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유쾌한 영화 읽기-79- 폼페이 아포칼립소 2014, 다시 다가온 폼페이 최후의 날

영광도서 0 1,942

<폼페이 최후의 날>이란 영화가 있었다. 무척 흥미 있었다. 2013년, 1년 전이었다.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생생했던 영화, 2014년, 폼페이 최후의 날을 소재로 한 영화다.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미래의 영화다. 베수비오 화산이 다시 폭발한다는 전제로 만든 영화다. 지금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한다면 그 주변에 300여만 명이 피해를 입는다니 최대의 재난이다. 홀화산 중에 그럴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것이 베수비오 화산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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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그 화려한 로마의 도시가 멸망한다.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인구 2000명의 도시 하나가 완전히 사라졌다.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그 화려한 도시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때가 서기 79년,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나 발굴했을 때 그 잿더미로 변한 도시, 화석지대로 변한 그 아래 그 도시의 윤곽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피어스는 이탈리아 출장길에 아내 린과 딸 미케일라를 데리고 이탈리아 출장을 떠난다. 피어스가 업무를 보는 동안 그의 아내와 딸은 관광을 할 예정이다. 그 코스가 하필이면 폼페이다. 가끔 지진이 일어나긴 하지만 하필 그날 왠지 불안하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인 피어스는 왠지 염려가 되어 특수 무선 전화를 아내에게 가져가게 한다. 그러면서 여러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의 아내와 딸은 개의치 않는다. 그의 염려와는 무관하게 둘은 설렘으로 관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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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피어스가 일을 보는 동안 지진의 농도가 짙어진다. 그는 염려스러워 전화를 건다. 아내는 걱정하지 말란다. 다시 일을 얼추 마치고 나니 베수비오 화산이 불을 뿜는다. 놀란 피어스는 아내와 딸에게 전화를 건다. 접속이 용의치 않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예감이다.

 

점차 지진이 심해지더니 화산 폭발이 시작된다. 관광에 나선 사람들은 대피를 시작한다. 불덩이들이 포탄처럼 날아든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화산과 지진에 희생을 당한다. 다행히도 평소에 화산에 관한 책을 많이 읽은 미케일라는 용케도 요리 조리 피하며 살아남는다.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긴 하지만 피어스의 딸과 아내는 무사히 화산 박물관에 들어가서 이 난리를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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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스는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아내가 있을 법한 곳으로 가려하지만 통행금지다. 그럼에도 그는 길을 찾는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인 동료들이 마침 이탈리아에 있어서 이들과 힘을 모아 군 헬기를 탈취할 계획을 세운다. 우여곡절 끝에 그들은 화산재를 뚫고 폼페이에 점근한다. 어떻게든 두 사람을 구하려 한다. 전직 특수부대 출신 동료들의 우정으로, 뛰어난 그들의 능력으로, 다행히 그들은 피어스의 아내와 딸을 찾아낸다. 그러나 그만 헬기는 화산폭발 파편에 맞아 추락한다. 그럼에도 이번엔 옛 동료 중 하나가 출입을 통제하는 군대의 명령을 무시하고 구하러 온다. 그 와중에 동료 둘은 하산 불길에 빠져 그만 숨진다. 나머지는 죽음을 무릅쓰고 달려온 그들 덕분에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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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가 주는 뭔가 있을 법한 영화, 때문에 흥미를 끈다. 소재 자체도 신선하다. 그렇다고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것이 실감난다. 그러나 영화가 보여주려는 게 무엇인지, 정말 의미가 있는지는 냉정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전직 특수부대원의 가족, 그리고 그의 가족애를 보여주려는 걸까? 설정은 괜찮다. 가족을 구하려는 피어스, 죽음을 무릅쓴 무모함, 그것도 그럴 듯한 그림이다. 그만큼 피어스의 행동이 멋지고 돋보이긴 한다. 하지만 그다지 섬세한 영화는 아니다. 타당성이 문제다. 설정이 다소 억지스럽다는 말이다. 소재는 괜찮다. 설정도 괜찮다. 그런데 아내와 딸을 살리려고 법을 어기면서 까지 군용헬기를 탈취한다, 아내와 딸을 구하려고 나선 동료 둘을 잃는다, 설정이 다소 억지스럽다. 있을 법하지 않다. 물론 영화니까 그럴 만하다고 치자. 재난이 닥쳤을 때 때로는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여럿이 희생당하는 실제상황도 더러 있긴 하다. 그걸 인정한다 해도, 아무리 능력이 출중한 전직 특수대원들이라고 해도, 군용헬기를 탈취한다는 범법행위의 설정도 그렇거니와 한 가족을 구하려고 불법적으로 희생을 각오하고 나선다는 설정, 내 가족을 위해 동료들이 나서고, 그들이 희생당하는 설정, 내 가족은 중요하고 동료는 희생당해도 괜찮다는 설정은 왠지 억지스럽다.

 

그럼에도 의미를 부여한다면, 전직 특수부대 대원들의 위험을 무릅쓴 모험, 자신들의 생명을 아끼지 않고 나서는 이들의 잊히지 않는 군인정신은 본받을 만하다. 하나의 소중함, 소수의 소중함, 그 하나를 위해 더 많은 희생이 일어나기도 하는 게 영화이긴 하지만, 아주 실감나게 만들려면 설정이 타당성이 있어야 ‘이건 진짜 일어난 일이었나 봐’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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