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좌충우돌 세상읽기-8- 좋은 질문이란?
무지를 벗어나는 데 가장 좋은 무기는 질문이다. 질문은 세상을 아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질문을 많이 하는 자가 더 많이 안다. 또한 질문을 한다는 것은 평소 호기심이 많다, 궁금한 게 많다, 지적인 욕심이 많다, 그런 의미이다. 예컨대 궁하면 통한다란 말이 있듯이 모든 살아 있는 존재는 궁하면 궁을 채우기 위해, 궁을 채울 수 있는 곳으로 움직이기 마련이고, 궁을 해결할 방업을 찾기 마련이다. 바로 이 궁이 호기심이자 앎에 대한 욕심이다.
지금 내가 무엇에 궁한가 하는 문제는 곧 나는 지금 무엇을 알고 싶은가의 다른 물음이다. 이처럼 궁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제일 좋은 방법은 질문하기이다. 질문하는 자가 답을 얻는다. 답은 곧 그 무엇에 대한 앎이다. 따라서 질문이 있으면 앎이 있고, 앎의 호기심이 있으면 질문이 있다. 질문이 있으면 답은 있다. 질문하는 자 답을 얻는다.
역사상 가장 질문을 잘한 사람은 소크라테스라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행간을 잘 읽었다. 당대인들은 델포이 신전 벽에 적힌 현자들의 명언을 의미 없이 읽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그것을 자신의 문제로 읽었다. 에를 들면 누구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제를 그때까지는 ‘너 인간아, 너는 신이 아니라 인간임을 잊지 말라’는 신이 인간에게 겸손을 명하는 문구로, 또는 ‘너 노예여, 너는 시민이 아니라 노예임을 잊지 말라.’는 주제를 잘 알라는 정도로 알았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그것을 자신을 재단하는 문구로 받아들여 자신을 들여다보았고, 자신의 무지를 깨달았다.
그는 우선 자신에게 질문한다. 자신의 무지를 깨닫는다. 다른 사람을 본다. 똑똑한 사람들, 소위 전문가들에게 질문한다. 그들은 자신의 무지를 모르면서 아는 척한다. 소크라테스는 논리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한다. 터무니없는 질문이 아니라 설득적인 논리로 질문을 던져 상대로 하여금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도록 유도한다.
소크라테스는 이처럼 아주 훌륭한 질문자였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우선 무엇을 잘 읽는다. 무엇에서 궁을 발견한다. 자신에게 우선 궁에 대해 질문한다. 자신에게서 답을 얻는다. 남에게 질문한다. 남에게서 궁을 얻는다. 즉 나의 궁이 타인에게도 궁인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 좋은 질문은 특수한 질문이라기보다 보편적인 질문이다. 다만 보편적인 문제임에도 다른 이들은 찾지 못할 뿐이다. 고로 좋은 질문은 나에게도 도움이 되고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질문, 나에게도 필요한 남에게도 필요한 질문, 나를 위한 질문이자 곧 남을 위한 질문이기도 한 접점에서 만나는 질문이 졸은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