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1회 - " 어린 왕자의 여행, 첫 번째 별 이야기 -1- "

영광도서 0 831
어린 왕자는 어느 날 자기의 별을 떠나 여행을 하기로 한다. 그가 여행 할 때 사용한 것은 일종의 기구와 비슷한 것 같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새들의 도움을 얻어 기구에 올라 탄 어린 왕자가 처음에 도착한 별은 과대망상증의 왕 혼자만 살고 있는 별이다. 아마도 어린 왕자는 자기별에서 장미와의 작은 트러블로 인해 별을 나섰을 것이다. 아내와의 사랑의 휴가를 선언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사랑에도 일정한 수리 기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사랑도 살아있는 것이어서 너무 한 곳에 고여 있으면, 그래서 날마다의 일상처럼 반복되다보면 사랑도 고장 나기 십상인 것이다.

작가 자신이 아내와의 사랑의 수리기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어린 왕자는 장미와의 사랑의 수리 기간이 필요했다. 주인공 조종사는 물론 그 비행기의 마음이라 할 기관을 수리해야만 했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어린 왕자의 별이 B612호는 우연한 설정이 아니다. 작가 자신이 우편 배달기를 조종했을 때 그 비행기가 612호기였던 탓이다. 따라서 어린 왕자의 별과 612호기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비행기는 어디든 행로를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작가 자신의 별이다. 넓은 우주공간에 불을 켠 비행기는 별과 동일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 왕자가 찾아간 첫 번째 별은 과대망상증의 왕이 사는 나라이다. 백성도 없고, 신하도 없는데 왕 노릇을 하겠다는, 어쩌면 정신이 이상한 듯 보이는 왕이 살고 있는 별 이야기이다. 여기서 우리는 권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권위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이 땅의 권력자들을 풍자적으로 깨우쳐주고 싶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어린 왕자는 앉을 자리를 찾아보았지만 별은 그 화려한 담비털가죽 망토로 온통 덮여 있었어요. 그래서 어린 왕자는 그냥 서 있었어요. 그러고는 피곤해서 하품을 했어요.

왕 앞에서 하품을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남이니라. 짐은 그대에게 이를 금하노라."

어쩔 수 없어요. 오랫동안 여행을 하느라 잠을 못 잤거든요……"

어린 왕자는 당황해하며 대답했어요.

그러면 짐은 그대에게 하품을 하도록 명하노라. 여러 해 전부터 하품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으니 짐으로서는 하품은 신기한 것이로다. 자, 다시 하품을 하라. 명령이다."

권력은 자신의 힘과 조직으로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권력은 자리에 의해 유지될 뿐이다. 그가 그 자리를 내려오는 순간 권력은 이미 떠나가고 마는 것이다. 권력이란 유한한 것이지 무한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권력에 대한 진한 유혹을 갖는다. 권력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하고,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힘을 부여받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권위란 자신의 힘과 조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권력은 스스로의 힘으로 취할 수 있지만 권위란 주위에서 만들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위는 무엇보다도 주위의 신망을 얻어야만 하고, 결정적 하자가 없는 한 권위를 가진 사람은 자리와는 무관하게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지정한 리더는 권력과 함께 권위를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어린 왕자가 처음으로 만난 별에서 왕은 그나마 합리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고, 순리를 따르는 지혜라도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일상사에서도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지만, 반면 아무리 노력을 해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그 일들 중 꼭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들도 있는 것이다.

슬기로운 리더는 이렇게 시대의 조류와 그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언제나 모든 문제를 앞당겨 해결하고,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싶어 하고, 가져서는 안 되는 것마저 가려하고, 되지 않을 일도 억지로 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기본적인 욕구 중에 가장 필수적인 욕구가 있다고 한다. 요컨대 인간이 삶을 유지하는 데는 3가지가 필연적이라고 한다. 요컨대 돈, 섹스, 권력,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이 세상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의 공통점은 이 세 가지를 얻기 위해 투쟁하고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돈은 이 섹스와 권력을 살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다. 그렇다고 돈이 이 두 가지보다 상위 개념은 아니다. 어쨌든 돈은 권력을 살 수 있다. 우리는 全國區 의원들을 錢국구 의원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지금은 권력을 잃은 전직 권력자가 아직도 국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힘은 그 돈에서 나오는 것일 것이다. 돈이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또한 돈으로는 섹스를 살수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비단 매춘이 아니라 해도 돈에는 약해지는 게 사람이니 말이다.

권력의 속성 또한 인간에게 달콤한 유혹을 던愎? 권력의 달콤한 유혹은 최초의 인간들 아담과 이브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들은 평화롭고 행복하게 에덴동산에서 살았다. 그런데 뱀의 꼬임으로 선악과를 먹는다. 그 과일을 먹으면 눈이 맑아져서 하나님처럼 된다는 달콤한 유혹 때문이었다. 이처럼 권력의 유혹은 달콤하다. 누구처럼 되어 이 세상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니 한번 유혹 당해보고 싶은 일 아니겠는가! 권력을 일단 쥐고 나면 돈을 얻을 수 있다.

역대유명한 정치인들을 보라, 그들은 우리처럼 땀 흘림의 노력 없이 많은 부를 축적했고, 권력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거머쥐고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권력이 없다면, 돈이 없다면 우리보다 나을 것이 없음을 그들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다. 권력 앞에 그 누가 섹스를 거부할 힘이 있는가!

섹스 또한 제 3의 권력이다. 인간이 강한 듯 하지만 섹스에는 약한 것 또한 인간이다. 우리 정치 역사에서 섹스 때문에 권력을 잃은 이들이 많은 것 주지의 사실이며, 섹스어필로 돈을 움켜쥐고 권력을 농단한 예를 많이 볼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인류는 발전해왔고, 이어져 갈 것이다. 사실 작은 모든 일 하나하나는 이 세 가지 요인에서 기인하고 있다. 어린 왕자에도 보면 이러한 요인들을 찾아 볼 수 있다. 돈과 관련된 대목, 사랑, 권력에 대한 곳이 나온다. 즉 우리는 장사꾼에게서 돈 냄새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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