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유쾌한 영화 읽기-123- 브레이브 하트, 자유, 목숨을 걸고 지킬만한 소중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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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 언젠가는 죽지. 무엇을 위해 죽느냐가 중요한 거요!”  

 

자유, 자유란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하지만 어떻게 죽느냐가 중요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정말 중요한 거치를 다른 것으로 벌충하려고 한다. 그 소중한 가치 대신 부로, 권력으로, 명예로 대리 만족한다. 하지만 그건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사는 내내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늘 따라다니며 괴롭게 만든다. 그러니까 사람에겐 신념이 필요하다.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사익을 위해 적당히 타협하거나 자기합리화 할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한다.

 

자유의 소중한 가치를 아는 사람, 자신의 길을 아는 사람, 그리고 그 길을 목숨 걸고 지키는 사람, 우리는 그를 영웅이라고 부른다. 이 영화의 주인공 웰리스가 그런 인물이다. 그가 어렸을 때 그의 가족은 잉글랜드 군에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했다. 그는 그것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때문에 그는 평생을 잉글랜드를 타도의 대상으로 여긴다. 잉글랜드를 타도하는 것, 그것은 그의 조국 스코틀랜드의 자유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13세기, 당시 잉글랜드는 프랑스 황실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때문에 중요한 일은 프랑스의 재가를 받아야 했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프랑스는 잉글랜드를 부마의 나라로 삼았다. 해서 프랑스의 공주는 잉글랜드 왕자의 아내가 되어야 했다.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관계처럼,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 왕의 지배를 받았다. 물론 그 이전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왕가는 서로 대등한 대립관계였다. 그런데 스코틀랜드 왕이 후계자 없이 죽었다. 그러자 잉글랜드는 스코틀랜드의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왕권을 빼앗으려, 스코틀랜드로 넘어와 백성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그 어느 때보다 악랄한 폭정을 일삼는 잉글랜드 인들에게 스코틀랜드인들은 이유 없이 죽음을 당했으며, 부녀자들은 그들에게 폭행을 당하기 일쑤였다. 

 

윌리엄 월레스는 이 끔찍한 폭정을 피하여 멀리 보내져 자랐다. 그가 성장하여 고향에 돌아왔을 때에도 스코틀랜드의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다 억압을 받고 있었다. 무기력한 주민들은 잉글랜드 군의 억압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귀족들은 잉글랜드에 줄을 대기에 바빴고, 그들은 거기에 빌붙어 살았다. 잉글랜드의 전제군주 롱생크의 핍박과 탄압은 끝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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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돌아온 윌리엄 월레스는 이전부터 사랑한 여인과 결혼식을 올린다. 그는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고, 그녀를 말에 태우고 숲으로 달려가 숲에서 사랑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는 그녀와 숲에서 조용히 신부님의 주례로 결혼한 것이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일 뿐, 잉글랜드 군이 마을에 와서 행패를 부리면서 잠깐의 행복은 속절없이 깨지고 만다. 그들의 행패 중에 그들이 자신의 아내를 폭행하려 하자 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한다. 그 바람에 그와 그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다. 뛰어난 힘의 소유자인 그는 자신의 연인을 강간하려는 잉글랜드 병사들을 흠씬 두드려 패고, 그녀를 간신히 구하여 말에 태우고 달리면서 그들을 유인한다. 그는 숲에 이르자 연인에겐 숲에 먼저 가서 기다리게 한다. 그리고는 그는 나중에 빠져나와 숲으로 간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말을 타고 도망치는 중에 잉글랜드 병사들에 다시 잡혀 포박당한 상태다. 그녀를 미끼로 그들은 월레스를 잡으려고 계략일 꾸민 것이다. 그들의 계략을 알면서도 웰레스는 그 현장에 다시 나타난다. 그는 그들과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그 결과 그는 그들을 물리친다. 그가 용감히 그들과 맞서자 용기를 얻은 주민들도 합세함으로써 잉글랜드 군들을 몰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그 와중에 그의 여인은 이미 죽은 후다. 그는 연인의 징표를 손에 잡은 그는 복수심에 불타 어쩔 바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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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그의 주변으로 하나 스코틀랜드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그는 스코틀랜드 인들을 모아 저항군을 조직한다. 용맹과 투지로 무장한 저항군을 이끄는 지도자가 된 그는 월등한 군사력의 잉글랜드와 겨룬다. 그의 용맹과 뛰어난 전략으로 침략군 잉글랜드 군을 크게 두 번씩이나 물리치는 쾌거를 이룬다.

 

게다가 잉글랜드 북쪽의 거점 도시인 요크성까지 빼앗는다. 위기를 느낀 롱생크는 저항군에게 휴전을 제의한다. 잔인하기로 소문난 스코틀랜드 군 진영에 롱생크는 스스로 갈 용기가 없다. 그렇다고 무기력한 자기 아들 에드워드 왕자를 보낼 수도 없다. 고민 끝에 롱생크는 며느리인 프랑스 국왕의 공주 이사벨을 화해의 사절로 스코틀랜드 군 진영으로 보낸다. 롱생크는 스코틀랜드의 지도자 월레스와 그녀가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그를 제거할 계략을 함께 세운다. 월레스가 그 장소로 가기 전 그를 따르는 동지들은 그를 그곳에 가지 말라고 만류하지만 그는 용감하게 그 장소로 간다.

 

사절로 온 이사벨과의 만남, 비록 정략적인 만남이지만 이사벨은 월레스의 애국심과 용맹함에 매혹 당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남편은 아주 무기력하고 나약하고 비열한데다 남자다운 매력이라곤 전혀 없다. 그래서 오히려 그녀는 월레스를 위해 롱생크가 자신을 미끼로 삼아 그를 죽이려는 계략을 알려준다. 덕분에 월레스는 살아난다. 이사벨의 고백으로 죽음의 위기를 넘겼을 뿐 아니라, 덕분에 잉글랜드 암살자들을 보기 좋게 죽인 그는 이사벨을 몰래 만난다. 그 만남에서 그는 그녀에게 잉글랜드의 적인 자신을 도와주는 이유를 묻는다. 두 사람의 강렬한 눈빛이 오고 간다. 그 밤에 두 사람은 깊은 관계를 맺는다. 잉글랜드 세자는 남자 구실도 제대로 못했는데 공주는 여기서 월레스의 아이를 임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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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해어지지만 다시 공주는 잉글랜드의 침공 사실을 다시 월레스에게 몰래 알려준다. 공주 덕분에 월레스는 요크 성을 지키기 위한 작전을 세운다. 하지만 이제는 귀족들의 도움 없이 그를 따르는 저항군만의 힘으로는 그 성을 사수하기 어렵다는 것을 그는 절감한다. 그래서 그는 브루스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렇게 해서 전에 없는 대단한 전쟁이 벌어진다. 폴커크 전투다. 두 왕조는 다시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월레스가 계획한 대로 전쟁은 전개된다. 작전은 맞아 떨어져 초반 승기를 잡은 월레스는 자신감을 갖는다. 하지만 그의 자신감은 이내 무너진다. 왜냐하면 그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기사들은 그를 실제로든 돕지 않는다. 사실은 이미 잉글랜드에 돈으로 매수당한 그들은 전쟁을 하는 대신 군사를 돌려 돌아간다. 그 바람에 스코틀랜드 저항군은 잉글랜드에 치명적인 패배를 당한다. 

 

승리를 자신한 롱생크는 결말은 군사들에게 맡기고 잉글랜드로 돌아간다. 그 모습을 본 월레스는 말을 빼앗아 타고 롱생크를 추격한다. 그렇게 추격하다 결국 말이 상대가 던진 창에 맞아 낙마한다. 그는 크게 다친 척하고 그대로 엎드린 채 기다린다. 그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롱생크의 호위 기사는 다가온다. 죽은 척 기다리던 그는 재빨리 호위장군의 말을 창으로 찔러 그를 낙마시키고 그의 투구를 벗긴다. 그런데 그는 그가 그토록 믿었던 브루스다. 그는 그를 믿고 이번 전쟁에 나섰고 자신감을 얻었었는데,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그는 할 말을 잊는다. 망연자실한 그는 그를 죽일 생각도, 몰려드는 적을 막을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먼 하늘만 바라본다. 브루스 또한 유구무언이다. 월레스를 죽이려 덤벼드는 잉글랜드 군, 일말의 양심일까 브루스는 잉글랜드 군을 제지한다. 그리고는 월레스를 구하러 뒤쫓아 온 스코틀랜드 장수에게 월레스를 인계해주며 도망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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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만 건진 채 완전히 패장이 되어 돌아온 월레스, 재기불능 상태에 빠진 저항군, 그럼에도 그는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자 숨어 다니면서 전쟁터에서 말을 돌린 스코틀랜드 귀족들을 찾아다니며 한 사람씩 죽여서 복수한다. 쥐도 새도 모르게 스코틀랜드 귀족들, 나라를 잉글랜드에 팔아먹다시피한 귀족들이 예고와 함께 하나 둘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가자 귀족들은 공포에 빠진다. 죽음을 예고당한 귀족들은 나름 대비를 충분히 하지만, 치밀하고 신출귀몰한 월레스는 여지없이 하나씩 복수를 한다. 

 

자기 동포이기도 한 귀족들, 그러나 배신자들인 귀족들을 향한 복수를 언제까지 이을 수는 없다. 때문에 그는 다시 군대를 정비하여 군사를 일으키려 한다. 그런 그에게 브루스가 방법을 제안한다. 누구보다 믿었으나 아버지의 말을 거역할 수 없어 배신을 선택했던 브루스, 월레스는 그를 믿을 수 없지만, 상황은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처지다. 그에겐 이젠 전쟁을 할 만한 군사가 필요하다. 때문에 그에겐 브루스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그래서 그는 동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브루스를 믿는다. 해서 그는 브루스의 진영으로 간다. 브루스가 그를 맞으러 나오는 순간 매복하고 있던 잉글랜드 군이 그를 에워싼다. 월레스의 동지들이 뭔가 브루스의 계략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그대로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이지만, 사실은 그건 아니었다. 브루스의 아버지가 브루스의 계획을 알고 아들 몰래 흉계를 꾸민 거였다. 오직 아들을 스코틀랜드의 왕으로 만들어주고 싶은 욕심으로 그런 비열한 짓을 했던 것이다. 브루스가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는 친구를 배반한 꼴이라 악착같이 막아섰지만 이미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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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월레스는 포로로 잡혀 옥에 갇히고 죽음을 앞두게 된다. 그의 선택은 둘이다. 자비와 자유다. 만일 잉글랜드 왕에게 자비를 구하면 그는 편안하게 죽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자유를 외친다면 그는 아주 끔찍한 죽음, 아주 무시무시한 고통을 당하며 죽어야 한다.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왕세자비 이사벨이 그를 면회한다. 그녀는 그에게 고통을 줄여주는 약을 마시라고 권한다. 그녀의 간절한 눈빛, 그는 마지못해 그것을 마신다. 그리고는 마지막 진한 키스를 한다. 

 

그의 처형 날, 롱생크는 병석에서 숨을 헐떡인다. 세자비는 자비를 베풀어줄 것을 롱생크에게 간청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말도 잘 못하는 그에게 다가간 세자비는 롱생크에게 말한다. 이제 좀 있으면 롱생크는 죽을 것이고, 무능한 세자는 오래 왕 노릇을 못할 것이라고, 따라서 이제 대는 이미 끊긴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을 오락가락하면서도 끝내 고집을 부리며 월레스를 죽게 하려는 롱생크에게, 이사벨은 자신의 배에는 다른 남자의 씨가 자라고 있다고 말해준다. 결국 이사벨은 잉글랜드 왕족의 씨를 배지 않고, 월레스의 아이를 밴 것이다.

 

단두대에서 끝까지 자비를 구하기를 거부한 월레스는 마지막으로 연인의 피 묻은 옷자락, 복수의 상징을 꺼내면서 마지막으로 외친다. 잉글랜드 인들이 기대했던 자비가 아닌 자유를 온힘을 다해 외친다. 프리덤, 프리덤.......

 

그리고 스코틀랜드 민중을 배신한 덕분에 브루스는 잉글랜드 왕의 지명으로 스코틀랜드 왕으로 즉위한다. 브루스의 즉위식 날, 브루스는 드디어 자신의 신념을 부르짖는다. 놀랍게도, 그 자리를 메운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그는 왕의 자리 대신 스코틀랜드의 지유를 외친다. 그의 외침에 월레스를 연호하는 스코틀랜드 인들이 봉기한다. 그것을 시발로 결국 스코틀랜드는 자유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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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자유란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 개인에 따라 자유의 범위는 다르다. 많은 자유를 누려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고, 아주 적은 자유만 보장 받을 뿐임에도 자유롭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다. 분명한 건 뭔가 많이 알수록 그에 비례하여 더 많은 자유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무지하면 무지한 만큼 자유의 절실함을 느끼지 못한다. 알면 알수록 자유는 더 절실하다. 아는 만큼 더 필요로 하는 자유, 어디까지라고 딱히 정의할 수 없는 자유, 자유란 단어를 아는 순간, 자유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때문에 무언가를 많이 알면 알수록 더 불편하다. 덜 행복하다. 그렇다고 모르고 살면 좋을까? 모르고 살려고 해도 모를 수 없으니, 인간은 언제든 욕구불만으로 살 수밖에 없다. 그렇게 알만큼 알아 무엇이 소중한 줄 안다. 그러나 당연히 알면서도 때로 그것을 모르는 척 회피한다. 그저 순응하며 사는 게 미덕으로 넘기는 사람도 있다. 그건 타인을 위해서도 비열하다. 바보만도 못하다. 몰라서 행동하지 않는 것과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천양지차다. 그것, 자유의 소중함을 알았다면 나서야 한다.

 

“사람은 모두 언젠가는 죽지. 무엇을 위해 죽느냐가 중요한 거요!”  

 

이 영화는 자유가 개인에게 국가에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의 신념과 용기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준다. 목숨을 빼앗을 수 있지만 자유는 빼앗지 못한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월레스의 외침이 전율하게 한다. 그토록 고통스러우면서도 자비를 구하지 않고 고스란히 고통을 감내하며 의연히 죽어간 월레스는 평소의 신념대로 자유를 위해 싸우다 죽을 것,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생각할 것, 그것을 끝까지 지켜낸다. 그의 신념어린 눈빛, 그의 일관된 자세, 그의 변함없는 모습에서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발견한다.

 

FREEDOM!!

 

FREEDOM!!

 

그토록 이 단어가 간절했던 시대에 살지 않고는 그 의미를, 그 소중함을 짐작할 수나 있을까? 그의 마지막 두 마디가 지금도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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