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유쾌한 영화 읽기-104- 인간중독, 그 지독하고 애절한 사랑의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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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대부분의 중독의 끝은 불행이며 비극이다. 중독은 마치 술에 취한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 중독에 빠지면 이성을 잃는다. 스스로는 멀쩡하다 여기지만 실제로는 살짝 미처 있다. 때문에 스스로는 정상적인 생각을 한다고 여기지만 정상이 아니다. 한쪽으로 생각이 몰려 있고 감정이 몰려 있어 균형감을 잃는다.

 

중독, 그것은 비단 약물중독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약물이 아니라고 중독은 온다. 중독되면 일단 만취운전과 같고 약물중독과 같아서 제정신이 아니며, 몸과 마음을 가누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바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생각을 하며 산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국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자신은 옳다고 여기고, 자신은 제정신이라고 여긴다. 심지어 이성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중독에 빠지면 약도 없다.

 

피상적인 중독도 문제지만 심리적중독도 문제다. 사랑중독, 이데올로기중독, 자기편집증 등, 지나침은 중독이다. 그리고 그 결말은 비극이다. 이 영화, 사랑은 중독이라는, 아니 인간중독이라는 이 영화, 하긴 사랑의 중독보다, 인간에게 중독되는 것보다 끊기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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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신임을 받으며 승승장구 중인 교육대장 김진평과 남편을 장군으로 만들려는 야망을 가진 그의 아내 이숙진. 이들 부부는 보통의 장교부부다. 이들 부부의 모습을 비춰주면서 암시하는 바가 있다면 김진평이 월남전 참가 후 심한 트라우마를 앓는다. 장교로서는 결격 사유이기 때문에 친구에게 몸살감기라는 병명으로 기록하고 다른 약 처방을 받으며 생활한다. 

 

이들의 일상에 다른 부부가 끼어든다. 어느 날 김진평의 부하로 충성을 맹세하는 경우진과 그의 아내 종가흔이 이사를 온다.

 

인간성 제로지만 처세엔 능한 경대위는 실력보다는 상사에게 잘 맞춰주고 아부를 잘해서 승진하곤 한다. 아내에겐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도 그는 진평에게 잘 보이려고 미주알고주알 털어놓는다.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의 아내 이야기까지 세세하게 털어놓는다. 아내는 이름이 특이하게 종가흔이라는 둥, 무척 새를 좋아한다는 둥, 아내의 생일이 진평의 생일과 같은 날이라는 둥, 수다스럽다.

 

경대위의 아내 종가흔은 심한 트라우마가 있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경대위의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녀는 열세 살 때 피는 다르지만 같이 살던 오빠인 의붓오빠인 경대위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그녀를 성폭행을 하고는 그는 죄책감을 느꼈으나 두 사람은 결혼한다.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 애매한 사이로 산다. 경대위 어머니는 그녀에겐 시어머니면서 친정엄마와 같으니까. 때문에 문제는 결혼 후다. 그녀는 막상 결혼하고 나니까 그 남자가 다가오는 것 자체가 싫고 무서워서 몸을 섞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이들 부부에게는 아이도 없다.

 

경대위의 아내와 마찬가지로 진평의 아내 역시 외로움을 느낀다. 서로가 외롭다는 공통점 때문에 둘 역시 서로 가까이 지낸다. 많은 장교부인들과 같은 관사에서 살면서 진평의 아내는 소외감을 느낀다. 아이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녀에겐 아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처지라서 진평의 아내는 경대위의 아내를 동생처럼 아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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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평은 경대위의 아내에게 끌린다. 이유 없는 끌림? 그런 끌림은 없다. 서로가 가진 트라우마가 서로를 가까이 이끈다. 남몰래 감추고 살아야 하는 정신질환으로 별로 말이 없이 살아가는 진평, 남편과의 트라우마를 앓는 종가흔, 둘은 그런 동질감에서 서로를 끌어당긴다. 어느 날 진평이 관사를 서성이다가 입구에 걸린 새장들을 본다. 장난스럽게 그는 담배 새들에게 연기를 내뿜는다. 마침 그 자리에 나타난 종가흔이 “새를 싫어하세요?”라고 묻는다. 그는 얼른 사과하며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녀는 싫어하지 않으면 되었다며 그의 사과를 받아들인다. 실제로 경대위는 새를 무척 싫어한다. 이 만남으로 두 사람의 사랑이 싹틀 거라는 암시가 보인다. 

 

장교부인들의 나이팅게일 봉사회 발대식, 그리고 자원봉사 현장에서 월남전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환자의 난동 사건이 일어난다. 김진평이 그 사건을 수습하면서 종가흔과 얽힌다. 종가흔이 난동사건 중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그러자 책임자인 진평은 그녀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그러면서 알 수 없는 끌림으로 그는 꽃을 사고, 그녀가 잃어버린 귀걸이를 찾아들고 그녀의 문병을 간다. 종가흔은 의도적으로 그에게 귀걸이를 달아달라고 한다.

 

“꽃이 참 예쁘네요. 그냥 두면 금방 시들 텐데!”

 

그녀의 말에 그는 부랴부랴 병실을 나서서 꽃을 잘라 물에 담가준다. 그때부터 그녀는 은근한 표현 하나 하나로 그를 향해 접근한다. 남자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고, 그 사랑을 모르고 살아가는 종가흔에게 진평에게 그녀는 이상하게 끌린다.

 

그 후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난다. 댄스홀을 운영하는 월남전 당시 부하가 구속당하고 헌병대로 끌려온 사건이다. 진평은 그를 풀어주도록 부탁한다. 옛 부하와 그는 동병상련의 트라우마를 앓고 있기에 이들은 누구보다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관계이다. 우연한 만남으로 그는 종가흔을 사랑하기 위해 춤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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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깊어지는 사랑, 두 가족 간 만남이 잦아지면서 말 없는 눈빛으로 서로 사랑을 키워간다. 그녀는 사랑에 젖어든다. 그녀에게 진평은 멋진 남자다. 사랑에 젖게 하는 남자다. 반면 그녀의 남편 경대위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출세를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아내를 이용할 뿐이다. 해서 군인들의 파티가 있을 때면 자기 아내를 내세워 접근한다. 어쩌면 그녀를 진평에게 가까이 하게 한 것도 경대위가 유도한 일이다. 

 

그는 심지어 파티에 나갈 때 아내에게 등이 깊이 파인 옷을 입게 한다. 그 덕분에 파티에서 장군이 그녀에게 춤을 추자고 한다. 경대위의 작전은 성공한 셈이다. 그에게 아내는 그런 역할만 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그 모습을 보고 진평은 안타까워한다. 진평은 술이 취한 척하며 장군과의 춤을 어색해하는 그녀를 구하려 해보지만 어렵다. 그날 화장실에서 몰래 만난 두 사람은 본의 아니게 진한 키스를 한다.

 

다시 일상이다. 눈빛만으로 사랑을 이어가는 두 사람, 늘 보고 싶고 설레다. 그럼에도 서로 말할 수 없음이 그저 안타깝다. 흐르는 시간들, 남자가 용기를 내어 쪽지를 건넨다. 여자가 응답한다. 화교 교회에서 만나자고, 비가 처연하게 내리는 날 둘은 만난다. “식사할 때 이 손 만지고 싶었어요.” 두 사람이 차 안에서 진한 사랑을 폭발시킨다. 이제까지 참았던 모든 욕망을 분출하듯이. 그렇게 사랑의 중독은 시작이다.

 

함께 있고 싶다. 함께 있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 그런데 기회가 왔다. 경대위가 서울로 발령이 난다. 자원한 건 진평이다. 그녀와 둘이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서다. 그가 그녀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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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대령님과 남편이 없이 둘이 있었으면 했어요. 그런데 싫어요. 그러고 싶었는데 대령님이 일을 그렇게 만들었다니까 싫어요.” 

 

그녀가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문을 닫는다. 하지만 남자는 포기하지 못한다.

 

“자려고 해도 숨이 안 쉬어져요. 숨이 안 쉬어져서 괴로워요. 이렇게 바보 같은 놈인지 몰랐어요.”

 

“나도 똑같은 생각 했었어요. 나도 내가 나 같지 않아요. 정말 숨이 안 쉬어졌어요? 그 말 너무 좋아요. 나만 그런 줄 알았거든요.”

 

여자는 다시 남자를 받아들인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듯이 두 사람은 모든 욕망을 쏟아낸다. 이제껏 쌓여있던 모든 것들을 다 쏟아버리듯이. 두 사람 모두 지금껏 안고 살아왔던 모든 트라우마를 다 날려버린다. 그녀가 고백한다. 자신의 지난날들을, 남편을 사랑할 수 없는 이유를. 그리고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바로 당신밖에 없다고.

 

급격하게 가까워진 두 사람, 경우진의 엄마가 아프단 연락을 받고 두 사람이 병원으로 간다. 거기서 만난 종가흔을 길러준 어머니, 그녀는 직감한다. 키워준 딸이 좋아하는 남자라는 것을. 그리고 이제 그 병실은 자기가 지켜도 되니까 그녀를 다시 태워다 줄 것을 진평에게 부탁한다. 그녀를 따르던 어머니가 그녀에게 묻는다. 그 남자 사랑하냐고. 그러면서 이제껏 키워왔으니 척보면 안다고. 그녀가 고백한다. 어머니는 그 사랑을 계속하라고 한다. 네가 사랑을 찾은 것이 좋다고. 어머니는 당신의 아들이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아들을 지켜줄 사람은 그녀뿐이라서 부탁했고 늘 짐을 지워주는 것 같아 미안했는데, 오히려 잘 된 거라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그 고백을 진평에게 한다.

 

“사랑하는 걸 어떻게 숨겨요. 거짓말해도 소용없어요. 나 어떻게 해요. 처음으로 사랑하는데 어떻게 모르겠어요. 나 어떻게 해요. 대령님 사랑하는데 어머니가 그리 말씀 하시니까 더 이상 못 만나겠어요. 나 이제 대령님 그만 만날래요. 대령님 노력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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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만날 수 없는 아픔으로 진평은 견딜 수가 없다. 해서 그는 옛 전우들에게 부탁하여 경대위를 마약밀수로 걸리게 만든다. 시어머니가 온다. 그녀가 말한다. 

 

“내가 내 아들 나쁘다는 거 안다. 거짓말도 잘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번은 아니다. 그 애가 거짓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네가 꺼내줘라. 아무래도 그 남자와 너와 엮여 있는 것 같다.”

 

종가흔이 그를 찾아간다. 당구장에서 실의에 빠져 있는 그에게 그녀가 부드럽게 그의 어깨를 감싼다. 다시 격렬한 사랑, 그리고 그 선에서 경대위는 풀려난다. 그리고 진급심사에서 최중령이 교육대장으로 진급하고 진평은 보직대기다. 그러자 돌변한 경대위는 더 이상 진평을 존경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오히려 진평이란 이름을 불러댄다. 그런 모습을 그의 아내는 경멸한다.

 

실의에 빠져 짐을 싸서 돌아온 진평을 아내는 오히려 따뜻하게 맞이한다. 이상한 일이다. 알고 보니 그가 진급한 것, 준장으로 진급하여 그 파티를 준비했단다.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진급한 거란다. 그러자 태도가 다시 돌변한 경대위, 하지만 이제 진평은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해서 그는 경대위의 아내를 계속 보기 위하여 경대위를 부관으로 데려간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에 종가흔은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만나지 않아야 한다며.

 

진평이 그녀를 잡는다. 하지만 그녀는 거절하고 파티장으로 들어간다. 따라 들어온 그가 그녀를 안으며 진실을 말하라고 외친다. 나를 버리는 거냐고. 그 난장판으로 그는 진급은 취소되고 다시 월남으로 가라는 명을 받는다. 그가 그녀를 마지막으로 찾아온다. 그녀는 냉정하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만 물어보겠단다.

 

“날 사랑했어?”

 

“네”

 

“지금도 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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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에게 월남에 잘 다녀오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월남에 가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때 보아 놓았던 곳에 가 있을 테니까 지금 같이 가도 좋고, 아니면 나중에 오겠다는 약속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하긴 하지만 갈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구나. 몰랐네. 숨을 못 쉬겠어. 숨을 쉴 수가 없다고.”

 

그러면서 그는 권총을 꺼내 자신의 심장을 겨누고 쏜다. 그녀의 울부짖음, 그럼에도 그는 다행히 살아남는다. 그리고 2년 후 그는 죽는다.

 

반면 진급한 남편, 일상으로 돌아온 그녀에게 찾아온 사람들, 월남에서 민간인 신분도 아니고 그렇다고 군인도 아닌 한 사람이 국경을 전사해서 시체를 수습했는데, 신분을 알 수 없었다고. 유일하게 알 수 있는 건 그의 팔에 새겨진 이름 종가흔, 그 사람을 찾아 왔다는 전령이다. 그가 남긴 유일한 사진 한 장, 그녀와 댄스홀에서 찍었던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 그 뒤에 전사한 사람의 사진, 그 사진의 주인공의 팔에 종가흔이란 문신, 바로 그 사람이었다.

 

한 남자는 자기를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출세를 위한 대상으로 삼았다. 한 남자는 오직 자기만을 사랑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자기만을. 그런 사랑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따라나서지 못했다. 시어머니가 나쁜 사람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라는 말, 그 책임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반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였을까? 그녀가 흐느낀다. 죽을 만큼 흐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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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중독되면 죽을 만큼, 죽기까지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게 사랑의 중독일 것이다. 해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있었고, 그 이전엔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있었고, 더 앞에는 피라모스와 티스베의 이야기가 있었다. 이 세 사랑은 사랑에 중독되어 연인들이 한 날 한 시에 같은 장소에서 죽음을 맞이한 이야기들이다. 

 

물론 이 영화는 둘 다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지만 사랑하면서 살아남은 자의 아픔은 죽는 것보다 더 아픈 일이니까. 하지만 그녀의 사랑이 죽자 그녀 또한 살아 있으나 산 것이 아닐 것이다. 누구보다 자신을 목숨처럼 사랑했던 한 남자, 마지막까지 자기를 사랑한다는 증표만 남기고 죽은 남자, 그 남자를 그녀는 다시 만날 수 없으니까.

 

지독하고 애절한 사랑이다. 상처 입은 영혼들이 유일하게 도피할 수 있었던 건 사랑이었고, 그들을 묻은 것 또한 사랑이었다. 그건 진정한 사랑이라기보다 도피를 향한 사랑이다. 그러니 결말은 비극일 수밖에 없다. 사랑은 감정의 발로지만 이성이 가미되지 않으면 사랑은 중독으로 변하여 비극을 불러온다. 사랑에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기가 그래서 필요하다.

 

사랑은 접근이다. 아무리 인연이라도 시도하지 않은 사랑은 우연으로 끝난다. 그녀의 은근한 표현 하나 하나는 그를 향한 접근이다. 남자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고, 그 사랑을 모르고 살아가는 종가흔에게 진평은 이상하게 끌리는 대상이니까.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꽃을 그냥 두면 시들고 말듯이 사랑 또한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그냥 시들고 말 것이니까. 그리고 그녀의 말대로 꽃을 그냥 두면 시들고 말듯이 사랑 또한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그냥 시들고 말 것이니까.

 

하고 싶으면서 막상 할 기회가 만들어지면 회피하고, 따라나서고 싶지만 따라나서라면 나서지 못하고, 원하는 상황이 오면 오히려 선뜻 응하지 못하는 심리, 그건 늘 불행하게 살아온 이들의 콤플렉스다. 좋은 현실은 현실이 아니라 일장춘몽처럼 느껴지고, 그것은 깨고 나면 허망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우리 인생이란 것도 알고 보면 일장춘몽에 불과하다. 사랑하는 이유, 그것 역시 서로 행복하게, 주변의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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