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좌충우돌 세상읽기-25- 위선이란
위선은 사전적으로 “겉으로만 착한 체를 하거나 거짓으로 꾸밈”을 뜻한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한 문장에 포함한 것으로, 우선 실제는 착하지 않은데 착한 척한다, 다음으로 속으로는 그렇지 않은데 다른 겉모습을 보인다, 로 나눌 수 있다. 쉽게 정리하면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위선이라고 한다.
그렇게 보면 위선자가 아닌 사람은 없다. 있다면 그는 바보천치일 뿐이다. 겉과 속을 일치한다, 가끔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매사에 겉과 속을 같이 하여 생활한다면, 적어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세상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바보 취급을 받거나 상종 못할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만일 믿거라 하고 와서 상담한 내용을 누군가에게 말한다면, 꾸며서 말하거나 모른 척하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일임에도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말한다면, 그때는 위선이 아닌 솔직함이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때문에 위선은 불가피하다.
때로 위선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선행일 수 있다. 겸손일 수 있다. 누군가를 도왔다고 치자. 그랬을 때 안 도운 척 침묵하면 오히려 그는 겸손한 자라는 칭송을 들을 수 있다. 반면 솔직하게 도움을 준 걸 드러내면 오히려 그는 오만하다는 평을 듣는다. 이런 때는 위선이 미덕이다.
사람과 짐승이 다른 점은 사람은 위선을, 즉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다는 데 있다. 만일 인간도 동물처럼 겉과 속이 같게, 즉각 그대로 반응한다면 만물의 영장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위선은 인간이 가진, 인간만이 가진 미덕이기도 하다.
겉과 속이 다른 존재인 인간, 인간은 어차피 위선자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인간인 이상, 홀로 살 수 없고 더불어 살아야 하는 존재인 이상, 인간은 때로 섭섭해도 섭섭하지 않은 척 참아야 하고, 때로 화가 나도 화가 나지 않은 척 참아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때로 남을 속인다는 것, 때로 겉과 다르게 산다는 것을 너무 자책할 일이 아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위선으로 살 수밖에 없음을, 홀로 삶이 아니라 더불어 삶을 위해 겉과 속이 다르게 살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자책할 일은 아니다. 때로 위선이 미덕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마음 편하게 자신을 다독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