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세상읽기-13-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이유

영광도서 0 1,218

내가 너를 사랑한다. 너는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 그것은 곧 서로가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 기쁨을 공유한다는 의미다. 몸이야 어찌 하나 될 수 있으랴만 마음은 하나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결국 사랑은 돌고 돌아 나에게로 들어오는 여행이다. 사랑은 그렇다. 결국 내가 내 몸을 아끼고 내가 내 마음을 보듬기 위해 너를 사랑한다. 나의 기쁨을 위해 너를 사랑하고, 나의 편안을 위해 너를 사랑한다, 사랑의 본질은 부정적으로 들리지만 이기적이다.

 

에릭 프롬은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무조건적이지만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는 이유는 자신과 닮았다는 이유, 자신의 피를 물려받았다는 이유로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만큼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은 현저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머니는 한 생명의 탄생을 위해 280일을 몸속에 한 몸으로 지낸다. 출산하는 고통을 겪는다. 게다가 출산하고도 육아를 위해 수년간을 희생해야 한다. 그러니 어머니와 아이의 관계는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에 비할 수 없다. 아버지는 자식을 세상에 탄생하게 하기 위해서는 불과 하룻밤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사랑의 농도는 아주 옅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아버지는 자식이 자신을 닮으면 더 좋아한다.

 

특히 어머니는 자식과 한 몸으로 지낸 시간이 길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의 몸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자식의 아픔은 나의 아픔이고, 자식의 기쁨은 나의 기쁨이다. 늘 동일한 마음을 유지한다. 자식의 몸이 아프면 그 아픔이상으로 내가 더 아프다. 그래서 그를 어떻게든 아프지 않게 하려고 약을 사준다. 자식이 약을 먹으면 내가 약을 먹는 것과 같다. 자식을 싸매주면 내가 나를 싸매는 것 같다. 나는 내 몸을 사랑하는 것처럼 자식의 몸을 사랑한다.

 

내가 나를 깎아서 아프지만 자식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내가 더 기쁘다. 그 기쁨을 위해 기꺼이 나를 희생해도 희생이란 생각은커녕 마음은 더 기쁘다. 마음의 기쁨을 위해 마음을 보듬 듯이 자식의 마음을 보듬는다. 나는 내 마음을 사랑한다.

 

내 몸을 사랑한다. 나는 네 몸을 사랑한다. 내 마음을 사랑한다. 나는 네 마음을 사랑한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그 마음이다. 내 몸을 사랑하면 편안하듯 내가 희생하여 너의 몸이 편하면 내 몸이 더 편하다. 내가 내 마음을 보듬듯 네 마음을 보듬어 네가 기쁘면 내 마음이 더 기쁘면 나는 너를 사랑한다. 사랑은 이처럼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사랑을 우리는 부모의 얼굴에서 발견한다. 때로 이 사랑이 지나쳐 구속으로 비추면 불행이다만, 삶은 다 그런 것, 지나치면 아무리 좋아도 좋은 게 아니다. 모든 게 적당해야 사랑이다. 그대의 사랑은 적당히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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