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닥터 지바고-1- 아름다운 잔상, 운명적 사랑!

영광도서 0 1,572

Somewhere my love there will be songs to sing

 

Although the snow covers the hope of Spring

 

Somewhere a hill blossoms in green and gold

 

And there are dreams, all than your heart can hold

 

Someday we'll meet again, my love

 

Someday whenever the Spring breaks through

 

You'll come to me out of the long-ago

 

Warm as the wind, soft as the kiss of snow

 

Lara, my own, my sweet, Think of me now and then.

 

God, speed my love 'Till you are mine again

 

Warm as the wind, soft as the kiss of snow

 

God, speed my love 'Till you are mine again

 

 

 

그대여..어딘가에 노래가 있을 거예요.

 

비록 눈이 봄의 희망을 덮고 있더라도 말이에요.

 

언덕너머 어딘가에 푸르고 금빛 나는 꽃들이 피어나고 있지요.

 

당신의 마음을 지탱시켜 줄 꿈들이 있답니다.

 

언젠가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에요.

 

내 사랑 언젠가 겨울을 이기고 따뜻한 봄이 올 때..

 

당신은 내게 올 거예요. 바람처럼 따뜻하고

 

눈에 입맞춤한 것처럼 부드럽게 긴 시간이 흐른 후에..

 

"라라"..내 사랑 이따금씩 절 생각해 주세요.

 

신이여, 내 사랑의 성공을 빌어주세요.

 

당신이 다시 내 사람이 될 때까지..

 

눈에 입맞춤한 것처럼 부드럽게 긴 시간이 흐른 후에..

 

신이여, 내 사랑의 성공을 빌어주세요.

 

당신이 다시 내 사람이 될 때까지

 

 

765556982_2VRUx7Ci_5ea616acd768b91dba580 

   

 

 

 

영화는 토냐라는 여자와 중년의 남자가 대화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그 중년의 남자가 바로 유리 지바고의 동생이다. 동생은 형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간다. 동생은 시대 흐름에 잘 적응하면서 소위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 반면 유리 지바고는 정 반대의 삶을 살아간다. 그는 의사이자 시인이다. 소위 조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당대가 개인의 감정이나 가치보다는 국가 또는 당이라는 집단의 가치를 존중하는 시대였다는 점에서 당대의 양면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유리 지바고의 동생 예브 그라프는 볼셰비키 조직원으로 성장하여 형의 위기의 순간 도움을 주면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잘 살아간다. 그리고 시대는 그가 생각했던 대로 러시아 왕조 체제는 무너지고 볼셰비키가 권력을 잡는다. 그가 중년이 되어 고위직에 올라 있을 때 찾아온 라라는 잃어버린 딸 토냐를 찾고 있다. 그는 그녀의 딸을 찾아주려 애를 썼으나 찾지 못한다. 나중에서야 우연히 토냐를 찾는다.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 이야기로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가 끝날 무렵 개요에서의 복선대로 지바고는 토냐가 형의 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영화는 끝난다.

 

 

765556982_0wvpzrtu_b45aee052c7456f6b2d8a 

 

 

 

 

유리 지바고는 8세의 나이에 고아가 된다. 다행히도 그는 어머니와 친했던 귀족 그로메코 가(家)에 입양되어 성장한다. 1912년 어느 겨울 밤, 그는 크렘린 궁 앞에서 데모를 하던 노동자들과 학생들을 목격한다. 이내 기마병들이 갑자기 들이닥쳐서, 노동자들과 학생들을 무차별하게 살해하는 것을 보고 그는 큰 충격을 받는다.

 

이후 그는 사회의 부정적인 여러 뒷면들을 접한다. 시적 감수성을 타고난 그는 이렇게 목격한 추악한 사회에서 목격한 모습들을 소재로 시를 쓴다. 그럼에도 그는 타고난 감성으로 시를 쓰면서 그로메코의 도움으로 의학을 공부한다. 의학을 공부하면서 그는 빈곤한 사람들을 돕는 꿈을 키운다. 어엿하고 착한 청년으로 성장한 그는 그로메코 가의 고명딸 토냐와 장래를 약속한다.

 

그런데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모범생 유리 지바고는 의학공부에 매진하는 중에 어느 날 전차에서 운명의 여인 라라와 마주친다. 라라의 어머니는 남편과 사별하고 의상실을 운영하는데, 남편의 친구이자 연인관계로 지내는 빅토르 코마로프스키에게서 재정적 지원을 받는다. 라라는 어머니의 연인 빅토르의 학비 지원을 받아 공부를 계속한다. 라라는 덕분에 어려움 없이 대학에 다닌다. 그런데 라라가 아름다운 처녀로 성장하자, 빅토르는 자신의 연인 라라의 어머니 대신 라라에게 흑심을 품는다. 이를 알아차린 라라의 어머니는 충격을 받아 자해소동을 벌인다.

 

 

765556982_mky5IeLJ_ebaec7397dac00f982dd7 

 

 

 

 

라라의 어머니를 치료하러 왔던 닥터 지바고는 라라와 운명적인 두 번째 조우를 한다. 빅토르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라라는 혁명청년 파샤와 사귀며 그와의 결혼을 서두른다. 그러나 늘 흑심을 품고 있던 빅토르, 연인이 자신의 흑심 때문에 자해를 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라라에 눈독을 들이던 빅토르는 기어이 기회를 포착하고 라라를 강간한다.

 

파렴치한 빅토르, 그에 대한 복수를 품은 라라는 그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린다. 드디어 라라는 빅토르가 참석한 상류층 인사들의 크리스마스 파티 사교장으로 간다. 그녀는 빅토르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나 그에게 상처를 입히는 정도로 복수엔 실패한다. 현장범으로 체포 당할 위기에서 그녀는 마침 연인 파샤의 도움으로 자리에서 빠져나온다. 공교롭게도 상처를 입은 빅토르를 유리 지바고가 치료한다. 그때에 유리 지바고는 라라와 다시 스쳐 지나니 세 번째 우연한 만남이다.

 

유리 지바고는 토냐를 사랑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라라에게 더 끌린다. 하지만 그녀에겐 파샤라는 연인이 있다. 유리 지바고의 희망과 달리 결국 라라는 파샤와 결혼한다. 결혼한 라라는 기회를 보아 남편에게 빅토르와의 자신의 아픈 비밀을 고백한다. 파샤는 아내의 비밀을 알고 무척 충격을 받고 분노한다. 파샤는 좀체 마음을 달래지 못하고 군에 입대한다. 라라 역시 파샤가 남기고 간 아이를 낳아 기른다. 파샤가 군대에 입대한 후, 유리 지바고 역시 토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다. 1914년 1차대전이 일어나자 유리 지바고는 군의관으로 참전한다.

 

 

765556982_4yEPeztS_ca3752cb3ed63d0a031e4 

 

 

 

 

독일과의 전쟁에서 패전한 러시아 군이 후퇴한다. 그때 유리 지바고와 라라는 다시 우연히 만난다. 라라는 입대한 후 연락이 없는 남편을 찾기 위해 종군 간호사로 참전했는데, 그 현장에서 의사인 지바고와 다시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함께 일하면서 마음속에 사랑을 느낀다. 우연이라기엔 자주 스치는 만남, 거부할 수 없는 느낌에 서로는 당황하지만 그 이상의 선은 넘지 않는다. 둘이 함께한 6개월의 시간, 서로는 사랑하지만 서로 가정이 있으니 각자의 가정에 충실하기로 하고 이별한다.

 

의사로서 인도주의적인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유리 지바고, 누구에게나 인정을 받는 그는 자신들의 고향으로 떠날 전우들과 일일이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아쉬워한다. 그 이별의 행렬 속에 라라도 끼어 있다. 그들은 이제 고향 바리키노로 돌아간다. 그녀를 보내는 그의 마음은 착잡하다. 둘은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처럼 이별하고, 지바고 역시 아내와 가족이 기다리는 모스크바로 돌아간다.

 

그가 돌아온 세상은 이전과는 아주 딴판이다. 그를 키워준 대부호 그로마코 가는 이제 인민의 이름으로 여러 가구로 나뉘어 어렵사리 사는 처지다. 볼셰비키 파가 황제를 몰아내고 그들의 세상을 열고 강제로 재산을 몰수한 때문이다. 이제 전쟁은 끝났으나 내전의 시작이다. 부호로 살던 이들의 생활은 점차 비참해진다. 그가 근무하던 병원은 이제 병원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의 가족은 부호로서 볼셰비키에겐 적대적인 대상이다.

 

765556982_RVZ2Js6X_b85c64e65dd1832399ee5 

 

 

 

 

 

이제 불을 피울 나무조차 없다. 할 수 없이 유리 지바고는 울타리를 뜯어 땔감을 삼는다. 그것을 지켜보는 눈, 바로 그의 이복동생 예프 그래프다. 적군파의 우두머리가 된 그는 유리 지바고에게 충고한다. 유리가 쓴 시들은 개인적인 감상이며, 부르주아 냄새가 나기 때문에 당에서 싫어한다면서 이들을 피해 어디론가 숨으라고 한다.

 

부호로 살아갈 수도 없는 유리 지바고는 장인과 아들, 아내를 데리고 열차에 오른다. 모스크바를 떠나 이들의 고향이자 산속 저택이 있는 바리키노로 갈 생각이다. 이들이 탄 열차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바리키노로 간다. 도중에 열차가 멎은 순간 그들을 지나쳤던 열차 쪽으로 잘못 간 유리는 우연히 거기서 6년 전에 조우했던 파샤와 조우한다. 파샤는 혁명파의 대단한 리더로 성장해 있으나 늘 암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때문에 혁명파는 지바고를 암살범으로 오인한다. 파샤를 만난 그는 파샤의 아내 라라의 상황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파샤는 개인의 감정은 혁명에 반하기 때문에 더 이상 그녀를 생각조차 않는다고 한다.

 

 

765556982_4T2WGZFj_785a9f7314c4d56017915 

 

 

 

 

혁명파에 잡혔다가 파샤 덕분에 풀려난 지바고는 유리아틴 소식을 접한다. 유리아틴이란 지명을 들으며 문득 그는 라라를 떠올리지만, 그는 가족을 이끌고 다시 열차에 올라 무사히 바리키노 역에 도착한다. 그는 저택으로 향하던 중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본다. 이전의 하인인 마부가 그곳이 유리아틴이라고 한다. 한번은 백군에 의해 불태워지고, 또 한 번은 적군에 의해 불태워졌다는 것이다.

 

이전의 자신들의 저택이었던 집에 그들은 도착하지만 이미 그 저택은 인민의 이름으로 접근금지 되어 있다. 이를 어기면 사형이란다. 할 수 없이 이들은 헛간을 수리하여 거처로 삼고 감자 종자를 얻어 농사를 지으며 생활을 이어간다. 얼마간 가난하지만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보내며 그들은 그런대로 살아간다.

 

유리 지바고와 라라, 서로 사랑하면서도 뜻을 이루지 못한 그들, 잊으려 하면 언젠가 다시 우연히 만나고야 마는 이들, 우연일까, 운명일까, 이걸로 이들의 사랑은 종막일까.

 

다음 이야기는 내일로 이어간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