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제832회 - " 크로노스의 멈춰진 시간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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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1
어제 인천 송림 도서관 그리스 신화로 세상 읽기를 종강했습니다. 비록 5주차 강의였지만 그 어떤 강의보다 추억이 많이 남았습니다. 저녁식사 대접을 받았고, 강의가 끝나자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졸업앨범처럼 수강생들이 강의 소감을 적은 노트와 선물을 받았습니다. 수강을 한 분들, 한 분 한 분이 공들여 쓴 소감들, 추억의 글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교생실습 하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한 달간의 교생 실습이 끝나자 학생들이 일정액을 갹출하여 선물을 하고, 이별의 노래를 불러주며 울먹이던 다 큰 아이들의 모습, 오랜만에 그 추억을 생각나게 한 종강이었습니다. 두고 두고 추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수강생들이 남긴 나머지 여백에 무엇으로 채울지 생각해야겠습니다.
오늘은 송파도서관 글쓰기 강의입니다. 하지만 메시지는 어제에 이어 그리스 신화에서 발견한 시간 이야기입니다. 우라노스가 물러나자 그 자리를 차지한 크로노스는 자신의 누이 레아와 결합합니다. 남녀가 함께하면 자연 아이를 낳게 되듯이 두 신은 아이를 생산합니다. 헤스티아를 낳습니다. 그 아이가 태어나자 크로노스는 그 아이를 자신이 삼켜버립니다. 우라노스, 이를테면 자신의 아버지의 실패의 원인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가이아와 작당하여 아버지를 내친 것은 바로 자신이니까요. 그렇게 아버지로 부터 권력을 빼앗았습니다. 아내에게 아이들을 맡겼다가 권력을 잃은 아버지, 그래서 그는 자신의 아내를, 여자를 믿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그는 아이를 자신이 삼킵니다.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딸 데메테르도, 세째딸 헤라도 삼킵니다. 큰아들 하데스가 태어나자 그를 삼킵니다. 둘째아들 포세이돈도 삼킵니다. 그렇게 자기 안에 아이들을 삼킵니다. 아이들을 다섯이나 낳았으나 그 아이들은 바깥 세상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크로노스가 자기 안에 가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는 시간이 더 이상 흐르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겁니다. 그 상황이 유지되는 시간만큼 그는 최고 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그에게서 고여 있습니다. 멈춰진 시간, 크로노스란 이름의 의미는 말 그대로 멈춰진 시간입니다. 그는 시간을 멈추게 하여 자기 권력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억지로 멈춘 시간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는 없습니다. 그가 안심하고 있는 사이 그의 아내 레아는 반란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치를 떨었습니다. 아이들이 탄생하면 즉시 자신에게서 빼앗아 삼켜버리는 남편의 횡포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해서 자신의 어머니 가이아와 아버지 우라노스에게 그 사정을 알리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러자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레아에게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다음에 탄생할 신은 아버지를 능가할 신이 될 테니 남편 몰래 숨어서 낳으라는 거였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몰래 숨겨서 키우고 대신에 아이만한 돌을 취하여 강보에 싸서 남편에게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레아는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크레타 섬 중에서 가장 삼림이 울창한 곳에 숨어서 아이를 낳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아말테이아란 님프에게 맡겨서 양육하게 합니다. 그 대신에 아이만한 돌을 강보에 싸서 크로노스에게 줍니다. 또 아이를 낳았구나 싶어서 크로노스는 그것을 삼킵니다. 일 년이 지나자 레아가 숨어서 낳아 숨겨서 키운 제우스는 완전한 어른이 되어 아버지 앞에 섭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결투를 청합니다. 그 결투에서 제우스는 승리하고 크로노스는 약속대로 벌을 받습니다. 메티스의 구토제를 먹는 벌입니다. 그 바람에 앞서 제우스인 줄 알고 삼킨 돌이 우선 나옵니다. 그 돌을 제우스가 승전 기념으로 델피라는 지구의 중심에 세우니, 배꼽이란 뜻의 옴파로스입니다. 이어서 그의 형제들과 누이들이 토해져 나옵니다. 그렇게 크로노스의 시대도 끝납니다.
역시 시간은 흘러야 합니다. 그것이 우주의 원리이며 순리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흘러야 하는 시간을 부여잡고 놓지 않으려 했던 크로노스의 종말은 비참했습니다. 아들의 형제들에 이끌려 타르타로스란 무한 지옥에 갇히고 말았으니까요.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고, 어른은 나이들어 노인이 되는 것, 그게 순리입니다. 그 순리를 막으려 하다간 결국 그 자리를 억지로 미래의 시대에게 내어주어야 하는 수모를 겪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합니다. 그것 자체를 거부한다면 추하게 나이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시간의 둑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장과 소멸을 거듭해야 합니다. 아무리 애쓴들 아이는 어른이 되고 어른은 늙고 늙음 후에 소멸이 옵니다. 그 연쇄고리에서, 장강의 물결처럼 밀려가야 하는 그 물결을 거부하며 반항한들 추한 모습밖에 안 됩니다. 그저 그 시간이란 물결에 떠밀려 가되 그 흐름에 곱고 아름답게 맞추어 가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곱게 늙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비운 자리는 우리보다 더 아름다운 미래의 우리가 차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크로노스의 시간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의 주인이 되어 살아야 합니다. 때에 맞는 사람, 나이만큼 정신이 성숙한 사람, 그런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송파도서관 글쓰기 강의입니다. 하지만 메시지는 어제에 이어 그리스 신화에서 발견한 시간 이야기입니다. 우라노스가 물러나자 그 자리를 차지한 크로노스는 자신의 누이 레아와 결합합니다. 남녀가 함께하면 자연 아이를 낳게 되듯이 두 신은 아이를 생산합니다. 헤스티아를 낳습니다. 그 아이가 태어나자 크로노스는 그 아이를 자신이 삼켜버립니다. 우라노스, 이를테면 자신의 아버지의 실패의 원인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가이아와 작당하여 아버지를 내친 것은 바로 자신이니까요. 그렇게 아버지로 부터 권력을 빼앗았습니다. 아내에게 아이들을 맡겼다가 권력을 잃은 아버지, 그래서 그는 자신의 아내를, 여자를 믿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그는 아이를 자신이 삼킵니다.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딸 데메테르도, 세째딸 헤라도 삼킵니다. 큰아들 하데스가 태어나자 그를 삼킵니다. 둘째아들 포세이돈도 삼킵니다. 그렇게 자기 안에 아이들을 삼킵니다. 아이들을 다섯이나 낳았으나 그 아이들은 바깥 세상으로 나오지 못합니다. 크로노스가 자기 안에 가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그는 시간이 더 이상 흐르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겁니다. 그 상황이 유지되는 시간만큼 그는 최고 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그에게서 고여 있습니다. 멈춰진 시간, 크로노스란 이름의 의미는 말 그대로 멈춰진 시간입니다. 그는 시간을 멈추게 하여 자기 권력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억지로 멈춘 시간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는 없습니다. 그가 안심하고 있는 사이 그의 아내 레아는 반란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치를 떨었습니다. 아이들이 탄생하면 즉시 자신에게서 빼앗아 삼켜버리는 남편의 횡포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해서 자신의 어머니 가이아와 아버지 우라노스에게 그 사정을 알리고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러자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레아에게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다음에 탄생할 신은 아버지를 능가할 신이 될 테니 남편 몰래 숨어서 낳으라는 거였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몰래 숨겨서 키우고 대신에 아이만한 돌을 취하여 강보에 싸서 남편에게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레아는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크레타 섬 중에서 가장 삼림이 울창한 곳에 숨어서 아이를 낳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아말테이아란 님프에게 맡겨서 양육하게 합니다. 그 대신에 아이만한 돌을 강보에 싸서 크로노스에게 줍니다. 또 아이를 낳았구나 싶어서 크로노스는 그것을 삼킵니다. 일 년이 지나자 레아가 숨어서 낳아 숨겨서 키운 제우스는 완전한 어른이 되어 아버지 앞에 섭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결투를 청합니다. 그 결투에서 제우스는 승리하고 크로노스는 약속대로 벌을 받습니다. 메티스의 구토제를 먹는 벌입니다. 그 바람에 앞서 제우스인 줄 알고 삼킨 돌이 우선 나옵니다. 그 돌을 제우스가 승전 기념으로 델피라는 지구의 중심에 세우니, 배꼽이란 뜻의 옴파로스입니다. 이어서 그의 형제들과 누이들이 토해져 나옵니다. 그렇게 크로노스의 시대도 끝납니다.
역시 시간은 흘러야 합니다. 그것이 우주의 원리이며 순리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흘러야 하는 시간을 부여잡고 놓지 않으려 했던 크로노스의 종말은 비참했습니다. 아들의 형제들에 이끌려 타르타로스란 무한 지옥에 갇히고 말았으니까요.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고, 어른은 나이들어 노인이 되는 것, 그게 순리입니다. 그 순리를 막으려 하다간 결국 그 자리를 억지로 미래의 시대에게 내어주어야 하는 수모를 겪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합니다. 그것 자체를 거부한다면 추하게 나이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시간의 둑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장과 소멸을 거듭해야 합니다. 아무리 애쓴들 아이는 어른이 되고 어른은 늙고 늙음 후에 소멸이 옵니다. 그 연쇄고리에서, 장강의 물결처럼 밀려가야 하는 그 물결을 거부하며 반항한들 추한 모습밖에 안 됩니다. 그저 그 시간이란 물결에 떠밀려 가되 그 흐름에 곱고 아름답게 맞추어 가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곱게 늙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비운 자리는 우리보다 더 아름다운 미래의 우리가 차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크로노스의 시간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의 주인이 되어 살아야 합니다. 때에 맞는 사람, 나이만큼 정신이 성숙한 사람, 그런 당신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