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좌충우돌 세상읽기-7-나는 왜 공부하는가?
제사를 지낼 때 지방에는 부모 중 아버지인 경우 顯考學生府君神位라 적는다. 남자 지방은 제주를 기준으로 관계를 顯 다음에 적는데, 아버지는 考라 적고 고조할아버지는 高祖, 증조할아버지는 曾祖, 할아버지는 祖考라 적고 그 다음엔 學生府君神位로 모두 같다. 이처럼 남자인 경우 지방엔 학생이란 말이 동일하게 들어간다.
자고로 남자는 태어나서 죽어서까지 학생의 자세를 견지해야 함을 이르는 것 아닐까? 시대가 바뀌었으니 만일 지금도 지방을 쓴다면 이젠 여성의 지방에도 같은 말을 덧붙여야 하리라. 그만큼 인생에 공부는 끝이 없다. 항상 공부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함을 강조하는 근본 이유는 인간은 누구나 겸손해야 함을 깨달으란 의미다. 공부하는 사람은 겸손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부하는 이유는 겸손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공부를 단순히 유식하기 위해서로 착각한다.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말도 어렵게, 여려운 말을 골라서 해야 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근본이유는 적어도 지금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것, 지금은 어려운 것을 쉽게 알 수 있도록 깨닫는 데 있다. 그 다음 깨달은 것을 다른 사람을 깨우치기 위한 것이다. 다른 사람을 깨우치려면 내가 안다는 것을 상대가 알아듣도록, 이해하도록 말할 수,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공부의 최종점은 어려운 대상을 쉽게 풀기 위함이어야 한다. 따라서 쉬운 것도 어렵게 말하려는 자세, 어려운 것을 어렵게 말하려는 자세는 오만이다. 무엇이든 쉽게 말하려는 목적, 무엇이든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공부의 목적이다. 나는 어려운 것을 보다 쉽게 말하고, 쉽게 설명하기 위해 늘 공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