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세상읽기-55- 소통의 미학

영광도서 0 471

무엇이든 양면성이 있다. 아니 대칭관계를 이룬다. 여기 남자가 있다. 저기 여자가 있다. 여기 얼굴이 있다. 저기 뒤통수가 있다. 남이 있으면 북이 있고, 자신이 있으면 타인이 있고, 주인이 있으면 노예가 있다. 의식과 무의식이 있고, 도덕과 타락이 있고, 칩거와 방랑이 있고, 떠남과 돌아옴이 있다. 선생과 학생, 강사와 수강생, 작가와 독자, 화자와 청자가 있다. 말과 말의 이음을 조금씩만 달리해도 이처럼 새로운 느낌을 준다. 말미에 이르면 결국 소통관계를 말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위에 전개한 관계를 상황에 따라 때로는 양면성, 반대말, 대칭관계라 한다. 서로 다른 듯하면서 서로를 보완하기도 하고, 적대관계이기도 하고 서로 다름의 관계이기도하다. 그러나 엄격히 따지면 앞말과 뒷말은 존재의 필요이다. 남자 없는 여자란 단어는, 주인 없는 노예는, 도덕과 악덕은 존재할 수 없다.

 

때문에 둘은 존재이유다. 때문에 소통이 필요하다. 둘이 입장을 바꾸면 그때 진정한 소통이 일어난다. 전제인 작가가 독자 편에서 글을 쓴다면, 설교자가 교인의 편에서 설교를 한다면, 강사가 수강생 편에서 강의를 한다면, 그게 소통의 시작이다. 그래도 실감이 덜 난다면, 목사가 교인 좋으라고 설교하고, 강사가 수강생 좋으라고 강의하면 진정한 소통이다. 작가가 독자 좋으라고 글을 쓴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세상은 소통이다. 이렇게 저렇게 소통해야 할 이유들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소통이 잘 안 된다. 제 말만 말이고 남의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제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 반쪽짜리 지식으로, 반쪽짜리 소견머리로 마치 세상의 전부인 양, 자신만 정의롭다, 옳다고 여긴다.

 

“그래 너희들 모두 정의롭다. 서로 정의롭다. 너희들 모두 옳다, 서로 옳다. 소통만 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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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를 마감한 지 엊그제인데 벌써 새 학기 강의계획서를 올리고 보니 벌써 새 학기 시작입니다. 1학기와 2학기 사이의 모처럼 짬이 납니다. 하여 오늘부터 한 주간은 글도 휴가를 보냅니다.

 

지난 학기를 마치고 나서 글쓰기를 수강한 이들이 보낸 메일을 몇 개 골라서 올립니다. 이미 시작한 글쓰기, 손 놓지 마시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제가 발신자, 강의자였다면 이번엔 제가 수신자인 셈입니다. 이렇게 한 사람을 두고, 한 사람을 향하여 마음에 남은 말들, 마음에 쌓인 말들을 소통하듯 쓰면 좋은 글입니다. 잘 쓴 글입니다. 함께 쓰자고요. 고맙습니다. 휴가 잘 다녀오세요.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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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지난주 금요일에 예정대로 네팔에 잘 돌아왔습니다. 오늘 들어오는 항공기는 네팔 공항 사고로 착륙을 못하고 인천으로 되돌아갔다네요. 활주로가 하나뿐인데 어제 사고 비행기를 못 치웠다고 합니다.

 

그간 글쓰기 프로젝트를 통해서 작가님께 즐겁게 배웠습니다. 교재까지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배운 것을 잘 활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회 되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시는 메일도 자주 읽습니다. 감사합니다.

 

-네팔에서-.

 

 

 

제가 제대로 인사를 못 드리고 실례를 하였습니다. 저는 일본선교사로 잠시 김제에 체류하게 되어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만 다른 일정이 계속 겹쳐 생각보다 거의 수업을 못 듣게 되어 아쉽고 감사드립니다. 매주 글을 쓰고 있지만 항상 부족한 것을 느끼는 와중에 귀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교수님도 건승하시길 바라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제에서-

 

 

 

최교수님 안녕하시지요? 태풍 다나스가 선선한 바람을 데리고 왔네요. 그간 강의하신 내용 차분히 정리하면서 노력해보겠습니다. 어제는 서점에 가서 최교수님을 뵈었습니다. '언제 보아도 처음인 것처럼' 차근차근 새기면서 읽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관리 잘하시고 좋은 글 기다리겠습니다.

 

-구리에서-

 

 

 

교수님! 안녕하세요~^^수업이 마무리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가르쳐 주신 수업을 토대로 수필을 계속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삶의 보너스를 즐겨봐야겠습니다. ㅎㅎ꼼꼼하게 집어 주시는 교수님 덕분에 글쓰기 수업하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정말 멋지셨습니다. 구리에서 교수님 강의 들을 수 있도록 도서관에 전화도 해 보겠습니다. 더운 여름 건강 유의하십시오. 고마운 마음 담아 감사드립니다.

 

-구리에서-

 

 

 

안녕하세요? 이번 주말도 알찬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전 상록 봉사단체에서 구리 관내 저소득층 초등학생들과 대성리에 무궁화캠프 다녀왔답니다. 그리고, 시 숙제 다산 정약용에 대한 시를 쓰느라 끙끙 대고 있답니다. ㅎ 제목은 능내리를 뒤뜰을 거닐며로 했어요. 홍씨 부인을 생각하며 썼답니다.

 

그동안 체계적인 창작수필쓰기 저한테는 답답함을 해소해 준 아주 귀중한 시간 이었으며, 훌륭하신 교수님을 만난 건 저의 복이었음을 다시 돌이켜 봅니다. 역시 이름자에 복자 들어가는 사람과 친해야 하나 봐요. 울 봉사회에 김복조라는 분도 있는데 넘 성실하거든요.

 

-구리에서-

 

 

 

고맙습니다. 15주 동안 명 강의 해주신 교수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숙제도 잘 못 했지만 수요일이 즐거웠습니다. 수필 강의가 끝나니 서운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시고 수정해 주시고 늘 섬세하게 다듬어 주신 글 보며 많이 죄송했습니다. 교수님처럼 모범적인 글을 쓴다는 것이 참 많이 어렵지만 차근차근 교수님의 성실함을 배워 가렵니다.

 

-구리에서-

 

 

 

존경하는(Amor) 최복현교수님께

 

교회 갔다 이제 막 메일 열어보고 사랑이 가득하신 어린왕자님의 안부 글 보니 감동 감동입니다. 어쩜 그리도 자상하신지요. 마음속 하늘은 늘 동경의 중심이었지요. 교수님 강의 듣고 있으면 색다른 맛의 설교를 듣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더더욱 정갈 해 지는 것을 느낍니다. 바쁘신데 일일이 안부 글 주시고 인연의 소중함을 하늘에 두고 싶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로 정진하지 못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가끔씩 보내주신 글을 보면서 감동과 자극을 받으며 마음을 추스려 본 답니다.

 

하늘은 교수님께 귀한 달란트를 준 것 같습니다. 맡겨진 부분에 최선을 다 하시는 모습 부족한 후배들이나 제자들에게 스승의 참 모습을 보여주시니 시대의 성인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다'고 스스로를 헤아리며 부단히도 기도하지만 갈수록 부족함은 점점 더 하는 것 같습니다.

 

시한부의 삶 짧은 여정에 교수님 강의 듣게 된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기회가 있을 것 이라 기대 해 봅니다. 하늘의 은총 주시는 연단 영원을 끌어안을 수 있는 사랑 모든 게 가르침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한여름 더위에 교수님 더더욱 강건하시고 복인의 선하심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강동에서-

 

 

 

네, 선생님, 그야말로 공사다망이신데 답장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잡다하게 하는 것이 많아서 시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많이 줄이긴 했으나 저에게는 다 소중해서 글쓰기를 늘 미루기만 했어요. 언젠가는 써야지 하는 것 또한 숙제 마냥 여기고 있어요. 이번을 계기로 겁을 덜 내고 서서히 할게요. 선생님 덕분에 입문한 기분으로요.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강동에서-

 

 

 

글쓰기에 입문한 만큼 꾸준히 틈나는 대로 쓰겠습니다. 하루 세 끼를 챙기듯 늘 글쓰기를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삶이 보너스를 드릴 거라 믿습니다." 삶이 제게 줄 그 보너스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교수님 때문에 학구열이 넘치는 분들을 만나게 된 건 이미 받은 보너스입니다. 교수님도 늘 강건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강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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