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제891회 - " 지금, 자신을 업그레이드할 시간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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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2
대학입시를 준비할 때 영어단과 학원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성문기본영어를 들었는데, 강사가 무척 재미있게 강의를 했습니다.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영어가 절로 들어왔습니다. 어쩜 저리도 강의를 잘할까 싶을 만큼 재미도 있었고, 개념정리도 아주 잘했습니다. 수강생들 모두 눈을 반짝거리며 그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 분의 명성이 점차 올라갔습니다. 그러자 다른 학원에서 이 분을 스카웃 했나 봅니다. 영등포에서 강의하던 분이 노량진에 모 명문학원으로 옮겼습니다.
저요? 저도 그 분을 따라 학원을 옮겼습니다. 좀 더 큰 학원, 좀 더 많은 수강생들, 그 분과 대면하는 거리도 그만큼 멀리 보였습니다. 영어의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 분은 나의 영어의 신이었습니다. 우상이었습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영어의 어려움을 싹 해결해줄 것 같았습니다. 영등포에서 두 달, 노량진에서 한 달,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어를 시원하게 마스터했냐고요?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런 우상숭배의 끝에는 더 큰 실망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강의,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앵무새 강의였습니다. 설명은 물론이려니와 재미있게 하느라 까워 넣는 유머까지 토씨 하나 억양 하나 다른 게 없었습니다.
모모의 친구 관광안내인 기기는 무척 이야기를 잘 합니다. 덕분에 그는 여기 저기 불려다니기 시작합니다. 그의 장점은 단순하게 관광안내만 하는 게 아니라 구경거리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덧붙여 준다는 점입니다. 그는 모모를 만나면서 점점 더 이야기를 잘 만들어냅니다. 소위 그분이 오셨다, 필 받았다, 그런 셈입니다. 그에겐 점점 일거리가 많이 들어옵니다. 영업을 하지 않아도 일이 넘칩니다. 그는 관광안내인으로 유명해지면서 메스콤에도 소개됩니다. 그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들은 무척 재미있어 합니다.
돈, 많이 벌었습니다. 많이 벌고 있습니다. 명예, 얻었습니다. 점점 명성이 높아집니다. 참 신나는 일입니다. 그 덕분에 집도 옮겼습니다. 원래 살고 있던 원형극장을 떠나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도시, 유명인사들이 많이 사는 도시의 어느 구역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름도 기기에서 그럴듯한 이름 기롤라모로 바꾸었습니다. 그는 이제 그저 관광안내인이라기보다 유명인사, 스타가 된 겁니다.
그때부터 그는 새로운 이야기를 꾸며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구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반복하기는 찜찜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변용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착상에서 다섯 개로 활용하는 능력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지만, 그 밥에 그 밥이지만 전혀 문제될 건 없었습니다. 조금만 바꿔도, 조금만 분위기나 이야기의 순서를 바꾸어도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로 들으니까요. 재미있어 하니까요. 그의 인기는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그만큼 일거리는 늘어났습니다. 이제 모모를 만날 시간이 없습니다. 이전에 살았던 원형극장에도 갈 수 없습니다.
잘 나갈 때, 그때가 삶의 분깃점입니다. 그때 자기관리를 잘 못하면 거기 쓰라린 아픔이 옵니다. 오르막은 언제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반드시 내리막이 옵니다. 잘 나간다고, 유명해진다고, 바쁘다고 자기관리를 소홀히하면, 공부를 게을리하면 그때부터 서서히 내리막입니다. 이미 잘못된 습관, 자기도 모르게 들어선 오만, 그 틈새를 벌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방심이 그 자신을 좀 먹습니다. 그렇게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맛 본 유명세는 잃어버릴 유명세라면 맛 보지 아니함만 못합니다. 그 시절의 그리움이, 그 화려함이 그의 인생 앞에서 아른거려 아주 괴롭게 할 테니까요.
소위 잘 나갈수록 초심, 초심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에 걸맞게 더 노력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여 같은 것을 이렇게 쓰고, 저렇게 뒤집어 쓰면, 거기까지입니다. 게속 울궈먹기 시작하는 순간, 좀 먹는 인생입니다. 한동안은 유명세에 취해서 자신을 대견해 하지만, 그 대견한 자신 덕분에 지금의 자신을 잊고 살지만, 어느 순간 더는 발전 없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때는 우울합니다. 자신의 가증스러움에 눈을 뜹니다.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말이지요. 그러니까 지금은 자신을 돌아볼 때입니다. 진정한 자신의 현주소를 말입니다. 어떻게 자신을 업그래이드할지, 지금이 바로 그 시간, 끝없이 새로운 지식을 찾아 공부할 시간입니다.
저요? 저도 그 분을 따라 학원을 옮겼습니다. 좀 더 큰 학원, 좀 더 많은 수강생들, 그 분과 대면하는 거리도 그만큼 멀리 보였습니다. 영어의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 분은 나의 영어의 신이었습니다. 우상이었습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영어의 어려움을 싹 해결해줄 것 같았습니다. 영등포에서 두 달, 노량진에서 한 달,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영어를 시원하게 마스터했냐고요? 그랬으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그게 아니었습니다. 그런 우상숭배의 끝에는 더 큰 실망이 있었습니다. 그 분의 강의,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 앵무새 강의였습니다. 설명은 물론이려니와 재미있게 하느라 까워 넣는 유머까지 토씨 하나 억양 하나 다른 게 없었습니다.
모모의 친구 관광안내인 기기는 무척 이야기를 잘 합니다. 덕분에 그는 여기 저기 불려다니기 시작합니다. 그의 장점은 단순하게 관광안내만 하는 게 아니라 구경거리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덧붙여 준다는 점입니다. 그는 모모를 만나면서 점점 더 이야기를 잘 만들어냅니다. 소위 그분이 오셨다, 필 받았다, 그런 셈입니다. 그에겐 점점 일거리가 많이 들어옵니다. 영업을 하지 않아도 일이 넘칩니다. 그는 관광안내인으로 유명해지면서 메스콤에도 소개됩니다. 그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들은 무척 재미있어 합니다.
돈, 많이 벌었습니다. 많이 벌고 있습니다. 명예, 얻었습니다. 점점 명성이 높아집니다. 참 신나는 일입니다. 그 덕분에 집도 옮겼습니다. 원래 살고 있던 원형극장을 떠나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도시, 유명인사들이 많이 사는 도시의 어느 구역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름도 기기에서 그럴듯한 이름 기롤라모로 바꾸었습니다. 그는 이제 그저 관광안내인이라기보다 유명인사, 스타가 된 겁니다.
그때부터 그는 새로운 이야기를 꾸며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구상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반복하기는 찜찜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변용해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착상에서 다섯 개로 활용하는 능력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지만, 그 밥에 그 밥이지만 전혀 문제될 건 없었습니다. 조금만 바꿔도, 조금만 분위기나 이야기의 순서를 바꾸어도 사람들은 다른 이야기로 들으니까요. 재미있어 하니까요. 그의 인기는 점점 높아져 갔습니다. 그만큼 일거리는 늘어났습니다. 이제 모모를 만날 시간이 없습니다. 이전에 살았던 원형극장에도 갈 수 없습니다.
잘 나갈 때, 그때가 삶의 분깃점입니다. 그때 자기관리를 잘 못하면 거기 쓰라린 아픔이 옵니다. 오르막은 언제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반드시 내리막이 옵니다. 잘 나간다고, 유명해진다고, 바쁘다고 자기관리를 소홀히하면, 공부를 게을리하면 그때부터 서서히 내리막입니다. 이미 잘못된 습관, 자기도 모르게 들어선 오만, 그 틈새를 벌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방심이 그 자신을 좀 먹습니다. 그렇게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행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 맛 본 유명세는 잃어버릴 유명세라면 맛 보지 아니함만 못합니다. 그 시절의 그리움이, 그 화려함이 그의 인생 앞에서 아른거려 아주 괴롭게 할 테니까요.
소위 잘 나갈수록 초심, 초심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에 걸맞게 더 노력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여 같은 것을 이렇게 쓰고, 저렇게 뒤집어 쓰면, 거기까지입니다. 게속 울궈먹기 시작하는 순간, 좀 먹는 인생입니다. 한동안은 유명세에 취해서 자신을 대견해 하지만, 그 대견한 자신 덕분에 지금의 자신을 잊고 살지만, 어느 순간 더는 발전 없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때는 우울합니다. 자신의 가증스러움에 눈을 뜹니다.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말이지요. 그러니까 지금은 자신을 돌아볼 때입니다. 진정한 자신의 현주소를 말입니다. 어떻게 자신을 업그래이드할지, 지금이 바로 그 시간, 끝없이 새로운 지식을 찾아 공부할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