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888회 - " 추억을 먹고 사는 행복한 사람 "

영광도서 0 1,560
'배 부른 돼지보다는 고독한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처럼 사람은 자기 존재의 의미를 찾는 존재입니다. 때문에 자기존재의미를 잘 찾을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이들을 가리켜 자존감이 높은 이들이라 합니다. 자신이 존재할 만한 가치가 있다, 자신은 쓸모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세상에 있습니다. 반면 나는 쓸모 없는 존재야, 삶의 가치가 없어, 이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우울한 세상에 있습니다. 세상은 같은데 어떤 생각으로 사느냐는 천차만별입니다. 사람은 이렇게 자신에게 가치를 부여하는 존재입니다. 의미를 먹고 사는 존재란 것입니다. 때로 이 존재의미는 그 어떤 생존조건보다 강하게 작용합니다.

이를테면 사람이 여타의 동물과 다른 점은 밥만 먹고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지요. 물론 인간도 먹고 사는 존재인 한에 있어선 다른 동물과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밥만 먹고도 제 수명대로 살 수 있지만 사람은 먹는 것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과거로는 추억을 먹고, 미래로는 꿈을 먹고 삽니다. 때로 현실이 괴롭다면 지난날의 추억들, 그 추억이 괴로웠으면 괴로운 대로 의미를 부여하며, 그 추억이 즐걷다면 즐거운 대로 의미부여를 합니다. 그러면 그 과거의 시간들의 경험은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이 됩니다.

자금 괴로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 과거의 괴로움으로 현재를 위로할 수 있습니다. 그토록 힘든 시절도 견뎠으니, 지금의 괴로움 쯤은 견딜만 하다 삽니다. 그러면 과거의 아픈 추억, 힘든 추억은 현재를 사는 힘이며 용기가 되어 나를 일어서게 합니다. 반면 지금 즐거운 시절을 보낸다면, 과거의 추억들은 그 아픔들이 있어서 지금은 즐거운 것처럼, 지금 뿌리는 이 순간들이 더 아름다운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합니다. 추억은 슬프든 기쁘든 우리 삶에 도움을 줍니다. 이렇게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삽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은 밥만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 의미를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추억을 먹는 존재입니다. 추억을 먹는다는 것은 그 추억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의미입니다. 달리 말하면 추억을 의미로 만들어 먹고 산다는 것입니다. 배고프면 힘이 없으니 밥을 먹고 움질일 힘을 얻듯이, 삶이 고프면 자기 존재의 의미를 먹고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따라서 지난 과거에 의미 부여를 하면 현재를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실이 힘들건 즐겁건 과거는 현재와 떼려야 뗄 수 없습니다. 그 과거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과거에 의미를 부여하여 삶에 보탬이 되는 추억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를 어루만지면 과거는 더 이상 아픔으로만 있지 않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살아납니다. 그 과거가 괴로웠든 즐거웠든 우리가 지금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추억으로 남든 아픔으로 남든 지금의 나를 건드립니다. 그러니까 때로 지난 일을 돌아보며 어루만져 주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처럼 마음의 여유는 과거를 끌어와 긍정의 의미를 만들어 줍니다. 과거를 불러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어 줍니다. 마음의 여유가 과거를 추억이란 먹거리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은 과거를 추억으로 만들어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이처럼 시간의 밥을 먹고 사는 존재, 시간의 퇴적물을 의미로 먹고 사는 존재, 그것이 사람입니다. 다른 동물들은 그저 그런 체계적인 생각 없이 살아 있으니까 살지만 인간은 살아 잇어도 산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에 의미부여를 하며 삽니다. 의미를 먹고 사는 존재, 그것이 인간입니다. 만일 그럴 마음의 여유 없이 그저 먹고 사는 것으로 족하고 산다면 머지 않아 당신은 우울한 세상에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의미를 먹으며 살려 노력해야 합니다. 잃어버린 과거의 시간을 추억으로 만들어 이 하루를 곱게 만들어 살았으면 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