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864회 - " 사랑스러운 나의 아름다운 현재의 비밀 "

영광도서 0 1,172
<<내일이면 잊으리 꼭 잊으리. 립스틱 짙게 바르고. 사랑이란 길지가 않더라. 영원하지도 않더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보다 짧은 사랑아! 속절 없는 사랑아!>>

대중가요 중에 <립스틱 짙게 바르고>의 가사입니다.

내일, 내일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오늘은 그때엔 어제입니다. 어제, 그것은 과거의 일부를 나타내는 이름입니다. 과거의 범위는 무척 넓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총량이니까요. 사람에 따라 그 양이 다르긴 하지만요. 지금이란 이 시간, 현재라는 이 시간은 내일이면 이름을 과거로 바꾸어 그 속에 합류합니다. 그 대신에 미래란 이름을 가졌던 시간의 일부는 현재란 이름으로 여기에 옵니다. 극히 짧은 현재, 있는 듯이 없는 듯이, 있다 하기도 뭐하고, 없다 하기도 뭐한 현재, 여기라는 장소와 지금이란 시간 속에 존재하는 나가 하나의 크지 않은 원안에 있는 순간만을 지칭하는 시간인 현재가 있는 한 이 셋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반드시 셋은 함께하니까요.

하나의 뿌리에서 나와서 절대 잘리지 않고 하나의 줄기로 살아가는 시간의 형제들, 그럼에도 때로 현재는 과거를 원망합니다. 미래를 두려워합니다. 때문에 제일 문제가 현재입니다. 이들 중 가장 원망의 대상인 과거는 쌓여진 시간들에 살아가는 만큼 차곡차곡 쌓입니다. 때문에 제법 그럴 듯한 양입니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 놓은 시간들입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고마운 시간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원망스러운 시간들입니다. 그렇게 분명하게 남겨진 시간들입니다. 반면 미래란 범위는 넓지만 그 양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내게 부여된 그 시간이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있을 수도 없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제법 많을 수도 있고 극히 적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불확실하여 때로는 우리를 애타게 하고, 초조하게 하고 불안하게 하고 두렵게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미래에 기대를 걸면서 많은 시간들이 주어지기를 희원하며 삽니다.

이런 과거와 미래 사이에 끼어 있는 현재란 시간은 그 실체가 있다 없다 규정하기 어려울 만큼 잠깐 잠깐 스쳐 지나갑니다. 경계도 모호합니다. 존재가 있어야만 거기 잠시 스치기 때문입니다. 과거보다는 아주 짧고 미래보다 길지도 않습니다. 수시로 배설하듯이 미래를 잡아당겨 과거로 내몰고 있으니까요. 현재는 그야말로 속절없는 사랑보다 더 짧습니다. 아침에서 저녁까지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현재의 범주를 넘어서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참 중요합니다. 과거보다도 미래보다도 중요합니다. 이 현재가 없으면 과거나 미래는 이름조차 가질 수 없으니까요. 또한 현재는 과거와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들의 가치를 정하고, 이들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바로 현재입니다.

현재를 어떻게 사느냐가 과거를 규정짓습니다. 과거가 빛난다면 내가 맞이한 현재 속에서 윤나게 광나게 살아 보낸 덕분입니다. 과거가 침울하다면 못나게 서툴게 살아 보낸 때문입니다. 또한 미래가 희망으로 아름다운 건 내가 현재를 제법 활기차게 살고 있는 덕분입니다. 미래가 만일 먹구름 낀 하늘처럼 불확실하다면 내가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하는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현재는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과거라는 그림, 미래라는 그림의 색깔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어떤 색깔을 골라 현재를 색칠하고 있나요? 고작 흑색 하나 골라서 주어진 삶의 흰 바탕에 색칠하고 있다면 화려한 색, 아름다운 색, 밝은 색, 따뜻한 색을 골라서 색칠하세요. 우리는 모두 침울한 삶이 아니라 밝고 맑고 쾌활한 삶을 살 의무가 있습니다. 내 삶이 천연색으로 채색된 곱고 살만한, 다시 살고 싶은 삶이 되거나, 어둡고 침울한 다시는 맞이하고 싶지 않은 삶이 되느냐는 지금이란 현재에 잡고 있는 색채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가 없다면 미래도 과거도 없으며, 미래도 과거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무엇보다 현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재를 잘 맞이하여, 그 현재를 잘 보듬으며 살아야 합니다. 현재를 지극히 사랑해야 합니다.

Bravo your beautiful pres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