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겨울왕국, 얼어붙은 세상을 녹일 수 있는 가장 진실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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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고 레딧고로 유명한 영화, 보고 또 봐도 아름답겠다. 순록, 썰매, 살아 움직이는 눈사람, 나중엔 여름왕국에서도 살아가는 눈사람, 모든 게 신선하고 아름답다. 어른들이라도 아이들의 세계 속으로 진지하게 들어가게 해주는 참 아름다운 영화다.

 

안데르센 동화인 <눈의 여왕>을 모티브로 한 <겨울왕국>, 세상을 얼릴 수 있는 아란텔 왕국의 공주인 언니 엘사, 그러나 그 힘을 통제할 수 없는 엘사의 슬픔, 언니의 비밀을 모르고 언니의 마음을 돌리려 무진 애를 쓰는 안내의 애절한 이야기, 얼어붙은 왕국처럼 마음마저 얼은 언니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힘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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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한 친구이자 자매인 엘사와 안나, 겨울왕국에서 태어난 두 사람, 하지만 언니 엘사에겐 하나뿐인 동생에게조차 말 못할 비밀이 있다. 엘사는 태어날 때부터 마법의 힘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어릴 적엔 언니 엘사는 동생 안나를 실수로 다치게 한 적이 있다. 그때 우연히 엘사는 자신이 신비로운 힘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자신의 존재자체로도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자각한다. 그녀는 모든 것을 얼릴 수 있는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었던 것, 그때부터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숨기려 무척 애를 쓴다. 때문에 그녀는 매일 손에 장갑을 끼고 다닌다. 그런데 그만 엘사는 실수로 마법을 전달하여 안나의 심장에 마법이 걸린다. 이들의 부모는 안나를 고쳐달라고 트롤에게 부탁한다. 트롤은 상태를 보더니 심장이 문제라면 못 고칠 텐데, 다행히 머리에 문제가 있어서 고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녀가 가진 엘사에 대한 기억 중에서 현실의 기억만 남기고 나머지 기억을 지워서 치료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여왕 즉위식 날, 그녀는 그만 실수로 마법의 힘을 사용한다. 그 바람에 겨울왕국의 백성들은 그녀를 두려워한다. 그녀에게 마녀라고 손가락질하기 시작한다. 자신 스스로 마법의 힘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엘사는 더 이상 안나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서 겨울왕국에 머물 수 없다. 엘사는 마음에 깊이 상처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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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이 가진 이 신비로운 힘으로 안나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 사랑하는 왕국을 떠난다. 그리곤 그녀는 멀리 떨어져서 혼자만의 성을 지어 외로이 살기로 결심한다. 엘사가 떠나고 혼자 남은 안나는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기 위해 언니를 찾아 떠난다. 떠남의 여정, 힘들더라도 주변 풍경은 가히 환상적이다.

 

안나는 언니의 비빌을 알지 못하고, 언니의 속내는 모르고 언니를 만나기 위해 언니의 성까지 여정을 시작한다. 안내는 가는 도중에 크리스토프라는 든든한 조력자를 만나고, 사랑스러운 눈사람 울라프도 만난다. 안나에겐 힘겨운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다. 온통 하얀 세상 안나에겐 힘들고 두려운 여정이지만, 그 여정을 바라보는 입장에선 너무 너무 아름다운 정경들이 릴레이하듯 펼쳐진다. 그야말로 겨울왕국이다.

 

우여곡절에 우여곡절, 다양한 사건들을 만나고 나서야 안나는 엘사의 나라 겨울왕국에 도착한다. 불행하게도 언니 엘사, 모든 것을 얼게 만들 수 있는 엘사는 이미 마음까지 얼어서 아주 냉정하다. 언니 엘사는 노래를 부르는데 너무 슬프다. 그럼에도 엘사를 포기할 수 없는 동생 안니, 그리고 크리스토프와 눈사람 울라프의 도움으로 결국 엘사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 그리곤 안나의 사랑의 힘으로 자신의 마법의 힘을 긍정적으로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덕분에 그녀는 왕국으로 돌아와 다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면서 겨울왕국의 아름다운 풍경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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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한 마디로 아름답다. 애니메이션이라지만 실제로 바라보는 풍경처럼 아름답다.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같다. 설원의 풍경, 그려도 너머 잘 그렸다. 마치 내가 겨울 왕국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즐겁다. 쫓고 쫓기는 싸움마저도 아름답다. 동화의 세계지만, 그 안에 어른들의 흉계와 못난 삶도 귀엽다. 모든 게 허구이고, 비현실이지만 마치 현실처럼 실감이 있다. 보는 내내 아름답다는 생각만 떠오르게 하는 영화다.

 

거기에 나름 교훈도 있다. 얼어붙은 사람들의 세상, 그 세상엔 미움과 시기, 질투가 있어서 얼어붙게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 이야기다. 그 얼어붙은 세상을 녹일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다. 그 사랑, 그것도 진실한 사랑이어야 한다.

 

그 사랑은 다름 아닌 자매간의 사랑이었다. 가장 가깝기 때문에 사랑과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랑, 그래서 안나는 그 사랑의 대상이 남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 남자 한스, 알고 보니 거짓된 놈이다. 사랑이란 탈로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놈이다. 오히려 그녀를 위해서라면 목숨을 생각하지 않고 그녀를 돕는 남자 크리스토프, 그가 진실한 사랑이라면 사랑일 거다. 그 남자와 키스하면 겨울왕국이 끝날까? 아마도......그런데 결론은 자매간의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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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처럼 단단히 얼어버린 언니 엘사의 마음을 무엇으로 녹일까?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단어, 사랑, 사랑밖에 없다. 엘사의 부모가 안나를 고쳐달라고 트롤에게 부탁했을 때 트롤이 한 말, 심장이 문제라면 못 고칠 텐데, 다행히 머리에 문제가 있어서 고칠 수 있을 것이란 말, 의사는 몸은 고칠 수 있지만 마음은 고칠 수 없다는 의미다. 진정한 사랑만이 그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서로 오해하며 멀어진 관계, 그 관계의 회복, 그건 사랑으로만, 진실한 사랑으로만 가능하다.

 

엘사 언니가 한스, 그 놈에게 죽을 위험에 처하자 온몸을 던져 언니를 구한 안나, 그제야 그들은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제 진실한 사랑의 키스로 이 세상은 얼음왕국에서 풀려 꽃이 피어나는 왕국으로 바뀐다.

 

사랑하라! 사랑이 얼어붙은 세상을 녹여 꽃 피는 세상으로 바꾸어 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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