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유쾌한 영화 읽기-107- 카운테스, 저주받은 영혼의 미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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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사실을 모른다. “사랑을 위한 잔인한 욕망, 죽음을 부른 잔혹한 비밀...역사상 가장 비밀스럽고 잔혹한 러브스토리, 중세 유럽을 뒤흔든 충격 실화 612명 처녀의 피를 부른 비극적 사랑” 이라는 영화의 선전문구, 16세기에 일어난 실제 사건을 토대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 이 영화 <카운테스>, 그런데 실화라는 사건의 진실을 모른다. 물론 16세기 루마니아, 아름다운 외모와 막강한 부로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라는 여인이 있었다는 것, 그녀는 명문 귀족 출신이라는 것, 원하지 않는 결혼을 했다는 것, 결혼했으나 일찍 남편을 잃었다는 것, 결혼했으나 사랑을 몰랐고, 이내 사랑의 대상조차 사라졌고, 그래서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 그것은 진실이라 치자. 역사의 기록이라 치자.

 

그런데 믿을 수 없다. 그녀가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600명이나 죽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어쩌면 사실을 왜곡했거나 그녀의 재산을 탐낸 자가 사람들을 희생 시키고, 그런 빌미를 제공한 그녀에게 덮어 씌웠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는 강한 자들의 것이니까. 정의도 승자의 것이니까. 예나 지금이나 절대선이 있나, 절대정의가 있나, 강한 자, 승리한 자가 내려놓은 정의가 정의요 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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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수준도 높고 무척이나 아름다운 미모를 지닌 여인, 에르제베트 바토리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짝 지어준 남자와 결혼한다. 그런데 그녀의 남편은 전쟁에만 관심이 많아 전쟁터로 전전한다. 그 덕분에 그는 전쟁의 영웅이 되지만 결국 싸늘한 시체로 변하여 그녀에게 돌아온다. 게다가 그녀의 주변엔 가까이 지내는 사람도 없어 그녀는 외로움을 느낀다. 모든 것을 가졌으나 한편으로는 아무것도 없는 듯한 외로움을 느끼는 바토리 부인, 그녀는 동병상련의 여자를 만난다. 

 

그녀는 마녀 다르빌리아다. 당시의 마녀는 대부분 소외 받는 계층의 여자들 중 다른 여성들보다 지능이 뛰어난 여자들로, 마녀 역시 외로운 처지에서 지내야 했다. 바토리 부인은 외로움 때문이었지만 다르빌리아는 바토리 부인을 진정으로 사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바토리 부인은 파티에서 젊고 멋진 남자 이스트반을 만난다. 투르조 이스트반 백작을 파티에서 만난 그녀는 첫눈에 반한다. 그녀는 이미 서른아홉의 나이로 중년에 접어들었던 데 반해 이스트반은 스물한 살의 청년인지라 거의 이십 년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진정으로 사랑한다. 사랑에 깊이 빠진 둘은 환희로운 시간을 보낸다. 그럼에도 그녀는 늘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이스트반은 젊고 아름다운 데 반해 자신은 점차 늙어감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그것도 한때로 끝나고 이스트반은 그녀에게서 떠난 것이다.

 

하필 그녀가 사랑한 이스트반은 바토리 가의 숙적인 투르조의 아들이다. 때문에 이스트반의 아버지 투르조 백작은 더 이상 이스트반으로 하여금 그녀를 만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스트반은 그녀에게 가지는 못해도 매일 편지를 쓰겠다고 했고, 실제로 그는 편지를 쓰지만 그의 편지는 바토리 부인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그의 아버지의 계략으로 그의 편지는 중간에 빼돌려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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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모르는 바토리 부인은 이제나저제나 그의 편지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의 소식은 깜깜하다. 그러면서 이스트반이 떠난 이유가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고 늙음을 저주한다. 누구보다 고운 피부의 소유자이며 누구보다 아름다운 몸과 아름다운 얼굴을 자랑하던 그녀는 이제 자신의 늙음을 저주하기 시작한다. 실연의 아픔, 그녀는 그 아픔으로 점차 성격마저 변하기 시작한다. 우울하고 때로는 짜증을 낸다.

 

그런데 어느 날 머리를 빗겨주던 하녀가 실수로 그녀의 머리가 심하게 당겨진다. 순간 화가 난 바토리는 하녀의 사정없이 따귀를 때린다. 너무 심했는지 하녀의 뺨이 그녀의 손톱에 긁혀서 피가 난다. 그 피는 바토리의 손에 떨어진다. 바토리는 순간적으로 손의 피부가 탱탱하게 변한 느낌을 받는다. 그때부터 그녀는 처녀의 피가 피부를 아름답게 변하게 하는 특효약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는 처녀의 피를 뽑아오게 한다. 소녀는 억지로 상처를 내게 하여 피를 뽑아야 했고, 소녀의 피는 그녀가 얼굴에 바르는 용도로 쓰인다. 피는 점점 필요하게 되자 소녀를 불쌍히 여긴 늙은 하녀는 몰래 자신의 피를 내어 바토리에게 제공한다.

 

이제 얼굴에 바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피로 목욕까지 한다. 그러고는 그녀는 하녀들에게 자신의 피부가 고와졌는지 하녀들에게 묻곤 한다. 변화가 없다고 한 하녀들은 화를 면하지 못한다. 그러니 하녀들은 그녀에게 거짓말을 하곤 하지만 그녀의 동성애 상대 다르빌리아는 바른 말을 한다.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피로 목욕한다고 젊음을 되찿을 수 없다고. 바른말을 하는 그녀에게서 멀어린 에르제베트 부인의 광기는 점점 더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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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회를 이용해 그녀의 재산을 차지하려고 투르조 백작은 계략을 꾸민다. 아들 대신 그는 가짜 편지를 쓰게 하여 그녀에게 전달한다. 그 편지의 전달자 도미닉 비자크나 백작, 그는 의도적으로 바토리 부인에게 접근하여 그녀와 쾌락을 맛본다. 그럼에도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이스트반이다. 자나깨나 이스트반을 잊지 못한다. 그런데 그녀가 받은 이스트반의 편지는 그녀를 절망하게 한다. 이스트반은 편지에서 자신은 예쁘고 어린 여자와 결혼했으며, 자신은 자신의 아내를 가장 사랑한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로 그 편지는 투르조 백작이 쓴 편지로, 그는 에르제베트의 광기를 이용하여 그녀를 파멸 시키고 그녀의 전재산을 자기 것으로 만들 생각인 것이다. 그 역할을 수행하는 도미니크 비자크나 백작에겐 상당한 돈을 주기로 한 것이다. 정략적인 접근에 도미니크 비자크나 백작은 성공하긴 하지만, 그래서 그녀의 육체적인 사랑은 얻긴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얻지 못한다. 아부로 육체적인 사랑을 이어갈 뿐이다. 

 

그녀는 오직 자신이 이스트반의 편지에서 언급한 어린 여자란 단어에 심한 질투를 느껴 그녀의 처녀 피의 집착은 점차 광기를 더해 간다. 더 많은 처녀들의 피를 얻어 아름다움을 얻고자 하는 바토리, 그녀의 집착은 도를 넘기 시작한다. 죄없는 처녀들, 특히 하층민의 딸들의 희생은 점차 늘어난다. 잡혀온 처녀들은 피를 모두 빼앗기고 죽는다. 그르면 그 시체는 교회 목사에 의해 간단한 절차로 장례가 치러지고 성 밖 주변에 묻힌다. 그러나 그것도 양이 늘어감에 따라 묻기도 버거워지자 그대로 산에 버려져 이리들의 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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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양의 피를 얻기 위하여 처녀들은 피 한 방울까지 짜냄을 당해야 했고, 그 아이디어로 마녀 고문 도구로 쓰였던 철의 여인을 이용하여 피를 있는 대로 짜낸다. 처녀들의 끝없는 희생을 보다 못한 그녀의 동성연애 상대 다르빌리아는 에르제베트에게 미망에서 깨어나라고 조언한다. “사람이 시간을 거스를 수는 없어요. 시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에요.”라는 그녀의 말을 비웃으며, 에르제베트는 그녀의 진심을 묻는다. 그녀는 부인에게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한다며 자신은 남자에겐 순결하다고 한다. 그러자 그러면 “너의 피도 빼앗아야겠어.”고 말한다. 그때부터 다르빌리아는 그녀의 곁을 떠난다.

 

에르제베트의 공기는 도를 넘고 이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목사는 왕에게 비밀 서신을 써서 보낸다. 하지만 그의 편지는 투르조 백작 무리의 손에 들어가고 대신에 목사는 죽임을 당하고 만다. 점차 심각하게 변하는 바토리 부인의 광기를 막을 수 없음을 깨달은 다르빌리아는 그것을 멈출 수 있는 이는 왕밖에 없음을 알고 왕에게 보낼 편지를 쓴다. 유서 겸 실제 일어난 일을 써서 사람을 왕에게 보내고 그녀는 자살한다. 다행히 그 소식은 왕에게 전달되고, 왕은 투르조 백작에게 조사를 명한다.

 

투르조 백작은 그것을 기회로 삼아 자신의 아들 이스트반, 에르제베트의 연인인 자신의 아들을 파견한다. 에르제베트가 다른 사람은 믿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아들 이스트반은 믿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떻게든 자신이 짜 놓은 계략의 진실이 왕에게 알려지면 자신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알기에 아들이 조사하게 하여 적당히 사건을 처리하려는 것이다.

 

 

 

 

 

 

 

그때까지도 에르제베트, 그녀의 마음 속을 차지한 남자는 이스트반뿐이다. 그녀의 사랑은 야속한 그에 대한 증오로 바뀌어 그를 죽이고 싶어한다. 그러다가도 그녀는 남자는 신의 형상으로 창조되었으므로 그럴 수 없다며 혼잣말을 한다. 그런데 그녀에게 전갈이 들어온다. 이스트반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녀는 창밖을 본다. 그러자 그녀의 증오는 눈 녹듯 사라진다. 그들은 재회한다. 그녀는 그를 단순히 돌아온 연인으로 여기지만 남자의 마음은 복잡하다. 그녀를 보자 다시 사랑은 타오르지만 한편으로 그는 그녀를 조사해야만 한다. 그녀를 만난 그는 그녀를 진실로 사랑했고 지금도 여전하다고 고백한다. 편지의 내용을 묻자 그는 매일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한다. 그제야 둘은 편지의 비밀을 알아차린다. 그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당신이 없었다면 사랑을 몰랐을 거예요. 영원한 사랑을”이라고 고백한다. 둘은 질펀한 육체적 사랑을 나눈다.

 

그렇지만 그는 그녀의 만행을 조사해야 하기에 그녀와 잠자리를 하고 난 후 은밀하게 자신의 부하와 조사에 들어간다. 그녀가 직접 쓴 일기에서 피해자들의 수를 헤아리고 그는 “아무리 악마라도 이보다 끔찍한 짓을 할 수는 없어.”라며 자조한다. 결정적인 단서가 있다는 방, 그는 그 방을 보려 하나, 부하는 그렇게 못하게 한다. 너무 끔찍하다며.

 

사랑과 일은 다르니 그는 그녀를 조사한 결과를 왕에게 보고한다. 결국 재판에 넘겨진 그녀는 평생 금고형에 처해진다. 평생을 아무런 빛도 들어오지 않은 유페된 방에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하는 벌이다. 다만 그녀에겐 조그만 구멍으로 먹을 것만 주어질 것이다. 그녀는 “남자들은 전쟁터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인다. 그러면 그들은 영웅 칭호를 얻는다. 그런데 여자는 그럴 수 없다. 남자는 신의 형상으로 지어졌으니까.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기록이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로 태어나 전쟁터에서 수천의 병사들을 죽이리라!” 고 세상을 저주한다. 그녀는 어둔 방에 감금 되었다가 결국 죽음으로 삶을 마감한다.

 

이제 영화는 이스트반의 자조 섞인 혼잣말로 마무리한다. “정말 그녀가 그 많은 사람들을 죽였을까? …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다…. 나는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녀도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 하지만 역사는 그런 사실엔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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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인물 엘리자베스 바토리는 1560년 트렌실바니아(루마니아)에서 명문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1575년 15살의 나이로 그녀는 헝가리의 전쟁 영웅 피렌체 나다스키 장군과 결혼했으나 1602년 전쟁 중에 남편을 잃었으며, 이후 20년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핸디캡인 노화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처녀의 피를 이용하면서 처녀 살해를 했다고 한다. 1610년 그녀의 성에서 한 소녀가 탈출하여 그 비밀을 폭로함으로써 그녀의 엽기적 살해행각이 발각되었고 그녀는 재판을 받았으니, 높은 귀족 신분에게는 당시 사형을 내릴 수 없었기 때문에 종신금고형을 받았으며, 그녀는 그녀 자신의 저택인 체이터 성 꼭대기 탑에 감금당하였는데, 그 금고형은 모든 빛을 차단한 방에서 먹을 것만 구멍으로 받아먹으며 죽을 때까지 갇혀 있어야 하는 형이라고 한다. 결국 그녀는 . 감금 4년 만인 1614년에 사망했다고 한다. 

 

그녀의 가문 바토리 家는 유럽제일의 함스부르크 家와 맞먹을 정도의 명문가였으며, 이 가문 출신 중에는 군주는 물론 추기경도 있었으며, 사촌이 헝가리 왕국의 수상을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막대한 재산과 영지를 소유한 이 명문가에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근친결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이 가문 출신 명사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정신이상자가 많았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바토리 또한 어렸을 때 정신 발작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러한 병력이 실제로 그녀를 광적으로 바꿨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런 병력을 알고 있는 투르조가 계략을 꾸며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고 그녀가 한 짓으로 둔갑 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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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녀의 재판 기록이 현재까지도 보관이 되어있다고 하니 그녀의 존재는 실제인물임은 분명하다. 또한 그녀가 금고형을 받아 4년 후 죽었다는 것도 믿을만하다. 그러나 그녀가 실제로 그런 끔찍한 일을 했을지는 의문이다. 그녀가 죽은 후, 그녀의 재산은 투르조 백작의 재산으로 넘어갔고, 그녀가 직접 쓴 일기는 있으나, 그녀가 직접 처녀들을 살해했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상황에 비추어 보면 그녀는 어쩌면 남성중심사회에서의 희생양이었을 수도 있다. 그녀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투르조 백작이 꾸민 날조된 사실일 수도 있으며, 그녀의 옆에 있던 마녀 역시 남성들이 만들어낸 우상일 수 있다. 당시는 여전히 신교와 구교가 대립하던 시절이라 마녀가 많이 탄생했으니까. 마녀는 탄생한 게 아니라 남성들이 만들어낸 산물이었다. 신교와 구교 전쟁 중에 승리한 무리는 자신의 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마녀라는 칭호를 씌워 다른 여인들보다 비교적 똑똑하고 특별한 재능을 가진 여자들에게 사람들을 미혹한다는 죄명을 씌워 잔인하게 처형하거나 끔찍한 고문을 하면서 사디즘을 즐겼으니까.

 

다르빌리아와 에르제베트는 어쩌면 남성주의 귀족 정치의 희생자라는 설이 더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의 뒤안길에서, 에르제베트가 읊조렸던 것처럼 남자는 신의 형상대로 지어졌다는 믿음이, 그렇게 세뇌한 남성들의 계략이 통했던 시대의 아픔이랄까? 내용은 아주 끔찍하다만 그 끔찍함 역시 남자가 저질러놓고 여자에게 덮어씌운 것이 아니었을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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