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좌충우돌 세상읽기-10- 잔소리와 조언
잔소리, 잔소리는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잔소리를 일단 안 좋게 생각한다. 지나친 노파심에서 하는 말, 쓸데없이 귀찮게 하는 말, 꼰대나 하는 말 정도로 생각한다. 그러나 잔소리의 전제는 ‘화자와 청자가 친밀한 관계다, 화자는 청자에게 선의로 말한다’는 조건이 있다. 때문에 잔소리는 일단 누군가에게 잘 되라고 전하는 악의 없는 말이라 결론지을 수 있으나 그럼에도 잔소리는 안 좋은 의미로 느낀다.
조언, 조언은 적어도 화자는 그 분야 또는 그 방면에서는 청자보다 경험이 많다, 더 많이 안다, 던 현명하다는 전제가 있다. 거기에 더해 청자는 화자가 하는 말을 기꺼이 들을 준비와 받아들일 마음이 있다는 전제가 있다. 이러한 전제조건이 있으므로 화자는 청자에게 선의로 말해준다. 때문에 조언은 좋은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면 잔소리와 조언은 일단 화자는 청자에게 선의로 말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화자와 청자의 관계는 친밀한 관계라는 점에서도 같다. 화자는 청자보다 그 분야에 관한한 선험자거나 유식하다는 전제도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청자가 화자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잔소리는 말하는 사람에 대해 듣는 사람은 떨떠름하게 듣는다는 점, 노파심에서 하는 말로 듣는다는 점, 이미 충분히 숙지했는데 쓸데없이 반복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잔소리를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반면 조언은 듣는 사람이 자신을 위해 해주는 말로 받아들인다, 자신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의 말로 받아들인다, 들으면 좋을 것으로 판단하고 받아들인다는 점, 이런 점에서 조언은 듣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점이다.
그러므로 잔소리와 조언은 애정 어린 말이란 전제가 있다. 다만 청자는 화자의 애정을 먼저 생각하여 잔소리를 조언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 반면 화자는 청자를 진정으로 배려하여 지나친 노파심을 버리고, 청자를 먼저 인정하는 자세로 진정어린 조언을 하려 노력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잔소리를 조언으로 바꾸는 성숙한 사람이어야 한다. 결국 잔소리와 조언은 나의 귀와 너의 입, 너의 귀와 나의 입의 조절, 너와 나를 규정짓는 마음의 자세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