼저 나의 불의를 발견하고

 

남의 위선에서 먼저 나의 위선을 발견하는

 

자아성찰로 말보다 미소로 남을 대하게 하소서

 

 

 

2020년 새해에는 우선멈춤으로

 

나를 돌아보고 남을 이해하여

 

불의의 근원이 나임을 깨달아

 

부드러운 혀 대신 미소로 말하게 하시고

 

고운 손가락 대신 마음으로 말하게 하소서

 

하여 저절로 내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게 하소서

 

 

 

2020년 새해에는

 

내 편만 옳음을 주장하는 내 가소로움이

 

내 편의 좋음을 들여다보는 내 옹졸함이

 

내 편의 정의로움만 믿는 내 졸렬함이

 

얼마나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얼마나 세상을 망치고 있는지 깨닫게 하소서

 

 

 

2020년 새해에는

 

나만 옳다 내 편만 옳다고 편견을 부추기는

 

겉으로 겸손하고 마음으로 오만한 위선자들이

 

얼마나 무서운 악마의 유혹일 수 있는지

 

우선멈춤으로 조용히 성찰하게 하소서

 

하여 세련되게 편 가르기 하는 이들은 침묵하고

 

투박하게 셋을 둘로, 둘을 하나로 화해하게 하는 이들이

 

세상 곳곳에서 말 대신 행동으로 나서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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