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845회 - " 삶의 철학을 가지려면 "

영광도서 0 1,743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턱턱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선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돌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다음 일만 생각하는 거야."

별로 말이 없던 사람, 베포는 일단 모모에게 말을 시작하자 술술 잘합니다. 그것도 아무런 의미 없는 말이 아니라 아주 멋진 삶의 철학이 봄바람처럼 훈훈하게 솔솔 나옵니다. 그는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말은 안 했어도 마음엔 많은 말들, 의미 있는 말들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과연 그 철학은 아름다웠고 새겨들을 만한 말들이었습니다.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일을 즐겁게 할 줄 아는 방법을, 즐거우면서도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방법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생각하면서 일하는 사람은 차곡차곡 삶의 철학을 쌓아갑니다.

삶의 철학을 간직한 사람은 무엇에든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그 삶의 철학은 마치 나무가 땅 속에 뿌리를 내리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내공이라 합니다. 그 덕분에 우울한 날보다는 맑은 날을 살아갑니다. 우울하게 세상을 사는 게 아니라 명랑하게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니까 세상은 생각 없이 살 게 아니라 생각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소위 개념 없이 살지 말고 개념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삶의 철학을 가진 사람은 자기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을 줄 압니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 수 있습니다.

그런 생각의 기특함이나 깊이는 바로 여유에서 나옵니다. 베포는 천천히, 하지만 쉬지 않고 꾸준히 일을 한 덕분에 그런 사고의 깊이를 거질 수 있었어요. 비질을 하면서 심호흡을 하고, 그럴 때마다 자기 일의 의미를 생각했어요. 그렇습니다. 생각 없이 급히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베포처럼 생각을 하면서 그 일을 하면 시행착오 없이 잘 할 수 있어요. 비록 그것이 별 것 아닌 일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이 생각하기엔 별 것 아닌 일이라도 의미를 부여하면 그 일은 멋진 일입니다. 거리를 청소하는 일이지만 베포가 그 일에 의미부여를 한 것처럼 말입니다. 자신이 그 일을 왜 하는지를 돌아보면서 자신의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 일은 참으로 할만 합니다. 그러면 일도 힘들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는 그 일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여유는 그래서 필요합니다. 마음의 여유 말입니다. 일을 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그 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기왕 하는 일이면 즐거워야 합니다. 그 일이 즐거우려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고요. 당연히 그 일에 자부심을 가지려면 자신의 일은 의미가 있다, 가치가 있다 그리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면 그 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나오고 자랍니다. 그걸 우리는 삶의 철학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삶의 철학은 많이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가 아닙니다. 자기 삶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그 근본적인 바탕은 마음의 여유에 있습니다. 당신은 이런 삶의 철학을 갖고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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