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좌충우돌 유쾌한 영화 읽기-113- 헤라클레스, 레전드 비긴즈, 액션이 볼만한 영화, 눈이 즐거운 영화
삼촌뻘 되는 암피트리온은 알크메네를 사랑한다. 그녀 역시 그를 사랑한다. 그런데 암피트리온이 고의는 아니었으나 실수로 알크메네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다. 때문에 암피트리온은 그 죄로 사형을 당하지는 않지만 그 나라에서 추방당한다. 그때 알크메네는 암피트리온을 따라나선다. 둘은 서로 사랑하지만 그녀는 그와 잠자리는 거부한다. 보채는 암피트리온에게 그녀는 우선 아버지를 죽게 만든 근본원인인 아버지의 복수를 먼저 할 것을 부탁한다. 그래서 암피트리온은 복수를 위한 전쟁을 위해 잠시 알크메네와 헤어진다. 그 사이에 암피트리온으로 변신한 제우스가 그녀에게 접근한다. 그렇게 둘은 결합한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온 실제의 암피트리온이 그녀와 겹합한다. 산달을 채우고 쌍둥이가 태어났으니, 이피클레스와 알키데스(나중에 헤라클레스)이다. 아기일 때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려고 헤라클레스를 들어다가 헤라의 젖을 물리기도 한다. 헤라가 잠든 사이에 물렸으나 헤라가 잠에서 깨면서 놀라서 헤라클레스를 집어던진다. 이때 헤라의 젖줄기가 뻗어 나와 하늘에 길이 생겼으니 그것이 은하수, 밀키스 웨이다. 이를 질투한 제우스의 아내 헤라의 복수가 시작된다. 헤라클레스가 성장하여 결혼을 하고 결혼하여 자식까지 두었을 때, 헤라클레스를 미치게 만든 헤라의 저주 때문에 그는 미치광이가 되어 자기 아내와 자식들을 원수들로 착각하고 잔인하게 죽인다. 그걸 빌미로 벌을 받은 그는 이름을 알키데스에서 헤라클레스로 바꿔야 했고, 12가지 과업을 해야 했다. 그의 이름의 뜻은 헤라의 영광이란 의미다.
헤라클레스는 과업을 다 마치고 스스로 장작불에 올라가 죽음을 맞이하지만 부활하여 하늘에 올라가 신이 된 다음, 헤라와 제우스 사이의 딸 청춘의 여신으로 술을 따르는 역할을 맡은 헤베와 결혼한다. 이로써 헤라와도 그 질긴 악연을 끊고 화해한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그리스신화 속 헤라클레스의 내용은 위와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내용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영화 내용은 기원전 1200년 고대 그리스, 폭군 '암피트리온'의 만행에 분노한 여신 헤라는 왕비 '알크메네'로 하여금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를 잉태하게 한다. 자신의 운명을 알지 못한 채 ‘알키데스’라는 이름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전쟁광인 암피트리온은 역사는 전쟁의 기록이라고 한다. 이 말을 못마땅하게 여긴 알크메네는 전쟁은 슬픔의 기록이라고 한다. 이 둘 사이에서 탄생한 아이들이 이피클레스와 헤라클레스 쌍둥이다.
20년 후 '헤라클레스'는 크레타의 공주 '헤베'와 사랑에 빠진다. 헤베는 그에게 사랑의 정표를 준다.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눌 때 나타난 이피클레스, 그때 마침 네메아의 사자가 나타난다. 형 이피클레스는 그냥 도망하고 싶어 한다. 헤라클레스, 물론 그때까지는 알키데스, 그는는 사자와 맞붙어 싸워서 사자를 죽인다. 그런데 사자 가죽을 차지하고 돌아온 건 그의 형 이피클레스다. 이피클레스는 동생이 죽인 사자 가죽을 걸치고 돌아와서는 자기가 사자를 죽였다고 말하며, 알키데스는 도망을 갔다고 한다. 그렇게 동생을 모함하고 알키데스 대신 헤베를 얻은 이피클레스는 우쭐 대며 헤베를 차지하지만 헤베는 그를 거부한다. 그럼에도 헤베는 어쩔 수 없이 그를 따랐으나 막상 그와의 잠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간다.
그녀를 따라간 알키데스는 그녀와 도망을 치지만 결국 둘은 잡혀서 돌아오고 만다. 그 과정에서 알키데스는 그녀에게 말한다. “내게 가장 두려운 건 오직 그대가 나를 떠나는 일이야!”라고. 암피트리온은 잡혀온 헤라클레스를 죽이지는 않는다. 시민들의 반목을 사지 않아야 하기에 헤라클레스를 죽일 수 없다. 그는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그를 내심 미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헤라클레스를 사지로 보낼 계략을 꾸민다. 자기 수하의 장군 타라크를 시켜 미리 매복 시켜놓고, 헤라클레스를 다른 나라와 전쟁이 벌어지는 전선으로 나가게 한다. 헤라클레스는 아버지의 의도를 모르고 전쟁에 나선다. 그러다 함정에 빠진 헤라클레스와 소티리오스는 용감하게 싸우지만 결국 군사를 모두 잃고, 두 사람만 살아남는다.
헤라클레스의 일행이 전쟁에서 모두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알크메네는 이를 비관하면서 남편을 죽일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에 대한 복수는 실패하고 오히려 죽임을 당하고 만다. 한편 간신히 살아난 헤라클레스와 소티리오스는 노예의 인을 받고 노예로 살아간다. 그 외곽 나라에서 다시 그리스로 돌아오기 위해 그들은 검투사로 나선다. 둘은 막강한 상대를 물리치고 폭압을 당하는 시민들의 수호자가 되어 그리스로 돌아온다.
암피트리온은 그를 그냥 지켜볼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을 다시 죽일 계략을 생각한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헤라클레스를 따르는 군사들, 그리고 귀순해온 군사들의 도움으로 헤라클레스는 암피트리온의 성으로 쳐들어간다. 제우스의 도움을 받아 벼락을 무기로 얻은 그는 적을 무찌르면서 암피트리온과 일전을 벌인다. 결국 헤라클레스가 암피트리온을 죽이려 할 때 그의 아들 이피클레스가 헤베를 인질로 잡고 나타난다. 이피클레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놓아주라고 한다. 하지만 헤베는 “내가 두려운 건 당신이 내 곁을 떠나는 거예요. 항상 내 곁에 있어줘요.”라고 헤라클레스에게 말한다. 그 순간 그녀의 몸에 칼이 들어온다. 그 칼은 그녀를 뚫고 이피클레스까지 치명상을 입는다. 이에 분노한 헤라클레스는 암피트리온을 죽이고 그녀에게 달려간다. 다행히 그녀는 죽지 않는다. 헤라클레스는 나라를 평정하고 왕이 된다. 헤라클레스는 끝까지 사랑하기로 한 헤베와 결합하여 아이를 낳는다.
감독이 원래 그리스신화를 각색한 영화다. 그럼에도 아주 엉뚱하지는 않다. 헤라클레스의 활동 시기를 기원전 1200년으로 잡는데, 그것은 좀 무리이긴 하다. 왜냐하면 그리스 신화에서 유일하게 헤라클레스는 신들끼리의 전쟁에 참여하는 오랜 영웅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의 뜻도 선물로 영화는 말한다. 또한 헤베란 이름은 인간이 아닌 제우스와 헤라 사이의 딸인데, 이 영화에선 공주로 나온다. 게다가 이피클레스와 헤라클레스가 공주 헤베를 놓고 사랑싸움을 벌인다든지, 둘이 사자 사냥을 나갔다든지, 자기 아버지와 전쟁을 벌인다든지, 암피트리온이 알크메네를 죽인다든지, 여러 면에서 본래의 그리스신화와는 많이 다르다.
그냥 신화에서 모티프를 땄고, 그리스신화는 인간들의 삶에 신이 직접 개입하지만 영화에선 그렇게 하면 실감이 나지 않으므로 모든 것을 인간들의 삶으로 끌어내려 신들의 개입을 없앴기 때문에 원래 신화와는 다르게 설정한 것 같다. 다만 영화는 헤라클레스와 헤베의 사랑의 모티프를 통해 사랑의 위대함과 진실한 사랑, 변하지 않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신화 자체가 상상력의 산물이니까, 굳이 내용에 일치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영화 차체로도 나름 의미가 있다. 볼만한 영화다. 그냥 마음 편하게 액션을 즐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