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3회 - " 어린 왕자의 여행, 두 번째 별 : 허영쟁이가 사는 별나라 이야기 "

영광도서 0 989
'허영'이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분수에 넘치는 외관상의 영화, 또는 필요 이상의 겉치레"이다. 이를 영어로는 vanity(배니티)라고 하며, 불어로는 vanite바니떼)라고 한다. 이러한 의미로 볼 때 허영 쟁이는 자신의 실제 이상으로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물론 자신을 자기 이하로 평가하고 의기 소침해하는 사람보다는 허영을 즐기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염려되는 일은 의기소침해져서 매사에 자신감을 잃고 어떠한 일에도 제대로 도전하지 못하는 일이다. 반면에 허영에 들뜬 사람은 다소의 자신감을 갖고, 어떤 일에 도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허영을 즐기는 사람이 경계해야 할 일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자칫 허영에 들뜨다 보면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게 되고 오만하게 되어 자기주변의 사람들을 잃게 되고, 하는 일을 그르치게 되기 마련이다. 요컨대 지나친 겸손은 자기비하가 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하지만, 지나친 자기과시는 주변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 수 있고, 오만해 질 수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타인에게서 싫은 소리 듣기를 싫어한다. 빈말이든 꾸며낸 말이든 좋은 이야기 듣기를 즐긴다. 요컨대 누구나 다소의 허영심은 갖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자신이 아무리 보잘것없다 해도, 비록 그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다 해도 나쁜 얘기를 듣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이 못났어도 남들이 잘났다고 해주면 기분이 좋아지게 마련이다. 그렇다. 어느 정도의 허영심은 좋은 것일 수도 있다. 인간은 잠재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잠재 능력은 부정적인 생각에서는 절대로 나오지 않는다. 자신감이 결여된 사람은 매사에 소극적이 되어 새로운 일에 도전은커녕 하고 있는 일도 제대로 못하고 만다. 반면 다소의 허영심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제법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자신감을 가지고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 하게 되면 우리 안에 잠재돼 있던 능력이 발휘되어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격려와 박수가 큰 힘이 되기도 한다. 군중의 함성과 환호, 열렬한 지지자들의 박수를 못 잊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수 없이 도전하는 이들을 우리는 보게 된다. 인간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동일한 존재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누구나 누군가에게 섬김을 받기를 좋아한다. 누군가 자신을 떠받들어 주면 그만큼 자신이 훌륭해진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것이 허영이다. 우리 주위에는 이런 허영에 들떠서 자신의 삶을 망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러나 허영쟁이는 그 말을 듣지 못했어요. 허영쟁이는 칭찬하는 말밖에는 듣지 못해요.
"너는 정말로 나를 찬미하느냐?"
그가 어린 왕자에게 물었어요.
"찬미한다는 게 무슨 뜻인데요?"
"찬미한다는 건 내가 이 별에서 가장 잘생기고, 옷을 잘 입고, 부자고, 지식이 많다는 걸 인정해 준다는 뜻이지."
"하지만 이 별에는 아저씨 혼자뿐이잖아요!"
"내게 호의를 베풀어다오. 어서 나를 찬미해주렴!"
어린 왕자는 어깨를 약간 으쓱하며 말했어요.
"난 아저씨를 찬미해요. 하지만 그게 아저씨한테 무슨 소용이 있어요?"
어린 왕자는 그 별을 떠났어요.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 여행을 하면서 동안 어린 왕자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우리는 감정을 가진 존재이다. 우리는 이 감정에 따라 행동한다.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피상적인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세계이다. 이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명령하고 움직이는 힘의 원천인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심리를 적절히 움직여 주게 되면, 우리는 자신감을 얻게 되어, 보다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을 갖게 하는 힘은 칭찬에서 나올 수 있다.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 자주 노래를 잘한다고 해주면 그는 오래지 않아 노래를 잘 부르게 된다. 사람은 어느 정도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되어지고 살아갈 수 있는 영장류의 동물이다. 칭찬은 듣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고 용기를 주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상대를 격려해주고, 상대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좋은 일에 칭찬이어야 한다. 나쁜 길로 가도록 유도해선 안 된다.

어린 왕자는 허영의 덧없음을 일깨워 준다. 허영은 억지로 존경을 받으려는 그릇된 생각일 수 있다. 하지만 존경과 허영은 다르다. 허영은 피상적으로 자신을 돋보이려는 겉치장, 말장난일수 있다. 하지만 존경이란 그의 삶의 모습과 그의 과거를 비추어 모범적일 때 주위에서 느끼는 마음의 발로 일 것이다. 적절한 허영을 가지고 자신감 있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좋은 의미의 허영이다. 하지만 피상적인 치장이나 유창한 말로 나를 내세워서 박수를 받고, 환호에 취해서 자신이 마치 존경을 받는 듯이 착각하는 것은 부정적인 허영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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