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유쾌한 영화 읽기-40-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참 아름다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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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힘 중의 힘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승자로 이끄는 힘이다. 생명과도 같은 힘이다. 사랑은 그만큼 위대하다. 사랑은 한 사람의 절망의 늪을 메워 그 늪에서 나올 수 있는 힘을 주고, 유혹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구해주기도 한다. 이처럼 위대한 사랑은 어떤 조건에도 방해를 받지 않는다. 외모에도 권력에도 명예에도 부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위대한 사랑은 모든 것을 넘어선다. 그 사랑을 우리는 진실한 사랑, 진정한 사랑이라 부른다. 여기 그 사랑이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이 그 사랑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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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망받는 물리학도 스티븐 호킹은 신년파티에서 매력적이고 당찬 여인 제인 와일드와 마주친다. 정해진 운명처럼 두 사람은 첫 만남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물리학도인 스티븐 호킹, 그는 천재이다. 천재답게 괴짜다. 인문학도인 제인은 다른 사람에게 다정하게 대하는 부드러운 여자이지만 강인한 성격이다. 그들이 첫 만남에서 느낌이 통해 완벽한 커플로 사랑을 키워나간다. 하지만 이들의 탄탄한 것 같았던 사랑에 마가 끼어든다. 다름 아닌 스티븐 호킹이 희귀병에 걸린 것이다. 시한부 인생, 2년이란다. 그는 자폐증세를 보여 밖으로 나서기를 꺼린다. 제인마저 멀리하려 한다.

 

스티븐은 점점 스스로 신발 끈을 묶는 것조차 어려워한다. 말할 때 발음도 잘 안되고, 지팡이 없이는 걷기조차 힘들다. 누구도 따르지 못할 만큼 천재적인 그가 폐인이 되어 간다. 교수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그는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제는 죽을 날만 기다린다.

 

그럼에도 제인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시한부 인생의 스티븐을 간곡히 설득하여 둘은 결혼한다. 다행이라면 스티븐은 비록 몸은 쓰지 못해도 성기능은 여전하다. 기이한 일이다. 제인은 스티븐과 연민의 정으로 결혼한 게 아니다. 제인은 진정으로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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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를 연구한 제인 덕분에 스티븐은 상상력을 키우고, 힌트를 얻는다. 그는 블랙홀을 연구한다. 그는 보편화된 블랙홀에 관한 이론을 뒤집는 결과를 밝혀낸다. 제인이 도운 덕분이다. 2년밖에 살지 못한다던 그는 2년은커녕 그 이상을 지낸다. 그녀의 사랑이 기적을 이룬 것이다.

 

그는 한때 신을 부정한다. "신은 우주를 놓고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신은 주사위 놀이를 즐길 뿐만 아니라 주사위를 인간이 찾을 수 없는 곳에 던져 버린다. 그로 신은 멸종할 위기에 왔다." 고 한다.

 

제인의 희생적인 보살핌으로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세계적인 명성도 얻는다. 그러자 스티븐은 변하기 시작한다. 제인이 아닌 다른 여자를 사귄다. 비록 신체적인 결함은 있어도, 기구에 의전해야 말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명성 덕분에 여자들이 따른다. 그럼에도 제인은 애써 참는다. 물론 늘 그녀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남자 친구가 있다. 때문에 제인 역시 스티븐이 그녀를 배반하는 행동을 할수록 그녀 역시 마음이 흔들린다.

 

그런 흔들림 끝에 제인의 간절함으로 다시 마음을 돌린 스티븐, 그들은 다시 사랑을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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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길, 사랑엔 아주 다양한 색깔이 있다. 누가 누구를 만나 사랑을 하느냐에 따라 그 색깔은 다르다. 농도가 다르다. 언어가 다르다. 쉽고 즐거운 사랑도 있지만 무척이나 힘겨운 사랑도 있다. 하고 많은 사랑 중에 어쩌면 저렇게, 어쩌면 저럴 수가 하는 사랑은 그리 많지 않다. 이를테면 누구든 자신이 하는 사랑은 위대하다, 아름답다,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누가 봐도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사랑, 누구든 인정하는 사랑, 소위 진정한 사랑엔 누군가의 지독한 희생이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아픔이 있고, 힘겨움이 있고, 지겨운 자기희생이 있다.

 

제인의 사랑이 그렇다. 그냥 영화의 줄거리만으로 그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기란 불가능하다. 물론 이런 사랑, 아프고 힘겹게 자기희생을 겪고서 사랑을 이룬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상상할 수는 있을 터이나, 그렇지 않다면 제인의 아린 마음을 생생하게 헤아릴 수는 없다. 불치병으로 죽음을 앞둔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것도 어려운데, 절망에 빠진 사람의 마음을 희망의 끈을 잡게 하여 기적을 이루기까지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었을까, 정상인이 아니어서 세상을 비뚤게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호의를 의심으로 받아들이거나 동정으로 받아들이는 그의 마음을 움직이기란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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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고 쓰린 과정을 지난 후에 이룬 사랑, 한 여인의 아픈 희생 덕분에 새로운 삶을 얻었는데, 그는 그녀를 배신한다? 사람이 어쩌면 저럴 수가, 짐승만도 못하다고 할 만큼 못난 남자, 그럼에도 제인은 그걸 참아내고 끝내 사랑 완결을 가져온다. 진정한 사랑이란 이런 것일까, 오히려 지켜보는 이들을 짜증나게 만들 만큼 바보 같은 제인의 사랑, 우리는 그 사랑을 위대한 사랑이니 진정한 사랑이라고 부른다. 그래, 그것이 사랑의 모든 것이다. 사랑의 알파와 오메가란 무엇인지를, E로는 사랑이란 늪이 얼마나 지난하고 힘든 것인지를 보여준다. 잘 포장하면 사랑이란 얼마나 위대한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무엇보다도 변함없는 제인의 사랑, 그 사랑은 위대하다고 선언해야 할까. 사랑의 정의는 우주의 정의와 같다고 할까.

 

"우주의 경계 조건엔 분명 뭔가 특별한 그 무엇이 있습니다. 경계가 없다는 것, 그보다 특별한 건 없죠. 인간의 노력엔 어떤 한계도 없습니다. 우린 모두 다릅니다.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우린 뭔가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곳에 희망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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